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스가 촬영한 사진 속 달 착륙선에는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타 있다. 착륙선 바로 뒤에 달이 있고 25만 마일 위에는 푸른 반구 모양의 지구가 인류를 품고서 깜깜한 암흑 속에 떠 있다. 사진에서 빠진 인간은 마이클콜린스가 유일하다고 전해진다. 그게 이 사진이 그토록 매혹적인 이유였다. 인류가 아는 한 현존하는 모든 인간이 빠짐없이 들어 있는 사진에 정작 그걸 촬영한 사람만이 빠져 있다는 것이.
안톤은 그런 주장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적어도 그에게는 매혹적이지 않았다. 카메라에 잡히지 않은 지구 반대편 사람들, 그리고 밤이라서 우주의 어둠에 집어삼켜진 남반구 사람들은 어쩌고? 그들도 찍혔다고 할 수 있나? 사실 사진 속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달 착륙선에 타 있는 암스트롱과 올드린, 이 위치에서 보면 무인 행성일 수밖에 없는 지구의 인류 모두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다. 사진에서 가장 강력하며 확실히 추론할 수 있는 생명의 증거는 사진을 찍은 사람이다.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는 눈,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의 온기. 그런 의미에서 콜린스의 사진이 더욱 매혹적인 이유는 사진을 촬영하는 순간 그 안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인간이 바로 콜린스이기 때문이다. - P77

그러면 지금 넬이 보고 있는 표정은 무엇인가? 이 태풍은 90분 전보다 더 커지고 대담해져 육지에 점점 더가까이 접근하고 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 그것은 분노가 아니다. 이곳에서 보면 분노 같은 것은 보이지않는다. 도리어 반항이고 힘과 활기에 더 가깝다. 하카춤을 추는 마오리 전사처럼 눈을 부릅뜨고 혀를 내민표정. - P1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장 행복한 순간
Happiest Moment

당신이 그녀에게 이제까지 그녀가 쓴 이야기 중 아끼는 이야기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녀는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아마 예전에 자신이 어느 책에서 읽은 이야기일 거라며 이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중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한 교사가 중국인 학생에게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무엇이었냐고물었다. 학생은 오랫동안 망설였다. 결국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기를 아내가 예전에 베이징에 가서 오리를 먹었고, 그에게 그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자기 삶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아내가 여행을 가고, 오리를 먹은 순간이라고 말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 P2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에트로의 가슴팍에는 기울어지고 두근거리는 심장이 있다. 그는 심장 박동을 느리고 부드럽게 유지할수 있고, 습관적인 공포나 공황이나 충동을 억제할 수있고, 간절히 집에 가고픈 마음을 멈출 수 있고, 무의미한 방종을 억누를 수 있다. 침착하고 차분하게, 침착하고 차분하게. 호흡을 고르게 해 주는 메트로놈. 그런데도 이따금 기울고 두근댄다. 원하는 걸 원하고 바라는걸 바라고 필요한 걸 필요로 하고 사랑하는 걸 사랑한다. 우주비행사의 심장은 기어코 로봇과 다르게 움직여 지구 대기권을 떠나 밖으로 밀고 나간다. 중력이 더 밀고 들어오지 않자 심장이 밖으로 밀고 나가려 하며 균형을 잡는다. 자신이 살아 있고 감정을 느끼는 동물의한 부분임을 갑자기 퍼뜩 깨닫기라도 한 것처럼. 그 동물은 단순히 목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목격한 것을 사랑한다. - P6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 비전염성 질병이 거의 없었어요.
슈노르의 연구는 미생물학계를 뒤흔들면서 그때까지 유익한 박테리아니 "유해한" 박테리아니 했던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한편 슈노르는 우리의 위생적인 생활이 오늘날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살균하고 소독합니다. 그런데도 더 자주 아프고, 부러지고, 쓰러집니다. 면역 체계가 실제로 무엇이 해롭고뭐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인체의 면역 체계는 "엉클어지고 말것이다. 면역 체계가 엉클어지면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예를 들면, 안전해야 할 땅콩 같은 음식에 대해 과도한 방어 작용이 일어난다. 음식 알러지는 가장 위생적인 국가들의 시민들 사이에서 불균형적인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2세 미만 유아의 10퍼센트가 일정 정도의 땅콩 알러지를 겪고 있으며, 입원 사례는 지난 10년간두 배로 늘었다.
슈노르는 현대인들의 지나치게 위생적인 장내 미생물 환경을
‘약한 갑옷을 두른 것‘에 비유했다.
"그래서 우리의 건강은 훨씬 쉽게 흔들리고,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로 변해버린 거예요. 작고 미묘하고 지속적으로 우리를 병이 드는 방향으로 몰아붙이는 거죠."
반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더 강한 면역력을 갖는다. 이들은 건강에 몇 차례 타격을 입어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병에 걸려도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혹은 염증 반응 자체가 다를 수도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과학자들은 우리는 미생물에 대한 노출이 부족한 상태에서 만성 염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논문에 이렇게 썼다.
"미국을 비롯한 고소득 국가들에서, 임상적으로 명백한 염증 유발 요인이 없음에도 지속적이고 저강도의 염증이 존재하는 사례가 흔하다." - P418

이 팬데믹은 우리가 여전히 자연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인간의 기술적 진보가 모든 것을 즉시 고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 사건이었다. 동시에 그것은 예측할 수 있는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도 했다. 이제자신을 되돌아보고, 우선 순위를 다시 정하며, 변화를 향해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 P44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스와 로마의 병사들을 포함해서, 어느 시대나 병사들이 받는 훈련은 비슷했습니다. 그냥 배낭을 지고 숲속으로 향하는 거죠. 미국 특전사도 이런 식으로 훈련합니다. 예전에는 전사 계급과 일반 시민 사이의 육체적 능력 차이가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그 차이가 인류 역사상 가장 크게 벌어져 있죠. 지금 미국은 인류역사상 가장 체력이 좋은 병사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반대편에는 역사상 가장 형편없는 체력을 지닌 시민들이 포진하고 있죠. 이건 우리한테도 해가 되고 미국에도 해가 됩니다."
러킹은 군사력의 필수적인 요소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한 연구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매카시는 이 논문들을 섭렵한 뒤 러킹에 미친 아마추어 과학자 비슷한 사람이 되었다. 그는전국을 누비며 심리학자, 의사,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러킹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강연을 해왔다.
"러킹은 근력과 유산소의 합체입니다. 달리기를 싫어하는 사람들한테는 유산소 운동이 되고, 역기를 싫어하는 사람들한테는 근력 운동이 되죠."
"러킹이 몸을 어떤 유형으로 만들어주는 겁니까?"
"우리는 그걸 슈퍼 미디엄이라고 부릅니다. 특전사 대원들을 생각해보세요. 너무 마른 것도 아니면서 지나친 근육질도 아니죠. 러킹이 몸매를 잡아주는 겁니다. 지방이나 근육이 너무 많다? 날씬해집니다. 너무 말랐다? 근력이 생기고 근육이 붙습니다." - P3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