회복하는 마음 -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해방 심리학
박상희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띠지에 나와있는 저자 박상희님의 사진을 보면 이름은 몰랐어도 '아~이 사람' 하고 알아보는 독자가 많을 것이다. JTBC <사건반장>, SBS다큐멘터리 <사랑중독>, TV조선 <뽕숭아학당>, MBN <극한 고민상담소> 등 2,000회 이상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력 때문이다. 이 외에도 2005년 샤론정신건강연구소를 창립해 18년재 소장을 맡고 있고, 2006년도에는 난임 가족 상담에 대한 기여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심리상담 전문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은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해방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26년차 심리상담사 박상희 샤론정신건강연구소장이 《경향신문》에서 연재한 '박상희의 구해줘! 내 맘'에서 작품을 선별하고 펴낸 것이다. 본문 속 실제 사례글은 내담자들의 동의를 얻은 후에 작성되었다.(속지 '일러두기' 참조)

차례는 총 3장으로 주제를 나누어 각각 '가족', '나', '사회'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또한, 책의 말미에 '용어사전'을 첨부하여 책 속 심리학 용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독자들의 궁금증 해소에도 일조하고 있다.

1장-어쩌면 가족

코로나 델타 변이 감염 후 사망한 부모님을 제대로 된 애도도 하지 못하고 떠나 보낸 유가족, 상남자 스타일의 아버지와 내성적인 아들의 갈등, 남편에게 집착하는 시어머니와의 사이에서 순종하는 며느리, 가정 폭력에 장기간 노출된 딸 사연 외 네 사연을 더해 총 여덟 상담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종종 가족이 남보다 못하거나 심지어 족쇄처럼 괴로운 존재인 경우가 있다. 수개월 전 알려진 어느 유명 연예인의 가족과의 소송 소식이 알려졌다. 수십년간 가족만을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그를 마치 노예와 다름없이 그의 소득과 자산을 탕진하며 자신들만 호의호식해왔다는 서글픈 사연...

삶에 명확한 정답은 없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에게 무한 희생을 강요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늘 '역지사지'를 잊지 말자!

2장-어쩌면 나

필리핀으로 도피성 강제 조기유학을 다녀 온 사연, 엄마의 가출 후 아빠와 살다가 아빠의 교통사고 사망으로 졸지에 소녀가장이 된 사연, 서울대까지 나와서 평생 가족 부양에 힘쓰다 지친 딸의 사연, 암투병 환자의 투병기, 은퇴 후 마주한 상실감으로 힘들어하는 노년의 사연 외 다섯 사연을 더해 총 아홉 상담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실 많은 문제는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감당하는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에 저자는 내 스스로의 감정을 직면할 것을 주문한다. "감정을 직면한다는 것은 때로는 괴로운 일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마음이 느끼고 원하는 바를 알고,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치유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다.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여 인정해 주고 난 후에야 비로소 편안해진다. 마음이 편안해야 올바른 선택도 할 수 있다."(본문 p.134)고 조언한다.

3장-어쩌면 사회

홀로 아이를 키우며 '아빠의 품'이라는 단체활동까지 하는 미혼부 사연, 선천적 시각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내담자의 사연, 발달 장애인의 부모로 살아가는 내담자의 사연,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 줄 말벗이 필요한 어르신 사연, 어린 남동생이 중증 질환으로 전국을 떠도는 부모님에 의해 고모집에 맡겨졌다가 사촌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한 내담자의 사연 외 네 사연을 더해 여덟 상담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장애인과 성폭행의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번 '사회'편에서 저자는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 시민이라면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것을 넘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장애인들은 장애 그 자체보다 사회적 편견과 혐오 때문에 더 많은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본문 p.220)고 지적하며, 장애인도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주체의 관점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또한, 친족간 성폭행 사례와 관련해서 "모든 성폭행이 몸과 마음을 파괴하지만, 어린 시절에 친족 성폭행을 당하게 된다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타격을 받는다. 작고 어린 몸이 겪은 충격도 어마어마하지만, 가장 믿었던 존재로부터 당한 폭력으로 인해 인간에 대한 '신뢰'자체가 무너진다. (중략...)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차마 헤아릴 수조차 없는 고통이다."(본문 p.266)라고 공분하며,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실질적 대응과 관리가 필요함을 강력히 촉구하며 끝을 맺는다.

이 책은 여느 심리학 분야 도서처럼 심오한 심리학 개념이나 이론은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남녀노소 상담을 요청한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 각자의 상담사례를 소개하고 내담자들에게 지지와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또한 단순한 위로를 넘어 그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 올 대안을 제시하고, 때로는 사회적 관심과 적극적인 정부 정책 수립을 촉구하기도 한다. 각자의 사례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폭력과 학대, 방임에 노출돼 있었고, 희생을 강요당하는 등 마음의 상처가 깊고 표출되지 못한 분노로 스스로를 무너뜨리기도 하였다.

결국 저자는 상담사로서 치유의 첫 단계는 주체적인 내가 되어 '나'의 상처와 똑바로 마주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개인적 노력에 대해 사회의 지속적 관심과 정부 차원의 노력과 제도적 확립이 꼭 필요함을 강조한다.

마음 돌봄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병원이나 상담소에 들르기 전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너무 아파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기 전에….

본 서평은 상상출판사 서평단으로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