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을 갖춘 정치인이기를. 이것은 좋은 일이다. 이렇게 기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만 내가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좀 외로울 따름이다. 참으로 점잖고 순수한 사람들도 곁에 두기가 버거울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아는 모든 블루밍턴 사람이 톰프슨 아주머니 같다고 말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가령 아주머니의 아들 F는 물론 훌륭한 인간이지만, 이렇지 않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그보다도이것이다. 참사의 공포 중 일부분은, 비행기의 남자들이 그토록 미워했던 미국이 정확히 어떤 미국인지는 몰라도, 그것이 이 숙녀들의 미국보다는 나의 미국에, F의 미국에, 딱하고 혐오스러운 두에인의 미국에 훨씬 더 가깝다는 사실을 내가 마음 깊은 곳에서 아는데 있었다는 것이다.
(2001년)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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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서 바로 노엄 촘스키의 생성 언어학 기본 명제가 나온다. 모든 언어의 기저에는 공통된 ‘보편문법‘이 있다는 이론, 새의 뇌에 ‘남쪽으로 날아가라‘라는 명제나 개의 뇌에 ‘생식기를 냄새 맡으라‘라는 명제가 새겨져 있는 것처럼 인간의 뇌에는 보편 문법이 각인된 부위가 있을 것이라 - P225

는 이론이다.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많고, 그중에는 특히 언어학자들과 인지과학자들과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스스로 이뤄낸 발전도 있으며, 전체적으로 신뢰성이 있는 이론이다.
철학적 기술주의자들은 이 이론을 끌어들여, 언어에서 가장 중요한규칙들은 이미 뇌의 신피질에 새겨져 있으므로 가령 현수 분사 금지나 비유 혼합 금지 같은 표준 문어체 영어의 규범들은 궁극적으로 언어의 고래뼈 코르셋이나 샐러드용 짧은 포크에 해당하는 일시적 유행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스티븐 핑커는 이렇게 말한다. "단어를 정렬하여 일상적인 문장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정신적 도구들이 무엇인지를 과학자가 하나하나 따져볼 때, 규범적 규칙은 잘봐줘도 중요하지 않은 장식일 뿐이다." - P226

「이 이야기의 요지는 분명하다. 이것은 스누트들이 무심결에 강화하고, 기술주의자들이 몹시 과소평가하고, 기죽이는 어휘 테이프광고가 이용해먹는 현상과 관계된 이야기다. 그 현상이란, 사람들은정말로 상대가 쓰는 언어에 따라 상대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그야 물론 사람들은 온갖 기준에 따라 서로를 평가하기 마련인데다가-키, 몸무게, 체취, 관상, 억양, 직업, 자동차 메이커"-모두가 엄청나게 복잡한 현상이므로, 제대로 살펴보려면 사회언어학자가 한 트럭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이 모든 인간 대인간 사이의 의미론적 판단에는 적어도 한 가지 공통된 요소가 있고, 그 요소란 수용이다. 이때 수용이란 무슨 동정적이고 감정적인공감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상대의 무리나 공동체나 집단에 자신도 끼워달라고, 동료가 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받아들일까 아니면 거절할까 하는 진짜 수용을 뜻한다.
이 문제에 접근하는 또 다른 방식은, 어법 전쟁에서는 추상적인 말로만 언급되는 사실을 눈여겨보는 것이다. 무엇인가 하면, 현실에 - P233

서 ‘정확한‘ 어법이란 우리가 누구에게 말하는가, 그리고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기를 바라는가-우리의 발화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하는 데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모든 소통 행위는 많은 부분 수사적이다. 즉, 수사학자들이 ‘청중‘ 혹은 ‘담론 공동체‘라고 부르는 것에 달린 문제다. 그리고 현재 미국에는 엄청나게 많고 다양한 담론 공동체가 있다는 사실, 또 우리의언어 사용과 타인의 언어 사용에 대한 해석은 둘 다 수사적 가정들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왜 어법 전쟁이 정치적으로 격앙되어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들이다.  - P234

현실적인 문제로는, 어린 자식이 넷 있고 일 년에 1만2,000달러를 버는 사람이 과연 자신을 ‘가난한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고 사려 깊게도 ‘경제적으로 불리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사회에서 더 힘이 날지, 착취를 덜 당하는 느낌일지 나는 의문이다. 내가 그라면,
정치적으로 올바른 용어가 오히려 모욕으로 느껴질 것 같다. 그것이 생색내는 표현이어서가 아니다(물론 그런 표현이기도 하다). 위선적이고 이기적인 표현이라서다. 그리고 자주 생색의 대상이 되어본 사람들에게는 그런 태도를 감지하는 무의식적 안테나가 있는법이다. ‘경제적으로 불리한‘ 사람이나 ‘신체 능력이 다른‘ 사람 같은 완곡어법의 기본적 위선이 무엇인가 하면, 정치적으로 올바른영어 옹호자들은 이런 용어에 깃든 연민과 너그러움으로 혜택을받는 대상이 가난한 사람들과 휠체어에 탄 사람들이라고 믿지만950 - P258

사실 그 믿음에는 누구나 알고 있되 무서운 어휘 테이프 광고 외에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 한 가지 현실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그현실이란, 우리가 특정 어휘를 사용하는 동기에는 자신에 관한 정보를 소통하려는 욕망이 어느 정도 늘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많64은 유행어가 그렇듯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영어도 사실은 주로 화자의 미덕을 양심적인 평등주의, 모든 사람의 존엄에 대한 관심,언어의 정치적 함의를 아는 세련됨 등을 알리고 칭송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새롭게 명명된 개인이나 집단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 자신의 개인적이익에 더 도움이 된다. - P259

정치적으로 올바른 영어의 위선과 마찬가지로, 학술 영어의 이런 모호함과 가식은 의미를 전달하는수단으로서의 언어와 글쓴이의 이력을 전달하는 수단으로서의 언어 사이에 섬세한 수사적 균형이 붕괴된 탓이다. 달리말해, 학자가 허영/불안 때문에 주로 지식인으로서 자신의 지위를 소통하고 강화할 목적으로 글을 쓸 때, 바로 그때 그의언어가 췌언과 허식적 용어 선택(글쓴이의 박식함을 알리는기능이다)과 모호한 추상성(확고하게 단언했다가는 누군가 반박하거나 한심한 소리라고 반론할 수 있으니 아무도 그러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으로 일그러진다. 맨 마지막 특징, 즉 문장이 말하려는 바를 알아내기가 불가능할 지경으로 심각한모호함은 정치계와 기업계의 얼버무리는 말과 너무 비슷하기 때문에("수입강화""다운사이징""선제적 자원 할당 재구조화"), 혹 학술 영어의 진짜 목적은 은폐이고 진짜 동기는 두려움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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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염증에는 장내 미생물도 영향을 미친다.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염증성 물질이 혈액으로 흘러 들어가 뇌혈관장벽을 통과하면서 뇌의 면역계를 자극한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장내 미생물 조성이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연구들이 잇따르고 있다. - P51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왜 이렇게 계속 실패했을까? 세 가지 거대한 장벽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진짜 물리적인 장벽이다. 뇌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인 만큼, 철저하게 보호된다. 이 보호막이 바로 ‘뇌혈관장벽‘이다. 뇌혈관을 이루는 내피세포들이 서로 빈틈없이 밀착되어, 혈액 속 대부분의 물질이 뇌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다. 이 덕분에 독성 물질이나 세균, 바이러스가 뇌로 침입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훌 - P54

륭한 방어 체계가 치매 치료에는 최대 걸림돌이다. 개발된 약물의 대부분이뇌혈관장벽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성분이라고 해도,
분자가 작고 전하를 띠지 않으며 기름에 잘 녹는 성질이 뛰어나야 뇌혈관장벽을 통과할 수 있다. 수많은 약물이 이 장벽을 넘지 못해 실패했다. 최근에는 나노입자, 특수 운반체 등을 이용해 뇌혈관장벽을 우회하려는 시도들이연구되고 있지만, 여전히 완벽한 해결책은 없는 상태다.
두 번째 장벽은 ‘타이밍‘이다.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잔인한 점이기도한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초기 증상이 정상적인노화나 단순한 건망증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가 기억력 저하로 병원을 찾을 무렵에는 이미 늦었다. 그의 뇌에서는 이미 수년, 어쩌면 수십 년전부터 아밀로이드 축적과 타우 단백질 변화가 진행 중이었다. 이때쯤이면이미 수많은 신경세포가 죽은 뒤다. 약을 써서 진행을 늦출 수는 있어도, 죽은 신경세포를 되살릴 방법은 없다. 마치 불이 다 번지고 나서야 소화기를드는 셈이다.
마지막 장벽은 다양성과 복잡성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한 가지 모습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어떤 환자는 아밀로이드 축적이 두드러지고, 어떤 환자는 타우 단백질의 엉킴이 심하다. - P55

첫째 그동안은 너무 늦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뇌가 손상돼있다. 둘째, 한 가지만으로는 부족했다.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는복잡한 메커니즘을 모두 막을 수 없었다. 마치 여러 곳에서 동시에 새는 댐을 한 곳만 막으려는 것과 같았다.
이 두 가지 깨달음이 알츠하이머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현재 연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나는 ‘조기진단‘, 다른하나는 ‘다중표적 치료‘다.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에 병을 찾아내고, 여러메커니즘을 동시에 공략하자는 전략이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 초기에 진단해서 치료를 시작하면 악화를 막을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알츠하이머를 확진하려면 뇌척수액 검사나 수백만원이 드는 PET 스캔을 받는 방법밖에 없었다. 일반 병원에서는 접근이 쉽지않았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혈액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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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생들과 카프카를 강독할 때 극심한 좌절을 느끼는것은, 카프카가 웃기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이해시키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 웃김이 이야기의 힘과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사실을 이해시키기도 어렵습니다. 왜 관련되는가 하면, 물론,위대한 단편과 위대한 농담은 공통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둘 다 소통 이론가들이 종종 엑스포메이션exformation 이라고 부르는 효과에의존하는데, 이것은 소통에서 표면적으로는 지워져 있지만 그 소통을 통해 수신자의 마음속에서 환기됨으로써 특정한 연상 관계가폭발적으로 맺어지도록 만드는 핵심 정보를 뜻합니다. 단편소설과농담이 둘 다 느닷없고 격발적인 효과를 낼 때가 많은 것, 흡사 오래 막혔던 밸브가 뻥 뚫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은 건 이 때문일 것입니다. 카프카가 문학을 가리켜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깨뜨리는 도끼"라고 말했던 것은 괜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비평가들이 위대한 단편의 기술적 성취를 종종 압축compression 이라는 용어로 표현하는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압력과 그 배출은 둘 다 이미독자 안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카프카가 거의 모든 다른 작가들보다 더 뛰어났던 것 같은 지점은, 그 압력이 커져가는 과정을 교묘하게 조절함으로써 이윽고 압력이 배출되는 순간에는 독자가 거의 견딜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어놓는 것입니다. - P174

농담의 심리학은 우리가 카프카를 가르칠 때 겪는 문제를 일부 설명해줍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농담을 설명하는 것만큼 농담에 담긴 마법을 더 잘 빼앗는 방법은 없지요. 예를 들어 "루 코스텔로는 고유명사 후who를 의문대명사 누구who로 착각한 거야" 하는식으로 풀어주는 것 말입니다.(미국 배우 코스텔로는 짝꿍 버드 애벗과 함께하는 말장난 코미디로 유명했는데, 특히 한쪽이 ‘Who‘s onFirst? [일루에 누가 있지?"라고 물으면 상대가 "Who [후]"라고 대답하고 그러면 질문자가 다시 "Who? [누구라고?]"라고 물어서 무한 반복되는 말장난이 유명하다. 일루에 있는 사람의 이름이 ‘후‘라서 빚어지는 착각인 것이다.옮긴이) 또한 누구나 알다시피, 이런 설명을 들으면 우리는 이상한 반감을 느낍니다. 따분하다기보다는 기분 나쁜느낌, 꼭 무언가 신성한 것이 모욕을 당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카프카의 작품을 대학의 표준적인 문학비평 분석에 욱여넣으려고 하는 선생의 기분이 꼭 그렇습니다. 플롯을 표로 정리하고, 상징을 해독하고, 주제를 끌어내고, 뭐 그런 작업 말입니다. 이런 형식의 효율적인 비평 기계는 장미가 왜 향기로운지 알기 위해서 꽃잎을 낱낱이 떼어 으깬 뒤 그 곤죽을 분광계로 분석하는 것과 비슷하지요. - P175

학생들에게 너희가 카프카를 ‘이해하지get‘ 못하는 것은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고 말해줄 수는 있을 것입니다. 차라리 학생들에게 카프카의 모든 이야기를 일종의 문으로 상상해보라고 요구할수는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 문에 다가가서 두드리는 모습을 상상해보라고, 우리는 점점 더 세게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데, 그냥 들어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꼭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우리는 정확히 그 절박함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하여간 그 문으로 꼭들어가야 한다는 필사적인 절박함을 느끼고 있고 그래서 문을 두드리고 들이받고 찬다고. 그러다 이윽고 문이 열리는데... 문이 바깥쪽으로 열린다고. 그러니까 우리는 내내 그토록 들어가고 싶었던곳에 그동안 내내 들어 있었던 거라고. 다스 이스트 코미시.(이것이웃긴 것이다‘라는 뜻의 독일어 - 옮긴이) - P181

 미국 문화가 도피를, 즉 환상이나 아드레날린이나 스펙터클이나 로맨스 등을 주된 기능으로 삼는 예술과 오락에 쉽게 넘어가는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농담은 일종의 예술이고,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예•술이란 사실상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피하는 것이므로-즉, 잠시나마 우리는 쥐가 아니고 벽은 좁혀들지 않고 고양이를 충분히 따돌릴 수 있는 척하는 것이므로-<작은우화>가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별로 안 웃기게 느껴지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작은 우화>는 심지어 죽음 - 세금 유의 울적한 현실을 대표하는 지긋지긋한 사례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에 대한 도피처로서 오히려 ‘진짜‘ 유머가 필요한 이야기라고 말이다. - P180

이것은 로널드 W. 레이건 대통령이 TV 중계되었던 그 유명한 ‘의회의 수장을 넘어서대중에게로‘ 연설에서 완벽하게 구사했던 바로 그 수사, 이후 똑똑한 정치인들이 줄곧모방하는 수사와 같은 종류의 전술이다. 요컨대, 당신이 앞에 둔 청중을 당신의 주장에 대한 지지자로 슬쩍 언급하는 전술이다. "여러분이 그 시행을 당부하며 저를 대통령으로 뽑아주셨던 바로 그 정책들을 이행함에 있어서 우리가 첫발을 내딛었다는 사실을, 오늘 밤 기쁜 심정으로 여러분에게 선언합니다." 이런 식이다. 이 전술이 교묘한것은 (1) 청중에게 아부하는 말이고, (2) 이 자리에서 연설자의 진짜 목적은 청중에게정보를 주거나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청중을 설득하고 지지를 규합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슬쩍 숨기고, (3) 연설자가 제안하는 정책이 사실은 청중의 이익에 반한다고 지적하는 반대 측의 공격을 미연에 차단하기 때문이다.  - P200

 이때 ‘윤리적‘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 ‘에토스ethos‘
에서 유래한 것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의미와 꼭 같지는 않다.
하지만 비슷하기는 하다. 윤리적 호소는 ‘나를 믿으시오‘라는 말을복잡하고 세련되게 하는 것이다. 이 호소는 여러 종류의 수사적 호소들 중에서도 가장 대담하고 야심만만하고 민주적인 호소인데, 왜냐하면 연사가 청중에게 자신의 지적 명민함이나 전문적 유능함뿐아니라 기본적 품위, 공정함, 청중이 품은 희망과 두려움에 대한 감수성까지" 믿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 P202

 오늘날 어디서나 자행되는 교묘한 단어의미 조작, 혹은 그저 무언가의 이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끝없는 논쟁을 떠올려보라. ‘약자 우대 정책‘ 대 ‘역차별‘, ‘생명 존중‘ 대 ‘선택존중‘" ‘미등록 노동자‘ 대 ‘불법 체류자‘, ‘위증죄‘ 대 ‘가벼운 말실수‘ 기타 등등. - P209

 ‘언어 행위‘에 대해서는 여전히그런 실재론적 가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문제다. 왜냐하면 언어 행위란 인간적인 행위인 동시에 근본적으로 규범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점이 왜 중요한지 이해하려면, 언어란 속성상 공적이라는명제를 사적인 언어란 없다는 사실을"이해하면 된다. - P217

 비트겐슈타인의 논증은 대단히 전문적이지만 대충 이렇게 진행된다.
(1) 단어는 그것이 실제 사용되는 방식과 떨어져서는 의미를 가질 수 없다. 그리고 설령
(2) "내 용법이 남들의 용법과 일치하는가 아닌가 하는 의문은 해결 가망이 없는 문제라서 포기한다"고 해도, 여전히
(3) 단어가 나 자신에게만이라도 유의미하게 사용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그것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고, 이때
(4) ‘올바르게‘는 ‘나 자신의 정의와 일관되게‘라는 뜻이다(즉, 내가 한번은 나무를 나무를 뜻하는 단어로 쓰고 다음번에는 마음을 바꿔서 나무를 골프공을 뜻하는 단어로쓰고 또 다음번에는 나무를 특정 브랜드의 고칼로리 완제품 과자를 뜻하는 단어로 쓴다면, 내 작은 유아론적 세상에서조차 나무는 어떤 ‘뜻‘도 갖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5) ‘나 자신의 정의에 맞게 일관되게 사용한다"는 이 기준이 충족되려면, 어느 한 언어 사용자와는 무관하게 (이 경우에는 나와 무관하게) 그 외부에 특정 규칙이 존재해야만 한다. 외부 규칙이 없다면, "나는 나무라는 단어를 나 자신의 정의에 맞게 일관되게 쓰고 있다"라는 진술과 "나는 내가 나무라는 단어를 나 자신의 정의에 맞게 일관되게 쓰고 있다는 인상을 품고 있다"라는 진술 사이에 아무 차이가 없게 된다. 비트겐슈타인은 이 점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그렇다면 내가 [사적으로 정의한] 단어를 일관되게 쓰고 있는지 아닌지는 어떻218 - P218

게 확인할까? 내가 그것을 실제로 일관되게 쓰는 것과 내가 그러는 것처럼 내눈에 보이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을까? 아니면 그 구별마저 사라지는 것일까?
..만약 ‘올바르다‘와 ‘올바른 것처럼 보인다‘를 구별할 수 없다면, ‘올바름‘이라는 개념도 사라진다. 따라서 내 사적 언어의 ‘규칙들‘은 그저 규칙들이 있다는‘인상‘에 불과한 것이 된다. 하지만 내가 규칙을 따른다는 인상이 내게 있다고 해서 내가 실제 규칙을 따른다는 사실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내 인상이 정확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줄 무언가가 따로 있지 않는 한. "그리고 그 무언가가 또 다른인상일 수는 없다. 그것은 누군가 신문에 실린 기사가 참이라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확인시키기 위해서 신문을 여러 부 구입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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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sovereign)‘이란 ‘자주적인‘ ‘주권의‘ 정도의 뜻을 가진 영어 단어다. 소버린 AI는 국가가 스스로 AI 기술을 개발하고, 자기 나라의 필요와문화에 맞춰 운용할 수 있는 역량이자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한 국가가 자체 인프라와 데이터, 인력, 산업 역량을 활용해 AI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자신들의 제도와 문화, 역사,
가치관을 이해하는 AI를 자국 데이터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AI는 산업과 경제, 비즈니스,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군사와 안보 등 모든 영역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PC나 인터넷,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LLM 기반 생성형 AI 기술은 1~2개 국가의 소수 기업들에 집중돼 있다.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빅테크 기업과 앞선 연구 역량의 대학을 가진 미국이 선두이고, 막대한 인력과 자원, 데이터를 쏟아부을 수 있는 중국이 바짝 뒤쫓고 있다. 그외 모든 국가는 사실상 한참 뒤처져서 쫓아가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사회의 기반이 될 핵심 기술을 전적으로 1~2개 외국 기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 P12

차별점으로 ‘피지컬 AI(Physical Al)‘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언어모델 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차세대AI로 주목받는 ‘피지컬 AI‘를 국가 AI 전략의 핵심으로 설정했다.
피지컬 AI란 텍스트 중심의 언어모델 AI를 넘어, 현실 세계의 물리적 환경에서 데이터를 인지하고 상호작용하도록 설계된 AI를 말한다.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현실 세계에서 주변과 상호작용하며움직이는 존재를 만들려는 노력이다. AI가 디지털 영역을 넘어 현실 세계에서 물리적으로 주변을 인식하고, 상황을 이해하며, 복잡한 행동을 수행할 수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몸을 가진 AI 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다. SF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사람과 꼭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피지컬 AI는 AI 시장과 기술에 새로운 도약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 등 생물의 지능이 언어뿐 아니라 몸을 움직이고 세상을 감각하는 과정에서 얻는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는 인간과 같은 ‘일반인공지능(AGI)‘에 도달하기 위한필수 요건이라 할 수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 봐도 제조, 물류, 가사, 돌봄, 군사, 치안, 교통, 물류등 모든 분야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틱스타에 따르면, AI 로보틱스 시장은 2020년 약 50억 달러(약 7조 원)에서2030년 약 643억 달러(약 85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미 빅테크 기업들이 로봇과 피지컬 AI를 위한 AI 기술 개발에 나섰고, 정교한 휴머노이드로봇을 만드는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엔비디아 역시 피지컬 AI에 진심이다. 젠슨 황 CE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AI의 다음 프론티어는 피지컬 AI"라고 선언했다. 여기서 황 CEO가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과 ‘깐부‘를 먹고 치맥을함께한 이유가 나온다.  - P20

우선 ‘치매‘라는 용어부터 살펴보자. 치매는 사실 특정 질환명이 아니다. 뇌의 여러 기능이 저하돼 기억력, 판단력, 언어 능력 같은 인지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그 결과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를 통칭한다.
즉, 치매는 ‘증상군‘이지 하나의 원인 질환이 아니다. 열이 나는 것이 감기나독감, 장염 등 여러 감염병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듯, 치매 역시 여러 질환이 일으키는 결과를 묶은 이름이다. 이 때문에 치매를 일으키는 질환은 매우 다양하다.
그중 가장 흔한 형태가 바로 ‘알츠하이머병‘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 P47

혈관성60~70%를 차지한다. 1906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가처음 발견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쌓여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퇴행성 질환이다. 보통 65세 이후에 발생하며, 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 기억력 저하로 시작된다. 이후 언어 능력 저하, 판단력 상실, 그리고 결국에는 가족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단계로진행된다.
두 번째로 흔한 형태는 혈관성 치매로, 전체 치매 환자의 약 20~30%를 차지한다. 이름 그대로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혈류가 즐기고, 그 부위의 뇌세포가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알츠하이머병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것과 달리,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증상이 단계적으로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혈관 질환이 주요 위험 요인이다. 인지 기능 저하 외에도 손상된 부위에 따라마비, 언어 장애, 보행 장애 같은 신체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루이소체 치매, 전측두엽 치매, 파킨슨병 치매 등 다양한 유형의 치매가 있다. 루이소체 치매는 환각, 수면장애 등이 특징이며, 전측두엽 치매는 비교적 젊은 40~60대에 발병해 성격 변화나 충동 조절 장애가 두드러진다. 예컨대 알츠하이머성 변화와 혈관성 손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처럼 치매는 단일한 질병이 아니라, 서로 다른 원인과 양상을 지닌 질환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다. 따라서 치료와 예방법 욕시 한 가지 공식을 적용할 수 없으며, 정확한 원인 진단이 치매 연구의 출발점이 된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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