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원장님께서 장서관 조사를 바라시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 아닙니까?」듣고도 모르느냐? 처음부터 원장은 장서관을 신성 불가침이라고 하지 않더냐? 이유가 있을 테지. 아델모의 죽음은모르겠다만 적어도 베난티오의 죽음에는 원장 자신이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이야기가 확대되면 자기가 다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몰라. 원장은 진실이 밝혀지기를 원하지 않는 것일까..... 적어도 내 손에 의해 밝혀지는것은 바라지 않는 것일까……」「그러면 장서관이, 하느님께서 버리신 곳, 하느님께서도편하시지 못할 곳이라는 말씀이신지요?」맥이 빠지는 기분에서 내가 여쭈었다.
「하느님 거하시기에 편할 곳이 이 세상 어디에 있겠느냐.
윌리엄 수도사가 그 큰 키로 나를 내려다보면서 반문했다. - P293

사부님이 숙사로 드신 뒤 나도 자리에 누웠지만 마음이 무거워 견딜 수 없었다.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세계로 내보내신 선친이 원망스러웠다. 내가 배우기에 벅찬 것들이 너무 많은 세계가 싫었다.
<가련한 이 몸을 사자의 입에서 구하소서 Salva me ab oreLeonis.> 잠들기 직전에 나는 이렇게 기도했다.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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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그뿐이냐? 이탈리아 사람들은 어설픈 목회자들덕분에 고대의 미신으로 뒷걸음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ㅠ이제 그들은 육(肉)의 부활은 믿지 않고 육신의 상해와 불행만을 두려워한다. 그러니 그리스도보다는 성 안토니오가 더 두렵지 않겠느냐?」「그렇지만 베렝가리오 수도사는 이탈리아 사람이 아니지않습니까?」「다를 게 없다. 나는 지금 이 반도(半島)를 풍미하고 있는교회와 설교의 분위기를 이르고 있음이야. 이러한 분위기가 이곳에서 다른 곳으로 퍼져 나가는 것이다. 신심과 학식 있는 수도사들이 많은 이 수도원까지 퍼져 오지 않았느냐?」
하지만 죄를 짓지 않으면요?」나는 사부님에게 매달리고 싶었던 나머지 억지를 부렸다.
「수도원이 <세상의 거울Speculum mundi>이라면 해답은 자명해졌을 테지.」「사실이 그렇습니까?」「세상에 거울이 있으려면 먼저 세상이 모습을 얻어야 할것이다.
어린 나에게는 너무나 철학적인 윌리엄 수도사의 결론이었다. - P227

베노는, 수도원의 많은 수도사들이 익히 알고 있듯이 베렝가리오는 아델모에 대해 참으로 입에 담기 민망한 정욕을 품고 있었다고 말했다. 베렝가리오가 아델모에게 품었던 정욕이 어떤 정욕이던가? 소돔과 고모라 백성들이 만판으로 놀아나다가 하느님을 진노케 하여 결국은 불바다 속에서 절멸한것이 바로 이 정욕 때문이 아니던가? 베노는, 내 나이가 어리다는 것도 잊었는지 자기에게도 그런 정욕에 사로잡힌 경험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다. 사춘기 시절을 수도원에서 보내는 수련사들이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지키고, 이런 종류의 정욕에 사로잡힌 사람을 온 마음을 다하여 경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녁의 뜻과는 달리 이러한 정욕에 얽힌 이야기가 풍편(風便)으로 들리는 것이야 어쩌랴. 나 역시 멜크 수도원에 수련사로 입문하고 오래지 않아 어느 나이 든 수도사로부터, 속인이 여성에게 보내는 듯한 이상한 사연이 든 두루마리를 받은 바 있다. 수도사로 서원을 세운 사람이, 여체라고 하는 악덕의 덩어리를 경계하게 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수도사라고 하는 직분은, 바로 이러한 계율에 갇혀 있기 때문에 이따금씩 엉뚱한 죄악에 물들고는 한다. 벌건 대낮에 성가대석에 앉아 있던, 살결 회기가 처녀 같고 얼굴에 수염 한 올 나있지 않은 앳된 수련사를 보면서 가슴을 두근거리던 일을,
내 이 나이가 되었으니 감출 것이 무엇이겠는가.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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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척추동물은 납작한 귓속뼈와 부레가 없다. 듣기 주머니가 길게 늘어나 도관이 된 덕에 더 넓은 주파수의 소리를 귀로 감지할 수있다. 포유류는 도관이 너무 길어서 고리 모양으로 감겨 있는데, 이것이 달팽이관이다. ‘달팽이관‘을 뜻하는 영어 ‘코클리어(cochlea)‘는 ‘달팽이 껍데기‘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왔다. 우리의 언어는 ‘소리‘, ‘신체 움직임‘, ‘균형‘의 세 가지 감각을 구분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속귀 안에서 서로 연결된 체액 도관의 털세포에서 비롯한다. 인류 문화에서 음악과 춤의 연결과 말과 몸짓의 연결은 우리 몸과 동물의 진화사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척추동물의 오래전 친족 관계는 발성 방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척추동물은 발성 방법이 매우 다양하지만 그 발생학적 기원은 모두동일하다. 뒷뇌(후뇌)와 척주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작은 신경조직 부위가 신경 회로로 발달하는데, 이곳이 성체의 발성을 관장한다. 이 회로는 어류의 부레, 육상 동물의 후두, 조류 가슴에 있는 독특한 울음통, 그리고 울음주머니를 부풀리고 가슴지느러미를 떨고 앞다리를두드리는 수천 가지 소리 진동에 이르기까지 온갖 방법으로 소리를내는 동물들에서 발성을 위한 패턴 발생기 역할을 한다. - P33

나는 물고기다. 공기 중에서 말하고 육지에서 걷고 숨쉬면서도 물이 담긴 귓속 고리관에서 떨리는 털세포를 통해 바다를 경험한다. 나의 수중청음기와 헤드폰은 신기한 연결 고리를 만들어냈다. 나는 반수생(半水生) 세계에 귀를 기울이면서 바닷물의 흔적을 머금은 채 나의 속귀에 묻힌 도관을 이용했다. 하지만 인간의 귀는 이곳에 존재하는 소리 감각기 중 하나에 불과하다. 지구의 소리 다양성은 동물의 다양한 음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풍요로움은 청각적 경험의 다양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 P35

새우, 물고기, 세균, 새, 곤충과 내가 같은 소리를 듣는다‘고 말하는 것은 안이한 뭉뚱그리기다. 듣다라는 동사는 우리의 소리 지각과상상력이 얼마나 편협한가를 보여준다. 우리는 동물의 움직임을 묘사할 때는 이런 한계에 갇히지 않는다. 동물은 뒤뚱뒤뚱 성큼성큼 저벅저벅 걷고, 겅중겅중 껑충껑충 팔딱팔딱 뛰고, 팔락팔락 펄럭펄럭 휠훨 난다. 우리는 동물의 다양한 움직임을 어휘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듣기를 묘사하는 어휘는 빈약하다. 듣다. 귀 기울이다. 경청하다. 이 낱말들만 가지고는 우리의 상상력을 확장하여 소리 경험의 다양성을 아우를 수 없다.
딱총새우가 앞다리 관절이나 집게발의 방향 감지 털에서 느끼는감각을 어떤 동사로 표현할 수 있을까? 대서양조기의 귀에 있는 뼈판(골판)이 털세포로 덮인 막 위를 미끄러질 때 발생하는 경험에 무슨 이름을 붙여야 할까? 물고기의 옆줄에 있는 섬모는 주변의 물에 잠겨있기에 우리의 가운데귀에 있는 귓속뼈 세 개의 움직임과는 분명히다른 경험을 낳을 것이다. 우리는 박각시가 어떻게 구기 촉수로 박쥐의 접근을 감지하는지 표현할 낱말이 없다.
듣기를 일컫는 다양한 어휘가 없는 탓에 우리는 주의력이 결핍되고 상상력이 제한된다. 변변한 동사가 없으면 형용사, 부사, 비유를 끌어다 쓰는 수밖에 없다. 딱총새우의 집게발은 좁은 주파수에 맞게 조정된 털로 뾰족하게 듣는다. 물고기가 저주파 옆줄로 듣는 소리는 보드랍고 깊고 말랑말랑하다. 새는 체온이 높아서 청각 주의력이 예리하지만, 달팽이관이 뭉툭하고 밋밋해서 고음이 깎이는 탓에 음높이 지각 범위가 우리보다 좁다. 세균의 듣기는 떨리는 엄지손가락을 끈적끈적하고 물컹물컹한 젤리에 꽂아 넣는 것과 비슷하려나?
하지만 언어와 감각 기관에 제약이 있더라도 우리는 세계 경험을통해 상상력을 자극받을 수 있다. 듣기는 다른 존재 방식을 이해할 수있도록 우리의 마음을 열어준다. 지구의 어느 장소에서든 진화의 창조적 손길이 낳은 다양한 산물인 수천 가지의 감각 세계가 나란히 공존한다. 우리는 다른 동물의 귀로 들을 수는 없지만 귀를 기울이고 경탄할수는탄할 수는 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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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고치는 정도인데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옛날의 그 색깔을 낼 수 없거든요. 성가대석 위에 있는 파란 유리를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유리는 어찌나 맑은지 해가 중천으로 솟으면 천국의 빛줄기가 회중석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 같답니다. 회중석 서쪽에 있는 유리는 얼마전에 바꾸어 끼웠습니다. 그래서 질적으로는 원래 있던 것만 같지 못합니다. 여름에 보시면 금방 알 수 있지요. 맥이 빠집니다. 우리에게는 이제 옛날 사람들 같은 재주가 없는 모양입니다. 거인의 시대는 가버린 것이지요.」윌리엄 수도사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응수했다.
「그래요, 우리는 난쟁이들입니다. 그러나 실망하지 마세요. 우리는 난쟁이는 난쟁이이되, 거인의 무등을 탄 난쟁이랍니다. 우리는 작지만, 그래도 때로는 거인들보다 더 먼 곳을 내다보기도 한답니다.」윌리엄 수도사의 말에 니콜라가 자신 있게 대들었다.
「아니, 우리가 그분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무엇인지 말씀해 보십시오. 수도원의 보물이 보관된 교회 지하실로 내려가 보시면, 아주 굉장한 성보 상자를 구경하실수 있을 것입니다. 그 성보 상자를 한 번이라도 보시면, 저 같은 유리장이가 꼼지락거리며 주무르고 있는 이것은..
호작질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아실 것입니다.
「유리 세공사가 줄곧 유리창만 만들라는 법은 없어요. 대장장이라고 해서 줄곧 성보 상자만 만들라는 법도 없고요.
옛날의 거장들이 다행히도 몇 세기를 너끈하게 견딜 만한,
아주 튼튼하고 예쁜 놈으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지요. 그렇지 않다면 세상은 온통 성보 상자로 가득 차 버리게요? 그때쯤이면 성보 상자를 아무리 뒤져 봐야 유물이 될 만한 성자의 유골은 아주 드물어질 테지요. 그렇다고 해서 평생 깨어진 유리창만 땜질하고 있을 수도 없지요. 여러 나라에서 나는 유리 제품을 많이 보았는데, 그걸 보니까 장차 세상에서는 유리가 신성한 사업에 쓰여지는 것은 물론 인간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우리 시대에 만들어진 거라도 하나 보여 드리고 싶군요. 나는 복이 많아 이 요긴한 견본을 하나 가질 수 있었답니다.」윌리엄 수도사는 말끝에, 법의 안으로 손을 넣었다가는 예의 그 렌즈 콩처럼 생긴 유리알 한 쌍을 꺼냈다. 우리의 말상대가 되고 있던 양반의 안색이 달라졌다. - P169

「기적이 아닙니까! 그런데도 혹자는 마법이니, 악마의 연장이니 할 터이니.
윌리엄 수도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물건을 두고, 마법 어쩌고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허나 마법에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악마의 마법인데, 이 마법은 말로 나타내기 어려우리만치 아주 교묘하게인간의 타락을 획책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마법도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하느님의 지혜가 인간의 지식을 통해 드러납니다. 이러한 마법은 자연을 변형시키는 일을 하는데 그 목적 중의 하나는 인간의 생명 자체를 연장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신성한 마법이라고 불러야 마땅하지 않은가요. 따라서 배운 사람들은 마땅히 이 마법을 고구하되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만들어 내는 데 그치지 말고, 하느님께서, 히브리인, 그리스 인, 고대인, 심지어는 이방인들에게까지허락하셨던 자연의 비밀을 찾아내어야 합니다(이교도들의책에서 읽을 수 있는, 눈과 시력의 과학은 얼마나 방대한지모릅니다). 이러한 기독교도의 지식은 불신자나 이교도들 손을 떠나 다시 우리 것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하면, 이런 것과 관련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어째서 이를 하느님의 백성을 위한 지식으로 널리 펴지 않는답니까?」「하느님 백성이라고 해서 모두 이 어마어마한 비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닌 데다. 이러한 지식을 가진사람이 악마와 결탁한 요술쟁이로 오해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런 지식을 남과 더불어 나누겠다고 한 이유로 목숨을 잃은 적도 있기 때문이랍니다. 나부터도, 저 종교 재판과 이단심판 시절에 악마와 거래한다는 의심을 받았던 나머지 이 렌즈를 감히 코에다 걸지 못했던 때가 있답니다. 이 때문에꼭 읽어야 할 문건(文件)도 직접은 읽지 못하고 공연히 서기들로 하여금 대독(代)하게 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단심판관 시절이라면, 악마가 지천으로 널려 있던 시절, 누구나 코로 유황 연기 냄새를 맡을 수 있던 시절이랍니다. 한번 걸리면 악마와 손을 잡은 혐의로 기소되기가 십상이었지요. 위대한 로저 베이컨께서 경고하셨듯이, 과학의 비밀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고루 미덕이 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고약한 일에 쓰일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식자는 마법과는 관련이 없는, 지극히 범용한 과학 문건을 일부러 마법과 관련된 문건으로 보이게 하기도 합니다. 무슨 까닭인가요?
그래야 불순한 사람들이 이를 넘보지 못할 게 아니겠어요?」
「그렇다면 어른께서는, 범용한 사람들이 이 비밀을 그릇된 목적에 쓸까 봐 두려워하시는 것입니까?」 범용한 사람들, 단순한 사람들을 내가 두려워하는 바는,
그들은 이런 비밀을 무서워하는 나머지, 목자(牧者)들이 자주 입에 올리는 악마의 소행으로 혼동한다는 점입니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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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 그렇게 많았으니 한겨울 오후에도 빛이 고루 들어오는 것은 당연했다. 창유리는, 교회의 경우와는 달리 채색 유리가 아닌, 납틀에 박힌 정방형 유리였다. 그래서 이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인공으로 변조(變調)된 빛이 아닌 순수한 자연광 그대로였다. 따라서 자연광이 수도원 학승들의 독서와 필사를 밝혀 주고 있는 셈이었다.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구경한 문서 사자실은 적지 않으나,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방을 밝히는 자연광이 그처럼 현란한 문서 사자실은 본적이 없다. 빛이 연출하는 영적인 원리의 광휘와 아름다움과 학문의 본디 모습은 그 방이 체현하는 조화로운 분위기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방에서는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세 가지 현상이 돋보이고 있었다. 첫째는 불완전한 것을 추한 것으로 여기게 하는 완전성 혹은 무류성無謬性), 두 번째는 고유의 조화 혹은 일치, 마지막으로는 특정 색깔을 아름답다고 여기게 하는 청징스러움과 빛 자체의 아름다움이었다. 아름다운 것에는 평화가 깃들어 있는 법••••••.
그리고 우리의 욕심은, 평화로운 것, 아름다운 것, 선한 것 앞에서 차분히 가라앉는 법. 그래서 나는 그 분위기 앞에서 위안을 느끼는 동시에 그런 곳에서 공부하던 사람들이 참으로 부러워 보였던 기억이 새롭다. 내 눈이 그 방의 밝기에 익어 감에 따라 오후의 햇살에 화사해진 그 방은 더할 나위 없는 학문의 전당으로 보였던 것이다. 후일 장크트 갈렌 수도원에서, 장서관과는 분리되어 있는, 비슷한 크기의 문서 사자실을 본 적이 있으나 꾸며진 상태와 간추려진 상태로 보아 그 수도원 문서 사자실과 같지 못했다(장크트갈렌 수도원의경우 수도사들이 장서가 있는 곳에서 공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는 달랐다). 고문헌 연구가, 사서. 주서사들은 모두 각자의 서안(書案)앞에 앉아 있었는데, 이 서안은 하나씩의 유리창 앞에 면벽(面壁)하고 있었다. 유리창이 40개여서(4주덕(主德)에 10계명을 곱한 듯, 4의 10배수로부터 나온 완벽한숫자) 40명의 수도사가 동시에 공부할 수 있게 되어 있었지만 내가 보았을 당시에는 30여 개의 서안 앞에만 수도사들이 앉아 있었다. 세베리노는, 문서 사자실에서 공부하는 수도사들은 3시, 6시, 9시과의 성무를 면제받고 있어서 낮에는 그곳을 떠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까 수도사들의 공부가 끝나는 시각은 만과가 시작되는 일몰 즈음이 되는 셈이었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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