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날 저녁 어느 카페의 테라스에서 나는 한낱 환한 실루엣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위트와 헤어지는 순간부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몇 시간 전 우리는 흥신소의 사무실에서 마지막으로 다시 만났다.
위트는 평소와 마찬기지로 육중한 책상 뒤에 앉아 있었지만 참으로떠난다는 인상이 느껴질 만큼 망토를 그대로 입은 채였다. 이는 그의앞, 손님용으로 쓰이는 가죽 소파에 앉아 있었다. 우유빛의 전등 불빛이 너무 세차게 쏟아져서 나는 눈이 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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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버지는 모자를 허벅지에 올려놓은 채 긴 소파 가장자리에 엉덩이를 걸치고 있었고, 밖에서는 빌린 차의 모터가 공회전을 하고 있었다. 식탁의 음식에서 김이 피어올랐다. 아버지가말했다. 아니, 아니, 오래 못 있어. 그는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기 시작했다. 너는 건강하니? 네 누이들은 어때? 네 어머니는?
조는? 아, 알겠다. 그리고 여기는? 아, 벳시. 그리고 너는? 클레어, 그렇구나. 그래, 그래, 당연히 수줍겠지 나야 낯선 늙은 이인걸, 그럼. 자, 아니야, 가는 게 좋겠어. 다시 만나서 반가웠다, 조지. 그래, 그래, 그러마. 잘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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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네 뒤에 끌고 다닐 아마도 주로 나 때문에 끌고 다닐 슬픔과 씁쓸함과 원한의 자취는 돌아보지 않기를. 그저 네가 이 춥고 좁은 구역의 테두리 너머로 나아가는 데 성공했기를 바랄 뿐. 그래서 백만 년 뒤 고고학자들이 우리 세계의 층을 솔로 떨어내고 줄로 우리 방들의 경계를 표시하고 모든 접시와 탁자 다리와 정강이뼈에 꼬리 표를 붙이고 숫자를 표시할 때, 네가 거기 없기를 바랄 뿐. 네가 비밀이 되기를, 그들은 그 비밀의 존재 자체를 모르기때문에 비밀을 풀 생각 같은 것은 하지도 못하게 되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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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추운 아침에 가슴이 몹시 아프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편치않지만, 그럼에도 이것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우리 세상이지만 여기에는 갈등이 가득하고, 따라서 우리가 우리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갈등밖에 없기 때문에. 그러나 그것조차도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안 그런가? 떠라서 감각이 없는 두 손으로 서리가 무늬를 그린 장작을 쪼개며, 네 불확실성이 하느님의 뜻이고 하느님이 네게 베푸는 은총이라는 것, 네 아버지가 설교에서 늘 말하고 또 집에서 네에게 말하듯이 그 불확실성은 아름다운 것이며, 더 큰 확실성의 일부라는 것을 기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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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모든 비난이 헛짓이었던 것이다. 그는 그녀와 처음 만났을 때처럼 여전히 고집불통이었다. 하지만 그가 숨을 거두고 그녀가 그의 이마에 입술을 댄 후 따스한 봄밤에 드니즈와 개리와 함께 밖으로 나왔을 때, 그녀는 이제 그 무엇도, 그 무엇도 자신의 희망을 죽일 수 없다고 느꼈다.그녀는 일흔다섯 살이었고,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갈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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