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칸은 성격에는 특정한 성향에맞서 싸우는 요소도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바로 과학적 호기심이었다. 과학적 지식이 아니라, 과학적 호기심 말이다. 칸 연구진은 소비자 시장 조사처럼 보이는 설문지에 관련 질문들을 슬쩍 끼워 넣어서 사람들이 특정한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시청한뒤에 후속 정보를 찾아보는 양상을 추적함으로써 과학적 호기심을 탁월하게 측정했다. 동영상 중에는 과학과 관련된 내용도 있었다. 과학적 호기심이 가장 강한 이들은 자신이 현재 믿고 있는 것에 맞는 맞지 않는 간에 새로운 증거를 늘 찾아보는 쪽을 택했다. 과학적호기심이 덜한 이들은 고슴도치형이었다. 그들은 반대되는 증거에더 거부감을 보였고, 관련 지식을 습득할수록 더 정치적으로 편향된 태도를 보였다. 과학적 호기심이 강한 이들은 그 성향에 맞섰다. 그들의 여우다운 정보 사냥은 진짜 여우의 먹이 사냥과 비슷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고 가리지 않고 먹어 댄다. 테틀록이 최고의 예측자들을 평한 말처럼, 중요한 것은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느냐다. 최고의 예측자들은 적극적 열린 마음을 지닌다. 또 그들은 호기심이 극도로 강하며, 반대되는 개념을 단순히 고려하는 차원이 아니라 분야 간 경계를 뛰어넘어서 적극적으로 찾아본다. 적극적 열린 마음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한 심리학자 조너선 배런은 이렇세 썼다. <깊이는 폭이 없이는 미흡할 수 있다.> - P321
판단력이 좋은 사람이란 자신의 믿음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이다. 내기에서 지면, 그들은 이겼을 때 승리의 논리를 강화하는것과 마찬가지로 패배의 논리를 받아들인다. 이를 한마디로 학습이라고 한다. 때로 학습은 경험을 완전히 옆으로 치워 놓는 것을 수반한다. - P325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고공 줄타기 곡예사인 칼 월렌더는 줄 위에서 기우뚱했을 때 발아래 줄을 잡는 대신에 균형 봉을 잡는 바람에 35미터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그는 떨어지면서 봉을 잠깐 놓쳤다가 공중에서 다시 잡기도했다. 웨익은 이렇게 썼다. <자신의 도구를 버린다는 것은 배운 것자신의 도구를 버린다는 것은 배운 것 잊기, 적응, 융통성을 상징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도구를 내려놓기를 꺼리는 태도 자체가 이런 드라마를 비극으로 바꾼다.> - P346
그러나 챌린저호의 상황은 통상적인 절차의 테두리 바깥에 놓여 있었으므로, 〈하면 된다[는 웨익이 <상황에 맞추자 make do> 문화라고 부르는 것으로 대체되었어야 했다. 기존 규정에 들어맞지 않는 정보를 버리기보다는 임시로 활용해야했다. - P347
카사드발은 사례를 먼저 들면서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와 대화를나눌 때면 「안나 카레니나」, 「페더럴리스트」, 아이작 뉴턴과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가 과학자이자 철학자이기도 했다는 사실, 로마 제국이 혁신성을 잃은 이유,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멘토르가 묘사된 방식 속에 멘토링의 핵심이 들어 있다는 내용 등 온갖 이야기가 섞이곤 한다. 그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말했다. 열심히 떠들어 대죠. 만나는 사람들에게 매일 뭐든 간에 자기 분야 너머의 논문을 읽으라고 늘 조언해요. 그러면 대부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다른 분야의 논문까지 읽을 시간이 없어요. 그러면 나는 말하죠. 아니, 시간은 있어요. 그게 훨씬 더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 세계는 점점 커져가고 있어요. 그러니 언젠가는 그런 연결을 이루어야 할 순간이 찾아올 겁니다. - P394
미켈란젤로가 대리석 덩어리를 대했던 방식처럼 자신의 항해와계획에 접근하라. 하면서 기꺼이 배우고 수정하고, 필요하다는 마음이 들면 이전의 계획을 포기하고 완전히 방향을 바꾸기도 하라. 기술 혁신에서 만화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을 연구한 결과들은 각각의 전문가 집단이 폭넓은 개인의 공헌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한 직장이나 아예 분야 자체를 바꾼다고 할 때에도, 그 경험은 낭비가 아니다. - P405
마지막으로, 전문화 그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도 명심하자. 우리 모두는 어느 시점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전문성을갖추게 된다. 내가 처음 이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조기 초전문화를 일종의 인생 해킹이라고, 즉 다양한 경험과 실험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막아 줄 처방이라고 제시하는,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퍼지는 글들을 읽고 관련 학회의 기조 강연들을 지켜보면서였다. 나는 이 책에서 그런 논의에 생각거리를 제공했기를 바란다. 다양한분야들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정신적 방황과 개인적인 실험이 힘의 원천이며, 조기 교육의 유리함이 과대평가되었다고 말하고 있기때문이다. 미국 연방 대법관 올리버 웬들 홈스 Oliver Wendell Holimes는한 세기 전에 생각의 자유로운 교환에 관해 이렇게 썼다. <그것은 하나의 실험이다. 모든 인생이 나름의 실험이듯이.> - P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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