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가 차임벨 비슷한 전주곡을 연주하자 장내의 조명이 어두워지고 테이블 위의 촛불이 밝게 드러났다. 웅성거리던 객석이 조용해지면서 나름대로 한껏 차려입은 젊은 남녀들이 스테이지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첫 곡은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의 연주를 어설프게 흉내 낸 <이프 아이 워어 벨> 이었다. 밴드가 아마추어다 보니 어쩔 수없는 노릇이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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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목소리가 분노에 자서 소리치고 있었는데, 모두 똑같았다. 그러자 돼지들의 얼굴에 일어났던 변화가 무엇인지 분명해졌다. 밖에 있던 동물들은 돼지에서 인간으로, 인간에서 돼지로, 그리고 다시 돼지에서 인간으로 눈을 돌렸지만, 이미 어느 것이 돼지의 얼굴이고 어느 것이 인간의 얼굴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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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맹세 혹은 서약의 해석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 아닐 것이다. 맹세의 해석이 전세계를 통해 많은 싸움의근원이 되어왔다. 맹세를 아무리 분명히 했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자기목적에 맞도록 그 본문을 뒤집고 왜곡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부자로부터 가난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제왕에서 농사꾼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욕에 눈이 어두워 애매하고 어중간한 말로 자신을 속이고 또 남을 속이고 하나님을 속인다. 두 가지해석이 가능할 경우에는 하나의 황금률은 그 맹세를 주관했던 편에서그 맹세 위에 정직하게 붙여놓은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고, 또 하나는 약한 편의 해석을 듣는 일이다. 그들이 다 받아들이지 않을때는 싸움과 불의가 일어난다. 그것은 다 진실치 못한 데서 오는 것이다. 진리만 좇는 사람은 그 황금률을 쉽게 따른다.  - P123

이따금 나는 남의 웃음거리가 되기는 하지만, 타고난 이 수줍음이손해를 끼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은 그와 반대로, 내게는 아주유익했다고 볼 수 있다. 말하기를 꺼리는 것이 한때는 고민거리였지만, 지금은 나의 즐거움이다. 가장 큰 유익함은 그것이 내게 말을 경계하도록 가르쳐주었다는 것이다. 자연히 나는 생각을 제어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므로 나는 나 자신의 생각 없는 말이 새어나오는 일은 혀로나 붓으로나 별로 없다는 증명서를 기꺼이 써줄 수 있다. 나는 내 말이나 글에 별로 후회했던 기억이 없다. 그렇게 해서 많은 화를 면하고 시간의 낭비를 피할 수 있었다. 경험은 나에게 진리의 숭배자에게는 침묵이 정신적 훈련의 한 부분이란 것을 가르쳐주었다.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진리를 과장하고, 감추고, 변경하는버릇은 사람의 자연스런 약점이므로, 그것을 이기기 위해 침묵이 필요하다. 과묵한 사람은 생각 없는 말을 하는 일이 별로 없다. 그는 한마디 한마디를 측정하여 한다. 허다한 사람이 말을 참지 못한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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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 영감은 연설을 계속했다.
"할 말이 조금 남아 있소. 다만 강조할 뿐이오.. 인간과 인간의 모든 행동을 항상 증오하는 것이 여러분의 의무라는 것을 기억하시오. 두 발로 걸어 다니는 것은 누구든 적이오, 네발로 걸어 다니거나 날개가 있는 것은 누구든 친구요. 그리고 이것 또한 명심하시오. 인간과 대적하여 투쟁할 때 우리동물들이 인간을 흉내 내서는 안 되오. 인간을 정복했을 때에도 인간의 악덕을 받아들이지 마시오. 어떠한 동물도 집에서 살거나 침대에서 잠을 자거나 옷을 입거나 술을 마시거나담배를 피우거나 돈을 만지거나 장사를 해서는 안 되오. 인간의 모든 습관은 사악하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떤 동물도자신과 같은 동물 위에 군림하여 압제를 행해서는 안 되오.
힘이 약하거나 강하거나, 똑똑하거나 순박하거나 우리는 모두 형제요.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되오. 모든동물은 평등하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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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의 조명탄 간디
-함석헌

간디는 현대 역사에서 하나의 조명탄입니다. 캄캄한 밤에 적전 상륙을 하려는 군대가 강한 빛의 조명탄을 쏘아올리고 공중에서 타는 그빛을 이용해 공격 목표를 확인하여 대적을 부수고 방향을 가려 행진할 수 있듯이, 20세기 인류는 자기네 속에서 간디라는 하나의 위대한 혼을 쏘아올렸고, 지금 그 타서 비추고 있는 빛 속에서 새 시대의 길을 더듬고 있습니다. 그의 탄생 100년을 기념하는 의미는 "그 빛 속을 걸어서 넘어짐을 면하자"는 데, "그 빛을 믿어 빛의 아들이 되자"는 데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분명히 인류가 인류 속에서 쏘아올린 혼이었습니다. 그가 있기 위해서는 인도 5,000년의 종교 문명과 유럽 500년의 과학 발달과 아시아 · 아프리카의 짓눌려 고민하는 20억 넘는 유색 인종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위대하고 아름다운 혼이 그랬듯이, 그도 고통과 시련 없이는 되어 나올 수 없었습니다.
- P35

사랑의 화살을 맞은 자만이
그만이 그 힘을 안다.

이것은 내게 ‘아힘사‘의 실제 교육이었다. 그 당시는 나는 거기서 한 아버지의 사랑을 보았을 뿐이지만, 오늘날 나는 그것이 순수한 아힘사임을 안다. 그러한 아힘사가 모든 것을 끌어안게 될 때 그에게 닿는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그 힘에는 한계가 없다.
이러한 종류의 숭고한 용서는 우리 아버지에게 보통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가 몹시 격노해서 나를 나무라며 자기 머리를 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놀랍게도 평화스러웠다. 나는 그것이 나의 깨끗하고 솔직한 자백 때문이라고 믿는다. 죄를 다시 범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담긴 순결한 고백은 그것을 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 앞에 바쳐질 때가장 순수한 형태의 회개가 된다. 나는 내 고백이 아버지로 하여금 나에 대하여 절대로 안심하게 하였고, 나에 대한 사랑을 무한히 더하게했다는 것을 안다.
- P88

이 여러 가지 일들이 함께 작용해 내 안에 모든 종교에 대해 관용하는 태도를 심어주었다.
다만 기독교만은 예외였다. 나는 기독교에 대해 싫어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때 기독교 선교사들이 중학교 가까이의 거리 모퉁이에 서서 힌두교도와 그들의 신에 대해 욕설을 퍼붓곤 하는 일이 있었다. 그것을 견덜 수가 없었다. 나는꼭 한 번 서서 들은 일이 있었는데, 그 한 번만으로 다시 들을 생각이없어졌다. 같은 무렵에 어떤 유명한 힌두교인이 기독교로 개종했다는말을 들었다. 읍내에 돌아다니는 말로는, 그는 세례를 받자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고 그 복장을 고쳐 양복을 입고 모자를 쓰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으니 화가 치밀었다. 나는 생각하기를, 고기를 먹고술을 마시고 옷을 바꿔입기를 강요하는 종교는 종교라 할 가치가 없다. 나는 또 그 개종자가 제 조상의 종교와 풍속과 제 나라를 비방한다는 말도 들었다. 이 모든 것이 내 속에 기독교를 싫어하는 생각을 불어넣어주었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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