횃불 빛에 의해 우리는 시커먼 감옥선이 해안의 진흙탕으로부터 좀 떨어진 저 바깥쪽에, 마치 사악한 노아의 방주처럼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육중한 녹슨 쇠사슬로 빙 둘러쳐지고 묶이고 잡아 매어져 있는 그 감옥선은 내 어린 눈에, 죄수들처럼 쇠고랑을 차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보트가 감옥선 옆에 나란히 서는 것을 보았고, 죄수가 뱃전 위로 끌어올려져서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타다 남은 횃불들은 강물에 내던겨져 쉬쉬 소리를 내며 꺼져 버렸다. 마치 죄수에게는 모든 것이 끝장났다는 듯이.
- P77

우리 누나의 양육 방식은 나를 예민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이누구한테 양육을 받든지 간에 아이들이 존재하는 조그만 세계에서, 부당한 처사만큼 아이들에게 예민하게 인식되고 세세하게느껴지는 것은 없다. 아이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처사가 그저 조그만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는 작은 존재이고 아이의 세계도 작다. 그리고 그런 작은 세계에서 아이의 흔들목마는비율로 칠 때, 우락부락한 아일랜드 사냥개만큼이나 커다랗고높이 솟은 존재로 보이는 법이다. 유아기 때부터 내 마음속에는부당한 처사에 대한 끊임없는 갈등과 거부감이 형성되어 있었다. 말을 할 줄 알게 되었을 때부터 나는 누나가 변덕스럽고 폭력적인 억압으로 나를 부당하게 대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나를 손수 길러 준다고 해서 그것이 곧 나를 마구 패대기치며 기를 권리를 누나에게 부여한 것은 아니라는 확신을 나는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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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리가 없음을 알았다. 지방 치안재판소에서 벗지 않겠다고 버텼던 터번을 나는 최고재판소의 명령에 따라 벗었다. 그 명령을 거부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관철시킬 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보다 더 큰 싸움을위하여 힘을 아껴두고 싶어서였다. 내 능력을 터번을 위한 투쟁에 다소모해버려서는 아니 된다. 더 긴요한 일을 위해 아껴두어야 했다.
압둘라 제드나 그밖의 친구들은 나의 그같은 굴복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 생각은 내가 법정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동안 당당히 내권리로서 터번을 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을 이해시켜 보려고 했다. 나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른다‘는 격언을 이해하도록 차근차근 설명해보려 했다. "인도에 있으면서 영국 관리나 재판이 터번을 벗으라고 명령한다면, 그때에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옳은일입니다. 그러나 재판소의 한 관리로서 나탈 주의 재판소 풍속을 무시한다면 내 도리가 아닐 것입니다."
나는 이와 비슷한 말로 친구들의 마음을 달래보려 했지만, 아무리해도 이 경우, 사정이 다를 때는 그 입장에서 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완전히 납득시킬 수는 없었다. 그러나 나의 일생을 통해서 진리를관철하려고 주장해온 바로 그 노력이 내게 타협의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뒷날에야 이 정신이 사티아그라하의 본질적인 요소인 것을 깨달았다. 이 때문에 생명에 위험이 있었던 일도 많았고 친구들을 섭섭하게만든 일도 많았다. 그렇지만 진리는 굳을 때는 금강석 같으면서도 또 연할 때는 꽃 같은 것이다.
- P225

나는 발라순다람이 손에 터번을 들고 사무실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이미 했다. 거기에는 우리가 당하는 모욕을 나타내는 특별한 아픈사실이 있다. 나는 이미 터번을 벗으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이야기를했지만, 계약노동자나 낯선 인도인이 유럽 사람을 찾아갈 때는 그 앞에서 머리에 쓴 것, 그것이 캡이거나 터번이거나 간에, 또 그렇지 않고 머리에 두른 스카프거나 간에 그것을 벗어야 한다는 하나의 관계가 강요되고 있었다. 합장을 하고 절을 하는 것으로도 부족했다. 발라순다람은 내 앞에서조차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생각했었다. 나는 이런 일은 처음 당해보았다. 나는 창피라도 당하는 것 같아 그더러 터번을 두르라고 했다. 그는 하라는 대로 하면서도 주저하는 기색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그 얼굴에 기뻐하는 빛이 나타난 것을 숨길 수 없었다.
사람이 제 동료를 천대하면서 그것으로 제가 높아진 듯이 여기는 것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 P232

그렇게 해서 나는 같은 날에 두 가지 상반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생명에 대한 위험이 어느 정도 있을 때에 로턴 씨는 내게, 떳떳하게 나가라고 충고를 해주어서 나는 그것을 받아들였고, 위험이 정말확실할 때에는 다른 친구가 그것과는 정반대의 충고를 해주어서 나는그것도 받아들였다. 내가 정말 내 생명이 위태롭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랬는지 또는 내가 정말 내 친구의 생명과 재산, 또는 내 아내와어린것들의 생명을 위험 속에 넣고 싶지 않아서 그랬는지 누가 알 수있겠는가? 또 내가 첫번째 경우에 군중과 용감히 직면했을 때나 또 시키는 대로 변장을 하고 도망을 갔을 때나, 다 잘했다고 어느 누가 확신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옳으니 그르니 시비를 논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이해하고, 가능하면 거기에서 미래를위한 교훈을 얻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상황 아래서어떻게 행동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또 우리가 사람을 그 드러난 행동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충분한 자료에 근거하지 않는 한, 그것은 한낱 믿을 수 없는 추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알 수있다.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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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우리 아버지의 성(姓)은 피립이고 내 세례명은 필립이었는데,
어린아이 적 내 짧은 혀는 이 이름과 성을 핍‘ 이상으로 길게도분명하게도 발음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늘 내 이름이 핍이라고 말했고, 그 결과 나는 핍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 P7

그러면서 그는 덜덜 떨리는 자기 몸을 양팔로 꼭 끌어안은 채— 마치 사지가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하려는 것처럼 꽉 죄어안았다. — 교회의 낮은 담장 쪽으로 절름절름 걸어갔다. 쐐기풀 사이를, 그리고 초록빛 무덤들 주위의 가시덤불 사이를 이리저리 헤치며 나아가는 그의 모습은 내 어린 눈에, 마치 자신의 발목을 움켜잡아 무덤 속으로 끌어당기려는 무덤에서 슬그머니 뻗쳐 나온 죽은 사람들의 손길을 피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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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만일 내 소송 의뢰인이 법정비용을 즉각적으로 받아낼 것을 요구한다면 테브 세드는 도저히 그것을 지불할 능력이 없었다. 그런데 남아프리카에 있는 포르반다르 메만 상인들 사이에는 일종의 불문율이 있어서, 파산하게 되는 경우에는 차라리 자살을 한다는 것이다. 데브 셰드는 3만 8,0000파운드나 되는 비용을 전액 지불할 능력은 없었다. 그는 총액에서 1파운드라도 덜물겠다 하지도 않았고 파산선고를 받으려 하지도 않았다. 오직 하나의길이 있을 뿐이었다. 다다 압둘라가 그에게 적당히 분납하도록 허락하는 길이었다. 그는 그만한 도량이 있었다. 그리하여 테브 셰드에게 장기간에 걸쳐 분납할 것을 허락하였다. 이렇게 분납으로 지불하도록 설득하기가 중재재판에 동의하게 하기보다 더 힘들었다. 그러나 양쪽은 이 결과에 만족했고, 둘 다 공중의 신망을 더 얻게 되었다. 나의 기쁨은 한이 없었다. 나는 법의 진정한 활용을 배웠다. 또한 인간성의 선한 면을 찾아내는 길을 배웠고, 인간의 심정 속에 들어가는 길도 배웠다. 법률인의 진정한 역할은 서로 갈라선 양쪽을 화합시키는 데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교훈은 도저히 지워질 수 없게 내 속에 낙인 찍힌 것이었으므로, 변호사로서의 20년간의 대부분은 수백 건의 사건을 화해시키는 데 쓰였다. 그로써 내가 손해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돈으로도 그렇지만 내 영혼으로는 더구나 그렇다.
- P209

이와 같이 나는 기독교를 완전한 종교로도 가장 위대한 종교로도 인정할 수 없었지만, 힌두교 역시 그렇다고 확신한 것은 아니었다. 힌두교의 결점은 눈을 감으려 해도 감을 수 없을 만큼 분명했다. 만일 불가촉천민이 힌두교의 한 부분이라면, 그것은 썩어빠진 부분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군더더기일 것이다. 나는 무수한 종파와 계급의 존재 이유를 알 수 없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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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안 보내면 너무 슬퍼할 것 같으니까.

미타 조지에게 마음껏 뛰놀아, 요코 짱과 미타, 언젠가 소집할 테니까.
- 구로가와 치에

이 정도면 됐잖아. 간단하고, 나답고, 치에 님은 이렇게 쿨하다고,
치에는 엽서를 내려다보다가 빨간 립스틱을 꺼냈다.
꾹 눌러 입술에 발랐다. 서비스 하나 정도는 해 주지 뭐.
엽서에 키스 마크를 찍었다.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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