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만남도 없고 깊이도 없는 세대다. 우리에게 깊이는 끝 모를 나락이다. 우리는 행복도 없고 고향도 없고 이별도 없는 세대다. 우리의 태양은 희미하고, 우리의 사랑은 비정하고, 우리의 젊음은 젊지 않다. 우리에게는 국경도 없고제약도 없고 보호막도 없다 ㅡ 그런 우리를 경멸하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으로 어린 시절 울타리에서 내쫓긴 세대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의 모진 바람이 몰아칠 때 우리의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신을 마련해주지 않았다. 그리하여 우리는 신이 없는 세대다. 우리는 만남도 없고 과거도 없고 인정받지도 못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두 발과 마음을 뜨겁게 달구는 거리, 한 길 넘게 눈쌓인 거리를 헤매는 집시로 만들어버린 이 세상의 모진 바람이 우리를 이별 없는 세대로 만들었다.
우리는 이별 없는 세대다. 우리는 이별의 삶을 살 수 없으며, 또 이별의 삶을 살아서도 안 된다. 우리의 발길이 정처없이 거리를 헤매는 동안, 집시처럼 떠도는 우리의 마음에는 끝없는 이별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 P95

그러나 우리는 도착의 세대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별에, 새로운 삶에 다다르는 도착의 세대다. 새로운 태양 아래,
새로운 마음에 다다르는 도착의 세대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사랑에, 새로운 웃음에, 새로운 신에게 다다르는 도착으로 가득 차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별 없는 세대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도착이 우리의 것임을 알고 있다. - P98

네 명의 병사. 그러나 한 병사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엄지손가락을 총에 대고 만지작거렸다. 위로 아래로, 위로아래로, 그러다가 총을 꽉 붙잡았다. 그러나 그가 이 총만큼 증오하는 것은 없었다. 그들 머리 위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울릴 때에만 그렇게 총을 꽉 붙잡았다. 기름 불빛이 그의 눈속에서 자지러들 듯 휘어졌다. 그때 담배를 말던 병사가 그를 밀쳤다. 중오하는 총을 잡고 있던 작은 병사는 깜짝 놀라 입가에 덥수룩하게 난 창백한 수염을 쓰다듬었다. 그의 얼굴은 굶주림과 향수로 만들어졌다. - P127

거기에 머리 하나가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그것에는 향을 맡을 수 있는 코가 있었다. 도시를 바라보고 꽃을 감상할 수 있는 눈이 있었다. 빵을 먹을 수 있고 잉게 또는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는 입이 있었다. 총을 지급받은 두 명의 사내가 이 머리를 바라보았다.
발사, 한 사내가 말했다.
다른 사내가 총을 쐈다.
그러자 머리가 박살 났다. 그것은 더 이상 향을 맡을 수도,
도시를 바라볼 수도, 잉게를 부를 수도 없었다. 더 이상 그럴수 없었다.
두 사내는 여러 달 동안 구덩이 안에 있었고 많은 머리를박살 냈다. 그것들은 언제나 그들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것이었다. 그들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고, 그들의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1분에 60발이상 발사되는 총을 발명했다. 누군가가 그것을 명령했다.
두 사내는 점점 더 많은 머리를 박살 냈고, 그 머리들로 커다란 산을 이룰 정도였다. 사내들이 잠을 잘 때면, 그 머리들이 구르기 시작했다. 흡사 볼링 레인 위에서처럼, 나지막한 천둥소리를 내며. 그 소리 때문에 두 사내는 잠에서 깼다. - P130

그는 유리병을 탁자 위로 굴렸다. 유리병이 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고 깨졌다. (그런데 신은? 신은 그 작고 추한 소음을 듣지 못했다. 깨진 것이 작은 유리병이든 혹은 심장이든, 신은 그 모든 소리를 전혀 듣지 않았다. 신에게는 귀가 없으니까.
그랬다. 신은 확실히 귀가 없었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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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의 연설이 진보진영의 신경을 거스른 이유는 정적과 기자들이 새로운 공격 포인트를 찾아내려고 종종 연설문에서 일부 내용만 골라 인용했기 때문이었다. 기록을 살펴보면 케네디가 흑인의 도심 폭력을 비판할 때는 반드시 똑같이 강한 톤으로 인종 불평등을 함께 비판했고, 여기에는 예외가 없었다. 하지만 좌우 양 진영의 케네디 비판세력은 인종 불평등에 관한 발언은 빼고 "법질서" 에 관한 내용을 반복하거나. 1967년 이후 케네디가 청중이 어떤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상관하지 않고 폭력과 인종 불평등을 규탄해왔다는 사실을 무시했다. 가령 유세 일정 중 케네디는 캘리포니아주 와츠의 흑인 청중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미국 거리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대해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시민들에게 일자리와 주택을 가질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길 원하기 때문에 대선에 출마했습니다. ・・・ 저는 이것이 단순히 정의의 문제라는 점을 이해하는 미국을 원합니다. 국민 모두에게 정의를 구현하기 시작하는 미국말입니다." - P278

한 학생은 케네디가 제안하는 동네 클리닉은 불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했고, 또 다른 학생은 왜 노인 사회보장에 지출을 늘리려고하느냐고 물었다. 흑인은 어차피 의료서비스를 사용하지도 않는데 도짐 빈민가에 있는 의료센터의 질이 좀 낮은 게 왜 문제가 되느냐는 학생도 있었다. 역시 정부 지원을 문제 삼은 어떤 학생은 이렇게 물었다.
"말씀하시는 프로그램은 다 좋고 훌륭한데요, 도대체 그 돈은 누가내나요?"
컬럼비아대학교에서와 마찬가지로 케네디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상태에 이르렀다. 케네디는 질문한 학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학생이 내야죠!"
그러고는 레이건 풍선을 들고 있는 학생을 가리키면서 "학생도 내야 하고요"라고 말한 뒤 강당에 있던 청중을 향해 손가락으로 일일이가리키며 말했다.
"학생도! 학생도 학생도 내야 하고요! ••• 여기 있는 여러분이 내야하는 겁니다!"
그러고는 잠시 멈췄다가 이렇게 말했다.
"방금 나온 질문을 포함해서 여러분이 질문하시는 내용의 핵심을이야기해보죠. 중요한 것은 미국에는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여기에 계신 분들을 살펴보는데 의사가 될 흑인 학생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의사라는 직업 세계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아주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이 말에도 박수는 별로 나오지 않았지만 케네디는 말을 계속했다.
"문명화된 사회라면 가장 부유하지 않은 학생도 의과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게 할 책임이 있습니다. 여러분 옆에 도심 빈민가나 인디언보호구역에서 온 학생이 얼마나 됩니까? 멕시코계나 푸에르토리코 출신은요? 테네시나 켄터키에서 온 가난한 백인 학생을 의과대학원에서얼마나 보셨습니까? 그들은 아주 아주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저는 그학생들이 의과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학자금 융자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습니다. 동의하시나요?"
여전히 박수는 나오지 않았다. 케네디는 "저를 지지하는 의사들의 모임을 만드는 게 쉽지 않은 이유가 이겁니다" 하고 농담을 했다. 한 학생이 일어나서 자신은 인디언 보호구역이나 도심 빈민가의 학생들이교육을 받도록 할 책임은 국가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케네디는가난한 동네의 학교가 이 지경이 된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고 대답하면서, 베트남 전쟁에서 가장 많이 죽어 나가는 사람들이 가난한 미국인이므로 그들은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 P296

그렇게 좋은 분위기로 끝날 수 있었지만 케네디는 학생징집유예 제도를 추첨을 통한 입영방식으로 바꾸겠다는 말을 해서 분위기를 뒤집어버렸다. 청중이 "우~"하고 야유를 보내자 케네디는 학생들이 징집유예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다. 많은 학생의 손이 일제히 올라갔다.
"어떻게 그렇게 주장할 수 ... 한 번 여러분 주위를 둘러보세요. 이자리에서 흑인 학생이 몇 명이나 보입니까?"
그는 목소리를 높이며 물었다.
"인디언 학생은 몇 명이나 됩니까? 멕시코계 학생은요? 하지만 베트남에 파병된 공수부대를 보면 45퍼센트가 흑인인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까?"
학생들의 야유가 이어지는 동안 케네디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분들이 이런 문제를 가지고 토론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특권을 많이누리는 소수에 속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엉덩이 깔고 앉아서 아무것도하지 않을 생각입니까? 아니면 그냥 팻말을 들고 시위만 할 건가요?"
케네디는 그 뒤에도 다른 말로 학생들을 꾸짖고 나서 "이게 제가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라고 했다.그때 한 남학생이 일어나서 이렇게 물었다.
"하지만 군대는 가난한 흑인이 빈민가를 벗어나는 방법 아닌가요? 그렇다면 파병은 도심빈민가 문제의 해결책 아닌가요?"
충격을 받은 케네디는 이렇게 물었다.
"가톨릭 대학교라는 이곳에서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을 베트남에보내서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옵니까? 지금 미국에는연방정부가 저지른 실책과 린든 존슨 정부의 잘못, 그리고 민권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의회의 잘못을 질책하는 거대한 도덕적 반성의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여러분 자신의 문제, 여러분 개인의 삶에 영향을 줄 문제가 되면 여러분은 학생이 징집에서 유예되어야 한다고말합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케네디의 유세가 끝날 때쯤 크레이튼대학교의 학생들이 "얼굴이 붉어진 채 침묵했다"고 했다. 케네디가 학생징집유예 문제에 그토록 관심을 가진 이유는 케네디의 애국심의 중심을 이루는 사상, 즉 ‘희생의 균등한 부담‘에 반하기 때문이다.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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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나 스냅챗, 트위터에서 메시지를 보내고 상태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또는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할 때마다 사람들이 하는 모든 말이 스캔되고 분류되고 저장된다. 이 기업들은 우리의 프로필을 축적해서 우리를 겨냥하려는 광고주에게 판매한다. 예를 들어 2004년부터 우리가 지메일을 사용하면 구글의 자동 시스템이 우리의 사적인 이메일을 전부 스캔해 개개인의 ‘광고 프로필‘을 생성하고 있다. 우리가 이메일로 어머니에게 기저귀를 사야 한다고 말한다면, 지메일은 우리가 아기를 키운다는 정보와 우리에게 바로 아기용품 광고를 띄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우리가 이메일에 ‘관절염‘이라는 단어를 쓴다면 구글은 우리에게 관절염 치료제를 판매하려 할 것이다.  - P195

내가 들은 설명에 따르면, 테크 기업이 무언가를 공짜로 제공한다면 그건 언제나 저주인형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구글맵은 왜 공짜일까? 저주 인형이 우리가 매일 가는 곳의 자세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와 구글 네스트 허브는 왜 생산 단가보다 훨씬 저렴한 약 30달러(25파운드)에 판매될까? 더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저주 인형이 우리가 화면에서 검색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집에서 말하는 내용까지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웹사이트들을 만들고 유지하는 사업 모델이다. 이 시스템을 칭하는 전문용어 (뛰어난 하버드 대학 교수 쇼샤나 주보프 Shoshana Zuboff가 만들었다)는 ‘감시 자본주의‘다. 그의 연구 덕분에 우리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광고와 마케팅은 지난 100여 년 동안에도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이다. 옥외 광고판은 우리가 지난목요일 새벽 3시에 구글에 무엇을 검색했는지 몰랐다. 잡지 광고는 우리가 페이스북이나 이메일에서 친구들에게 말한 내용을 전부 수집해 상세한 프로필을 만들지 않았다. 아자는 내게 이렇게말하며 이 시스템을 이해시키려고 했다. "체스를 둘 때 내가 당신보다 앞서서 당신의 수를 전부 예측한다고 상상해봐요. 당신을 이기는 건 식은죽 먹기일 거예요. 이게 바로 전인류의 규모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에요." 때로는 구체적인 관행 중 일부가 법으로 금지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17년에 유럽연합은 인터넷 사용자를추적하는 일부 방식을 차단했다(이 지역에서는 더 이상 우리의 지메일을 스캔할 수 없다.) 그러나 더 광범위한 침략적 시스템이 유지되고있다.
이 모든 사실을 이해하면 화면을 내려놓고 친구와 가족을 만나라고 제안하는 버튼이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그 버튼은 우리의 스크린타임을 극대화하는 대신 얼굴을 마주 보는 시간을 극대화할 것이다. 트리스탄은 말했다.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들어와서 그날 밤 친구들과 할 재미있는 일을 찾은 다음 금방 다시 나간다면 페이스북의 주가는 어떻게 될까요? 현재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50분 정도예요. [하지만] 페이스북이 그런 버튼을 만든다면, 사람들은 페이스북에서 하루에 고작 몇 분도 보내지 않을 거예요. 훨씬 더 만족스러운 방식으로요." 페이스복의 주가는 폭락할 것이며, 그들에게 그건 재앙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러한 웹사이트들이 최대한 정신을 산만하게 만들도록 설계되는 이유다. 이들은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우리의 주의력을 흩뜨려야 한다 - P197

페이스북 피드를 열면 친구들과 그들의 사진, 뉴스 기사 같은 다양한 정보가 뜬다. 2008년에 처음 페이스북에 가입했을 때 나는 순진하게도 이것들이 그저 친구들이게시한한 순서대로 뜨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친구롭의 사진을 보고 있는 이유는 이 방금 막 그 사진을 올렸기 때문이고, 그음으로 고모의 상태 업데이트가 나오는 이유는 고모가 롭 바로 이전에 업데이트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또는 게시글이 무작위로 선택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듯이) 우리가 보는 내용이 알고리즘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페이스북과 다른 모든 소셜미디어 기업이 뉴스피드에서 우리가 볼 정보를 결정할 때, 이들에게는 보여줄 내용이 수천 가지나 있다. 그래서 이들은 우리가 무엇을 볼지 자동으로 결정하는 코드를 작성한다.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 즉 우리가 무엇을 어떤 순서로 볼지 결정하는 방식은 무척 다양하다. 우리를 행복하게만들 정보를 보여주도록 설계된 알고리즘도, 우리를 슬프게 만들정보를 보여주도록 설계된 알고리즘도 있을 수 있다. 친구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정보를 보여줄 알고리즘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설계 가능한 알고리즘의 목록은 길게 이어진다.
이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알고리즘은 때에 따라 다르지만 일관된 핵심 원칙이 하나 있다.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화면을 계속 들여다보게 만들 정보를 보여준다. 그게 다다. 우리가 화면을 더 많이 들여다볼수록 그들이 버는 돈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러므로 알고리즘은 언제나 우리가 핸드폰을 내려놓지 않도록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을 정보를 파악해서 그 내용을 점점 화면에 들이붓는다. 알고리즘은 집중을 방해하도록 설계된다. - P201

부정편향否定偏向이라는 타고난 인간 특성이 온라인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중거가 점점 늘고 있다. 유튜브에서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고 싶다면 영상 제목에 어떤 단어를 넣어야 할까? (유튜브 트렌드를 감시하는 가장 훌륭한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 단어들은 ‘증오, 말살, 혹평, 파괴‘다. 뉴욕 대학의 한 대규모 연구는 도덕적 분노를 자아내는 단어를 트윗에 하나 추가할 때마다 리트윗되는 비율이 평균 20퍼센트 증가하며, 리트윗 비율을 가장 많이 높이는 단어들은 ‘공격‘, ‘나쁜‘, ‘비난‘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퓨리서치센터의 한 연구에따르면 페이스북 게시물을 ‘분개한 반대 의견‘으로 채울 경우 ‘좋아요‘ 수와 공유되는 횟수가 두 배로 는다 그러므로 우리를 화면앞에 붙잡아두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알고리즘은 의도는 없었지만 불가피하게) 우리를 화나고 격노하게 만드는 일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분노를 많이 일으킬수록 참여도도 높아진다.
많은 사람이 많은 시간을 분노하는 데 쓰면 문화가 바뀌기 시작한다. 트리스탄이 말했듯이, 이러한 현상은 ‘증오를 습관화‘한다. 증오가 우리 사회의 뼈대에 스며드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 P204

 현재 이 시스템이 집중력을 훼손하는 여섯 가지 방식을 보여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첫째, 이 웹사이트와 앱들은 우리의 정신을 길들여 잦은 보상을갈망하게 만들도록 설계된다. 우리가 ‘하트‘와 ‘좋아요‘를 갈구하게 만든다. 프로빈스타운에서 이러한 반응을 빼앗겼을 때 나는 상실감과 고통스러운 금단 증상을 겪었다. 트리스탄은 한 인터뷰어에게 한번 이러한 강화에 길들여지면 "현실과 물리적 세계에 머물기가 무척 힘들다고 말했다. "이만큼 잦은 보상을 즉각적으로주지 않으니까요."10 이러한 갈망 때문에 우리는 이 시스템에 연결되지 않았을 때보다 핸드폰을 더 많이 집어 들게 된다. 달디단리트윗의 황홀감을 얻으려고 일과 관계에서 벗어나게 된다.
둘째, 이 웹사이트들은 평소보다 전환을 더 자주 하게 만든다. 핸드폰을 집어 들거나 노트북에서 페이스북을 클릭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전환이 집중력에 일으키는 피해가 고스란히 발생한다. 앞에서 다룬 증거들은 이러한 전환이 술이나 약에 취하는 것만큼이나 우리의 사고력에 나쁜 영향을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P206

넷째, 알고리즘의 작동방식 때문에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를 자주 화나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수년 전부터 실험을 통해 분노 자체가 우리의 집중력을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입증해오고 있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분노하면 주변에서 벌어지는 논쟁에 평소만큼 집중하지 못하며 "정보 처리의 깊이가 얕아짐을 발견했다. 2즉, 더 얄팍하고 부주의한 방식으로 사고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모두가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 분노로 온몸이 떨리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 웹사이트들의 사업 모델은 매일같이 우리의 분노를 부채질한다. 이들의 알고리즘이 퍼뜨리는 단어가 ‘공격, 나쁜, 비난‘임을 떠올려보라.
다섯째,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를 화나게 만드는 것에 더해, 우리가 타인의 분노에 에워싸여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 이 현상은우리에게 다양한 심리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캘리포니아의 보건총감으로 이 책의 뒷부분에서 만나게 될 네이딘 해리스Nadine Harm는 이렇게 설명했다. 어느 날 우리가 곰 한 마리의 공격을 받았다고 상상해보자. 그때 우리는 그날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 집세를어떻게 낼지와 같은 일상의 걱정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각성 상태가 된다. 우리의 주의력은 주변의 예상치 못한 위험을 살피는 상태로 바뀐다. 그로부터 몇 주가 지나면 일상사에 집중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이 문제는 곰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가 분노와 적대감으로 가득한 환경에 있다고 느끼게 만들고, 이로써 우리는 더욱 각성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집중력은 위험을 찾는 상태로 바뀌고, 책을 읽거나 자녀와 함께 노는 활동처럼 더 느린 형태의 집중이 갈수록 힘들어진다. - P207

이런 식으로 한 사회로서 힘을 합쳐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우리의 능력을 이 웹사이트들이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 이 사이트들은 개인의 집중력뿐만 아니라 집단으로서의 집중력까지 파괴한다. 오늘날 소셜미디어에서는 거짓주장이 진실보다 훨씬 빨리 퍼져나가는데, 알고리즘이 분노를 유발하는 내용을 더 빠르고 멀리 퍼뜨리기 때문이다. 매사추세츠 공대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트위터에서 가짜뉴스는 진짜 뉴스보다 여섯 배 더 빠르게 이동하며,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페이스북의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이 주류 신문 19곳의 주요 뉴스를 다합친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우리는 늘 사실이 아난 헛소리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떠밀리고 있다.  - P209

평범한 청소년들이 매일같이 이러한 쓰레기를 빨아들이고 있다. 이들이 핸드폰을 내려놓으면 분노가 즉시 사라질까? 증거는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대규모 연구에서백인 민족주의자들에게 어떻게 급진화되었냐고 물었더니 다수가 그 원인으로 인터넷을 들며 유튜브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미친 웹사이트라고 말했다.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극우에 대한 또 다른 연구는 이들이 가장 많이 의존한 웹사이트가 유튜브임을 발견했다. 트리스탄은 "유튜브를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급진화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널리스트 데카 아이트켄헤드Decca Aickenhead 에게 유튜브 같은 기업은 우리가 썩은사과가 몇 개 섞여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길 바라며, 다음과 같은 질문은 던지지 않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우리의 시스템이 매일 크랭크를 돌리듯 조직적으로 급진화를 쏟아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썩은사과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썩은사과 공장입니다. 우리가썩은사과 농장이에요." - P212

브라질 사회는 긴급하게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가 많았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은 극우파와 터무니없는 허위 정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선거 운동 기간에 알레망 같은 빈민가에 사는 많은 사람이 온라인에 퍼진 한 이야기를 깊이 우려했다.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은 그의 주요 경쟁자인 페르난두 아다드Fermando Haddail가 브라질의 모든 아이들을 동성애자로 만들려고 하며 이를 위해 교묘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경고하는 영상을 만들었다. 이 영상에서는 한 아기가 젖병을 빨고 있었는데, 병에 이상한점이 있었다. 젖병 젖꼭지가 페니스 모양이었던 것이다. 인터넷에 유포된 이야기에 따르면, 아다드는 이 젖병을 브라질의 모든유치원에 배포할 예정이었다. 이 이야기는 선거 기간에 가장 많이공유된 뉴스 중 하나가 되었다. 빈민가의 거주민들은 분개하며 아이들에게 페니스 모양의 젖꼭지를 빨게 하는 사람을 뽑을 수는 없다고 그러니 보우소나루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고리즘이 퍼뜨린 황당한 주장으로 나라 전체의 운명이 바뀌었다.
보우소나루가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자 그의 지지자들은 "페이스북! 페이스북! 페이스북!"이라고 연호했다." 이들은 알고리즘이 해준 역할을 잘 알았다. 물론 브라질 사회의 여러 다른 요인이 작용했으며 알고리즘은 그중 하나일 뿐이지만, 신이 난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이 가장 먼저 꼽은 요인은 페이스북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라울은 알레망의 자기 집에 있다가 폭발음 같은 소리를 들었다. 바깥으로 뛰쳐나가니 헬리콥터 한 대가 빈민가를 맴돌며 사람들에게 총을 쏘는 것이 보였다. 정확히 보우소나루가 공약한 종류의 폭력이었다. 라울은 겁에 질린 채 자녀들에게 집에 숨으라고 소리쳤다. 이후 나와 스카이프로 대화를나눌 때 그는 내가 본 그 어느 때보다 동요하고 있었다. 이러한 폭력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 P215

소셜미디어와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집중력을 훼손하는 심각한 방식을 알 수 있었다. 이 효과는 폭포와 같다. 이 웹사이트들은 개인의 집중력을 망친다. 그 다음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괴한 거짓 정보를 가득 채워 넣어서 자기 존재에 대한 진짜 위협(독재자가 자신들에게 총을 쏘겠다고 맹세하는 것)과 존재하지도 않는 위협(아이들이 페니스 모양의 젖병 때문에 게이가 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게 만든다. 어떤 국가든 이러한 거짓 정보에 오래 노출되면 분노와 비현실 속에서 길을 잃어 문제를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일이 불가능해진다. 이는 곧 거리와 하늘이 실제로 더 위험해진다는 뜻이며, 이로써 우리는 과도한 각성상태가 되고, 이 상태는 우리의 집중력을 더욱더 망가뜨린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것이 우리 모두의 미래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브라질에서 일어나는 일은 여러분과 나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우소나루는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우림을 극적으로 파괴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 파괴가 장기간 계속된다면 우리는 더욱 심각한 기후재난에 봉착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나와 이 모든 문제를 논할 때 트리스탄은  손으로 머리칼을 넘기며 이렇게 말했다. "이 알고리즘들이 사회의 토양을 망가뜨리고 있어요.••• 우리에겐 사회구조가 필요해요. 그 구조를 망가뜨리면,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요." - P217

이러한 현실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문제를 연구한 과학자들은 우리 문화에서 다이어트를 통해 살을 뺀 사람의95퍼센트가 1년에서 5년 이내에 전 몸무게로 되돌아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명 중 19명꼴이다. 왜일까? (나를 비롯한 사람들이 애초에 체중이 늘어난 이유를 거의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에 대한 분석이 전혀 없다. 식품 공급체계에 문제가 있어 이전 세대가 먹은 것과는 전혀 다른 중독적인 고가공 식품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스트레스와 불안이 우리를 과식으로 몰고 가는 문제는 설명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는 어디든 가려면 강철로 된 박스에 몸을 욱여넣어야 한다는 사실은 다루지 않는다. 다이어트 책은 우리가 사는 사회와 문화가 매일같이 우리를 형성하고 밀어붙여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다이어트는 우리가 속한 환경을 바꾸지 않는다. 그리고 이 위기의 원인은 바로 이 환경에 있다. 다이어트가 끝나도 우리는 여전히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불건강한 환경에 산다. 우리가 만든 이러한 환경에서 체중을 감량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끝없이 아래로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올라가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 몇몇 사람은 용맹스럽게 에스컬레이터 꼭대기까지 전력 질주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대다수는이게 다 자기 잘못이라고 느끼며 에스컬레이터 맨 밑에 서 있게 될 것이다.
니르 같은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인다면, 우리가 체중 문제에 대응한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집중력 문제에 대응해 결국 똑같이 처참한 결과에 다다르게 될까봐 우려스럽다. 이러한 접근법을 밀어붙이는 것은 실리콘밸리뿐만이 아니다. 집중력 문제에 관해 현재 나와 있는 거의 모든 책(이 책의 자료 조사를 하면서 많이 읽었다)이이 문제를 개인의 변화가 필요한 개인의 결함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책들은 디지털 다이어트 책이다. 그러나 다이어트 책은 비만위기를 해결하지 못했고, 디지털 다이어트 책은 집중력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에서 작동하는 더 거대한 세력을 이해해야 한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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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가 좋아하는 인용구 중에는 카뮈의 이런 말이 있었다.
"우리는 아이들이 고통당하는 세상이 되지 않도록 막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통당하는 아이의 수를 줄일 수 있다. 이게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우리를 돕지 않으면 도와줄 사람이 세상 어디에있겠는가? (케네디는 연설에서 이 말을 인용할 때는 대개 "고통torture" 을 고난suffer-ing"으로 바꿔 말했다.)케네디는 이 말을 1967년에 낸 저서 「더 새로운 세상을 찾아 To Seek a Newer World」의 경구로 사용했고, 그것은 케네디의 믿음을 지탱하는 두기둥을 표현해주었다. 하나는 고통을 경감시킬 의무가 모두에게 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누구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외면하면서 완벽히 행복한 삶을 살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 P258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중에 로버트 케네디는 쿠바에 구축된 소련 미사일 기지를 기습 공격하는 것은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는것처럼 비도덕적 행위라고 주장했었다. 자신이 쓴 쿠바 미사일 위기 회고록인 [13일]에서 케네디는 이렇게 말했다.
"전면전에 대한 가장 확실한 반대 의견, 그리고 아무도 (케네디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할 수 없었던 주장은 미국이 기습공격을 한다면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지고 있는 도덕적 지위가 훼손되거나 일시에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었다." - P273

인디애나대학교에서 ‘케네디를 지지하는 대학생 모임‘ 대표인 제리 에이브럼슨도 그런 도덕적 딜레마에 직면했다. 에이브럼슨은 블루밍턴 캠퍼스에서 케네디를 소개했고, 나중에 자신은 징집 명령에 응하지 않고 캐나다로 도피하거나 감옥에 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에이브럼슨은 케네디와 함께 인디애나대학교의 다른 캠퍼스를 함께 방문하면서 자신이 처한 곤경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다. 케네다는 감옥에 가기보다는 군대에 갈 것을 권했다. 데이비드 아이젠하워(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손자) 같은 유명인이 군 복무를 거부하고 감옥에 가면 그런 결정이 신문 1면을 장식하고 저항이 모종의 성과가 있겠지만, 에이브럼슨의 병역 거부는 지역 신문에도 언급되지 않을 것이고, 병역 거부로 인해 에이브럼슨의 저항운동은 영향력을 갖기 더 힘들어질 것이었다. 케네디는 일단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면 사회를 변화시킬 도덕적의무를 갖게 되고, 베트남이나 빈곤 같은 이슈에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있다고 했다. 결국 에이브럼슨은 징집되어 군에서 복무했고, 제대한 뒤 로스쿨에 다녔고, 자기 아들의 가운데 이름을 "로버트"라고 지었을 뿐아니라, 공직에 진출해서 훗날 켄터키주 루이빌의 시장이 되었다. 에이브럼슨은 케네디가 자신에게 시스템 내에서 활동하고, 정정당당하게행동하며, 영향력 있는 자리에 오를 때까지 기다린 후에 그런 영향력을 사회변화에 사용하라는 말을 했을 때 케네디가 출마를 결정한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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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살면서경험하는 가장 단순하고 흔한 형태의 몰입 중 하나가 독서이며, 다른 형태의 몰입과 마찬가지로 독서 역시 끊임없이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문화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에게 독서는 자신이 경험하는 가장 깊은 형태의 집중 상태다. 사람들은 독서를 통해 차분하고 침착하게 인생의 긴 시간을한 가지 주제에 바치고, 그 주제가 우리의 정신에 스며들게 한다. 독서는 지난 400년간 가장 깊이 있는 인류사상의 대부분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도구였다. 그리고 이 경험은 현재 나락으로 떨어지는 중이다. - P125

아네망엔Anne Mangen 은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대학에서 문해력을 연구하는 교수로, 20년간 이 주제를 연구하면서 결정적 사실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독서는 우리에게 특정 방식의 읽기를훈련시키는데, 바로 오랜 시간 한 가지에 집중하는 선형적 방식의 읽기다. 아네는 화면을 통한 읽기가 이와는 다른 방식, 즉 정신없이 넘기면서 초점을 옮기는 방식의 읽기를 훈련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네의 연구는 사람들이 화면으로 글을 읽을 때 "대충 훑어보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는 정보를 재빨리 훑어서 필요한 내용을 뽑아내려 한다. 그러나 아네는 사람들이 이 행동을 오래 지속하면 "이러한 훑어보기가 번져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점차 우리가 종이에 쓰인 글을 읽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행동이 거의 디폴트 상태가 되는 거죠." 내가 프로빈스타운에 막 도착해 디킨스의 책을 읽으려고 할 때 겪은 경험이 바로 이것이었다. 나는 디킨스보다 먼저 달려 나가고 있었다. 디킨스의 책이 뉴스 기사인 듯이 핵심 사실을내놓으라고 다그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읽기와 다른 관계를 맺게 한다. 읽기는 더 이상다른 세상으로의 즐거운 침잠이 아니라, 붐비는 슈퍼마켓을 마구 뛰어다니며 필요한 물건을 잡아채서 빠져나가는 행위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전환이 일어나면(화면을 읽는 방식이 독서에 영향을미치면 우리는 독서 자체의 즐거움을 잃게 되고, 독서는 매력을 잃는다. - P126

실험 결과는 명확했다. 소설을 많이 읽을수록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어냈다. 막대한 영향이었다. 이것은 그저 교육을 잘 받았다는 증거가 아니었다. 비소설 독서는 공감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못했기 때문이다.
레이먼드에게 물었다. 이유가 뭐죠? 그는 독서가 "독특한 의식형태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은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 관심을 바깥으로 돌립니다. 동시에 그 내용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면서 내면을 향해 엄청난 주의를 쏟습니다." 눈을 감고 아무거나 상상하려고 애쓰는 행동과는 다르다. "그때 사람들의 관심은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 바깥으로 기울었다가, 그 단어의 의미를 향해 내면으로 기우는 것을 오가는 매우 독특한 상태에 있지요." 독서는 "바깥을 향한 관심과 내면을 향한 관심을 결합하는 방법이다. 특히 소설을 읽을 때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한다. 레이먼드는 그때 우리가 "다양한 인물과 그들의 동기, 목표를 이해하려 애쓰고, 그런 다양한요소를 따라가려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일종의 연습입니다.  - P135

마커스 라이클은 별다른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때 더 활발히 움직이는 뇌부위에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사람들이 아무것도 안 하는 듯 보일 때 뇌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를 분석하면서 영상에서 이 부위가 밝아지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확인했다. 그는 촬영된 영상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맙소사, 여기있어. 모든 게 다. 말도 안 돼."
이 결과는 뇌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과학자들의 생각에 패러다임 전환을 불러왔고, 이로써 전 세계에서 수십 가지 주제의 과학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딴생각의 과학에 대한 관심이 돌연 급증한 것도 그중 하나였다. 이 연구들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우리의 생각이 눈앞의 초점에 고정되지 않고 자유롭게 떠다닐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할수 있지만, 그 내용이 도대체 무엇일까? 수십 년간 논의가 진행되면서 일부 과학자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생각 중에 가장 활성화되는 뇌 부위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일부 과학자는 이 주장에 강력 반대하게 되었다. 이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마커스의 연구 결과로 애초에 인간의 정신이 왜 방황하는지, 그로써 발생 가능한 유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가 크게 늘었다. - P146

먼저, 우리는 딴생각 중에 천천히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 조너선이 예를 하나 들어주었다. (지금 여러분이 하고 있는 것처럼 책을읽을 때 우리는 분명히 개별 단어와 문장에 집중하지만, 정신의작은 일부는 언제나 배회하고 있다. 우리는 이 단어들이 자기 삶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생각한다. 이 문장들이 내가 앞 장에서 말한 내용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생각한다. 내가 다음에 말할지 모를 내용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하는 말이 모순으로 가득한지, 또는 결국 한 점으로 모일지 궁금해한다. 갑자기 어린 시절의 기억이나 지난주에 텔레비전에서 본 내용을 떠올리기도 한다. 조너선은 "사람들은 핵심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 책의 여러 다른 부분을하나로 합칩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독서에서의 결함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독서다. 지금 정신이 배회하게 두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이해되는 방식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방황할 정신적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독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삶도 그렇다. 딴생각은 상황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조너선은 내게 "딴생각을 하지 못하면 다른 수많은 것들이 사라질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딴생각을 많이 할수록 더욱 체계적인 목표를 세우고 더 창의적이며, 끈기있는 장기적 결정을 더 잘 내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신이 표류하면서 천천히 무의식적으로 삶을 이해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더 능숙하게 해낼 수 있다. - P147

둘째, 딴생각을 할 때 우리의 정신은 서로 다른 것들을 새로 연결하기 시작하며, 종종 이 과정에서 문제의 해결책이 떠오른다. 네이선은 이렇게 말했다. "제 생각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때 (여유 공간이 주어지면) 뇌가 적절한 답을 찾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게 유명한 사례를 알려주었다. 19세기의 프랑스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e는 수학의 난제 중 하나로 씨름하고 있었고, 오랜 시간 숫자 하나하나에 자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었으나 진전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행을 떠나 버스 계단을 오르던 앙리 푸앵카레에게 섬광처럼 문제의 해답이 떠올랐다.
그는 초점의 스포트라이트를 끄고 정신이 배회하게 두었을 때에야 떨어진 조각을 이어붙여 마침내 문제의 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실제로 과학과 공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많은 위대한 발견이집중이 아니라 딴생각을 할 때 나왔다.
"창의력은 뇌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네이선이 말했다. "창의력은 이미 그곳에 있었던 두 가지를 새롭게 연결하는 거예요." 딴생각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더욱 활짝 펼쳐지게 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연결이 이뤄"진다.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더 능숙하게 해낼 수 있다. - P148

트리스탄이 참석한 마지막 수업에서 학생들은 설득적 기술이미래에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 논의했다. 한 그룹이 눈길을 끄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들은 이렇게 물었다. ‘미래에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의 프로필을 수집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설계자는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제공하는 모든 정보를 추적해 자세한 프로필을 만들 수 있었다. 그 프로필은 젠더나 나이, 관심사 같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더 심오한 것이었다. 그것은 사람들의 성격과 기질, 그들을 설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알아내는 심리학적프로필이 될 터였다. 그 프로필은 사용자가 낙천주의자인지 비관주의자인지, 새로운 경험에 개방적인지, 과거의 향수에 잘 빠지는지를 알아낼 것이다. 사람들이 가진 수십 가지의 특성을 파악할것이다.
이 수업은 소리 내어 물었다. 만약 사람들에 대해 그만큼 많이알게 된다면 어떻게 그들을 겨냥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정치인이나 기업이 사람들을 설득하고싶으면 소셜미디어 기업에 대가를 지불하고 한사람 한사람을 정확히 겨냥해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새로운 아이디어의 탄생이었다. 몇 년 뒤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캠프에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Cambridge Analytica라는 기업에 돈을 주고 정확히그 일을 벌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트리스탄은 스탠퍼드에서의 마지막 수업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 수업을 듣고 기겁을 했어요" 트리스탄이 말했다. "그때 이렇게 말했던 게 기억나요. 이거 완전 걱정스러운데" - P171

트리스탄은 어떻게 하면 우리의집중력에 공격을 퍼붓지 않는 이메일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을지고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를 동료들과 논의하려 할때마다 대화가 이어지지 않고 끊기곤 했다. 곧 그는 구글에서 성공이 주로 참여도engagement‘로 측정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참여도는 사용자의 시선이 상품에 머문 시간으로 정의되었다. 참여도가 높으면 좋은 것, 참여도가 낮으면 나쁜 것이었다. 이유는단순했다. 사람들이 핸드폰을 더 오래 들여다볼수록 그들이 보는광고도 많아지고, 그만큼 구글이 버는 돈도 늘어난다. 트리스탄의 동료들은 저마다 기술의 방해와 씨름하는 점잖은 사람들이었지만 구글의 유인책은 한쪽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듯했다. 구글의직원은 언제나 최대한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는 상품을 개발해야하는데, 참여는 더 많은 수익을, 이탈은 더 적은 수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트리스탄은 구글을 비롯한 거대 테크 기업들이 아무렇지 않게 10억 명 인구의 주의력을 좀먹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어느 날 그는 한 엔지니어가 신이 나서 하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이메일이 올 때마다 핸드폰이 울리게 하면 어때?" " 모두가 전율했을 것이다. 그리고 몇주 뒤 전 세계의 핸드폰이 주머니 속에서 울리기 시작했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지메일을 전보다 더 들여다보게 되었다. 엔지니어들은 늘 사람들의 시선을 프로그램에 끌어와 붙잡아둘 방법을 찾아 헤맸다. 트리스탄은엔지니어들이 사람들의 삶을 방해하는 요소를 더 많이 제안하고(더 많은 진동과 더 많은 알림, 더 많은 술수) 그에 대해 축하받는 모습을 매일 지켜보았을 것이다.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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