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탄소의 연간 세계 수요는 현재 100억 톤을 약간 상회한다. 인류에게 양식을 공급하는 주된 곡물의 총수확량보다 거의5배, 80억 명의 세계 인구가 연간 마시는 물의 양보다 2배가 넘는 질량이다.  - P77

인상적인 성취는 한층 더 주목할 만하다. 1950년 25억 명이던세계 인구가 2019년에는 77억 명으로 급상승했다. 그런데도 세계적으로 영양 결핍이 가파르게 줄었다는 사실은, 1950년의 세계는 약 8억 9,000만 명에게 적정한 식량을 공급할 수 있었지만 2019년에는 70억 명에게도 적정한 식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절대적 수치로는 거의 8배가 증가한 셈이다!
이런 인상적인 성취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작물 수확량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은 너무도 뻔한 대답이다. 더 생산성 높은 품종, 경작의 기계화, 적정한 비료, 관개시설, 작물 보호 등의 복합적인 결과로 수확량이 증가했다는 대답은 경작법의 중대한 변화를 정확히 지적하는 것이긴 해도 근본적인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현대의 식량 생산은 농지에서의 작물 재배든 바다에서의 어류 포획이든 두 종류의 에너지에 의존하는 특별한 혼성체이다. 첫 번째 에너지는 가장 확실한 에너지, 즉 태양이다. 그러나 이제는 화석연료가 반드시 필요하고, 우리 인간이 만들어내는 전기도 필요하다. - P86

그러나 농약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에 비교하면, 농기계를 제작하고 농기계에 동력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아무것도 아니다. 현대 농법에는 작물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살진균제와 살충제가 필요하고, 잡초가 영양분과 물을 빼앗아는 걸 방지하기 위해 제초제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에너지집약적인 약품이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 사용된다. 따라서 헥타르당 소량이면 충분하다." 반면 식물에 필요한 3대 기본 영양소 - 질소, 인, 칼륨 ㅡ를 공급하는 비료의 경우에는상품의 단위당 에너지는 덜 필요하지만, 높은 산출량을 얻기위해 다량으로 투여해야 한다. - P96

질소가 이처럼 다량으로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살아있는 세포에 질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극을 받아 광합성에동력을 공급하는 엽록소에도 질소가 존재한다. 모든 유전자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핵산 DNA와 RNA에도 질소가 존재한다. 물론 우리 조직의 성장과 유지에 필요한 모든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에도 질소가 존재한다. 질소는 대기의 80퍼센트를 차지한다. 모든 유기체가 질소에 잠긴 채로 살아간다고 말할수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질소는 매우 풍부하면서 작물의 생산성뿐 아니라 인간의 성장에도 관여하는 중대한 제한 인자 limiting factor이다. 이런 현상은 생물권에서 상당히 모순되는 현실 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질소는 대기에서 비非반응성 분자(N)로 존재하고, 소수의 자연과정을 통해서만 두질소 원자 간의 결합이 쪼개지는데, 이때에야 반응성 화합물을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번개도 질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번개는 질소산화물을 만들어내고, 그 질소산화물은 빗물에 용해되어 질산염을 형성한다. 결국 숲과 밭 그리고 초지가 하늘에서 비료를 얻는 셈이다. 그러나 이렇게 자연에서 유입되는 질소량은 너무 적어 80억 세계 인구를 먹일 수 있을 만큼의 작물을 수확할 수 없다. 대신 번개가 엄청난 온도와 압력으로 해내는 일을 ‘니트로게나제nitrogenase‘라는 효소가 정상적인 조건에서 해낼 수 있다. 니트로게나제는 콩과 식물의 뿌리와 관련 있는 박테리아나, 토양 또는 몇몇 식물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박테리아에 의해 만들어진다. - P97

농업, 축산업, 어업 등 식량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는 식량과관련한 연료와 전기 수요의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식품 시스템 전체에 사용된 에너지랑을 추정하면 총공급에서 훨씬 많은 몫을 차지한다. 가장 정확한 자료는 미국에서 구할 수 있다. 미국은 현대 기술이 널리 보급되어 있고 규모의 경제를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까닭에, 식량 생산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는 국내 총공급의 1퍼센트 남짓이다. 그러나 식량 가공과매, 포장과 운송, 도매와 소매 서비스 가정에서의 식품 저장과 조리 준비,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간편하게 제공하는 음식에 드는 에너지를 모두 더하면, 미국에서 식품과 관련해 사용하는 에너지 총량은 2007년 국내 에너지 총공급의 16퍼센트에 이르렀고 지금은 20퍼센트에 가깝다. 이처럼 에너지 수요를 인상시킨 요인으로는 생산이 통합됨에 따라 운송 수요가 증가하고 수입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현상부터 잦은 외식, 심지어 집에서도 간편식과 즉석 식품을 더 자주 찾는 경향까지 무척 다양하다.
오늘날 식량 생산 관례의 많은 부분을 그대로 지속해서는 안되는 이유는 많다. 농업이 온실가스 발생에 큰 몫을 차지한다는비판은 이제 농업이 달라져야 한다는 이유로 자주 언급된다. 현대 농사법과 축산 및 양식은 생물 다양성의 상실부터 연안 해역의 데드 존dead zone (물속에서 산소가 충분하지 않아 생물이 살 수 없는지역 - 옮긴이) 발생까지, 다른 방향에서도 환경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많이 미친다.  - P119

그 이후에는 현대 산업 개발의 많은 사례들이 그렇듯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이후의 중국이 앞장섰다. 마오는 중국 역사에서 대기근(1958~1961)의 원흉이었다. 1976년 마오가 죽었을때, 1949년 공산주의 국가를 선포한 시기보다 일인당 식량 공급에서 나아진 게 없었다. 1972년 닉슨의 베이징 방문 후, 중국이 가장 먼저 취한 주요 사업은 텍사스의 M. W. 켈로그사에 13개의 최첨단 암모니아-요소 공장 건설을 주문한 것이었다. 1984년 중국은 도시에서 식량 배급제를 폐지했고, 2000년에는 일인당 하루 평균 식품 공급량이 일본보다 높아졌다.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유일한 이유는 질소 장벽을 무너뜨림으로써 연간 작물 수확량을 6억 5,000만 톤으로 늘린 덕분이다. - P149

밭에 뿌린 질소의 소실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직접 해법은 현재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값비싼 지효성 화합물을 살포하는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밀농업으로 전환해 토양을 분석해서 필요할 때만 비료를 살포하는 좀 더 실질적인 방법이다. 이미 지적했듯 음식값을 인상하고 육류 소비를 줄이는 간접 대책도 효과적일 수 있지만 크게 환영받지는 못한다. 따라서 현실적으로가능한 이런 해결책의 조합이 질소비료의 소비에 급진적 변화를 가져올 것 같지는 않다. 현재 약 150 메가톤의 암모니아가 매년 합성되고, 그중 약 80퍼센트를 비료에 사용한다. 또한 그 비료 중 60퍼센트가 아시아에서, 약 4분의 1이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5퍼센트 미만이 아프리카에서 뿌려진다. 부유한 국가들은 일인당 평균 식량 공급량이 이미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비료사용률을 줄여야 마땅하고, 줄일 수도 있다. 또 세계에서 비료를가장 많이 사용하는 두 국가, 즉 중국과 인도도 과도한 비료 사용을 줄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대륙이지만여전히 영양 공급이 부족하고, 상당량의 식량을 수입해야 하는처지에 있다. 식량 자급률을 높이려면 질소비료의 사용량을 늘려야 한다.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암모니아 사용량은 유럽 평균값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질소 공급을 확대하는 최적의 해법은 비非콩과 식물에 질소산화물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지만, 이는 유전공학이 아직 시행조차 하지 않은 방법이다. 한편 씨앗에 질소산화물 박테리아를 주입하는 덜 급진적인 방법도 있지만, 상업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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