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압바디 총리는 미군이 다른 다국적군과 함께 공군 및 육군 병력을 이끌고 다시 이라크에 주둔해주기를 바랐다. 그렇게 하면 우선 무엇보다 ISIS를 격퇴하고 국토를 완전히 수복하는 데 도움이 될 터였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또 다른 이득이 있었으니 바로 이라크 정부에 대한 이란의 참을 수 없는 압박‘을 막아내는 데 필요한 도움이었다.
이란은 정치와 안보 분야 등을 가리지 않고 이라크 사회 깊숙이 들어온 상태였으며, 상황을 그렇게 이끌고 있는 지휘자는 다름 아닌 부대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였다. 2019년에는 700여 개에 달하는 이란 정보부 지령이 유출되면서 뇌물과 협박을 이용해 이라크에서 암약하고있는 이란 첩보원들의 촘촘한 연결망에 대한 증거가 구체적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어느 이란 사람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이라크 지도층 안에도 상당수의 협력자가 있다. 우리의 두 눈이라 해도 될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이들이다." 다양한 종류의 시아파 민병대들은 이제 ‘이라크 민중 동원군(Popular Mobilization Forces, PMFs)‘으로 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아 이라크 정보부 산하로 편입되었다. 그리고 그 민병대의 절반 이상은 쿠드스 부대의 명령을 받는다. 이란은 장차 자국의 지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헤즈볼라의 전례를 따라 이런 민병대들을 정치적·사회적 조직으로 바꿔나가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란은 또한 석유 계약을 포함한 이라크에서의 이런 활동을 통해 경제적 이익도 얻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 P337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몰락은 중동 지역의 세력 균형에 극적인 영향을 미쳤다. 로버트 게이츠는 훗날 이렇게 말했다. "중동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은 이집트의 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나 소요사태로 자신들도 무바라크처럼 미국에 의해 내쳐지게 되진 않을지 염려하고 있었다." 페르시아만 연안의 아랍 국가들은 이란의 세력 확장으로 자신들의 위치가 점점 더 불안해지고 있는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미국을 믿을 수 없는 상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 P343

하지만 이란의 전략, 그리고 중동 전 지역이 대결과 갈등의 장이 되어버린 이유를 짧게 요약하는 건 쿠드스 부대의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몫이었다. 이란 혁명 기념일을 위한 집회에서 그는 이렇게 선언했다.
"우리는 이란의 혁명이 바레인에서 이라크로, 또 시리아와 예멘, 그리고 북아프리카로 수출되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다." - 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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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생

오봉 부모님 댁에갔을 때 단지 사소한 일로 아빠와 싸웠는데,
화가 난 아빠가 자기 컵을 서랍장에 던져서 깨뜨렸습니다.
매번 이런패턴이라 익숙하긴 했지만,
그때, 내 머릿속에 이런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당한 만큼 배로갚아주겠어.
by 한자와나오키
그래서 나도 머그잔을 서랍장에 던져보았습니다.
- P1

서커스서커스에 가자고 아빠가 말했다.
어린 나와 여동생은처음 보는 서커스였다.
갔는데 하필 쉬는 날이어서,
텐트 뒤에 있는 말을 셋이서 보고 돌아왔다.
그로부터 얼마 후,
이번에는 제대로 영업하는 날에 서커스를 보러 갔다.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커다란 우리 안에서
빙글빙글 돌던 것을 기억한다.
마지막에 관객 중 어린아이들이 무대로 불려 나갔다.
여동생은 나가기 싫어했다.
나까지 안 나가면 아빠한테 미안해서 나는 냉큼 계단을 달려 내려가 무대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 위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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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요?" 하고 타루가 나직하게 물었다.
"결국......" 의사는 말을 계속하려다가 타루를 물끄러미 보면서 또 주저했다. "당신 같은 사람이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떠세요? 그러나 세계의 질서는 죽음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니만큼, 아마 신으로서는 사람들이 자기를 믿어 주지 않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신이 그렇게 침묵하고만 있는 하늘을 쳐다볼 것이 아니라 있는 힘을 다해서 죽음과 싸워 주기를 더 바랄지도 모릅니다."
"네." 타루가 그덕거렸다.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선생님이 말하는 승리는 언제나 일시적인 것입니다. 그뿐이죠."
리유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언제나 그렇죠. 나도 알고 있어요. 그러나 그것이 싸움을 멈추어야 할 이유는 못 됩니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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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그 병마가 가져온 엄청난 변혁 중 하나였다. 모든 시민들은 대개 즐거운 기분으로 여름을 맞이하곤 했다. 그때가되면 도시가 바다를 향해 활짝 열리면서 젊은이들을 해변으로 쏟아 놓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이번 여름에는 가까운 바다로의 접근이 금지되고 육체는 이미 기쁨을 누릴 권리가 없었다. 그러한 조건에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역시 타루가 그 당시 우리들의 생활에 대한 이미지를 충실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그는 물론 페스트의 전반적인 진행 과정을 더듬어 보면서, 그 병의 첫 고비는, 라디오에서 사망자 수가 매주 몇백이라는 식으로 보도하지 않고 하루에 92명, 107명, 120명이라는 식으로 보도하기 시작한 시점이 계기였다고 지적한다.
"신문과 당국은 페스트에 관해서 더할 수 없이 교묘한 속임수를 쓰고 있다. 그들은 13이 910에 비해서 훨씬 적은 수라는 점에서 페스트보다 몇 점 더 앞지른 것이라고 상상하는 모양이다. 그는 또한 그 전염병이 보여 주는 비장한, 또는 연극 비슷한 면면도 소개한다. 일례를 들면, 덧문을 닫은 채 인기척이 없는 어떤 동네에서, 갑자기 머리 위로 창문을 열어젖히고 큰소리로 두 번 고함을 지르고 나서는 짙은 그늘에 잠긴 방의 덧문을 다시 닫아걸고 말았다는 어떤 여자의 이야기 같은 것이다. 그리고 또 딴 데서는 박하 정제(錠劑)가 약국에서 동이 났는데,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혹시 걸릴지도 모르는 전염병의 예방에 좋다고 해서 그것을 사 가지고 빨아 먹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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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점령으로 이라크는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거의 20퍼센트를 손에 넣었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없어도 사담 후세인은 전 세계 석유의 3분의 2가 몰려 있는 페르시아만을 지배할 수 있었다. 다시말해 세계 석유 산업의 결정권을 쥐게 된 것이다.
이제 사담 후세인은 이집트의 나세르도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던 범아랍권의 지도자가 되어 사이크스와 피코, 아니 그 이전의 오스만 제국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중동 지역의 과거 국경선들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새로운 지도를 만들어 지배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는 군사력과 석유를 앞세워 아랍의 초강대국을 만들겠다는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석유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자금, 그리고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석유의 영향력을 믿었으며 그런 그가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들은 냉전 시대 이후의 새로운 세계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전 세계 정치 지도를 바꾸게 될지도 몰랐다. 그가 새로운 지도에 관심을 가졌던 것처럼 미국의 조지 H. W. 부시 대통령과 제임스 베이커(James Baker) 국무부 장관도 이와 똑같은 이유로 이라크 격퇴를 위한 34개국의 연합을 이끌어냈다. 냉전 시대 이후 처음 이루어진, 전례 없는 다국적군의 결성이었다.
- P312

이라크 군의 해산 명령은 전에 미국이 발표했던 정책들을 뒤엎는 행위였다. 전쟁 시작 전 심리전의 일환으로 미국은 ‘저항하지 않는 이라크 병사들은 보호받을 것‘이라 약속했고 또 그 대부분을 이라크 재건및 질서 유지에 동원할 계획도 세워둔 바 있었다. 그러나 어느 미군 장군은 600명의 이라크 고위급 장교들을 앞에 두고 이라크 군의 재건을위한 도움을 요청하고 있던 현장에서 600명 전원을 전역시키라는 명령을 전달받았는가 하면, 심지어 모든 장교들에게 20달러씩 지급해 우선 가족을 위한 생필품들을 구할 수 있게 해주겠다던 계획도 취소되었다. 이렇게 해서 60만 명에 달하는 병력과 기타 치안 관련 공무원들은 어떠한 보상이나 연금, 또 장래에 대한 보장도 없이 자리에서 쫓겨났다. 그들에게 남은 건 쥐고 있던 무기와 허탈감, 그리고 분노밖에 없었고 이런 상황은 고스란히 이라크 국민들의 저항으로 이어졌다.
전역한 장병들에 대한 보상 계획은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만들어졌는데 이에 대해 해병대 제1사단장 출신으로 국방부 장관을역임하게 되는 제임스 매티스(James Matis)는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이라크 군에서 정치색을 빼버리는 대신 아예 그들 모두를 전역시켜버림으로써 우리는 이 나라의 가장 유능한 집단을 우리의 적으로 돌려버리고 말았다." 한 미군 장교도 이렇게 회고했다. 이라크 군대의 해산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우리는 코앞에 둔 승리를 놓쳤을 뿐 아니라 반란의 불씨까지 만들어내고 말았다."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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