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전략들은 충분히 논리적인 듯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로 뉴스 수용자를 괴롭히는 질환이 언론기관이 진단한 것과는 살짝 다르다는 사실이다. 대중은 사실 무지보다는 무관심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이제 외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진짜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무언가에 진지한 관심을 갖게 될 수있느냐다. 기사가 전하는 것이라고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게릴라의 공격으로 사망했는지, 얼마나 많은 이가 홍수로 생명을 잃었는지,
얼마나 많은 국민이 비뚤어진 대통령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는지 같은 내용들이다. 사실 이런 보도는 기술적이고 행정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것들이어서, 기자에게는 인내, 용기, 그리고 고된 일에 대한 열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고려되곤 하는 지점인데) 독자나 시청자를 그런 사건들에 신경쓰도록 설득하는 건 완전히 다른 임무다. 이 임무에 요구되는 기술은 언론기관의 해외 뉴스 데스크가 거의 항상 간과하는 영역에 속해 있다.
- P96

이런 철학이 지닌 문제는, 만약 우리가 특정 지역에서 일상적인 것으로 통하는 게 뭔지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한다면 비일상적 상태를측정하거나 그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게 무척이나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는 어떤 지역이 기본적으로 안정된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걸 알고있어야만, 또한 그곳 거주민들의 일상생활, 일과, 그들이 품고 있는소박한 희망을 충분히 알고 있어야만 거기서 벌어진 슬프고 폭력적인 사태에 대해 적절하게 우려를 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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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이상적인 언론은, 이례적인 일들에 대한 관심이 보통의 삶에 대한 사전 지식에 좌우된다는 걸 인식하면서 특정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기사를 항상 주문하게 될 것이다. 지구촌에서 가장 외지고 황폐한 장소에서조차도 변함없이 존재하는 인간 본성의 양상을 포함하는 기사 말이다. 아디스아바바의 거리 파티, 페루에서의 사랑,
몽골에서의 인척관계에 대해 알게 된다면, 대중은 언젠가 닥칠 파괴적인 태풍이나 폭력적인 쿠데타를 맞닥뜨렸을 때 그에 대해 좀 더 관심을 보이려 할 것이다.
- P98

이는 사진이 기사를 뒷받침하는 데 더이상 쓸모없다는 소리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이미지들이 우리가 소비하는 기사에 삽입된다. 문제는 그것들을 제작하고 보여주는 데어떤 의지가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진은 여전히 사용되지만, 사진을 찍고 확인하고 가장 잘 나온 사진에 가격을 지불하는 과정에서의 논쟁은 생략된 듯 보인다. 매체에 실리는 사진들 대다수가 지나치게 압축적이고 밋밋하며 반복적인데다 상투적이고 부수적이라서, 단색으로 죽 이어지는 본문의 흐름을 끊어주는 색깔 덩어리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 게 당연하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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