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살면서경험하는 가장 단순하고 흔한 형태의 몰입 중 하나가 독서이며, 다른 형태의 몰입과 마찬가지로 독서 역시 끊임없이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문화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에게 독서는 자신이 경험하는 가장 깊은 형태의 집중 상태다. 사람들은 독서를 통해 차분하고 침착하게 인생의 긴 시간을한 가지 주제에 바치고, 그 주제가 우리의 정신에 스며들게 한다. 독서는 지난 400년간 가장 깊이 있는 인류사상의 대부분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도구였다. 그리고 이 경험은 현재 나락으로 떨어지는 중이다. - P125

아네망엔Anne Mangen 은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대학에서 문해력을 연구하는 교수로, 20년간 이 주제를 연구하면서 결정적 사실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독서는 우리에게 특정 방식의 읽기를훈련시키는데, 바로 오랜 시간 한 가지에 집중하는 선형적 방식의 읽기다. 아네는 화면을 통한 읽기가 이와는 다른 방식, 즉 정신없이 넘기면서 초점을 옮기는 방식의 읽기를 훈련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네의 연구는 사람들이 화면으로 글을 읽을 때 "대충 훑어보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는 정보를 재빨리 훑어서 필요한 내용을 뽑아내려 한다. 그러나 아네는 사람들이 이 행동을 오래 지속하면 "이러한 훑어보기가 번져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점차 우리가 종이에 쓰인 글을 읽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행동이 거의 디폴트 상태가 되는 거죠." 내가 프로빈스타운에 막 도착해 디킨스의 책을 읽으려고 할 때 겪은 경험이 바로 이것이었다. 나는 디킨스보다 먼저 달려 나가고 있었다. 디킨스의 책이 뉴스 기사인 듯이 핵심 사실을내놓으라고 다그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읽기와 다른 관계를 맺게 한다. 읽기는 더 이상다른 세상으로의 즐거운 침잠이 아니라, 붐비는 슈퍼마켓을 마구 뛰어다니며 필요한 물건을 잡아채서 빠져나가는 행위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전환이 일어나면(화면을 읽는 방식이 독서에 영향을미치면 우리는 독서 자체의 즐거움을 잃게 되고, 독서는 매력을 잃는다. - P126

실험 결과는 명확했다. 소설을 많이 읽을수록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어냈다. 막대한 영향이었다. 이것은 그저 교육을 잘 받았다는 증거가 아니었다. 비소설 독서는 공감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못했기 때문이다.
레이먼드에게 물었다. 이유가 뭐죠? 그는 독서가 "독특한 의식형태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은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 관심을 바깥으로 돌립니다. 동시에 그 내용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면서 내면을 향해 엄청난 주의를 쏟습니다." 눈을 감고 아무거나 상상하려고 애쓰는 행동과는 다르다. "그때 사람들의 관심은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 바깥으로 기울었다가, 그 단어의 의미를 향해 내면으로 기우는 것을 오가는 매우 독특한 상태에 있지요." 독서는 "바깥을 향한 관심과 내면을 향한 관심을 결합하는 방법이다. 특히 소설을 읽을 때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한다. 레이먼드는 그때 우리가 "다양한 인물과 그들의 동기, 목표를 이해하려 애쓰고, 그런 다양한요소를 따라가려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일종의 연습입니다.  - P135

마커스 라이클은 별다른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때 더 활발히 움직이는 뇌부위에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사람들이 아무것도 안 하는 듯 보일 때 뇌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를 분석하면서 영상에서 이 부위가 밝아지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확인했다. 그는 촬영된 영상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맙소사, 여기있어. 모든 게 다. 말도 안 돼."
이 결과는 뇌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과학자들의 생각에 패러다임 전환을 불러왔고, 이로써 전 세계에서 수십 가지 주제의 과학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딴생각의 과학에 대한 관심이 돌연 급증한 것도 그중 하나였다. 이 연구들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우리의 생각이 눈앞의 초점에 고정되지 않고 자유롭게 떠다닐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할수 있지만, 그 내용이 도대체 무엇일까? 수십 년간 논의가 진행되면서 일부 과학자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생각 중에 가장 활성화되는 뇌 부위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일부 과학자는 이 주장에 강력 반대하게 되었다. 이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마커스의 연구 결과로 애초에 인간의 정신이 왜 방황하는지, 그로써 발생 가능한 유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가 크게 늘었다. - P146

먼저, 우리는 딴생각 중에 천천히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 조너선이 예를 하나 들어주었다. (지금 여러분이 하고 있는 것처럼 책을읽을 때 우리는 분명히 개별 단어와 문장에 집중하지만, 정신의작은 일부는 언제나 배회하고 있다. 우리는 이 단어들이 자기 삶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생각한다. 이 문장들이 내가 앞 장에서 말한 내용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생각한다. 내가 다음에 말할지 모를 내용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하는 말이 모순으로 가득한지, 또는 결국 한 점으로 모일지 궁금해한다. 갑자기 어린 시절의 기억이나 지난주에 텔레비전에서 본 내용을 떠올리기도 한다. 조너선은 "사람들은 핵심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 책의 여러 다른 부분을하나로 합칩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독서에서의 결함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독서다. 지금 정신이 배회하게 두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이해되는 방식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방황할 정신적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독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삶도 그렇다. 딴생각은 상황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조너선은 내게 "딴생각을 하지 못하면 다른 수많은 것들이 사라질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딴생각을 많이 할수록 더욱 체계적인 목표를 세우고 더 창의적이며, 끈기있는 장기적 결정을 더 잘 내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신이 표류하면서 천천히 무의식적으로 삶을 이해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더 능숙하게 해낼 수 있다. - P147

둘째, 딴생각을 할 때 우리의 정신은 서로 다른 것들을 새로 연결하기 시작하며, 종종 이 과정에서 문제의 해결책이 떠오른다. 네이선은 이렇게 말했다. "제 생각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때 (여유 공간이 주어지면) 뇌가 적절한 답을 찾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게 유명한 사례를 알려주었다. 19세기의 프랑스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e는 수학의 난제 중 하나로 씨름하고 있었고, 오랜 시간 숫자 하나하나에 자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었으나 진전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행을 떠나 버스 계단을 오르던 앙리 푸앵카레에게 섬광처럼 문제의 해답이 떠올랐다.
그는 초점의 스포트라이트를 끄고 정신이 배회하게 두었을 때에야 떨어진 조각을 이어붙여 마침내 문제의 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실제로 과학과 공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많은 위대한 발견이집중이 아니라 딴생각을 할 때 나왔다.
"창의력은 뇌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네이선이 말했다. "창의력은 이미 그곳에 있었던 두 가지를 새롭게 연결하는 거예요." 딴생각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더욱 활짝 펼쳐지게 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연결이 이뤄"진다.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더 능숙하게 해낼 수 있다. - P148

트리스탄이 참석한 마지막 수업에서 학생들은 설득적 기술이미래에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 논의했다. 한 그룹이 눈길을 끄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들은 이렇게 물었다. ‘미래에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의 프로필을 수집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설계자는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제공하는 모든 정보를 추적해 자세한 프로필을 만들 수 있었다. 그 프로필은 젠더나 나이, 관심사 같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더 심오한 것이었다. 그것은 사람들의 성격과 기질, 그들을 설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알아내는 심리학적프로필이 될 터였다. 그 프로필은 사용자가 낙천주의자인지 비관주의자인지, 새로운 경험에 개방적인지, 과거의 향수에 잘 빠지는지를 알아낼 것이다. 사람들이 가진 수십 가지의 특성을 파악할것이다.
이 수업은 소리 내어 물었다. 만약 사람들에 대해 그만큼 많이알게 된다면 어떻게 그들을 겨냥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정치인이나 기업이 사람들을 설득하고싶으면 소셜미디어 기업에 대가를 지불하고 한사람 한사람을 정확히 겨냥해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새로운 아이디어의 탄생이었다. 몇 년 뒤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캠프에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Cambridge Analytica라는 기업에 돈을 주고 정확히그 일을 벌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트리스탄은 스탠퍼드에서의 마지막 수업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 수업을 듣고 기겁을 했어요" 트리스탄이 말했다. "그때 이렇게 말했던 게 기억나요. 이거 완전 걱정스러운데" - P171

트리스탄은 어떻게 하면 우리의집중력에 공격을 퍼붓지 않는 이메일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을지고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를 동료들과 논의하려 할때마다 대화가 이어지지 않고 끊기곤 했다. 곧 그는 구글에서 성공이 주로 참여도engagement‘로 측정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참여도는 사용자의 시선이 상품에 머문 시간으로 정의되었다. 참여도가 높으면 좋은 것, 참여도가 낮으면 나쁜 것이었다. 이유는단순했다. 사람들이 핸드폰을 더 오래 들여다볼수록 그들이 보는광고도 많아지고, 그만큼 구글이 버는 돈도 늘어난다. 트리스탄의 동료들은 저마다 기술의 방해와 씨름하는 점잖은 사람들이었지만 구글의 유인책은 한쪽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듯했다. 구글의직원은 언제나 최대한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는 상품을 개발해야하는데, 참여는 더 많은 수익을, 이탈은 더 적은 수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트리스탄은 구글을 비롯한 거대 테크 기업들이 아무렇지 않게 10억 명 인구의 주의력을 좀먹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어느 날 그는 한 엔지니어가 신이 나서 하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이메일이 올 때마다 핸드폰이 울리게 하면 어때?" " 모두가 전율했을 것이다. 그리고 몇주 뒤 전 세계의 핸드폰이 주머니 속에서 울리기 시작했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지메일을 전보다 더 들여다보게 되었다. 엔지니어들은 늘 사람들의 시선을 프로그램에 끌어와 붙잡아둘 방법을 찾아 헤맸다. 트리스탄은엔지니어들이 사람들의 삶을 방해하는 요소를 더 많이 제안하고(더 많은 진동과 더 많은 알림, 더 많은 술수) 그에 대해 축하받는 모습을 매일 지켜보았을 것이다.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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