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날 저녁 어느 카페의 테라스에서 나는 한낱 환한 실루엣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위트와 헤어지는 순간부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몇 시간 전 우리는 흥신소의 사무실에서 마지막으로 다시 만났다.
위트는 평소와 마찬기지로 육중한 책상 뒤에 앉아 있었지만 참으로떠난다는 인상이 느껴질 만큼 망토를 그대로 입은 채였다. 이는 그의앞, 손님용으로 쓰이는 가죽 소파에 앉아 있었다. 우유빛의 전등 불빛이 너무 세차게 쏟아져서 나는 눈이 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