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탄소의 연간 세계 수요는 현재 100억 톤을 약간 상회한다. 인류에게 양식을 공급하는 주된 곡물의 총수확량보다 거의5배, 80억 명의 세계 인구가 연간 마시는 물의 양보다 2배가 넘는 질량이다.  - P77

인상적인 성취는 한층 더 주목할 만하다. 1950년 25억 명이던세계 인구가 2019년에는 77억 명으로 급상승했다. 그런데도 세계적으로 영양 결핍이 가파르게 줄었다는 사실은, 1950년의 세계는 약 8억 9,000만 명에게 적정한 식량을 공급할 수 있었지만 2019년에는 70억 명에게도 적정한 식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절대적 수치로는 거의 8배가 증가한 셈이다!
이런 인상적인 성취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작물 수확량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은 너무도 뻔한 대답이다. 더 생산성 높은 품종, 경작의 기계화, 적정한 비료, 관개시설, 작물 보호 등의 복합적인 결과로 수확량이 증가했다는 대답은 경작법의 중대한 변화를 정확히 지적하는 것이긴 해도 근본적인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현대의 식량 생산은 농지에서의 작물 재배든 바다에서의 어류 포획이든 두 종류의 에너지에 의존하는 특별한 혼성체이다. 첫 번째 에너지는 가장 확실한 에너지, 즉 태양이다. 그러나 이제는 화석연료가 반드시 필요하고, 우리 인간이 만들어내는 전기도 필요하다. - P86

그러나 농약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에 비교하면, 농기계를 제작하고 농기계에 동력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아무것도 아니다. 현대 농법에는 작물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살진균제와 살충제가 필요하고, 잡초가 영양분과 물을 빼앗아는 걸 방지하기 위해 제초제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에너지집약적인 약품이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 사용된다. 따라서 헥타르당 소량이면 충분하다." 반면 식물에 필요한 3대 기본 영양소 - 질소, 인, 칼륨 ㅡ를 공급하는 비료의 경우에는상품의 단위당 에너지는 덜 필요하지만, 높은 산출량을 얻기위해 다량으로 투여해야 한다. - P96

질소가 이처럼 다량으로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살아있는 세포에 질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극을 받아 광합성에동력을 공급하는 엽록소에도 질소가 존재한다. 모든 유전자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핵산 DNA와 RNA에도 질소가 존재한다. 물론 우리 조직의 성장과 유지에 필요한 모든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에도 질소가 존재한다. 질소는 대기의 80퍼센트를 차지한다. 모든 유기체가 질소에 잠긴 채로 살아간다고 말할수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질소는 매우 풍부하면서 작물의 생산성뿐 아니라 인간의 성장에도 관여하는 중대한 제한 인자 limiting factor이다. 이런 현상은 생물권에서 상당히 모순되는 현실 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질소는 대기에서 비非반응성 분자(N)로 존재하고, 소수의 자연과정을 통해서만 두질소 원자 간의 결합이 쪼개지는데, 이때에야 반응성 화합물을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번개도 질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번개는 질소산화물을 만들어내고, 그 질소산화물은 빗물에 용해되어 질산염을 형성한다. 결국 숲과 밭 그리고 초지가 하늘에서 비료를 얻는 셈이다. 그러나 이렇게 자연에서 유입되는 질소량은 너무 적어 80억 세계 인구를 먹일 수 있을 만큼의 작물을 수확할 수 없다. 대신 번개가 엄청난 온도와 압력으로 해내는 일을 ‘니트로게나제nitrogenase‘라는 효소가 정상적인 조건에서 해낼 수 있다. 니트로게나제는 콩과 식물의 뿌리와 관련 있는 박테리아나, 토양 또는 몇몇 식물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박테리아에 의해 만들어진다. - P97

농업, 축산업, 어업 등 식량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는 식량과관련한 연료와 전기 수요의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식품 시스템 전체에 사용된 에너지랑을 추정하면 총공급에서 훨씬 많은 몫을 차지한다. 가장 정확한 자료는 미국에서 구할 수 있다. 미국은 현대 기술이 널리 보급되어 있고 규모의 경제를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까닭에, 식량 생산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는 국내 총공급의 1퍼센트 남짓이다. 그러나 식량 가공과매, 포장과 운송, 도매와 소매 서비스 가정에서의 식품 저장과 조리 준비,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간편하게 제공하는 음식에 드는 에너지를 모두 더하면, 미국에서 식품과 관련해 사용하는 에너지 총량은 2007년 국내 에너지 총공급의 16퍼센트에 이르렀고 지금은 20퍼센트에 가깝다. 이처럼 에너지 수요를 인상시킨 요인으로는 생산이 통합됨에 따라 운송 수요가 증가하고 수입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현상부터 잦은 외식, 심지어 집에서도 간편식과 즉석 식품을 더 자주 찾는 경향까지 무척 다양하다.
오늘날 식량 생산 관례의 많은 부분을 그대로 지속해서는 안되는 이유는 많다. 농업이 온실가스 발생에 큰 몫을 차지한다는비판은 이제 농업이 달라져야 한다는 이유로 자주 언급된다. 현대 농사법과 축산 및 양식은 생물 다양성의 상실부터 연안 해역의 데드 존dead zone (물속에서 산소가 충분하지 않아 생물이 살 수 없는지역 - 옮긴이) 발생까지, 다른 방향에서도 환경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많이 미친다.  - P119

그 이후에는 현대 산업 개발의 많은 사례들이 그렇듯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이후의 중국이 앞장섰다. 마오는 중국 역사에서 대기근(1958~1961)의 원흉이었다. 1976년 마오가 죽었을때, 1949년 공산주의 국가를 선포한 시기보다 일인당 식량 공급에서 나아진 게 없었다. 1972년 닉슨의 베이징 방문 후, 중국이 가장 먼저 취한 주요 사업은 텍사스의 M. W. 켈로그사에 13개의 최첨단 암모니아-요소 공장 건설을 주문한 것이었다. 1984년 중국은 도시에서 식량 배급제를 폐지했고, 2000년에는 일인당 하루 평균 식품 공급량이 일본보다 높아졌다.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유일한 이유는 질소 장벽을 무너뜨림으로써 연간 작물 수확량을 6억 5,000만 톤으로 늘린 덕분이다. - P149

밭에 뿌린 질소의 소실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직접 해법은 현재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값비싼 지효성 화합물을 살포하는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밀농업으로 전환해 토양을 분석해서 필요할 때만 비료를 살포하는 좀 더 실질적인 방법이다. 이미 지적했듯 음식값을 인상하고 육류 소비를 줄이는 간접 대책도 효과적일 수 있지만 크게 환영받지는 못한다. 따라서 현실적으로가능한 이런 해결책의 조합이 질소비료의 소비에 급진적 변화를 가져올 것 같지는 않다. 현재 약 150 메가톤의 암모니아가 매년 합성되고, 그중 약 80퍼센트를 비료에 사용한다. 또한 그 비료 중 60퍼센트가 아시아에서, 약 4분의 1이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5퍼센트 미만이 아프리카에서 뿌려진다. 부유한 국가들은 일인당 평균 식량 공급량이 이미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비료사용률을 줄여야 마땅하고, 줄일 수도 있다. 또 세계에서 비료를가장 많이 사용하는 두 국가, 즉 중국과 인도도 과도한 비료 사용을 줄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대륙이지만여전히 영양 공급이 부족하고, 상당량의 식량을 수입해야 하는처지에 있다. 식량 자급률을 높이려면 질소비료의 사용량을 늘려야 한다.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암모니아 사용량은 유럽 평균값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질소 공급을 확대하는 최적의 해법은 비非콩과 식물에 질소산화물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지만, 이는 유전공학이 아직 시행조차 하지 않은 방법이다. 한편 씨앗에 질소산화물 박테리아를 주입하는 덜 급진적인 방법도 있지만, 상업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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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모든 것의 의미는 한 가지뿐이다. 헤일메리호는 집으로돌아가지 않는다. 왕복이 아니라 편도다. 이 딱정벌레들은 내가 지구로 정보를 보낼 방법일 것이다.
나한테 몇 광년이나 떨어진 곳으로 송출할 만큼 강력한 무전 송신기가 있을 리는 없다. 그런 무전 송신기를 만드는 것 자체가 가능한지도모르겠다. 그래서 대신 내게 각각 5 테라바이트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작은 ‘딱정벌레‘ 우주선 네 대가 주어진 것이다. 이 녀석들이 지구로 돌아가 데이터를 송출할 것이다. 네 대가 있는 이유는 여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아마 나는 내가 알아낸 내용의 사본을 각각의 탐사선에 싣고 탐사선 네 대 모두를 집으로 돌려보내야 할 것이다. 탐사선이최소한 대라도 살아남는다면 지구는 구원받는다.
나는 자살 임무를 수행하러 왔다. 존, 폴, 조지, 링고는 집에 돌아가지만, 길고도 험난한 나의 여정은 여기에서 끝난다. 이번 임무에 자원했을 때 나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 그러나 기억상실증에 걸린 내 두뇌에게는 이 정보가 새롭기만 하다. 나는 여기에서죽는다. 혼자서 죽게 된다. - P111

저건 우주선이다.
다른 우주선.
이 항성계에 나 말고도 다른 우주선이 있다. 번쩍이는 빛은 그 엔진에서 나온 것이었다. 저 우주선도 아스트로파지를 동력으로 사용한다. 헤일메리와 똑같다. 하지만 그 디자인은 그 형태는 내가 여태껏 본 어떤 우주선과도 다르다. 선체 전체가 거대하고 납작한 표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압력 용기를 만드는 최악의 방법이다. 제정신인 사람이 우주선을 저런 모양으로 만들 리는 없다.
제정신인 지구인이라면 말이다.
나는 눈앞의 광경을 보고 몇 차례 눈을 깜빡인다. 침을 꿀꺽 삼킨다.
저건.…. 저건 외계의 우주선이다. 외계인이 우주선을 만들 정도의 지능이 있는 외계인들이 만든.
인류는 우주에 혼자가 아니다. 그리고 나는 방금 우리의 이웃을 만났다.
"이런 씨발!"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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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 대부분에게 현대 세계는 블랙박스로 가득해 보인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블랙박스는 사용자도 그 내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지 못하는 장치이다. 전기는 어디에나 존재하는 궁극의 블랙박스일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무엇(화력발전소에서는 화석연료의 연소, 수력발전소에서는 물의 낙차, 태양전지에 흡수되는 태양복사, 핵원자로에서는 우라늄의 분열)이 투입되는지 잘 알고, 모두가 그 결과(빛, 열, 운동)의 혜택을 누린다. 하지만 발전소와 변압기, 송전선과 최종적인 사용 장치의 내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제대로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 P61

전기는 조명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에너지 형태이다. 규모를막론하고 민간과 공공 분야의 조명에서 전기와 경쟁할 만한 에너지 형태는 없다. 극소수의 혁신이 햇빛의 한계를 걷어내고 밤을 밝히며 현대 문명에 큰 영향을 주었다." 고대의 밀초와 등잔부터 초기 산업화 시대의 가스등과 등유등까지 과거의 대안들은 불빛이 약한데도 비용이 많이 들고 무척 비효율적이기까지 했다. 광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비교하는 기준은 ‘발광 효율 Luminous efficacy‘이다. 발광 효율은 시각 신호를 발산하는 능력을 뜻하고, 광원의 전력 (단위는 와트)에서 광속(광원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총량을 말하며 단위는 루멘이 차지하는 몫으로 측정한다. 양초의 발광효율을 1로 치면, 초기에 산업화한 도시를 밝히던 석탄 가스등의 발광 효율은 5~10 이상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 사용한 텅스텐 필라멘트 전구는 60 이상의 빛을 발산했고, 요즘의 최상급 형광등은 500에 버금가는 빛을 낸다. 야외 조명에 사용하는 나트륨램프의 발광 효과는 1,000배 이상이다. - P63

장기적으로 사회를 전기화하려는 추세에 돌입한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연료를 직접 소비하는 것보다 전기로 전환되는 연료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1882년부터 시작된 수력을 배제하더라도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신재생에너지를 보면 이런 변화를 쉽게 알아챌 수 있다. 그러나 전기 발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 과정에서 복잡한 문제가 야기될 것임이 명약관화하다. 또 전기의 중요성이 커져가는 건 분명하지만 현재 범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최종 에너지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몫은 상대적으로적어 18퍼센트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 P65

핵심적인 수식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목표는 완전한 탈탄71o소화가 아니라 순배출 제로, 즉 ‘탄소 중립carbon neutrality" 이다. 이는 지속적인 배출을 허용하되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포집해 지하에 항구적으로 저장하거나 대대적으로 나무를심는 등 일시적인 대책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상쇄하겠다는 얘기이다." 5 0으로 끝나는 해에 순배출을 제로로 낮추겠다는 목표 설정은 너도 나도 따라 하는 ‘미투 게임me-too game"이되어 2020년에는 100개국 이상이 참여하겠다고 나섰다. 노르웨이는 2030년, 핀란드는 2035년을 목표로 내세웠다. 유럽연합 전체와 캐나다, 일본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50년, 심지어 세계 최대 화석연료 소비국인 중국까지 2060년을 목표로 선언했다.
화석연료의 연소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2019년 370억 톤을 넘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2050년까지 순배출을 제로로 낮추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례 없던 속도와 규모로 에너지 전환을이뤄내야 할 것이다. 에너지 전환에 필수 요소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 목표의 무모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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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 지식의 범위가 전문화를 부추기고, 그 반작용으로 기본에 대한 이해가 점점 얕아지거나 기본자체를 무시하게 된다는 사실만으로 이해의 부족을 모두 설명할 수 있지는 않다.
도시화와 기계화가 이런 이해 부족의 주된 이유였다. 2007년이후로 인류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부유한 국가에서는 80퍼센트 이상). 19세기와 20세기 초에 산업화하던 도시들과달리 현대 도시 지역의 일자리는 대체로 서비스업종에 속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현대 도시인은 식량을 생산하는 곳뿐만 아니라 기계와 기구를 조립하는 곳과도 떨어져 지낸다. 모든 생산 활동이 점차 기계화한다는 것은 세계 인구에서 극히 일부만이 문명을 지탱하는 에너지와 현대 세계를 구성하는 물질을 전달하는 데 종사한다는 뜻이다. - P11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누구도 화성으로 이주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른바 도시 농업 지지자들이 상상하는 수직 농장이 아니라 널찍한 농경지에서 생산한 곡물을 계속 먹을 것이다.
우리는 누구도 탈물질화한 세계에서 살지 않을 것이다. 탈물질화한 세계에서는 물의 증발이나 식물의 수분같이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가 필요 없겠지만, 풍요로운 소수가 수 세대 전에 남겨놓은 조건에서 다수의 인류가 살기 때문에 이런 존재론적 필요조건을 그대로 물려주기가 점점 어려워지기는 할 것이다. 물론 에너지와 물질에 대한 수요 증가가 생물권에 너무 크고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스트레스를 주어, 생물권이 장기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본래의 흐름과 비축량을 유지하는 역량이 위험에 빠졌기 때문에도 그러한 조건을물려주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 P14

또 확산 일로에 있는 기후변화에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예방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폭넓은 합의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행동, 어떤 계통의 행동 변화에서 최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에너지와물질에서 우리 세계가 당면한 상황을 무시하는 사람들, 즉 우리가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녹색해법 green solution‘이란 만트라mantra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의 처방전은 간단하다. 그저 탈탄소화하자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화석연료를 태우는 방식을 끝없이 순환되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억지스러운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문명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문명이다. 달리 말하면, 엄청난 양의 화석탄소를 태워야 기술과 과학의 발전 및 삶의 질 상승과 번영이가능하다. 따라서 우리 미래를 결정하는 이 중대한 요소를 수십년 내에 단절하기는 힘들고, 수년 내는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2050년까지 세계경제를 완전히 탈탄소화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계경제의 후퇴를 각오하거나, 거의 기적에 가까운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급격한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후자를 추구할 만한 과학기술적 수단도없고, 설득력 있고 현실적이며 실현 가능한 범지구적 전략도 없는 마당에 누가 세계경제의 후퇴라는 희생에 흔쾌히 동의하겠는가? - P15

그때부터 탐사선이 주목할 만한 사건을 본부에 보고하는 간격이 수억 년에서 수십만 년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우리 조상들의 기나긴 계보에서, 이 초기 두발짐승은 ‘호모‘ 속의 ‘호미난hominin‘으로 분류되고, 이 호미닌의 후손이 결국 지구를 빠른속도로 지배하기에 이르렀다. 수십만 년 전, 탐사선은 에너지가처음으로 체외에서 사용되는 사례 - 예컨대 음식을 소화하는경우 이외의 에너지 전환ㅡ를 발견했다. 직립보행하는 생명체의 일부가 불을 마음대로 다루며 조리와 안락과 안전을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불을 사용해 식물의 화학에너지를 열에너지와 빛으로 전환함으로써 호미닌은 전에는 소화시키기 어렵던 음식을 섭취하고, 추운 밤을 따뜻하게 지내며위험한 짐승들을 쫓아낼 수 있었다. 불의 사용은 환경을 전례없던 규모로 통제하며 의도한 대로 만들어가는 첫걸음이었다. - P30

 인간이 자체 이익을 위해 작물을 재배함으로써, 즉 적절한 식물을 선택해 심고 관리한 뒤 수확함으로써 지구 전체에서 이뤄지는 광합성 중 일부가 인간에의해 통제 및 조작된다는 뜻이었다. 들짐승을 집짐승으로 길들이는 최초의 가축화가 곧바로 뒤따랐다. 가축화를 시작하기 전에는 인간의 근육이 유일한 원동기, 즉 음식에서 얻은 화학에너지를 노동이라는 운동에너지 (역학적에너지)로 전환하는 장치였다. 약 9,000년 전, 일하는 동물로 소를 처음 기르기 시작하면서, 인간 근육의 에너지가 아닌 체외 에너지가 처음으로 공급되었다. 가축화한 짐승은 밭을 경작하고,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리고, 무거운 짐을 당기거나 운반하는 데 쓰였다. 물론 개인이 이동하는 수단으로도 이용했다.‘ 무생물 원동기는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도래했다. 돛은 5,000년, 물레바퀴는 2,000년, 풍차는 1,000년 이상 전에 생겨났다. - P31

열역학 제1법칙에 따르면, 에너지가 전환되는 동안에는 에너지가 전혀 소멸하지 않는다. 음식을 소화할 때 화학에너지가 다른 화학에너지로, 근육을 움직일 때 화학에너지가 역학적에너지로, 천연가스를 태울 때 화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터빈을 돌리는 동안 열에너지가 역학적에너지로 발전기에서 역학적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당신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전기에너지가 전자기에너지로 전환하는 동안에는 에너지 손실이 없다. 하지만 모든 에너지 전환은 결국 저온 열로 흩어진다. 따라서 에너지는 소멸하지 않지만 에너지의 유용성, 즉 유용한 일을할 수 있는 능력은 사라진다(열역학 제2법칙). - P47

최근 혐오스럽고 공해물질을 발생시키며 유한하기까지 한화석연료를 우월하고 환경친화적이며 재생가능한 태양광 전기
‘로 거의 곧장 옮겨가자고 순진하게 주장하는 ‘새로운 녹색 세
‘계‘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에너지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확인할 수 있다. 원유를 정제해 얻는 액체 상태의 탄화수소 연료(휘발유, 항공유, 디젤유, 중유)는 현재 흔히 사용하는 연료 중에서 에너지밀도가 가장 높아 모든 종류의 운송 도구에 동력을 공급하는 데 적합하다. 여기에서 밀도 사다리density ladder를 잠깐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단위: 톤당 기가줄). 자연에서 건조된 나무는16, 역청탄은 질에 따라 24~30, 등유와 디젤유는 약 46 이다. 부피를 기준으로 하면(단위: 세제곱미터당 기가줄), 나무는 약 10에 불과하고, 양질의 석탄은 26, 등유는 38이다. 천연가스(메탄)의 에너지밀도는 35MJ/㎥ 혹은 1/1,000 이하에 불과하다. - P50

 하지만 이런 간헐적 에너지원으로부터 20~40퍼센트의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경제 대국으로는 독일과 스페인이 대표적인예)과 재생에너지원에 전국의 전기공급을 전적으로 의존하는시스템 사이에는 근본적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인구가 많은 경제 대국이 전기 공급을 재생에너지원에 완전히 의존하려면, 우리에게 아직 없는 것이 필요하다. 전기를 대규모로 장기간(며칠에서 몇 주까지) 저장하는 장치를 개발해 간헐적인 전기 발전을 보완하거나, 표준 시간대를 넘나들며 햇살과 바람이 많은 지역에서 주요 도시와 산업 중심지로 전기를 송전하는 고압선망을 광범위하게 갖추어야 한다. 오늘날 석탄과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해 만들어내는 전력량뿐 아니라, 모든 운송수단을 완전히 전기화해 현재 자동차와 선박과 항공기에 액체연료로 공급하는 에너지까지 대체할 정도로 충분한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또 몇몇 계획안이 약속하는것처럼 이런 전환을 고작 20~30년 만에 실현할 수 있을까?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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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왜 지금 이 책이 필요한가?

어느 시대에나 독특한 면이 있겠지만 지난 세 세대, 즉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에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의세 세대만큼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던 듯하다. 그러나 전례가 없는 사건과 발전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역사상 어느 시대보다더 많은 사람이 이제 더 높은 수준의 생활을 즐기고 장수와 건강을 누리게 된 것이 가장 인상적이다. 하지만 거의 80억 명에가까운 세계 인구에 비하면 그 수혜자는 여전히 소수, 약 5분의1에 불과하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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