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행복하지 않아서 불행하다고?

짐도 다 싸고 식량도 챙겼다. 모험 준비가 끝났다. 그래서 어느 늦여름 오후에 나는 친구 드루를 억지로 끌고 신세게 탐험에 나섰다.
탐험 중에 행복을 조금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서, 나는 모퉁이만 돌면 바로 행복이 있을 거라고 옛날부터 믿고 있었다.
그러니 그 모퉁이만 찾으면 된다.
- P8

아니, 측정할 수 있나? 아이오와 대학의 신경과학자들은 뇌에서 기분의 좋고 나쁨에 관여하는 부분을 찾아냈다. 연구 대상들 (빨리 돈을 마련해야 하는 대학생들)을 MRI 기계에 연결해놓고, 일련의 그림을 보여주는 실험을 통해 언은 결과였다. 학자들이 연구 대상에게 기분좋은 사진 (목가적인 풍경, 놀고 있는 돌고래)을 보여주면, 전전두엽의 일부가 활성화된다. 기분 나쁜 사진 (기름이 뒤범벅된 새, 얼굴 일부가 날아간 병사의 시체)을 보여주면, 뇌의 원시적인 부분들이 밝아진다. 다시말해서, 행복한 감정은 뇌에서 가장 최근에 발달한 부위에 기록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흥미로운 의문이 생긴다. 개인적인 측면은 아닐지언정 진화적인 측면에서는 우리가 행복을 향해 어슬렁어슬렁나아가고 있는 것인가? - P29

특히 누구보다 나쁜 사람이 바로 프로이트다. 프로이트는 엄밀히 말해서 음침한 철학자는 아니었지만, 행복에 관해 우리가 지금과 같은 생각을 갖게 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이 반드시 행복해져야 한다는 생각은 창조의 계획에 포함되어있지 않다." 이건 놀라운 선언이다. 오늘날과 같은 정신보건 체계의 기초가 된 사상을 만들어낸 사람의 말이니 만큼 더욱 그렇다. 세기말 빈에서 어떤 의사가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고 상상해보자. "사람이 반드시 건강한 신체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창조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러면 우리는 십중팔구 그를 정신병원에 감금하거나, 하다못해 의사 면허증을 빼앗기라도 했을 것이다. - P39

 철학자 로버트 노직이 이 주제에 관해서 한 말이 있다. 알파 블론디에 관해서도 아니고(그가 이곳에 자주 드나들었을 것 같지는 않다), 모로코제 해시시에 관해서도 아니다(그가 모로코제 해시시를 피워보았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노직은 쾌락주의와 행복 사이의 관계에 대해오랫동안 열심히 생각해보았다. ‘경험 기계‘라는 생각 실험을 고안한 적도 있다.
‘엄청나게 훌륭한 신경심리학자들‘이 사람의 뇌를 자극해서 기분좋은 경험을 유도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가정해보자. 부작용도 전혀 없고, 건강에도 해롭지 않은 안전한 방법이다. 이 기계를 이용하면 평생 동안 끊임없이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여러분이라면 그렇게 하겠는가? 이 경험 기계에 자신을 연결하겠는가?
만약 아니라고 대답한다면 그건 즐거움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증거라고 노직은 주장했다. 우리는 행복을 성취하고 싶어 하지, 그냥 행복을 경험하기만 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심지어 불행을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갖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적어도 불행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 하는 것 같기는 하다. 행복을 진심으로 음미하기 위해서..
- P45

그때 깨달음이 찾아온다. 그 모든…자유로부터 해방된 느낌이라는 깨달음. 관용은 훌륭하지만, 쉽사리 무관심으로 변질될 수 있다. 그건 아주 좋지 않다. 게다가 난 그렇게 한가한 생활을 견디지 못한다. 나는 너무 약하다. 언제 멈춰야 할지 알지 못한다. 만약 내가네덜란드로 이사한다면, 몇 달 뒤 여러분은 모로코제 해시시 연기에 둘러싸인 나를 보게 될 것이다.
- P50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우리는 또다시 불행한 삶을 살다가 이미세상을 떠난 백인 철학자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중에서도 아르투르 쇼펜하우어만큼 불행한 사람은 없었다. 그의 믿음처럼 행복이 정말로 불행의 부재를 뜻하는 거라면, 스위스인들이야말로 행복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행복이 그 이상의 것이라면, 기쁨이라는 요소가 필요하다면, 스위스의 행복은 린트 초콜릿처럼 짙은 어둠 속에 잠긴 수수께끼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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