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점령으로 이라크는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거의 20퍼센트를 손에 넣었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없어도 사담 후세인은 전 세계 석유의 3분의 2가 몰려 있는 페르시아만을 지배할 수 있었다. 다시말해 세계 석유 산업의 결정권을 쥐게 된 것이다.
이제 사담 후세인은 이집트의 나세르도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던 범아랍권의 지도자가 되어 사이크스와 피코, 아니 그 이전의 오스만 제국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중동 지역의 과거 국경선들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새로운 지도를 만들어 지배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는 군사력과 석유를 앞세워 아랍의 초강대국을 만들겠다는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석유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자금, 그리고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석유의 영향력을 믿었으며 그런 그가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들은 냉전 시대 이후의 새로운 세계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전 세계 정치 지도를 바꾸게 될지도 몰랐다. 그가 새로운 지도에 관심을 가졌던 것처럼 미국의 조지 H. W. 부시 대통령과 제임스 베이커(James Baker) 국무부 장관도 이와 똑같은 이유로 이라크 격퇴를 위한 34개국의 연합을 이끌어냈다. 냉전 시대 이후 처음 이루어진, 전례 없는 다국적군의 결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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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군의 해산 명령은 전에 미국이 발표했던 정책들을 뒤엎는 행위였다. 전쟁 시작 전 심리전의 일환으로 미국은 ‘저항하지 않는 이라크 병사들은 보호받을 것‘이라 약속했고 또 그 대부분을 이라크 재건및 질서 유지에 동원할 계획도 세워둔 바 있었다. 그러나 어느 미군 장군은 600명의 이라크 고위급 장교들을 앞에 두고 이라크 군의 재건을위한 도움을 요청하고 있던 현장에서 600명 전원을 전역시키라는 명령을 전달받았는가 하면, 심지어 모든 장교들에게 20달러씩 지급해 우선 가족을 위한 생필품들을 구할 수 있게 해주겠다던 계획도 취소되었다. 이렇게 해서 60만 명에 달하는 병력과 기타 치안 관련 공무원들은 어떠한 보상이나 연금, 또 장래에 대한 보장도 없이 자리에서 쫓겨났다. 그들에게 남은 건 쥐고 있던 무기와 허탈감, 그리고 분노밖에 없었고 이런 상황은 고스란히 이라크 국민들의 저항으로 이어졌다.
전역한 장병들에 대한 보상 계획은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만들어졌는데 이에 대해 해병대 제1사단장 출신으로 국방부 장관을역임하게 되는 제임스 매티스(James Matis)는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이라크 군에서 정치색을 빼버리는 대신 아예 그들 모두를 전역시켜버림으로써 우리는 이 나라의 가장 유능한 집단을 우리의 적으로 돌려버리고 말았다." 한 미군 장교도 이렇게 회고했다. 이라크 군대의 해산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우리는 코앞에 둔 승리를 놓쳤을 뿐 아니라 반란의 불씨까지 만들어내고 말았다."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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