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계속 오르면, 사람들은 다가올 미래를 신뢰하지않는다. 즉, 지금 1달러의 가치는 내년에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떨어지게 마련이다. 나는 이런 논의를 토대로 ‘부크홀츠 가설 Buchholz Hypothesis‘이라고 하는 한 가지 가설을 세웠다. 이것은 금리가 오르면 미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범죄 발생 건수가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대공황 기간 동안 명목 금리가 떨어졌는데, 이것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범죄율이 왜 떨어졌는지 그 미스터리를 설명해준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내내 금리가 꾸준히 상승했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 당시에 범죄율도 덩달아 상승했다. 특히 금리가 가장 많이 올랐던 1980년에 폭력 범죄 역시 최고조를 보였다. 그리고 잠시 주춤하던 금리가 1980년대 후반 다시 오르자 범죄율 역시 같이 상승했다. 1990년대, 금리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폭력적인 범죄 역시 발생 건수가 줄어들었는데, 이 당시 범죄율과 금리는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물론 금리가 범죄율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 인구 통계, 경찰 업무, 실형률punishment rates 등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사회가 잠재적인 범죄자들에게 내일은 중요치 않다는 신호를 보낼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람들이 범죄를 통해 당장의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것도 어찌 보면 전혀 이상할 것도 없다. - P389

한 가지 더 예를 들어보자. 마약 밀매 문제를 연구 조사하는 경제학자들은 이런 불법 행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잘못된 정부 정책을 비판한다. 지난 20년 동안, 연방 정부는 마약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 같은 작물을 강제로 불태우고, 국경 검문검색 강화를 통해 마약 공급을 근절하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다. 비록 마약단속국Drug EnforcementAdministration 이 매년 수 톤에 달하는 마약을 단속해 압수하고 있지만, 여러 이유에서 공급 측면에 초점을 둔 단속은 별로 효과적인 것 같지 않다.
첫째, 코카인 같은 마약은 세계 도처에서 쉽게 재배가 가능한 식물들에서 추출된다. 따라서 재배 지역을 모두 불태우거나 감시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둘째, 도심 뒷골목에서 거래되는 코카인의 가격은 국경을 몰래 통과하는 비용의 10배를 상회한다. 이미 마약은 시장에서 높은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정부가 가격 상승을 통해 수요를 떨어뜨릴 목적에서 마이애미 항구의 검문검색을 강화한다고 한들 시카고 뒷골목에서 은밀히 거래되는 코카인의 가격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 셋째, 비록 단속 강화 또는 재배 지역을 불태우는 등의 조치로 인해 암흑가에서 비밀리에 거래되는 마약의 가격이 상승할 수도 있지만, 마약 상습 복용자나 중독자는 사실 가격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앨프리드 마셜의 용어를 빌려 표현하면, 이들은 비탄력적인 수요 행태를 보인다. 오히려 마약의 가격이 오르면 그들은 마약을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버젓이 강도짓을 일삼을 수도 있다. 특히 갓 마약에 맛을 들인 복용자는 높은 마약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또는 최소한 비기기라도 하기 위해 연방 정부와 주 정부는 공급 측면보다는 수요 측면에 초점을 두어야한다. 이것은 마약 상습복용자들에게 단죄를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그들은 마약 가격에는 크게 상관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감옥에서 보낼 지루한 나날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 P390

경제학이 다루는 분야는 가격, 이윤, 지대, 비용 등에 한정되지 않는다. 법, 도덕, 유행, 철학 등도 모두 경제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들 분야는 경제학을 뒷받침할 수도 있고, 또는 그것의 정체성에 손상을 줄수도 있다. 소스타인 베블런과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경제학의 정의 또는 범위를 확장했고, 동료들이 더 넓은 사회 현상에 눈을 뜨도록 촉구했다. 경제학은 앨프리드 마셜이 생각했던 것만큼 쉬운 학문이 아니다 - P397

케인스주의자 Keynesian 란 어떤 사람을 의미할까? 다음 두 가지 기본명제를 따르는 사람을 말한다.
1. 민간 경제 private economy 는 완전 고용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2. 정부 지출은 경제를 자극해 완전 고용과 불완전 고용의 틈을 메울수 있다. - P402

그렇다면 정통파 바보 멍청이들이 세이의 법칙에서 간과한 것은 무엇일까? 그들은 세이의 법칙에서 가정하는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제의 주기적인 흐름에서 뭔가 중요한 누수가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그들은 가계저축을 간과했다. 그렇다면 왜 가계 저축이 중요한가? 세이의 법칙대로라면, 상품 생산은 생산자와 공급업자에게 소득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생산자와 공급업자, 즉 소비자들은 이렇게 벌어들인 소득을 그 상품을 구입하는 데 모두 지출한다.
그런데 그들이 벌어들인 소득의 일부를 지출하지 않고 저축한다면? 생산된 상품은 전부 판매되지 않고 창고에 쌓여갈 것이다. 케인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 P416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고전파 경제학에 대해 양면 공격을 시작했다.
첫째, 그는 저축과 투자가 자동적으로 연결된다고 보지 않았다. 가계와 기업은 완전히 다른 이유에서 저축하고 투자한다. 가계는 습관적으로또는 자동차 구입이나 노후 대비 같은 특별한 목적을 위해 저축할 것이다. 반면 기업은 정치 상황, 확신, 기술, 환율, 또는 어느 팀이 프로야구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지에 따라 투자 계획을 바꿀 것이다. 이렇게 저축과 투자 목적이 다른 가계와 기업이 이자율 하나로 서로 조화를 이루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만일 가계 저축이 기업의 투자를 초과하면, 상품의 공급과잉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기업은 이에 맞서 우선적으로 종업원들을 해고할 것이다. 그 결과 소비는 더욱 위축된다. 1997년과 1998년에 일본의 가계는 중앙은행이 단기 대출 금리를 0.5퍼센트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출을 줄였다. 소득이 줄어들면, 저축은 투자 수준에 맞춰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완전 고용 상태에서는 반드시 그렇게 되지 않는다. - P419

둘째, 케인스는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임금과 물가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물가가 상품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항상적정 수준에서 오르락내리락 할 것이라고 말하는 정치가들이 있다면,

 이것이 케인스의 유효수요이론이다. 유효수요란 실제로 물건을 살 수 있는 돈을 갖고 물건을 구매하려는 욕구, 즉 확실한 구매력이 뒷받침되는 수요를 말한다. 반대로, 구매력에관계없이 물건을 구입하고자 하는 것을 절대적 수요라고 한다. 또, 돈이 있어도 물자 통제때문에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없다거나 가격이 비싸서 손을 댈 수 없지만 가격이 내려가면 구매하겠다거나, 소득이 증가하면 구매하겠다는 등 어떤 사정으로 표면에 나타나지 않은수요를 잠재 수요라 한다. 케인스의 유효수요이론은 그의 고용 이론의 기본으로 다음과같다. 첫째, 총고용량은 총유효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실업은 총유효수요의 부족 때문이다. 둘째, 고용이 증가하면 소득이 증가하고,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도 증가하지만 소비가 증가하는 액은 소득이 증가하는 액보다 적다. 그러므로 고용의 증가를 유지하는 데 충분한수요를 갖기 위해서는 소득과 그 소득에서 지출되는 소비와의 차액을 메우기 위한 신(투자의 증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P421

그럼, 모델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완전 고용에 도달한 건강한 경제를 달성하려면, 가계는 충분히 소비해야 하고, 기업은 상품의 생산과 판매가 균형을 이루도록 충분히 투자를 해야 한다. 만약 사람들이 소득의 전부를 소비한다면(이 경우 한계소비성향MPC=1이 된다), 세이의 법칙에 의해 경제는 완전 고용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소득의 일부를 저축하기 때문에 기업 투자가 이 부족한 부분을 메워야 한다. 이론적으로 볼 때, 사람들이 저축한 만큼 소비는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생산이 판매를 초과할 것이고, 재고가 늘어날 것이며, 결국 고용주들은 종업원들을 해고할 것이다. 저축이 경기 침체의 주범으로 몰리는 순간이다. - P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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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자리는 내리깔고 있던 눈썹을 천천히 치켜올리며, 페추코프를 바라본다. 그가 평소에 파이프를 애용하는 것은 담배꽁초를 달라고 자꾸 귀찮게 구는 녀석들 때문이었다. 그는 담배가 아까워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상념이 중단되는 것을 싫어했던것이다. 담배를 피우게 되면 어떤 상념이 떠오르고 떠오른 상념을 통해 무엇인가를 발견하려 한 때문이었다. 그런데 궐련을 피워물면, 불을 당기는 순간부터 <마지막 한 모금만 남겨주게> 하는 주위의 게걸스런 시선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체자리가 슈호프에게 돌아서며 말했다.
「이반 데니소비치! 자, 한 모금 피우게!」그는 이렇게 말하고, 호박으로 만든 짧은 물부리에서 엄지손가락으로 꽁초를 뽑아들었다.
슈호프는 약간 당황한 채(물론, 제자리가 먼저 권하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상대방이 이렇게 말하자 약간 당황했다), 감사하다는 손짓을 얼른 하고는, 한 손으로 그것을 받아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행여나 땅에 떨어질까 봐 받치면서 받아들었다. 체자리가 물부리째 주지 않았다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모든 사람의 입이 깨끗하다고는 할 수없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거의 꽁초만 남은 담배를 들고 있어도 뜨거운 줄 모르는 자신의 손을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중요한 것은 체자리가 늑대 페추코프를 무시하고 자신에게 꽁초를주었다는 사실이고 담뱃불에 입이 타기 전까지의 그 짧은 순간동안, 담배 연기를 삼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삑- 삑- 삑담배 연기를 빨아들이자, 굶주린 온몸 전체로 담배 연기가 퍼져나간다. 머리와 발끝까지, 구석구석 뻗어나간다.
- P40

그러나 죄수들은 생각조차 자유롭지가 못하다. 그 생각이라는 것이 언제나 제자리에서 뱅뱅 돌게 마련이다. 누군가 매트속에 감춰둔 빵조각을 뒤지지는 않을까? 저녁에 의무실에 가서 작업 면제를 받을 방법이 없을까? 중령을 기어이 영창에 집어넣을까, 아니면 용서를 해줄까? 체자리는 도대체 어디서 그 하얗고 포근한 셔츠를 손에 넣었을까? 틀림없이 사물보관소에 뇌물을 집어주고 얻은 것이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디에서 그걸손에 넣을 수 있단 말인가?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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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셜은 ‘수요 법칙 Law of demand‘을 발표했다. 즉, "판매되는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가격은 낮아져야 한다. (•••)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감소한다."
물론, 마셜은 수요를 결정하는 것은 가격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다. 그는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다른 요인들을 지적했고, 다만 분석을 위해 이것들을 세테리스 파리부스의 울타리 안에 가둬놓았다. 이런 요인들 가운데 그가 가장 비중 있게 다룬 것들은 (1) 소비자의 기호, 관습, 그리고 선호, (2) 소비자의 소득, (3) 경쟁 상품의 가격 등이었다. - P326

소비자가 여러 상품에 각각 1달러를 지출하면서 각각 얻게 될 한계효용을 비교하듯이, 생산자는 자본, 즉 기계류에 1달러를 지출할 경우 얻게 될 한계효용과 노동에 1달러를 지출할 경우 얻게 될 한계효용을 각각 비교한다. 새로운 기계 구입에 지출한 1달러가 노동자를 추가로 고용하는 데 들어간 1달러보다 더 많은 것을 생산한다면, 경영자는 기꺼이 기계류에 투자하고 노동력은 줄일 것이다. 한계효용이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자본으로부터 얻는 한계 수확marginal return 과 노동으로부터 얻는 한계 수확은 같아진다. - P328

또한 마셜은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설을 반박했다. 앞서 마르크스를 이야기하며 잠깐 언급했던 이야기인데, 여기에서 이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다뤄보자. 우선 그는 인간은 물질을 창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즉, 인간은 기존에 존재하는 물질을 재배열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더 많은 만족을 줄 수 있을 뿐이다.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돈을 나눠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만족을 분배한다. 그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기다림에 대한 보상이다. 즉,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돈을 오늘 먹고, 입고, 자고, 마시고 싶은 것에 쓰면서 쾌락을즐길 수도 있지만 참고 또 참는 것이다.  - P330

예를 들어, 어떤 한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자 사람들이 그 상품에 대한 소비를 줄였다고 한다면, 그 상품에 대한 소비는 탄력적이라고 말할수 있다. 반대로 가격이 상승했는데도 소비가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었다면, 그 상품에 대한 소비는 비탄력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좀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탄력성은 수요에 대한 변화율을 가격에 대한 변화율로 나눈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한 상품의 가격이 10퍼센트 변하자 소비가 11퍼센트 변했다면, 그 상품에 대한 수요는 탄력적인 것이다. 만일 같은 가격 조건에서 소비가 1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했다면, 그 상품에 대한 수요는 비탄력적인 것이 된다. 한편, 같은 가격 조건에서 소비가 똑같이 10퍼센트 변했다면, 그 상품에 대한 수요는 ‘단위 비탄력적 unit-inelastic‘이라고 말한다. 만약 수요가 매우 탄력적이라면, 수요 곡선은 거의 수평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가격 변화에 따라 쉽게 소비를 조절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수요가 매우비탄력적이라면, 수요 곡선은 거의 수직을 그릴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가격에 상관없이 평소 소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 P333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수도와 전기처럼 공익사업의 성격을 띠는 분야의 독점은 규제되어야 한다는 마셜을 충고를 받아들인다. 이런 분야의 독점은 ‘자연 독점 natural monopolies‘ 이고, 이런 경우 여러 수도 공급 업체가 같은 도로에 경쟁적으로 수도관을 매설하는 것은 공익 차원에서 볼때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마셜은 그런 자연적 독점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거나 적어도 적정 이윤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P334

그렇다면, 탄력성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장 분명한 것은 대체재 substitutes 의 존재 여부다. 
두 번째, 대체재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수요는 그만큼 더 탄력적일 수 있다. 1973년 가을에서 1974년 겨울까지 제1차 오일 쇼크 기간 동안 휘발유 가격은 45퍼센트 정도 상승했다. 그리고 그해 휘발유 수요는 8퍼센트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로부터몇 년 뒤, 제2차 오일 쇼크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들은 제1차 오일 쇼크때와 달리 훨씬 더 탄력적으로 대응했다. 그들은 연비가 좋은 좀 더 작은 차량을 구입했고,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했으며, 그리고 주택 냉난방을 위해 단열재 등으로 주택을 개량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내부에 비치했던 베개, 담요, 잡지 등을 치워 기체를 가볍게 유지했다. 그 외에도 기내식과 음료, 그리고 한 번에 주입하는 연료의 양을 줄였으며, 기체 외부에 칠하는 페인트도 얇게 칠했다.
탄력성의 정도를 결정하는 세 번째 요인은 어떤 상품이 가계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만일 어떤 상품이 가계 예산에서 별다른 비중을 차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가격 변동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 P335

 경제학자들은 이자율을 명목 이자율nominal interest rates 과 실질 이자율real interest rates로 구분한다. 명목 이자율은 보통 은행 벽면에 고시되어 있는 대출 금리를 말한다. 실질이자율은 명목이자율에서 물가상승률the rate of inflation 을 감한수치를 말한다. 즉, 은행의 대출 금리가 10퍼센트이고, 물가상승률이 7퍼센트라면, 실질이자율은 3퍼센트가 된다. - P339

이런 신고전파 경제학 모델이 갖고 있는 오류는 무엇인가? 개인은 하나의 독립적인 구슬이 아니다. 각각의 구슬은 어디로 굴러갈지 결정하기 전에 다른 구슬을 이미 바라보고 있다. 일부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들과 반(反) 사회적인 인물들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은 다른사람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 허세를 부리거나 적어도 남들이 집안에서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궁금해 한다. 어떤 한 상품이 갖는 효용에 대한 개개인의 평가는 이웃들이 그 상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지도 한 몫 한다. - P351

 라이벤스타인은 이 논문에서 어떤 한 상품의 가격이 떨어지면 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는 통상적인 마셜의 수요 법칙은 그대로 따랐다. 그러나 일부 상품, 즉 ‘베블런재Veblen goods (앞서 언급한 벤츠 같은 과시적 소비가 적용되는 상품)는 소비자의 수요가 상품의 효용뿐만 아니라 그 소비자가 다른 소비자가 기꺼이 지불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격, 즉 예상되는 현시적 가격 expected conspi-cuous price 에 의해 결정된다.  - P356

제조업자들은 부러움과 동료 압력 peer pressure (동료 집단에서 가해지는 사회적 압력)이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안다.  베블린과 그의 제자들에 따르면, 경영자는 어떤 상품의 효용을 높이기보다는 예상되는 현시적 가격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제도주의자들은 이것은 싸구려 상품을 마치 고가의 명품인 것처럼 과대 포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도(商道)에 어긋나는 행위일 뿐만아니라 시간과 재능의 낭비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것은 자연적 욕구 natural drive 를 악용하는 행태이기도 하다. 카를 마르크스와 마찬가지로 베블런은 인간이 창조적 욕구, 다시 말해 인간이 솜씨나 기량을 뽐내고 싶어 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시적 여가와 현시적 소비가 사회에 파고들면서 이런 창조적 욕구가 사라지고 있다. - P357

이에 갤브레이스가 발끈한다. 그리고 뜬금없이 필요needs‘와 ‘욕구wants‘는 구분해야 한다며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다. 우선, 당신은 옥수수 식빵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욕구할 뿐이다. 모든 필요는 우리 내부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욕구는 그렇지 않다. 욕구는 외부에서 올 수도 있다. 옥수수 식빵을 소비하는 것, 즉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의 내부에서 비롯하는 자연적인 욕구 natural derive 가 아니다. 당신은 단지 식빵을 원할 뿐이고, 사실 욕구는 필요보다 덜 중요하다. 둘째, 갤브레이스는 당신이 옥수수 식빵에 대한 당신의 욕구를 스스로 결정했다는것을 부정한다. 그것은 착각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옥수수 식빵을 욕구하도록 또는 선택하도록 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뉴욕의 광고회사들이 몰려 있는 매디슨 애비뉴의 광고업자들이다. 그들이 광고를 통해 당신이 옥수수 식빵을 구매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광고와 판매 정책은
"스스로 뭔가를 결정하고자 하는 욕구라는 관념과 양립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 둘의 핵심 기능은 욕구를 창조하는 것, 즉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욕구를 새롭게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366

갤브레이스는 자신이 마셜의 ‘한계효용과 수요 법칙marginal utility of demand‘을 멋지게 타파했다고 생각했다. 시장은 어떤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진정한 수요를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진정한 수요는 심적인 것이다. 다시 말해, 시장은 광고업자들이 소비자들에게 인위적으로심어주는 욕구만 읽을 수 있을 뿐 그들의 주관적인 심리는 읽을 수 없다. 갤브레이스는 이것을 의존 효과dependence effect‘라 불렀다.
물론 갤브레이스는 이렇게 단언만 하고 끝내지는 않았다. 그는 이것에서 다음과 같은 그럴듯한 결론을 도출해냈다. 기업들은 욕구에 투자하고 그것을 주입한다. 그러나 욕구는 그렇게 절박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사적 소비를 제한하고 자원을 공공시설을 늘리고 개선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갤브레이스는 도로 하나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공원과 슬럼가를 유유자적 활주하는 고가의 리무진들을 공공연히 비난하면서 미국의 공공 부문은 쇠락해 가고 있는 데 반해 역겨운 냄새가 물씬 풍기는 사적 부문은 나날이 번성해 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인들은 사실 이런 공공 부문과 사적 부문의 불균형을 원하지 않는다. 기업들이 그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이다. - P367

우선, 소비재에 대한 판매를 금지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 강압적인 조치다. 따라서 갤브레이스는 기업들로 하여금 소비재에 대한 광고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런 충고를 받아들인 정치 지도자들은 소비자들에게 돈을 좀 더 현명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것을 촉구할 수 있다. 국민들에게 가지고 있는 부를 개인적인목적이 아닌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써달라고 부탁하거나 설득할 수 있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설득은 모든 중요한 욕구, 즉 필요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비롯한다는 갤브레이스 자신의 원칙과 모순된다! 좀 더 신중하게 소비하고 공익을 위해 더 많을 돈을 쓰라고 하는 것은 정치 지도자들이 새롭게 ‘외부에서 고안된‘, ‘절박하지 않는 욕구를 소비자들에게 주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치가들이 하든, 세일즈맨들이 하든, 광고는 똑같은 광고일 뿐이다. - P370

 핸드 판사는 세가지 요인, 사고 발생의 가능성(P), 사고로 인한 손해 또는 손실의 정도(L), 사고 예방을 위한 비용(C)을 구분했다. 이 구분에 근거해 그는 사고에 따른 손해 또는 손실 비용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드는 비용을 초과하면 피고는 과실 혐의가 인정된다는 결과를 도출한다. 이것을 수학 공식으로 나타내면, PL> C이면 피고는 과실 책임이 있다.
슈퍼마켓에서 어떤 사람이 바닥에 버려진 바나나 껍질을 밟고 미끄러져 넘어질 확률이 20퍼센트라고 하자. 그리고 이때 입은 상해가 병원비, 결근에 따른 손해, 일상생활에서 오는 불편 등을 고려해 2만 달러라고 하자. 따라서 PL은 4,000달러(0.2×20,000= 4,000)가 된다. 만일 슈퍼마켓이 4,000달러 이하로 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면, 슈퍼마켓은 분명한 과실 책임이 있다. 사실, 3달러짜리 빗자루 하나만 있었어도 이런 사고는 미리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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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주요 관심은, 비록 그 결과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지만 늘 변화하고 발전하려고 하는 인간 그 자체다. 단편적이고 정적인 가설들은 동적이고 생물학적인 개념들을 일시적으로 보조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기초만 놓고 따져본다고 해도, 경제학의 핵심 관념은 생동하는 힘과 운동에 대한 것일 수밖에 없다. - 알프레드 마샬 - P308

마셜은 각각의 특별한 경향들과 그것들이 각각 작용하는 시간대를구분하고자 했다. 시간은 "경제적 문제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다.
(.…) 그리고 그것은 불가피하게 제한된 능력을 가진 인간이 차근차근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만든다. 따라서 우선 복잡해 보이는 문제를 하나둘 쪼개보고, 한 번에 하나씩 면밀히 살펴본 다음, 그 과정에서 얻은 해결책들을 문제 전체에 대한 완전한 해결책을 얻기 위해 통합해야 한다." 이런 분석 방법에 기초해 마셜은 한 가지 독창적인 분석 체계를 고안했다. 그는 다른 모든 요인들은 ‘울타리 pound‘에 가둬놓고 각각의 요인들을 하나씩 차례대로 끄집어내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 울타리를 ‘다른 조건이 같다면‘을 의미하는 라틴어 ‘세테리스 파리부스ceteris paribus‘라 불렀다. 즉, "다른 경향들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런 경향들이 미치는 예상치 못한 영향들은 잠시 동안 무시한다. 문제가 좁혀지면 좁혀질수록, 그것을 좀 더 정확하게 다룰 수 있는 개연성은 그만큼 커진다."  - P313

마셜은 규모에 따른 수확 체중의 원인으로 두 가지, 즉 내부 경제internal economies 와 외부 경제 external economies 를 거론했다. 내부 경제는 노동분업, 공급물품의 대량구매, 소규모 기업들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최첨단 장비의 도입 등에서 비롯한다. 호화스럽기는 하지만크기는 작은 요트들에 부자들을 태워 대서양을 횡단하는 ‘철수 여객 운송 회사‘가 있다고 하자.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요트들을 관리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고객 1인당 3,000달러다. 만일 이 회사가 정기 이용 고객 1,000명을 확보할 수 있다면, 작은 요트들 대신 ‘퀸 메리2세호‘ 같은 초호화 여객선을 도입해서 한 번에 실어 나를 수도 있을것이다. 이때 소요되는 비용은 고객 1인당 이전보다 저렴한 2,000달러다. 따라서 철수 여객 운송 회사가 초호화 여객선을 도입해 한 번에 더 많은 승객들을 실어 나를 수 있다면, 작은 요트들을 버리고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회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회사의 규모를 무작정 확장할 수는 없다. 그럴 경우 관리 문제라든가 마케팅 문제 때문에 다른 곳에서 비용이 상승할 것이다.
초기에 화물 해상 운송 사업은 대량의 화물을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각광을 받기는 했지만, 적재나 하역에 많은 시간이걸렸기 때문에 다소 비효율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지난 40년 동안 완전히 바뀌었다. 1950년대만 하더라도 화물선이 항구에 들어오면, 배의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형 화물선의 경우 보통 짐을부리는 데 100여 명의 하역 인부들을 동원해 1주일가량 소요됐다. 지금은 거의 모든 화물이 컨테이너 단위로 적재되기 때문에 크레인을 조종할 수 있는 항만 노동자 7명만 있으면, 아무리 대형 화물선이라고 하더라도, 하루 만에 하역을 끝낼 수 있다. 이렇게 하역된 컨테이너는 배에서 열차나 트럭에 바로 실려 목적지까지 운반된다. 이런 운송 혁명으로인해 물류비용이 크게 낮아지면서, 미국인들은 피지에서 생수를 수입해 먹을 수 있게 됐다. - P317

한편, 외부 경제는 특정 기업 외부에서 발생하는 요인들에서 비롯한다. 만일 어떤 산업이 특정 지역에 밀집되는 경향이 있다면, 그 지역은이 산업에 숙련 노동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노동시장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지역의 기업들은 기계나 연료 등 필요한 물건들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연관 산업들이 등장하면서 기업 운영에 탄력을 받게 된다.
기계의 발명과 개량이 작업 공정이나 사업 전반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은 분명하다. 만일 어떤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토대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결합하고, 이것이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원천이 된다. 그리고 이내 주위에서 생산에 필요한 원료와 기계를 공급하고, 생산된 제품의 운송을 담당하며, 그 외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에 도움을 주는 연관 산업들이 등장한다.  - P318

만일 마셜의 수확 체중 법칙이 옳다면, 큰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될것이다. 그런데 정말 큰 것이 아름답다면, 경쟁이라는 것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규모 기업이 항상 소규모 기업을 집어삼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만일 ‘철수 여객 운송‘이 작은요트들로 사업을 계속 고집한다면, 머지않아 커나드Cunard (퀸 메리 2호를 보유한 영국의 선박 해운 회사)에 흡수될 것이다. 그리고 독점이 각 산업을 지배할 것이다. 누구보다 앞장서 경쟁을 옹호했던 마셜은 이런 이론적 모순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물론 그는 간단히 이 모순을 극복했다. 마셜은 기업들이 영원히 생존할 수 있다고 보지 않았다. 그의 경제생물학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즉, 그는 여기에서 다시 생물학에 의지해 유기적 은유 organic metaphor를 빌려다 쓴다. 기업가들은 신생 기업을 잉태하고 낳을 것이다. 그리고 이 기업에 양분을 공급하고, 때에 따라 어르고 달래 성인으로 키운다. 그러나 얼마 뒤에 이들 기업가들은 늙어 죽는다. 이들의 대를 잇는 관리자들은 흔히 그렇듯이 전임자들보다 능력이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다른 기업가들이 낳은 새로운 기업들이 이 기업의 경쟁 업체로 성장할 것이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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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기술도 타자를 향한 존재의 두께를 더욱 줄여놓는다. 가상공간에서는 타자성과 타자의 저항성이 부족해진다. 가상공간에서 자아는 사실상 "현실원리"
없이, 다시 말해 타자의 원리와 저항의 원리에 구애받지 않고움직일 수 있다. 가상현실 속의 상상적 공간에서 나르시스적주체가 마주하는 것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다. 실재가 무엇보다도 그 저항성을 통해 존재감을 가진다면, 가상화와 디지털화의 과정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그러한 실재를 지워나간다. 실재는 두 가지 의미에서 우리를 붙잡는다. 즉 일을 중단시키고 저항하여 우리의 발목을 잡을 뿐만 아니라 기댈 수 있는 받침대로서 우리를 잡아주는 것이다. - P95

성과주체는 외적인 지배기구에서 자유로우며 그것에 의해 노동을 강요당하지도, 착취의 희생자가 되지도 않는다. 성과주체는 오직 자기 자신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않는다. 하지만 외적 지배기구의 소멸은 강제구조의 제거로 이어지지 않고, 다만 자유와 강제의 통합을 가져올 뿐이다. 성과주체는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자유로운 강제에 몸을 맡긴다. 그렇게 그는 자신을 착취한다. 자기 착취는 기만적인 자유의 느낌을 동반하는 한에서 타자에 의한 착취보다 효율적이다.
착취자는 동시에 피착취자이기도 하다. 착취는 지배 없이 관철된다. 여기에서 자기 착취의 효율성이 생겨난다. 자본주의시스템은 더욱 가속화된 발전을 위해 타자에 의한 착취에서자기 착취로 전환한다. 이러한 역설적 자유로 인해 성과주체는 가해자이자 희생자이며 주인이자 노예가 된다. 자유와 폭력이 하나가 된다. 자기 자신의 주권자, 호모 리베르를 자처하는 성과주체는 호모 사케르임이 밝혀진다. 성과사회의 주권자는 자기 자신의 호모 사케르인 것이다. 성과사회에서도 주권자가 호모 사케르를 낳고 호모 사케르가 주권자를 낳는 역설적 논리가 성립한다. - P109

성과사회의 호모 사케르는 절대로 죽일수 없다는 점에서 주권사회의 호모 사케르와 구별되는 또 하나의 특징을 지닌다. 이들의 생명은 완전히 죽지 않은 자들Untote의 생명과 비슷하다. 그들은 죽을 수 있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살 수 있기에는 너무 죽어 있는 것이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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