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난 소리를 할 만한 처지가 아니지만." 그는 말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항상 한 가지 룰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요."
"룰?"
"형태가 있는 것과 형태가 없는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면 형태가 없는 것을 택하라. 그것이 나의 룰이에요. 벽에 부딪혔을 때는 항상 그 룰에 따라 행동했고, 긴 안목르로 보면 그게 좋은 결과를 낳았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몹시 힘들었어도." - P30

"설명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았어." 그는 가로막듯이 말했다.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좀 이해해줬으면 했던 것 같아. 특히누나는."
누나는 말이 없었다.
그가 말했다. "주위 사람들의 기분 같은 거, 그 무렵의 나는 전혀 생각할 수도 없었어. 그런 것까지 생각할 여유는 도저히 없었으니까."
당시의 일을 떠올리자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는 겨우겨우 그것을 제어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짧은 기간에 내 인생이 확 바뀐 거야. 거기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죽을힘을 다해 매달리는 것만으로도 너무 버거웠어. 진짜로 겁이 나고 두려워서 견딜 수 없었어. 그런 때에 남들에게 설명 같은건 못 해, 이 세계에서 뚝 떨어져나가는 느낌이었으니까. 그래서그냥 이해해줬으면 했어. 그리고 단단히 끌어안아줬으면 했어. 이론이니 설명이니, 그런 건 다 빼버리고 하지만 어느 누구도....." - P37

이십 일 동안의 기억 소멸.
나는 연필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 의자에서 몸을 크게 젖혀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천장 보드에는 드문드문 불규칙한 무늬가 찍혀있어서 실눈을 뜨고 지그시 쳐다보면 천체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는 그 가공의 별이 뜬 하늘을 올려다보며 건강을 위해 다시 끽연가가 되어볼까 하고 생각했다. 머릿속에는 계단을 오르내리는하이힐 소리가 아직도 희미하게 울리고 있었다.
"구루미자와 씨." 나는 천장 한 귀퉁이를 향해 소리내어 인사말을 건넸다. "현실 세계에 잘 돌아오셨습니다. 불안신경증의 어머님과 아이스피크 같은 하이힐의 부인과 메릴린치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삼각형의 세계에."
나는 다시 어딘가 또 다른 장소에서 문인지 우산인지 도넛인지코끼리인지의 모양을 한 것을 찾아다니리라. 어디가 됐든 그것이 발견될 것 같은 장소에서.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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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성은 상대적 개념이다. 태즈메이니아 섬에서는 5,000마리의 주머니늑대가 충분히 큰 개체군이지만, 북아메리카에서는 500만 마리의 나그네비둘기가 희귀한 개체군이 될 수 있다. 왜 그럴까? 종마다 사회적구조와 생태학적 상관관계가 서로 달라 개체군 안정의 문턱도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나그네비둘기는 독특한 사회적, 생태학적 특징 때문에개체군 안정의 문턱이 예외적으로 아주 높았다. 그런데 사람들이 나그네비둘기를 대량으로 잡아 죽여 개체수가 문턱 아래로 내려가자, 그 다음에는 멸종의 역학이 미묘하고도 복잡하게 작용하기 시작했다. - P423

큰 무리를 지어 사는 것은 야생 포식자들의 공격을 막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사람들의 공격에는 오히려 약점이 되었다. 나그네비둘기는 사회적 응집 본능이 너무 강해 수천 마리가 옆에서 죽어가더라도 도망가려 하지 않았다. 대량 학살은 남북전쟁 직후에 절정에 이르렀다. 전문 사냥꾼들이 집단으로 나그네비둘기 떼를 사냥했다. 사냥꾼들은 전신과 철도의 도움도 받았는데, 전신은 둥지를 튼 상소를 알려주었고, 철도는 잡은 고기를 빨리 수송해주었다. 현지 주민도 남자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나그네비둘기를 잡는 데 달려들었다. 그들은 나그네비둘기를 과수위에서 사과를 따듯이 잡았으며, 땅바닥에는 수백 마리의 시체가 썩어갔다. 그러한 조직적이고 손쉬운 학살은 ‘사냥‘이라고 부르기도 부적절해 보였다. 동물에게 쓰기에는 다소 완곡한 표현처럼 보이지만 ‘추수‘라고 부르는 게 더 적절해 보였다. 추수에는 총뿐만 아니라 그물, 덫, 황 훈증, 몽둥이, 긴 작대기도 동원되었다. 매사추세츠주의 한 가족은 작대기로 둥지에 있는 새들을 때리는 방법으로 하룻밤 사이에 1,200마리를 죽였다. 어떤 덫은 한 번에 1,000마리를 잡기도 했다. 잡은 비둘기는소금에 절이거나 얼음으로 덮어 통에 담은 뒤 동부 도시들로 보냈는데,
마리당 단돈 1 니켈(5센트)에 팔려나갔다. 공급 과잉이 일어날 때에는 가격이 더 떨어져 공짜로 주거나 돼지에게 먹이기도 했다. - P426

핼리데이는 이론생태학 방법 (그래프와 가상의 곡선, 그리고 ‘임계 군집 크기‘와 ‘임계 새끼 성장 비율‘ 같은 용어)을 사용해 개체군 붕괴를 설명하려고 시도했다. 그는 나그네비둘기가 큰 무리를 지어 살아가도록 진화했기때문에, 많은 수가 무리를 지어 살아가지 않으면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그네비둘기는 먹이를 찾거나 천적의 공격을 막아내려면수백만 개의 눈이 필요하다. 알이 부화하고, 새끼가 깃털이 나 날 수 있을 때까지 성장하려면, 수많은 개체가 모여 자궁 역할을 해주는 보호가필요하다. 무리의 크기가 문턱 아래로 떨어지면, 먹이를 찾는 비행은 비생산적이 되고, 짝짓기를 하고 둥지를 만드는 리듬도 깨진다. 그러면 무리는 자력으로 살아갈 능력을 잃게 되고, 종 전체가 붕괴하기 시작한다.
핼리데이는 말했다. "사회적 요인, 즉 군집의 크기와 생식적 성공은 그런방식으로 상호 연관돼 있어서, 좋은 겉보기에는 상당히 흔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번식률은 사망률을 상쇄할 만큼 충분하지 않게 된다." - P430

그렇지만 하와이 제도는 고립 수준이 아주 높고, 지난 1000만 년 동안고립 상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외부 침입자가 일으키는 혼란에 매우취약하다. 최초로 정착한 사람들은 폴리네시아 인으로, 500년 무렵에카누를 타고 왔다. 쿡 선장은 1778년에 상륙했다. 그 후 유럽 인 이주민과 선교사가 가축과 총과 성경과 도끼와 쟁기를 가지고 도착했다. 그런상황에서 하와이 제도에서 수십 종 이상의 생물이 곧 멸종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했다. 그런데 하와이 제도의 사례가 흥미로운 것은 그런 예측 가능한 맥락에서 독특한 변화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 가지 변화는 외래종인 콜렉스 Culex 모기가 도착하면서 나타났다. 만약 과학적 의심이 옳다면, 이 모기는 다른 섬들에 침입한 어떤 생물보다도 큰 피해를 초래한 종이었다. 모기는 딩고보다도, 돼지보다도, 쥐보다도, 게잡이마카크보다도, 그리고 심지어 호모 사피엔스보다도 더 큰피해를 초래했다. 1822년에 하와이 제도에 도착한 두 선교사는 "이곳에는 모기가 하나도 없다."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그것은 금방 뒤집히고말았다.
훗날의 한 역사 문헌에 불길한 징조가 나타난 순간이 기록돼 있다. "저드 Judd 의사는 그때까지 알려진 바가 없는 종류의 가려움증을 치료해달라는 요정을 받았는데, 그 가려움증은 ‘귓가에서 윙윙대는 새로운종류의 날로 nalo (파리)에게 물려 생겼다고 했다. 이 가려움증이 최초로보고된 시기는 1927년 초로, 라하이나의 내륙 안쪽 개울 주변이나 고여있는 웅덩이 근처에 살던 주민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현지 자료를 더자세히 추적해 보았더니, 1년 전에 영국 배 웰링턴호가 열대 지역인 멕시코를 거쳐 라하이나(마우이 섬의 서해안에 위치한)에 들렀고, 선원들이 식수를 구하러 상륙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들은 물통을 채우기 전에 그 안에 들어 있던 찌꺼기를 개울에 버렸다. 물통에 남아 있던 오래된 물에는 멕시코 서해안에 서식하는 열대집모기 Culex pipiens fatigans 유충이 들끓고 있었다. 운 나쁜 우연의 일치로 이 아종은 라하이나 근처에있는 개울과 같은 서식지를 아주 좋아한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기도전에 모기들은 마우이 섬과 오아후 섬, 카우아이 섬에 자리를 잡았고, 결국에는 하와이 제도의 모든 주요 섬들로 퍼져갔다. 열대집모기는 사람에게도 성가신 동물이지만, 조류말라리아를 옮기는 주요 매개체여서 특히 새들에게 위험한 존재였다. - P432

프리츠 같은 전문 파충류학자에게 갈색나무뱀 개체군의 폭발적 증가는 아주 놀라운 현상이었다. 관 섬에는 맵이 얼마나 많이 살고 있을까?
다른 파충류학자가 최소한 100만 마리는 있을 것이라고 대충 추측한 바있었다. 프리츠는 뱀을 포획한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하여, 뱀이 평방마일당 약 1만 3,000마리 존재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괌 섬의 면적은 약200평방마일이므로, 단순히 계산하면 뱀이 약 300만 마리 존재한다는결론이 나온다. 프리츠가 사용한 뱀의 서식 밀도는 숲 지역을 기준으로한 것이므로 도시 지역에도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두가지 추정치가 주는 메시지는 명백했다. 즉, 괌 섬에는 뱀이 엄청나게많이 산다는 것이다. 뱀이 이미 토착종 새들을 거의 다 먹어치웠다면, 지금은 설치류나 외래 조류, 도마뱀, 그리고 그 밖에 우리가 모르는 동물을 비롯해 다른 먹이 공급원으로 방향을 돌렸을 것이다. 설사 다른 먹이를 찾았다 하더라도, 뱀이 이렇게 많이 존재한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일이었다. 대다수 포식 동물과 마찬가지로 뱀도 정상적인 상황에서는자기네끼리만 높은 밀도를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없다. 괌섬의 상황은정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 P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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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년은 넉넉히 살았을 것이다. 도도는 진화에 성공한 사례였다. 도도는 모리셔스 섬의 환경에 잘 적응했고, 다른 곳에서는 전혀 살지 않았다.
도도는 땅에 떨어진 열매를 먹고 산 것으로 보인다. 가끔은 씨앗이나알뿌리도 먹었을 것이다. 진짜 비둘기라면 도저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지방을 많이 축적함으로써 몸집이 아주 비대해진 도도는 뚱뚱한 두 다리로 숲 속을 뛰어다녔다. 필시 빨리 뛰진 못했을 테고, 뛰는 모습도 우아하다고는 말하기 힘들었겠지만, 도도가 살아가는 환경에서는 그 정도면충분했다. 몸집은 점점 더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했지만, 날개는 그만큼커지지 않아서 어느 순간부터 도도는 날지 못하게 되었다. 이것은 손해보다 이익이 많은 수지맞는 장사였다. 육중한 몸집의 이 새는 커다란 머리와 크게 벌릴 수 있는 부리로 큰 열매도 통째로 삼킬 수 있었다. 먹이가 풍부한 계절에 이런 식으로 몸속에 영양분을 효과적으로 저장함으로써 몸무게를 늘린 도도는 먹이를 구하기 힘든 계절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똑같이 열매를 먹고 살지만 몸집이 작은 새는 몸무게를 쉽게 늘리고 줄이지 못하므로 경쟁에서 불리했을 것이다.
물론 적의 공격을 피해 도망칠 수 있는 방법인 비행 능력을 포기한 것은 부정적 측면이다. 그러나 도도는 포식자가 존재하지 않는 생태계에서 진화했기 때문에 그것은 큰 대가가 아니었다. 원시 상태의 모리셔스섬에는 육상 포유류가 전혀 없었다. 설치류도 육식 동물도 사람도 없었다. 큰 파충류가 몇 종류 있긴 했지만, 몸무게가 14kg이나 나가는 큰 덩치에다가 노루발장도리처럼 생긴 부리를 가진 도도에게는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날지 못하는 도도는 땅 위에다 둥지를 만들었다. 이것 역시큰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그 생태계에서는 땅 위에 둥지를 짓는 것이안전하고 경제적이었기 때문이다. 한 역사 문헌에 따르면, 도도는 풀을물어다가 알을 품는 둥지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문헌은 또 도도가하얀 알을 한 번에 하나만 낳았으며, 알의 크기는 배만 했다고 한다. 도도는 모래주머니에서 음식물을 잘게 가는 걸 돕기 위해 조약돌을 삼킨것으로 보인다. 날카롭게 구부러진 부리는 큰 열매를 발톱으로 땅에다 꽉 누른 채 쏘아 먹는 데 사용했을 것이다. 최근에 한 역사학자는 도도는 물을 무서워하지 않아 마음껏 물을 마시고 목욕도 했지만, 헤엄은 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우리가 도도의 생태나 행동, 생물지리학에 대해 아는 것은 고작 이정도이다. 그 밖의 모든 것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불과하다.
도도의 노래는(만약 도도가 소리를 낼 수 있었다면) 우리의 기억에 남아있지않다. - P357

섬에만 사는 조류가 전 세계에 서식하는 조류의 20% 밖에 안 된다는사실을 고려하면 이 수치가 지니는 의미는 더욱 크다. 역사 시대에 일어난 조류의 멸종 가운데 90%가 전체 조류 중 20%만 사는 섬들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것은 섬에 사는 조류가 멸종할 확률이 대륙에서 사는 조류보다 50배나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섬에서 멸종을 맞이한 조류중 4분의 3은 작은 섬에서 멸종했다. 새들에게는 큰 섬이 더 안전한 셈이다. 따라서 모리셔스 섬처럼 작은 섬에 사는 새는 큰 섬에 사는 새보다 멸종을 맞이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왜 그럴까? - P362

도도 남획은 수십 년 동안 계속되었지만, 언제까지나 계속될 수는 없었다. 몸집이 크고 한 번에 알을 한 개만 낳는 새에게 이런 상황은 치명적이었다. 인간의 직접적인 살육 행위는 도도의 수를 심각하게 감소시켰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더 미묘하고 간접적인 이야기가 또 있다. 모리셔스 섬을 발견한 초기시절에 포르투갈 인은 섬에 돼지를 들여왔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나기전에 알 수 없는 경로를 통해 들어온 원숭이들이 모리셔스 섬에 들끓게되었다.
인간이 가져온 재앙돼지와 원숭이는 포르투갈 인과 네덜란드 인이 섬에 들여온 염소, 닭,소, 사슴, 고양이, 개보다 도도에게 더 위험한 존재였다. 염소하고는 먹이를 놓고 경쟁해야 했고, 고양이도 위험한 존재였지만, 돼지와 원숭이는 날지 못하는 도도에게 치명적인 포식자였다. 적어도 어린 도도와 둥지 속의 새끼들에게는 그랬다. 새로운 적들은 처음에는 수가 적었지만, 곧 숲을 장악하고 급속도로 번식했다.
돼지와 원숭이는 잡식성 동물이어서 한 가지 먹이 공급이 줄어든다고해서 개체수가 줄어들 만큼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는다. 17세기 후반의 기록에 따르면, 돼지가 알을 하도 많이 먹어치우는 바람에 땅거북과 바다거북의 생식이 멈췄다. 1709년에는 야생 돼지의 수가 크게 불어나 그파괴 행위가 도를 지나치자. 80명의 무장 보안대가 소탕 작전에 나서 하루 동안 1,000마리 이상을 잡아 죽였다. 그러나 이 소탕 작전도 돼지 개체수를 줄이는 데에는 지속적인 효과가 없었다. 그리고 어차피 도도에게는 어떤 조처도 이미 때가 늦은 것이었다. - P368

희귀종이 된다는 것은 총체적 파국에 이르는 문턱이 낮아진다는 이야기와 같다. 절대적 기준에서 보면 사소해 보이는 불운도 희귀종에게는치명적인 불운이 되기 쉽다. 평범한 재난도 희귀종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개체는 그 종을 멸종 상태로 몰아넣은 진짜 요인들과는 관계 없는 우연한 사고로 죽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지막 도도가 이베르센이 들렀던 작은 섬에서 죽은 게 아니라고 가정해보자. 이 마지막 도도는 17세기 말에 모리셔스 본섬에서만 살았다고 상상해보자. 이 외로운 생존자는 암컷이었다고 상상해보자 몸집이 크고 날지 못하는 데다가 어려운 상황을 맞아 혼란에 빠졌겠지만, 다른 도도와 달리 위험을 피하는 재주가 있어 살아남았다. 아니면, 그저 운이 좋았을 수도 있다.
아마도 마지막 도도는 인간이 초래한 온갖 종류의 위협이 비교적 천천히 밀려온 남동부 해안의 밤부스 산맥에서 평생 동안 살았을 것이다.
아니면, 블랙리버 협곡의 시내가 흘러내려가는 곳에 숨어 살았을지도모른다. 하지만 마침내 이 마지막 도도에게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알에서 깬 새끼는 멧돼지가 먹어버렸고, 마지막 알은 원숭이가 먹어치웠다. 배우자였던 수컷은 굶주린 네덜란드 인 선원의 몽둥이에 맞아 죽었고, 다른 짝을 찾을 희망은 전혀 없다. 새가 기억할 수 있는 시간보다 훨씬 긴 마지막 몇 년이 지나는 동안 도도는 자신 외에 다른 도도를 한 마리도 보지 못했다.
도도는 희귀종에서 멸종 상태로 내몰렸다. 하지만 이 마지막 한 마리가 아직 살아 있었다. 이 도도의 나이가 30~35세였다고 하자. 대다수 조류에겐 너무 많은 나이이지만, 도도처럼 덩치가 큰 종에게는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도도는 더 이상 달리지 못하고 뒤뚱뒤뚱 걸었다.얼마 전에는 눈까지 멀었다. 소화계 기능도 크게 떨어졌다.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던  1667년(예컨대)의 어느 날 새벽, 마지막 도도는 블랙리버협곡의 차가운 바위턱 아래에서 비바람을 피하고 있었다. 도도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조금이라도 온기를 얻으려고 깃털을 세웠다. 힘겨운고통을 간신히 견뎌내며 눈을 가늘게 뜨고 앞을 응시했다. 그리고 묵묵히 기다렸다. 도도는 자신이 이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도도라는사실을 몰랐다. 그것은 아무도 몰랐다. 이윽고 비바람이 그쳤을 때, 도도는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그와 함께 도도는 멸종했다. - P378

그 후부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주머니늑대가 양을 잡아먹게된 것이다.
1824년에 한 정착민은 "퓨마 비슷한 동물이 양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큰 손해를 끼친다. 28 라고 불평했다. 양고기 맛을 안 주머니늑대는행동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나 탁 트인 장소는 여전히 피했지만, 양을 방목하는 사람들이 양을 후미진 곳으로 몰고오면, 주머니늑대는 이게 웬 떡이냐며 양을 사냥했다. 그러자 목장 주인들의 행동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들은 여전히 들에 양을 방목했지만, 양을 잃은 것에 분노했고, 주머니늑대에게 심한 증오심을 품었다. 그들의 불평은 점점 잦아졌고 그 대상은 주머니늑대로 집중되었다. 그들은 ‘호랑이‘가 양을 너무 많이 죽인다고 말했다. 그런데 영국인이 데려온 개들도 탈출해 야생에서 살아가면서 양을 많이 죽였다. 또, 숲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나 도망친 죄수들도 양을 훔쳐갔다. 하지만 이국적인 짐승으로 보이는(엄밀하게는 주머니늑대가 토착종이고 양이 외래종이지만) 주머니늑대는 가장 편리한 증오의 대상이었다. 양이 큰 무리를 지어 다니는 산 근처에서 이 동물들은 많은 양을 죽인다. 주머니늑대는 자신이죽인 양뿐만 아니라 자신이 죽이지 않은 양에 대해서까지 비난을 받았다. 마침내 1830년에 포상금 사냥이 시작되었다. - P389

"태즈메니아섬 전체에서 거의 동시에 일어난 이 급격한 감소 현상은 사냥 때문에 멸종에 이른 종에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 아니다. " 물론 사냥이 중요한 원인이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없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치명적인 요인들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거라고 가일러는 추측했다.
그러한 요인들은 어떤 것이었을까? 먼저 서식지 상실을 들 수 있다. 19세기 중반까지 살기에 좋은 땅들(동해안 지역, 호바트에서 더웬트 강을따라 상류 쪽으로 뻗은 지역, 중부 지역, 북서부 지역)은 개인 정착민이나 반디펜스랜드 회사에 양도되거나 매각되었다. 계곡 지역은 벌목되었고, 울타리가 세워졌으며, 수많은 양과 소가 방목되었는데, 이 모든 것은 태즈메이니아 섬의 많은 땅을 주머니늑대가 살아갈 수 없는 곳으로 변화시켰다. 게다가 들개하고도 경쟁해야 했다. 들개는 양만 잡아먹은 것이아니라, 주머니늑대의 먹이인 왈라비와 숲왈라비 (캥거루와 비슷하게 생긴소형 초식 동물도 잡아먹었다. 그리고 포상금 사냥이 시작되었다. 정부는 1909년까지 주머니늑대 2,000마리 이상에 대해 포상금을 지불했다.
게다가 무두질 공장의 자료에 따르면, 한창 번창하던 가죽 수출 산업을위해 그 외에도 수천 마리가 더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 이 세 가지 주요요인(서식지 상실, 외래종과의 경쟁, 사냥) 외에 전염병이라는 한 가지 요인이 더 있지 않았을까 하고 가일러는 의심한다. - P392

 전체적인 경향은 명백했다. 섬은 면적이작을수록 국지적 멸종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국지적 멸종‘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국지적 멸종은 어떤 종이나 아종이 완전히 멸종하는 것과는 달리, 다른 장소에서는 같은 종이나 아종의 개체군이 살아가더라도 특정 지리적 장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던 개체군은 멸종하는 것을 말한다. 케이프런섬에서 마지막 숲캥거루가 죽은 것은 국지적 멸종이다. 태즈메이니아섬의 다른 곳에서는 숲캥거루가 계속 살아갔기 때문이다. 킹 섬에서 가이마르디발톱꼬리왈라비가 사라진 것이나 플린더스 섬에서 동부줄무늬밴디쿠트가 사라진 것도 국지적 멸종이다. - P400

이상의 일반적인 결론 세 가지 외에 다이아몬드는 더 포괄적인 결론한 가지를 덧붙였다. 자료에서 중요한 패턴 한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멸종 위험은 추정 개체군 크기에 반비례한다는 것"이었다. 일정한 면적에서 살아가는 육식 동물은 초식 동물보다 개체수가 적게 마련이다. 또, 큰 육식동물은 작은 육식 동물보다 개체수가 적다. 그리고 서식지 조건에 까다로운 종은 그렇지 않은 종보다 개체수가 적다.
따라서 서식지 조건에 까다로울수록, 육식 동물일수록, 특히 큰 육식 동물일수록 멸종 위험이 더 크다. 개체군이 큰 좋은 쉽게 멸종하지 않는다. 개체군이 작은 좋은 쉽게 멸종한다. 이것은 놀라운 사실은 아니지만, 중요한 사실이다.
달리 표현하면, 희귀성은 위험하다. - P403

왜 희귀성은 위험한가? 왜 작은 개체군은 멸종하는가? 그 답은 개략적으로 살펴볼 때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파고들면 매우 복잡하다. 여기서는 개략적인 답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자. 작은 개체군이 덜종하는 이유는 (1) 모든 개체군은 때때로 생태학자들이 결정론적 요인과 확률적 요인이라 부르는 두 가지 요인 때문에 크기에 요동이 생기고,
(2) 큰 개체군과 달리 작은 개체군은 요동이 일어나면 0에 접근하기가쉽기 때문이다(0에 가까이 위치하므로).
결정론적 요인이란 무엇을 말할까? 직접적인 인과 관계를 포함하고있어 어느 정도 예측과 제어가 가능한 요인을 말한다. 본질적으로 그것은 인간 활동을 의미한다. 사냥이나 덫, 서식지 파괴, 외래종 도입, 살충제 사용. 새나 거북의 알을 훔치는 행위, 송어나 장어의 회유 길목 차단,
직간접으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그 밖의 의도적 행위가 모두 이에해당한다. 이러한 것들은 예측이 가능하고, 합리적이고(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제어가 가능하다.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기만 한다면, 이러한 요인을 제거할 수 있고, 지금까지 일어난 손상을 회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확률적 요인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예측과 제어를 벗어난영역에서 작용하는 요인을 말한다. 이것은 실제로 임의적으로 일어나거나, 지구물리학적 또는 생물학적 원인과 알 수 없게 복잡한 방식으로 연관되어 임의적으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편의상 확률적 요인은 우연한 사건으로 간주할 수 있다. 날씨 패턴이 그런 예이다. 예년과 달리혹독한 추위가 몰아닥친 겨울 날씨는 우연한 사건이다. 가뭄 역시 그렇다. 벼락이 떨어져 발생한 숲의 화재 역시 그렇다. 이러한 요인들은 일부 종의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요동을 초래한다. 혹독한 겨울 뒤에 가뭄이 닥치고, 그 뒤에 화재가 발생하고, 다시 혹독한 겨울이 찾아온다면 아래로 향하는 요동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다. - P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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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동소적 서식은 경쟁을 수반하고, 경쟁은 분기를 촉진한다. 이것이 곧 적응 방산이다. 한 섬에 함께 사는 근연종들(산타크루스 섬에 사는땅핀치들이나 플로레아나 섬에 사는 나무핀치들처럼)은 서로 차별화할 방법을 찾지 않으면 오래 공존할 수 없다. 두 종이 너무 비슷하면 한 종은 멸종하거나 다른 장소로 쫓겨나고 남은 종이 그 생태적 지위를 배타적으로 차지한다. 같은 장소에서 공존하려면 가용 자원을 쪼개 쓸 수 있어야하며, 더 세밀하게 나누어진 생태적 지위에 적응해야 한다. 근연종이같은 서식지에서 살아가려면 서로 다른 종류의 먹이를 먹고 사는 방법이 있다. 만약 같은 종류의 먹이를 먹고 산다면, 먹이를 구하는 장소를달리하는 방법이 있다. 또 한 가지 차별화 방법은 크기의 차이이다. 몸크기나 부리 크기, 그리고 먹을 수 있는 먹이의 크기가 다르면 된다. 그래서 비슷한 종 사이에서 크기에 따라 다시 종들이 구분된다. 땅핀치는몸크기에 따라 큰땅핀치, 중간땅핀치, 작은땅핀치가 있고, 나무편치도큰나무핀치, 중간나무핀치, 작은나무핀치가 있다. 또, 부리도 워블러처럼 작고 세밀한 것에서부터 앵무처럼 크고 무거운 것까지 다양하다. - P307

설로웨이의 논문은 다윈을 공격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야기의 편리함을 위해 기록을 조작한 사람들의 모호한 생각을 비판한 것이다. 설로웨이가 주는 교훈은 다른 분야의 영웅들과 마찬가지로 과학의 영웅들에 대해서도 전설이 만들어지기 쉬우며, 전설은 과학이나 역사하고는아무 상관이 없다는 사실이다.

밝혀진 바와 같이, 다윈은 갈라파고스 제도에 머무는 동안 핀치들을 서식하는 섬에 따라 분류하려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 나중에 그가 발표한 채집 장소 정보는 영국으로 돌아온 뒤에, 다른 동료들이 신중하게 채집 장소를 기록한 표본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설로웨이는 또 이렇게 덧붙였다.

다윈이 갈라파고스 제도에 머무는 동안에 적응방산을 통해 진화가 일어난다는 개념을 깨달았다는 주장에 대해 말한다면, 그 당시 다윈은 다양한 핀치 종들에서 이 놀라운 현상이 더 많이 나타날수록 그것을 핀치들끼리 흉내내는 형태라고 오해했다. 영국에 돌아온 뒤에도 존 굴드가 이 특이한 조류 집단의 유연 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했을 때, 다윈은 갈라파고스핀치들이어떻게 진화했는지 즉시 이해하지 못했다. 특히 다윈은 핀치의 식성과 지리적 분포(핀치의 진화를 제대로 설명하는 데 중요한 정보)에 대해 제한적이고 대체로 틀린 개념만 알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전설이 우리에게 믿으라고 하는 것과는 반대로, 핀치는 다윈의 진화론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는커녕 <종의 기원》에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 P315

특히 하와이 제도에서는 꽃식물, 달팽이류, 곤충, 꿀빨이새 등에서 종분화와 적응 방산의 극적인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하와이 제도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복합적이다.
하와이 제도는 지구상에서 격리 수준이 가장 심한 군도이고, 대양도치고는 비교적 나이가 많다. 전체 면적이 대다수 군도보다 넓고, 주요 섬들(하와이 섬, 마우이 섬, 오아후 섬, 카우아이 섬)도 대다수 대양도보다 더넓다. 또 기후가 따뜻하고 강우량이 많으며 지형이 가파른데, 이것은 생물의 풍부성을 높이는 세 가지 조건이다. 마지막으로, 계곡과 용암류,
산등성이가 지나가면서 산기슭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격리된 소규모서식지가 아주 많다. 다윈은 하와이 제도를 본 적이 없다. 만약 그가 하와이 제도를 보았다면, 갈라파고스 제도를 보잘것없는 곳으로 생각했을것이다. - P317

그는 그것을 <유전자 환경의 변화와 진화 Change of Genetic Environment andEvolution>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발표했다. 그 핵심 내용은 ‘유전자 환경‘
이라는 개념인데, 이 용어는 마이어가 주어진 유전자 풀의 대립 유전자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상호 의존 효과의 기반을 표현하기 위해 모순어법으로 쓴 것이다. 유전자 환경에 갑작스런 변화가 일어나면, 각 대립유전자가 다른 대립 유전자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추가적인 변화를 연쇄적으로 촉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연쇄 변화를 촉발하는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는 용의자 중 하나가 장시자 원리이다. 어떤 동물또는 식물 종의 작은 개체군이 격리되어 조상의 대립 유전자 중 일부 표본만 남아 있다면, 새로운 유전자 환경은 큰 개체군의 유전자 환경과 극적으로 다를 수 있다. 그릴 경우, 작은 개체군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함에 따라 유전자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대립 유전자가 절대적 가치를 가진 게 아니라는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적응 자체는 상대적 개념이며, 어떤 대립유전자의 적응적(혹은 비적응적 가치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비록어떤 대립 유전자가 한 환경에서 도움이 되더라도(혹은 해가 되거나 중립적이라도), 환경이 달라지면 그 가치가 달라진다.  - P349

환경의 한 측면, 즉 서식지의 물리적, 생물학적 조건은 외부적인 것이다. 또 다른 측면은, 마이어의 견해에 따르면 유전적인 것으로, 한 개체내에 존재하는 상호 의존적인 대립 유전자들의 기반과 한 개체군 내에존재하는 더 광범위한 대립 유전자들의 기반이 그것이다. 마이어는 대립 유전자를 오자미 속에 아주 많이 들어 있는 콩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립 유전자는 통합 시스템의 일부로 기능하는데, 시스템이 변하면 특정 대립 유전자의 가치 역시 변할 수 있다. 한 유전적 환경에서 도움이 되었던 대립 유전자는 다른 환경에서는 치명적인 것이될 수도 있다. 또, 한 유전적 환경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던 대립 유전자가 다른 환경에서는 두드러진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 한 개체군 내에서 희귀할 때에는 아주 약간만 도움을 주던 대립 유전자가 전체 개체군이 그것을 가질 때에는 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한 유전자의 대립 유전자가 같은 동물에게 있는 많은 유전자의 대립 유전자와 상호작용하고, 또 생식을 하는 개체군의 유전자 풀과도 상호작용한다고 가정하면, 유전자 환경의 변화에서 비롯되는 연쇄적 변화는 아주 극적으로 일어날수 있다. 마이어는 이렇게 표현했다. "실로 그것은 진정한 ‘유전자 혁명‘의 성격을 지닐 수 있다." -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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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무라카미는 이 글의 필자다. 이 이야기는 거의 다 삼인칭으로 서술되었지만, 첫머리에 화자가 먼저 얼굴을 내밀게 되었다.
옛날식 연극처럼 커튼 앞에 나서서 몇 마디 해설을 하고 인사한다음에 물러날 것이다. 아주 잠깐이면 끝날 테니 잠시만 함께해주셨으면 한다.
왜 내가 여기에 얼굴을 내밀었는가 하면, 과거에 내 신상에 일어났던 몇 가지 ‘신기한 일‘에 대해 직접 말해두는 게 좋겠다고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종류의 일들이 내 인생에서는 자주일어났다. 어떤 것은 의미를 가진 사건이었고 내 삶의 존재 방식에 적잖이 변화를 몰고 오기도 했다. 또 어떤 것은 별볼일 없는소소한 사건이어서 그것에 의해 내 인생이 딱히 영향을 받는 일은없었다…… 아마 없었을 것이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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