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다양한 인구구성의 기원은 1494년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맺은 토르데시야스 조약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 조약이야말로 유럽 식민주의자들이거의 알지 못하는 -물론 이 경우에는 아예 몰랐지만- 머나먼 곳에 임의로 선을 그은 초기 사례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들은 대양을 탐험하려고 서쪽을 향해 출발했고 유럽의 두 거대 해양 세력인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유럽 밖에서 땅을 발견하는 경우 서로 나누기로 약속했다. 여기에 교황도 동의했다. 나머지는 이 땅에 살았던 대다수 원주민들에게는 대단히 불행한 이야기다. 현재 남아메리카라 부르는 지역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다.
- P193

1장에서 봤듯이 중국은 초강대국이 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 목표를 이루려면 무엇보다 자국의 상품과 해군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되 지속적으로 열려 있는 해상로가 필요하다. 파나마 운하는 중립적인 통로일지는 모르나 따지고 보면 결국은 미국의 호의에 기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니카라과에다 운하를 직접 건설해 보는게 어떨까? 한창 커가는 초강대국이 5백억 달러쯤 쓴다고 해서 무슨대수겠는가.
니카라과 대운하 사업에 자금을 댄 인물은 왕 징이라는 홍콩 사업가인데 전기통신 사업으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건설 분야 경험은 없는 이 인물이 인류 역사상 가장 원대한 건설 사업의 지휘를 맡은 것이다. 왕징은 중국 정부가 이 사업에 대놓고 간섭하지 못하도록하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업 문화나 삶의 전 영역에 걸쳐 정부가 개입하는 중국의 특성으로 볼 때 이는 흔치 않은 경우다.(2020 완공예정)
- P203

건설 사업에 지투자하는 것만큼이나 중국은 라틴아메리카 정부들에도 막대한 양의 돈을 빌려주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에콰도르가 주요 고객이다. 대신 중국은 대만을 포함한 영토 분쟁의 경우 유엔에서 이들 나라들이 자기편을 들어주길 기대할 것이다.
중국은 또한 사들이고도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과는 지역 전체를대상으로 하는 상호 무역 힙상을 선호했으면서도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과는 개별적으로 무역 협정을 맺고 있다. 중국 역시 그렇게 하지만 적어도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다르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지역 국가들이 미국은 물론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조금씩 줄여나가게 하고 있다. 그 한 예가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서 최대 교역 상대국의 지위를 차지한 브라질 시장이다. 그리고 이런 판세는 조만간 다른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서도 목격될 것이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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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략들은 충분히 논리적인 듯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로 뉴스 수용자를 괴롭히는 질환이 언론기관이 진단한 것과는 살짝 다르다는 사실이다. 대중은 사실 무지보다는 무관심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이제 외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진짜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무언가에 진지한 관심을 갖게 될 수있느냐다. 기사가 전하는 것이라고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게릴라의 공격으로 사망했는지, 얼마나 많은 이가 홍수로 생명을 잃었는지,
얼마나 많은 국민이 비뚤어진 대통령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는지 같은 내용들이다. 사실 이런 보도는 기술적이고 행정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것들이어서, 기자에게는 인내, 용기, 그리고 고된 일에 대한 열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고려되곤 하는 지점인데) 독자나 시청자를 그런 사건들에 신경쓰도록 설득하는 건 완전히 다른 임무다. 이 임무에 요구되는 기술은 언론기관의 해외 뉴스 데스크가 거의 항상 간과하는 영역에 속해 있다.
- P96

이런 철학이 지닌 문제는, 만약 우리가 특정 지역에서 일상적인 것으로 통하는 게 뭔지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한다면 비일상적 상태를측정하거나 그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게 무척이나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는 어떤 지역이 기본적으로 안정된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걸 알고있어야만, 또한 그곳 거주민들의 일상생활, 일과, 그들이 품고 있는소박한 희망을 충분히 알고 있어야만 거기서 벌어진 슬프고 폭력적인 사태에 대해 적절하게 우려를 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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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이상적인 언론은, 이례적인 일들에 대한 관심이 보통의 삶에 대한 사전 지식에 좌우된다는 걸 인식하면서 특정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기사를 항상 주문하게 될 것이다. 지구촌에서 가장 외지고 황폐한 장소에서조차도 변함없이 존재하는 인간 본성의 양상을 포함하는 기사 말이다. 아디스아바바의 거리 파티, 페루에서의 사랑,
몽골에서의 인척관계에 대해 알게 된다면, 대중은 언젠가 닥칠 파괴적인 태풍이나 폭력적인 쿠데타를 맞닥뜨렸을 때 그에 대해 좀 더 관심을 보이려 할 것이다.
- P98

이는 사진이 기사를 뒷받침하는 데 더이상 쓸모없다는 소리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이미지들이 우리가 소비하는 기사에 삽입된다. 문제는 그것들을 제작하고 보여주는 데어떤 의지가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진은 여전히 사용되지만, 사진을 찍고 확인하고 가장 잘 나온 사진에 가격을 지불하는 과정에서의 논쟁은 생략된 듯 보인다. 매체에 실리는 사진들 대다수가 지나치게 압축적이고 밋밋하며 반복적인데다 상투적이고 부수적이라서, 단색으로 죽 이어지는 본문의 흐름을 끊어주는 색깔 덩어리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 게 당연하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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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큰 걱정은 서울과 수도권이 휴전선과 너무 가깝다는 것이다. 서울은 위치상으로 북한의 기습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반면 북한의 평양은 휴전선에서 훨씬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부분적으로 산악지대의 보호를 받는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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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경우도 대략 50퍼센트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 의존도가 13퍼센트에 불과한 데다가 9개월치 비축량까지포함하여 자체 생산시설을 확보한 영국과 비교해 보면 독일 정치인들이 크렘린의 공세에도 왜 비판의 수위를 점점 낮추어 가는지 부분적으로나마 이해가 간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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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단계에서 핵무기는 제쳐 두고 러시아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면 육군이나 공군이 아니라 바로 가스와 석유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공급 국가인 미국에 이어 제2의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는 당연히 이를 국익 증진을 위한 권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와 사이가 좋으면 좋을수록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일례로 핀란드는 발트해 국가들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들여온다.
•••••
유럽 내의 가스와 원유 수요의 평균 25퍼센트를 러시아가 공급하는데 대개는 러시아와 친한 나라들의 의존도가 더 높다. 이는 곧 그 나라의 대외정책 선택지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라비아, 슬로바키아, 핀란드, 에스토니아는 가스 수요의 100퍼센트를 전적으로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체코공화국, 불가리아, 리투아니아는 80퍼센트, 그리스, 오스트리아, 헝가리는 60퍼센트에 이른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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