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

선생님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에 나오는 말인데, 좀 어렵지요? 조금 전에 학생이 이야기한 우물 있는 마을의 예로 설명하면 좋겠네요. 이 마을 사람들은 목이 마르면 동쪽으로 가서 우물물을 마시면 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면 우물이 동쪽에 있으니까요. 여기서 ‘존재‘는 동쪽에 우물이 있는 마을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지요. 마을 동쪽에 우물이 있는 마을에서 살고 있다는 ‘존재‘의 양식이, 목이 마르면 동쪽 우물로 가서 물을 떠먹으면 된다는 ‘의식‘을 규정하는 것입니다. 마을 동쪽에 우물이 없다면 목마를 때 마을 동쪽으로 가자고 생각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 P169

 농도가 신분적 속박에서 해방되어야 자본가는 노동자를 구하기 쉽습니다. 게다가 귀족들이 봉건적 신분 질서를 빌미로 상공업에 가하는 이런저런 규제들이 장사에 방해가 되고요. 자본가계급이 민주적 공화정을 세우려는 ‘의식‘을 갖게 된 기저에는, 노동자를 고용해 자유롭게 이윤을 추구하려는 자신들의 ‘존재‘ 양식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가 혁명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위인이나 영웅의 의식에도 반영된 것이고요 - P177

생산력 = 노동력 + 생산수단

빵 만드는 과정을 생각해봅시다.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빵 기술을 보유한 노동자가 필요합니다. 이 제빵 노동자가 ‘노동력‘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제빵에 필요한 원료와 기계가 있어야 합니다. 원료나 기계 등을 생산수단‘이라고 부릅니다. 생산수단은 다시 두요소로 나뉩니다.

생산수단 = 노동대상 + 노동수단

노동대상은 문자 그대로 노동의 대상이 되는 원료 등을 일컫습니다. 노동수단은 공구나 기계처럼 노동의 수단이 되는 것이고요.
제빵에서는 밀가루가 노동대상이고 제빵 기계는 노동수단이지요.
 생산관계란 생산 활동에서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입니다. 예컨대 노예제 사회에서는 생산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노예와 노예주라는 신분으로 관계를 맺습니다. 노예제 사회의 ‘생산관계는 ‘노예 노예주 관계인 셈이지요.  - P189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공장을 짓고 싶은데 토지는 대부분 봉건영주에게 묶여있습니다. 공장에서 일할 노동자가 필요한데 많은 사람이 여전히 농도로 귀족의 토지에 속박되어 있습니다. 자본가계급에게 영주- 농노 생산관계와 봉건사회의 규범들이 걸림돌이 된 것입니다. 새로운 생산력(상공입)과 낡은 생산관계 (영주 - 농노) 사이에 모순과 갈등이 발생한 것이지요. 생산양식을 구성하는두 요소 (생산력과 생산요소) 사이의 모순과 갈등입니다.
- P196

부르주아계급의 승리로 귀족 소유의 토지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 되었으며, 봉건 영지에 속박되어 있던 농노는 자신들의 노동력을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는 자유민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생산력(상공업)과 낡은 생산관계(농노 영주)가 갈등을 빚다가 결국 새로운 생산력에 어울리는 새로운 생산관계 (노동자 자본가)가 전면 도입된 것이지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역사는 봉건사회에서 자본주의사회로 발전했습니다. 변화의 결정적인 원인은 새로운 생산력과 낡은 생산관계 사이의 모순입니다.
ㅊ부르주아계급은 기존의 봉건적 정치제도 (신분제)를 타파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공화주의 정치제도를 수립했습니다. 당시 유행하던 계몽사상은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으며 공화주의 시스템의 정당성을 사상적으로 뒷받침했습니다. 계몽사상의 확산도 상공업의발전과 부르주아계급의 성장이라는 물질적 토대가 있었기 때문에가능했습니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부르주아계급의 취향을 저격했기 때문에, 계몽사상이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게 된 것입니다.
- P197

공화주의를 주창하는 계몽사상 때문에 유럽에서 부르주아혁명이 일어났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그런데 계몽사상은 ‘관념‘입니다. 유물론의 관점으로 보면 관념은 결과물이며 그러한 관념을 낳은 물질세계의 원인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계몽사상이 혁명의 근본 원인이라는 의견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근원으로 소급해 들어가지 못한 것이지요. 솔직히 자유와 평등을 이야기하는 사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문명사회라면 어디에나 있었습니다. 2,000년 전 중국의 묵자도 겸애를 이야기하며 평등사상을 설파했으니까요.. 유독 특정 시기의 유럽에서 계몽사상이 시대정신이 된 이유는 부르주아계급이 자신의 사상으로 그것을 채택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가 지금껏 위세를 떨치는 이유가 유럽 문명의 근원인 로마제국의 국교였기 때문인 것과 같은 맥락이지요.
정리하자면 마르크스는 새로운 생산력과 낡은 생산관계의 모순과 갈등이라는 틀로 사회의 변화 발전 과정을 분석하고 해명했습니다. 이것이 마르크스의 ‘역사 유물론‘입니다.
- P198

요컨대 생산 활동은 사회적 차원의 협업과 분업 시스템으로 돌아갑니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는 공동체적 성격이 강화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생산을 통제하는 권한은 생산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한 소수의 자본가에게 집중되며 자본가의 이윤극대화라는 목적을 위해 사용됩니다. 생산의 사회적 성격과 소유의 사적 성격 사이의 모순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의미합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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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어바흐는 고작 서양이라는 특정한 사회 형태만 연구하고는 거기서 인간 추상적 개체)의 본질을 알았다는 착각에 빠졌다는 이야기지요.
 "포이어바흐가 유물론자인 한에서 그는 역사를 다루지 않는다."
역사란 사회 변화의 궤적을 의미합니다. 포이어바흐는 특정한 시기의 유럽 기독교를 연구했을 뿐이니, 그의 연구에서 역사 (사회 변화의 궤적)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없겠지요? 기독교나 인간의 속성을 변화 발전하는 과정으로 분석하지 못한 것이지요.
"그가 역사를 다루는 한에서 그는 유물론자가 아니다." 그런 이유로 포이어바흐는 사회의 변화 (역사)를 다룰 때는 전혀 과학적(유물론)이지 못했다고 비판합니다.
- P126

헤겔은 물구나무서서 (관념론) 걸었고 (변증법), 포이어바흐는 두 발로 유물론 그냥 서있다 (형이상학). 마르크스는 이를 발전적으로 종합하여 두 발로 걸었다 (변증법적 유물론).
- P129

학생..  유물론 철학의 입장에서는 실천이 중요할 수밖에 없을 것같아요. 유물론 철학은 우리 외부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이 의식(관념)의 원인이라고 보잖아요. 참된 지식 (진리)을 얻으려면 의식의 근원(물질)과 상호작용을 해야겠지요. 그러한 주체(인간)와 객체(환경)의 상호작용이 ‘실천‘ 이고요.
반면에 관념론은 정신이 물질에 우선한다고 보기 때문에 삼라만상의 근원이 되는 정신을 탐구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결국 신(객관적 관념론)에 의존하거나 ‘아무 것도 정확히 알 수 없다(불가지론)‘는 허망한 결론으로 흐르게 되는 것이지요.

"철학자들은 세계를 단지 다양하게 해석해왔을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 Marx
- P142

그러니까 감각기관을 통해 일차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인식이 감성적(感性的)인식이라면, 그런 감성적 인식을 재료로 머리를 굴려서 사물이나 현상에 관철되는 규칙성 같은 것들을 찾아내는게 이성적(理性的) 인식이군요.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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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 1장)켄트, 글로스터, 에드먼드 등장.

켄트 - 전 국왕께서 콘월 공작보다 올바니 공작을 더 총애하신다고 생각했는데요.
글로스터 - 우리에겐 항상 그렇게 보이셨지요. 하나 이제 왕국을 분할함에 있어서는 어느 공작을 더 높이 평가하시는지 모르겠소이다. 두 몫이 너무나 꼭 같아서 아무리 따져봐도 어느 쪽도 상대의 몫을 선택할 순 없으니까요.
- P13

코딜리아 - 없습니다.
리어 - 없음은 없음만 넣느니라. 다시 해봐.
코릴리아 - 더 비록 불문하나 제 마음을 입에 남진못하겠습니다. 전 전하를 도리에 따라서 사랑하고 있을 뿐, 더도 덜도 아닙니다.
리어 - 뭐, 뭐라고, 코딜리아? 말을 좀 고쳐봐라..
네 했운을 말치지 않으려면.
코딜리아 - 아버님은 저를 낳아 기르시고 사랑해 주셨기에 전 그에 합당한 의무로 보답고자 복종하고 사랑하며 가장 존경합니다.
언니들이 아버님만 사랑한다 말할 거면 남편들은 왜 있지요? 제가 만일 결혼하면제 서약을 받아들일 그분은 제 사랑과 걱정과 임무의 절반을 가져갈 것입니다.
전 분명코 언니들처럼 아버님만 사랑하는 결혼은 절대로 않겠어요.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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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비스켓 깡통이라 생각하면 돼."
나는 몇 번 고개를 젓고 미도리 얼굴을 보았다. "내 머리가 나쁘기 때문일 테지만, 때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갈 때가 있어."
"비스킷 깡통에는 여러 종류 비스킷이 있는데 좋아하는것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것을 먹어 치우면 나중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는 거야. 나는 괴로운 일이 있으면 늘 그런 생각을 해, 지금이걸 해 두면 나중에는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깡통이라고." - P488

그런 식으로 그녀의 이미지가 파도처럼 끝도 없이 밀려와 내 몸을 기묘한 장소로 밀어 갔다. 그 기묘한 장소에서 나는 죽은 자와 함께 살았다. 거기에서는 나오코가 살아서 나와 말을 나누기도 하고 끌어안기도 했다. 그 장소에서는 죽음이 삶을 정리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었다. 거기에서는 죽음이란 삶을 구성하는 많은 요인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나오코는 죽음을 머금은 채 거기에서 살아갔다. 그리고 그녀는 나에게 말했다. "괜찮이, 와타나베, 그건 그냥 죽음이야, 마음에 두지 마." 하고. - P528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나는 수화기를 든 채 고개를 들고 공중전화 부스 주변을 획 둘러보았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그러나 거기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지? 내 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인지 모를 곳을 향해 그저 걸어가는 무수한 사람들의 모습뿐이었다. 나는 어느 곳도아닌 장소의 한가운데에서 애타게 미도리를 불렀다.
- P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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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 아버지를 생각하노라니 점점 애절한 기분이 들어, 나는 서둘러 옥상 위 빨래를 거둬들이고 신주쿠로 나가 거리를 걸으며 시간을 죽이기로 했다. 혼잡한 일요일 거리는 나를 오히려 푸근하게 해 주었다. 나는 통근 열차처럼 불비는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포크너의 「8월의 빛을 사서 음악을 크게 틀어 줄 것 같은 재즈 카페에 들어가 오넷 콜먼이니 버드 파월의 레코드를 들으면서 뜨겁고 짙고 맛없는 커피를 마시며 방금 산 책을 읽었다. 5시 반이 되어 나는 책을덮고 바깥으로 나와 간단히 저녁을 먹었다. 불현듯 앞으로 이런 일요일을 도대체 몇십 번 몇백 번 반복해야 하느냐는생각이 들었다. "조용하고 평화롭고 고독한 일요일."이라고 나는 입으로 소리 내어 말했다. 일요일에 나는 태엽을 감지않는다.
- P392

"그러니까 말이야, 가끔 세상을 둘러보다가 넌덜머리가나. 왜 이 인간들은 노력이란 걸 하지 않는 거야, 노력도 않고 불평만 늘어놓을까 하고."
나는 어이가 없어 그저 나가사와를 쳐다보았다. "내 눈에는 세상 사람들이 정말 몸이 부서져라 노력하는 것 같아 보이는데, 내가 뭘 잘 못 본 겁니까?"
"그건 노력이 아니라 그냥 노동이야." 나가사와는 간단히 정리해 버렸다. "내가 말하는 노력은 그런 게 아냐. 노력이란건 보다 주체적으로 목적 의식을 가지고 행하는 거야."
"이를테면 취직이 결정되어 다들 마음을 푹 놓을 때 스페인어를 시작하는 그런 거 말이죠?"
"바로 그런 거지. 나는 봄까지 스페인어를 완전히 마스터할 거야. 영어와 독일어와 프랑스어는 벌써 했고, 이탈리아어도 대충은 돼. 이런 게 노력 없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그는 담배를 피우고 나는 미도리 아버지를 생각했다. 미도리 아버지는 텔레비전으로 스페인어를 배우자는 생각은 아예 해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노력과 노동의 차이가 어디에 있는지도 생각해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그런 걸 생각하기에는 너무 바빴다. 일도 바빴고 집 나간 딸을 데리러 후쿠시마까지 가야 할 때도 있었다.
"식사 말이야, 이번 토요일 어때?"
좋아요. 하고 나는 대답했다.
- P399

그게 무엇인지 깨달은 것은 그로부터 십이삼 년이 지난뒤였다. 나는 어떤 화가를 인터뷰하기 위해 뉴멕시코 주 산타페에 갔고 저녁에 근처 피자 하우스에 들어가 맥주를 마시고 피자를 씹으며 기적처럼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온 세상이 붉게 물들었다. 내 손이며 접시며 테이블이며 눈이 닿는 모든 것이 빨갛게 물들었다. 마치 특수한과즙을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쓴 것처럼 새빨겠다. 그 압도적인 저녁노을 속에서 나는 문득 하쓰미 씨를 떠올렸다. 바로그 순간 그녀에게서 비롯한 떨림이 무엇이었는지를 이해했다. 그것은 충족되지 못한, 앞으로도 영원히 충족될 수 없는 소년 시절의 동경 같은 것이었다. 나는 가슴을 델 것 같은 무구한 동경을 이미 오래전에 어딘가에 내려놓았기에, 그런게 내 속에 존재했다는 것조차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하쓰미 씨는 내 속에 오랫동안 잠들었던 ‘나의 일부‘를 뒤흔들어깨워 놓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깨달은 순간 나는 거의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은 슬픔에 사로잡혔다. 그녀는 너무도 너무도 특별한 여자였다. 누군가 어떻게든 그녀를 구원했어야만 했다.
- P415

"네가 정말로 좋아, 미도리."
"얼마나 좋아?"
"봄날의 곰만큼 좋아."
"봄날의 곰?" 미도리가 고개를 들었다. "그게 뭔데, 봄날의 곰이?"
"네가 봄날 들판을 혼자서 걸어가는데, 저편에서 벨벳 같은 털을 가진 눈이 부리부리한 귀여운 새끼 곰이 다가와 그리고 네게 이렇게 말해, ‘오늘은, 아가씨, 나랑 같이 뒹굴지 않을래요?‘ 그리고 너랑 새끼 곰은 서로를 끌어안고 토끼풀이 무성한 언덕 비탈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하루 종일 놀아. 그런 거, 멋지잖아?"
"정말로 멋져."
"그 정도로 네가 좋아."
- P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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