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시가 맞을 거야」슈호프가 말했다. 「이렇게 해가 중천에 떠 있는 걸 보니 말이야」
「중천에 해가 걸려 있으면 말이야…………」하고 해군 중령이 끼어든다. 「열두시가 아니고 한시야」
「아니, 왜 그렇지?」 슈호프가 눈을 치켜뜨며 반박한다. 「모든 선조들이 그렇게 알고 있었어. 해가 가장 높이 떠 있을 때가 정오라는 것을 말이야」
「그건 그 사람들의 이야기야!」중령이 말을 되받아친다. 「법령이 있은 다음부터는 오후 한시가 되었을 때, 해가 가장 높이 떠 있단 말이야」
「아니, 그 따위 법령을 누가 만들었단 말이야?」 「소비에트 정부지!」
중령은 모래를 실으러 갔고, 슈호프 역시 더 이상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과연 하늘의 법칙마저도 그들의 법령에 따라야 한단 말인가 하고 의아해한다. - P80

「자네한테 내린 이십오 년의 형기를 자꾸 세려고 하지 마! 이십오 년을 살지 어떨지는 아무도 몰라. 확실한 건 내가 꼬박 팔 년을 살았다는 것뿐이야!」
발 밑만 보고 걸어다니란 말이지. 그러면, 어떻게 이곳에 들어왔는지, 어떻게 이곳을 나갈 것인지 하는 생각을 할 시간이 없을 테니 말이야.
형식적으로 말한다면, 슈호프가 수용소에 들어온 죄목은 반역죄이다. 그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또 일부러 조국을 배반하기 위해 포로가 되었고, 포로가 된 다음 풀려난 것은 독일 첩보대의 앞잡이 노릇을 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러나 어떤 목적을 수행할 계획이었는지는 슈호프 자신도 취조관도 꾸며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목적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결정을 내렸다.
슈호프는 그저 단순하게 계산속으로 결정해 버렸다. 즉, 부정하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반면, 인정하면 얼마가 됐든지간에 목숨을 부지할 수는 있었다. 그래서 서명했던 것뿐이다. - P82

슈호프는 오랫동안 수용소 생활을 하면서 작업 현장을 여러곳 돌아다녀봤지만 기계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원래 안 돌아가는 것도 있지만 죄수들이 일부러 고장을 내는 것들도 있다. 언젠가 한번은 죄수들이 목재 컨베이어를 고장낸 적이 있었다. 체인에 말뚝을 박고 모두 그 위에 올라타서 기계를 망친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쉬고 싶었던 것이다. 원목을 계속 대라는 바람에 잠시도 쉴 수가 없었던 것이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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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데니소비치는 감옥과 수용소를 전전하면서 내일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내년에 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계획을 세운다든가, 가족의 생계를 걱정한다든가 하는 버릇이 아주 없어지고 말았다. 그를 위해서 모든 문제를 간수들이 대신해결해 주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이런 것이 훨씬 마음 편했다.
아직도 형기를 마치려면 겨울을 두 번, 여름을 두 번, 그러니까 이년은 더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벽걸이 문제가 그를 여간 초조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 P53

그런데 무엇 때문에 수용소 생활을 십 년씩이나 한 죄수가작업에 열을 올린단 말인가? 못 하겠다고 버티면 그만 아닌가?
저녁까지 이럭저럭 시간을 보내다 밤이 되면, 그때부턴 죄수들 세상이 아니던가 말이다.
어림없는 얘기다. 그렇게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반이라는 것을 생각해 낸 것이 아닌가 말이다. 똑같은 반이라도 이반에겐 이반대로, 표트르는 표트르대로 임금을 지불해주는 그런 자유 세상에 있는 반하고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수용소에선, 상관이 감독을 하지 않아도 반원들끼리 채근을 하며 작업을 하도록 만들어놓은 것이 반이다. 반 전원이 상여 급식을 타먹게 되느냐, 아니면 배를 주리게 되느냐 하는 문제가 걸린것이다. 이것이 수용소의 반이라는 제도다. 어, 이놈이 게으름을 피우네, 네놈 때문에 반원들이 모두 배를 곯는다는 것을 몰라? 한눈 팔지 말고 빨리 일 못해! 하고 서로를 감시하는 것이바로 그 반이라는 것이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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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러한 질문을 하는 학생들에게 "그것은 지혜를 얻기 위해서가 아닐까?"라고 대답할 것이다. 즉 공부하는 과정에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지혜라는 것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이 지혜가 만들어지는 한 공부한 것을 잊어버린다고 하더라도 그 가치는 여전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배우는 것은 낭비가 아니다. 그러므로 많이 배우고 많이 잊어버리고, 다시 많이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도대체 지혜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대단히 애매하기 때문에 쉽게 분석하기는 힘들지만 인간의 어디에서 만들어지는가는 확실하다. 지혜는 두뇌에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지혜가 두뇌의 구조와 어떤 관계가 있으리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인간 두뇌의 특성을 밝히기 위해서는 원숭이 같은 동물의 두뇌보다는 컴퓨터나 로봇과 비교하는 것이 쉽고 빠를 것이다.
앞에서 내가 잊어버린다는 것은 컴퓨터나 로봇에는 없는 인간특유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수 없다. 인간의 두뇌는 1백40억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과거에 일어난 일이나 습득한 지식을 그 속에 축적하고 있다. 다만컴퓨터는 기억한 것을 자유자재로 100 퍼센트 끄집어낼 수 있는데 비하여 인간의 두뇌는 기억한 것의 극히 일부분밖에 끄집어내지 못한다. 그러나 뇌에 수많은 정보를 축적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따라서 사람은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뇌에 축적한 후에 끄집어내지 못할 뿐‘이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이것을 나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여유‘라고 생각한다. 이 경우의 ‘여유‘는 수학적인 의미로서의 ‘여유‘다. 즉 ‘바로 꺼내 쓸수 있는‘ 정보는 얼마 되지 않지만 방대한 양의 정보가 ‘바로 꺼내 쓸 수 없는 형태‘로 뇌에 축적되어 있는 것이다. 전자에 대한 후자의 비율의 크기를 ‘여유‘라고 부른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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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스는 경제학자들과 정치가들이 자신의 이런 적극적인 재정 정책fiscal policy 을 공격해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미국과 영국의 재부무 관리들은 균형 예산balanced budget 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따라서 케인스의 재정 정책을 따른 다는 것은 예산 적자, 즉 정부의 재정 적자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에 케인스는 "그러면 어떤가?"라고 응수했다. 경기 침체기에 균형 예산 정책을 펴는 것은 그야말로 어리석은 짓이다. 왜냐하면 예산은 세입 tax revenues 과 세출 outlays 두 항목으로 되어 있기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소득이 떨어지면, 정부는 세금을 삭감할 수있다. 한편,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정부가 균형 예산 정책을 기본 기조로 계속 유지하고자 한다면, 정부 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인상하면 된다. 그러나 둘 다 승수효과로 인해 경기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다! 케인스는 경기 순환 전체로 보면 정부 예산은 균형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 이와 반대되는 상황, 즉 경기 호황을 상정해보자. 경기가 호황인 경우 정부는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고, 따라서 재정 흑자를 기록할 것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기에 정부는 재정 적자를 감수해야만 한다. 그런데 미국과 영국의 재무부 바보 멍청이들은 당시 이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 P427

물론 케인스는 이 때문에 경제학에 조금 더 겸손해질 필요는 있지만, 절망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모든 것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불합리한 심리 상태에 의존한다고(…)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반대로, 장기 기대 상태는 종종 안정되어 있다. (…) 우리는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의 결정이, 그것이 개인적인 것이든 정치적인 것이든 경제적인 것이든 상관없이, 엄밀한 수학적 기대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수학적 계산을 할 수 있는 토대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이 제대로 굴러가도록 만드는 것은 활동하고자 하는 우리의 타고난 충동이라는 것, 여러 대안 가운데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합리적 자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합리적 자아는 가능한 논리적이고 치밀한 계산을 하지만, 우리의 동기를 일시적인 기분이나 감정 또는 요행에 맡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 - P436

이번 장에서는 케인스의 모델을 비판했던 경제학의 한 지적 흐름에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통화주의는 다음 두가지 측면에서 케인스의 모델을 비판했다.
첫째, 정부는 대개 훌륭한 운전사가 되지 못한다.
둘째, 경제의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는 재정 정책과는 아무런 관계가없다.

통화주의 monetarism 라 불리는 경제학의 한 지적 조류는 경제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가속 페달은 ‘화폐의 공급을 늘리는 것higher money supply‘ 이고, 브레이크는 ‘화폐의 공급을 줄이는 것 lower money supply‘ 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통화주의자들은 누가 운전석에 앉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케인스주의자들과 의견을 달리한다.
케인스주의자들에 따르면, 정부 지출과 조세정책에 대해 권한을 갖고있는 의회가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통화주의자들은 금융 업계를 관장하는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며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
- P443

적정 화폐 공급량 또는 수준이란 무엇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생산된 모든 상품을 구매하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 없이 완전고용을 달성할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이 대답은 다음과 같은 결정적인 문제를 간과한다. 그렇다면 완전 고용과 물가안정을 위해 유통되어야 하는 통화의 양은 얼마나 되어야 할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돈을얼마나 빨리 지출하는지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수중에 있는 돈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편일까 아니면 바로 써버리는 편일까? 돈은 얼마나빨리 사람들 손에서 손으로 옮겨 다니고, 경제를 관통하며 유통할까? 만일 화폐가 빨리 움직인다면, 비록 사람들이 화폐를 양말서랍에 넣어놓고 몇 달 동안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많은 양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많은 경제학자들과 국민 경제가 이런 단순한 문제에 매달리고 있다. 화폐량이 1년 동안 회전하는 비율은 화폐의 유통속도velocity of money라 불린다. 경제학자들은 이것을 GDP, 즉 국내총생산 Gross Domestic Product 과 비교하면서 화폐의 소득 유통 속도incomevelocity of money (이것을 V로 표기한다)에 대해 이야기한다. 따라서 V는GDP를 화폐 공급량으로 나눈 것과 같다.
예를 들어, GDP가 36조 달러이고 화폐 공급량이 6,000억 달러라면, V는 6이 된다. 만일 화폐가 1년 동안 6번 회전한다면, 사람들은 현금 또는 당좌 예금 형태로 자신의 연간소득 가운데 약 2개월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관한다는 뜻이 된다. - P447

오늘날의 화폐수량설 이론가들이라 할 수 있는 통화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지적 선구자들이 화폐를 너무 홀대 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통화주의자들 역시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화폐의 유통 속도는 일정하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화폐는 물가뿐만 아니라 경제활동 전반을 지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도 선배들보다는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그러나 한편, 그들 역시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장기적으로는 화폐공급량의 변화는 물가에만 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통화주의자들은 여기에 반케인스주의적 교의를 덧붙인다. 즉, 화폐 공급량에 변화가 없다면, 정부 지출은 물가나 생산량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문제 해결의 관건은 돈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
첫째, 왜 통화주의자들은 돈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것일까?
둘째, 왜 케인스주의자들은 돈을 그토록 우습게 보는 것일까?
셋째, 왜 통화주의자들은 정부 지출을 우습게 보는 것일까? - P453

 화폐 공급량과 GDP를 직접 연동하는 변속 메커니즘transmissionmechanism 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화폐의 유통 속도가 일정하다는 통화주의자들의 가정이 옳다고 전제하자. 만일 FRB가 채권을 구입하는형식으로 화폐 공급량을 늘린다면, 채권 판매자의 수중에는 더 많은 화폐가 쥐어질 것이다. 그러나 평소에 사람들은 화폐 보유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싶어한다. 이때 통화주의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상적인 거래에 필요한 돈만을 수중에 갖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 현금이 풀리면서 여분의 돈이 수중에 들어오게 되면, 사람들은 상품, 재화, 실물자산 등에 그 돈을 지출할 것이다. 따라서 GDP는 상승한다.
반대로 FRB가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갖고 있던 채권을 매각한다면,
사람들이 수중에 갖고 있는 돈의 양은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사람들은 화폐 보유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싶어하기때문에 대신 씀씀이를 줄일 것이다. 따라서 GDP는 하락한다.
통화 정책 monetary policy 이란 본질적으로 민간 부문에서 일어나는 화폐 유동성과 벌이는 게임이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일정 수준으로 유동성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한, 통화 정책은 GDP를 예측할 수 있으며, 또한 그것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FRB는 국민들을 부처님 손바닥에 올려놓고 그들의 지출 수준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 - P454

이때 케인스가 주요 비판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 화폐의 유통 속도였다. 왜 화폐의 유통 속도가 일정하다고 가정해야 할까? 중앙은행이 화폐 공급량과 유동성을 높이면 어떻게 될까? 왜 사람들이 평소 주머니에 가지고 다니는 돈 외에 추가로 생긴 돈을 주로 지출할 것이라고 가정해야 할까? 오히려 그 돈을 이불 밑이나 벽장에 보관할 수도 있지 않은가! 만일 그들이 추가로 생긴 돈을 벽장에 꼭꼭 숨겨 놓는다면, 화폐의 유통 속도는 떨어질 것이고, 중앙은행이 가속 페달을 밟아 화폐 공급량을 늘린 것은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결국 GDP에도 큰변화가 없을 것이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불황이 닥쳤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크다고 생각했다. 화폐수량설을 옹호하는 통화주의자들은 사람들이 일상적인 구매를 위해 또는 ‘만약을 대비해‘ (예비적 동기) 화폐를 보유한다고 주장했지만, 케인스는 제3의 동기, 즉 ‘투기‘를 목적으로 돈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보통 전자는 거래적 동기 transactions motive 라부르고, 후자는 투기적 동기 speculativce motive 라 부른다. 사람들은 주식이나 채권 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여분의 유동성을 보유할 수도 있다. 만일 금리가 오르면 화폐에 대한 투기 수요 역시 오를 것이다. - P455

케인스의 간단한 소비 모델은 당장의 소득이 오르락내리락 할 때마다 소비 역시 그렇게 된다고 가정했다. 만일 소득이 특정한 해에 떨어진다면, 사람들은 지출을 줄일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자명한 이치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서 프리드먼은 다시 장기적인 관점을 들이댄다. 결국, 매주 금요일에 어김없이 봉급을 받는 사람은 일주일 내내 굶지 않고 지낼 수 있고그 주의 주말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이렇게 그는 장기적인 소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일정한 소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을 항상소득가설Permanent Income Hypothesis ‘이라고 한다.
밀턴 프리드먼은 개인의 소비 행태가 장기적으로 볼 때 큰 변동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래 소득에 대한 기대가 바뀔 때, 소비 행태도 바뀔 수 있다고 가정한다. 소비자들은 일주일 또는 한 달 또는 일 년 정도의 예상 수입이 바뀐다고 해서 기존의 소비 행동을 바꾸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이때 그들은 자신들이 저축해 놓은 돈의 일부를 사용할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해에 예상보다 소득이 높으면 평상시보다 더많은 돈을 저축하게 될 것이다. 미래의 기대 수입에 큰 변화를 감지하는한에서 그들은 평소의 소비행태를 바꾸게 된다.
- P462

그러나 채 몇 소절을 부르기도 전에 통화주의자들은 합창을 중단해야했다. 영국의 마가렛 대처 Margaret Thatcher 수상과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앙은행을 압박해 무리한 통화정책을 폈다. 화폐 공급량을 줄이고 금리 상승은 무시했다. 약발은 바로먹혔다. 1980년에 12퍼센트 이상이었던 것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1982년에 4퍼센트 아래로 눈에 띄게 떨어졌다. 처음에 경제학자들은 화폐가 그렇게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곧바로 프리드먼이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됐다. 바로 심각한 경기 침체가 뒤따랐던 것이다. 먼저 통화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생산량과 물가에같이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에만 영향을 미칠 뿐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10퍼센트까지 치솟았고, 1983년에야 겨우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어떤 경제 정책을 시행할 경우, 무엇보다 주의해야 하는 것은 그것이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미리 예측하고 해야 하는것이다. 레이건 행정부처럼 인플레이션 하나를 잡기 위해 무작정 통화정책을 펴는 것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다. - P475

인위적인 가격 지지 정책은 국가 정치에 암을 유발할 수있다.
이런 문제는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이미 만성화된 문제다. 어떤 하나의 동기에서 똘똘 뭉친 이익 집단들은 국가 차원의 경제 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그에 따른 결과에서 사소한 몫을 가져가는 개별 소비자들의 이해관계는 철저히 짓밟는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개별 소비자들은 이득은 커녕 국가적 효율성과 소득의 하락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본다. 하지만 그들이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가? 분명한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개개 특수이익 집단들은 공공의 복리에서 아주적은 몫만을 챙겨가기 때문이다. 물론 그 몫이 하나로 뭉치면 무시못할 크기이지만. - P493

그렇다면 규제를 받는 산업들이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들, 특히 정부를 포획하는 데 성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에서 다룬 합리적 무시, 즉 특수 이익 집단의 역설을 떠올려보자. 기업들은 정부나 정부 산하 기관들을 설득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학계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 실제로 경제학자들은 경제 잡지나 법률 잡지에 자신들의 전문 연구 성과를 게재함으로써 어떤 기업을 간접 대변하기도 한다. 정보의 우위나 전문성에 의존하는 것이다. 규제 당국은 종종 기업들의 이런 전략에 속아 넘어가 그들의 설득이나 로비에 넘어간다. 더구나 국민들은 이런 일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보다 좀 더 냉소적인 설명도 있다. 규제하는 자들이 규제받는 자들과 모종의 관계를 맺고있는 경우가 있다. 정부 산하의 각종 기관과 위원회의 소속 위원들은 대다수가 민간 부문 출신들로 임기가 끝나면 다시 민간 부문으로 되돌아간다. 눈살을 찌푸리는 것보다 친구가 되는 것이 서로를 위해 상부상조하는 길이다.  - P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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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하려면 먼저 배워야 한다

한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사람은 여러 가지 꿈을 갖게 마련이다. 태어나서 한 번도 꿈다운 꿈을 가져 보지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사실 알고 보면 누구 못지않은 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단지 살아오는 동안 더러는 잊혀지고 더러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묻혀졌을 뿐이다. - P15

여기서 당시 내가 품은 꿈을 이야기해 보겠다. 그때는 수학의기술을 충분히 습득했다고 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내가특별한 재능을 가진 것도 아니었으므로 이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 P18

엉뚱한 야망은 전혀 없었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모든능력을 다 쏟는다 해도 결국은 헛수고가 되리라고 생각하고 체념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나는 이 문제에 상당한 매력을 느꼈다. 그것은 한번도 만나 보지 못한, 어차피 만나지도 못할 아름다운 여성을 짝사랑하는 것과 비슷한 감정이었다고 생각된다. 왜 매력을 느꼈을까? 그 이유를 말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하고 비웃을지도 모른다.
나는 물체의 본질과 그 그림자와의 관계가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가 사는 세계와 사람이 사는 세계의 관계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 P18

그렇지만 아버지는 태연하셨다. 이전과 다름없이 "나를 보아라." 하는 듯한 자신만만함을 보여 주면서 생활력이 가득 찬 자세를 유지하셨다. 강한 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만만치 않은 생활력을 갖고 계시기도 했다. 비록 행상하는 처지가 되었지만,
그 어느 것도 아버지에게서 삶에 대한 자신감을 빼앗아 갈 수는 없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자신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먹고 사는 것만큼 이 세상에서 소중하고 강한 것은 없다는, 이제까지 겪어오면서 몸에 밴 생활 철학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이 아닌가 싶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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