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가 어렸을 때 옆집에서 돼지를 잡은 일이 있었다. 맹자가 어머니에게 ‘동쪽 집에서 폐지를 잡아서 무엇을 하려고 합니까?‘ 라고 묻자, ‘너에게 주려고 잡는다‘라고 농담을 하고는 곧 후회했다. ‘지금 막 알기 시작한 아이를 속이는 것은 불신을 가르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고는 곧바로 돼지고기를 사서 맹자를 먹였다."
이 이야기야말로 자녀 교육에서 맹모삼천지교보다도 더 중요한 교훈을 전해주고 있다. 부모는 아이 앞에서 올바른 삶의 태도와 정직한 모습을보여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남을 속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거짓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 심지어 부모가 아이를 직접 속이는 것은 거짓과 불신을 마음에 새겨주는 것이다.
다산도 두 아들에게 부치는 글에서 자식들에게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지 못했던 것을 안타까워했다.

너희들이 시장 옆에서 성장하면서 어린 시절에 접한 사람들 대부분이 문전 잡객이나 시중드는 하인배, 아전들이니 입에 올리고 마음에 두는 것이 약삭빠르고 경박해 비루하고 어지럽지 않은 것이 없었구나. 이러한 병통이 깊이 골수에 새겨져 마음에 선을 즐기고 학문에 힘쓰려는 뜻이 전혀 없게 된 것이다.
- P217

무릇 사대부의 가법은 뜻을 얻어 벼슬길에 나서면 서둘러 언덕에 집을 세 얻어 처사의 본색을 잃지 않아야 한다. 만약 벼슬길이 끊어지면 급히 서울 언저리에 의탁해 살면서 문화의 안목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 내가 지금 죄인의 명부에 있는지라, 너희들로 하여금 잠시 시골집에 숨어지내게 했다. 뒷날의 계획으로는 도성에서 십 리 안쪽에 거처를 정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가세가 기울어 능히 깊이 들어갈 수 없게 되면, 서울 근교에 머물면서 과실을 심고 채소를 기르며 생활을 도모하다가 재물이 조금 넉넉해지기를 기다려 저자 가운데로 들어가도 늦지 않을 것이다.
- P219

南容 三復白圭 孔子以其兄之子 妻之
남용 삼복백규 공자이기형지자 처지
남용이 ‘백규‘의 시구를 날마다 세 번씩 외우자,
공자가 형의 팔을 그에게 시집보냈다.
《논어》, 〈선진先進)

흰 구슬의 흠집은 갈아서 고치면 되지만 말의 잘못은 어찌할 수 없도다. 가볍게말하지 말고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누구도 혀를 붙잡지 못하니 해버린 말 쫓아가 잡을 수 없도다.

"공자가 남용에 대해 말하기를 ‘나라에 도가 행해지고 있읊때는 버림받지 않을 것이고, 나라에 도가 행해지지 않아도 형벌은 면할 것이다‘라고하며 형의 딸을 그에게 시집보냈다. - P242

내가 토지문서를 살펴 그 내력을 조사해봤다. 어느 것이나 백 년 사이에 대여섯번이나 주인이 바뀌고 심할 때는 일고여덟 번에서 아홉 번까지 바뀌었다. 그 성질이 흘러 움직이고 달아나는 것이 이와 같다. 어찌 남에게는 금방 바뀌고 내게는 모래 그대로 있기를 바라서, 아무리 두드려도 깨져 없어지지 않을 물건으로 여기겠는가? 창기는 여러 번 지아비를 바꾼다. 그런데 어찌 나에게만 수절을 지키기 바라겠는가? 토지를 믿는 것은 창기의 정절을 믿는 것과 같다.
부자는 드넓은 밭두렁을 보면서 반드시 의기에 차서 기운을 돋워 자손에게 말할것이다. ‘만세의 터전을 너희에게 준다.‘ 하지만 진시황이 호해에게 나라를 넘길때도 그랬음을 알지 못한다. 이 일이 어찌 믿을 만한 것이겠는가? 나는 지금 나이가 적지 않아 겪어본 일이 많다. 부를 자손에게 잇게 하려는 사람 중에 그 뜻을 이룬 자는 천 명 중에 한두 사람뿐이다.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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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입김을 뽑으며 구경하는 이 청년에 대한 관심은 고결한 인간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그가 덜 끔찍한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그에게 일어날 끔찍한 일이 하나라도 빠진다면, 그만큼 그에 대한 매력도 줄어들 것이다. 잔인하게 토막날 운명에 서한 몸뚱이는 좋은 구경거리였다. 도살되고 갈기갈기 찢길 운명에 처한 유한한 존재에 사람들의 김각이 굴복한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아무리 다양한 기술과 능숙한 자기 합리화로 그럴싸하게 포상하더라도 그 근원에 있는 저열한 호기심은 실로 ‘악마적‘인 것이었다.
- P93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아닐지 몰라요. 이런 기분은 당사자만 알 수 있거든요. 남한테 전달하기가 쉽지 않죠. 저는 가끔 저녁이면 여기에 혼자 앉아서 바깥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어떨 때는 저 메아리가 우리의 삶을 짓밟고 들어오는 사람들의 발소리로 들려요."
"그렇게 되면 언젠가 수많은 사람이 우리 인생으로 들어오겠군요."카턴이 우울하게 말했다. 발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서둘러 걷는 소리는 점점 더 빨라졌다. 모퉁이는 끝없이 이어지는 발소리로 울리고 또 울렸다. 어떤 발소리는 유리창 아래에서 울리는 것같고, 어떤 발소리는 방 안에서 울리는 것 같고, 어떤 발소리는오고, 어떤 발소리는 가고, 어떤 발소리는 잠시 멈추고, 어떤 발소리는 완전히 멈췄다. 모두가 멀리에서 들려오는 듯했으며 눈에 보이지는 않았다.
"이 발소리가 모두 우리를 향해 오는 건가요, 마네트 양? 아니면 우리 사이를 뚫고 지나갈까요?"
"나도 몰라요. 다네이 씨, 그러게 제가 바보 같은 몽상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도 물어보시는군요. 혼자 있을 때 이런 몽상에 빠져 있다 보면 사람들의 발이 제 삶, 그리고 아버지 삶으로 들어오는 상상을 하게 돼요."
"그들이 내 쪽으로 오게 해드리죠!‘ 카턴이 말했다. "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거든요. 자, 마네트 양, 어마어마한 군중이 우리에게 몰려오고 있군요. 번개가 번쩍하니 그들이 보입니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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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에는 "세상을 뒤덮는 공로도 ‘뽐낼 긍矜‘자 하나를 당하지 못하고, 하늘에 가득 찬 허물도 ‘뉘우칠 회悔‘자 하나를 당하지 못한다"라고 실려 있다. 양명학의 창시자인 왕양명도 "인생에 있어 가장 큰 병폐는 오만할 오傲란 글자다"라고 말했다. 학문과 수양의 진정한 목적은 오만함에서 벗어나 자신을 낮출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라는 조언이다. - P161

做不可長欲不可從志不可滿樂不可極오불가장 욕불가종 지불가만 락불가극
오만함을 내버려둬서도 안 되고 욕심대로 행동해서도 안 되며뜻을 가득 채워서도 안 된다.
또한 즐거움이 극한에 이르도록 해서도 안 된다.
《예기》, 〈곡례)

다산은 빈궁한 귀양 생활을 통해 삶의 즐거움과 괴로움이 서로 통하며,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조용히 때를 기다리면 반드시 반전의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도덕경》에서 말하는 물극필반의 이치다. 즐거움에 취하는 것도, 괴로움에 짓눌리는 것도,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는 것도 모두 자신을 잃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붙잡아야 할 것은 바로 ‘나‘, 내 마음이다.
내가 의지할 것은 오직 흔들리지 않는 나뿐이다.
- P164

진실로 마음을 공경 하나로 붙잡지 않으면 (구망주일苟罔主一)
마음은 백 갈래 천 갈래로 달아나니(천백기왕千百其柱)
간사한 것은 보지 말고(사재불시號哉弗視)
음란한 것은 듣지 말라(음재불청淫哉弗聽)
재갈을 문 듯 철저히 삼가리(신내함궐愼乃銜獗)
정신을 가다듬고 뜻을 정하여(신응지정神志定)
입에서 나왔다면 도리에 맞아야 하고(출구유법出口唯法)
몸가짐은 오직 공손함으로써(시체유공施體唯恭)
언제나 근본을 신중히 지켜라(신내추뉴愼乃樞紐).
- 다산 <경기재잠 敬己齋잠> - P168

활을 쏘는 것은 인의 길이다. 먼저 자신을 바르게 하는 것을 구한다.
몸을 바르게 한 후에야 화살을 쏘며, 맞추지 못했으면 나를 이긴 자를 원망하지 않는다. 돌이켜 나 자신에게서 잘못을 구할 따름이다 (반구저기이이의 反求저己而已矣)"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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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패어놓은 얼마 안 되는 장작 부스러기에 굶주림은 달라붙었다. 굶주림은 연기 없는 굴뚝에도, 아무리 뒤져도 먹을 만한 동물 내장조차 찾아보기 힘든쓰레기 더미에서 시작했다. 궁기는 빵집 주인의 옷소매에도 새겨져 있고 질 나쁘고 빈약한 작은 빵 덩이에도 쓰여 있었다. 소시지 가게에서 파는 죽은 개로 만든 소시지에서도 새겨져 있었다. 밤을 굽는 원통 화로에서도 달그닥 달그닥 바싹 마른 뼈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마지못해 기름 몇 방울을 넣어 튀긴 꺼칠한, 잘게 썬 감자튀김 접시에도 굶주림은 담겨 있었다.
굶주림이 어울리는 곳 어디에나 굶주림은 풍겼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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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하라, 한겨울에 내를 건너듯이, 두려워하라, 사방에서 에워싸인듯이(여혜 약동섭천 유혜 약외사린 與兮 若冬涉川 猶兮  若畏四隣), 다산은 이 구절에서앞의 두 글자를 따서 당호(여유당)로 삼았다. 다산은 직접 쓴 <여유당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의 병은 내가 잘 안다. 나는 용감하지만 지모가 없고 선을 좋아하지만 가릴줄을 모르며, 맘 내키는 대로 즉시 행해 의심할 줄을 모르고 두려워할 줄도 모른다. 그만둘 수도 있는 일이지만 기쁠 수 있다면 그만두지 못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꺼림칙해 참을 수 없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멋대로 돌아다니면서도 의심이 없었고, 장성해서는 과거 공부에 빠져 돌아설줄 몰랐고, 나이 서른이 되어서는 지난날을 깊이 뉘우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선을 끝없이 좋아했으나, 비방은 홀로 많이 받고 있다. 아. 이것이또한 운명이란 말인가? 이것은 나의 본성 때문이니, 내가 또 어찌 감히 운명을 말하겠는가? 노자의 말을 보건대, "신중하라, 한겨울에 내를 건너듯이, 두려워하라 사방에서 에워싼 듯이"라고 했으니, 이 두 마디 말은 내 병을 고치는 약이 아닌가? 대체로 겨울에 시내를 건너는 사람은 차가움이 뼈를 에듯 하므로 부득이한 일이 아니면 건너지 않는다. 사방에서 이웃이 엿보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시선이 자기 몸에 이를까 염려하기 때문에 부득이한 경우라도하지 않는다. - P98

‘선우후락 先憂後樂‘ 이라는 말이 있다. "선비는 마땅히 천하 사람의 근심에 앞서서 근심해야 하고, 천하 사람들이 다 즐거운 뒤에 즐거워해야 한다"는 뜻으로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말한다. 하지만 오늘날 오히려 보이지 않는 계급 질서는 더 견고해지고, 심지어 비열하기까지 한 세태다.
높은 지위, 많은 재산은 마치 그 어떤 나쁜 행동도 저질러도 되는 권리처럼 받아들여지고, 높은 지위에 이르면 사람들을 위해 근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위에 군림해도 된다는 착각이 상식처럼 되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계급을 막론하고 서로 간의 존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 어떤 지위나 부, 권력을 가졌어도 마찬가지다. 눈앞의 사람을 존중할 줄 모르면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 그 옛날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ㅠ임금에게도 신하를 존경하고 신하에게 진심으로 존경받을 것을 요구했다. 오늘날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 P110

 첫머리에 나온 용모를 바르게 하고 반드시 공손하게 들어야 한다‘는 배움에 충실한 사람이 겉으로 드러내는 자세다. 다산은 두 아들에게 이러한 이치를 명심시켰다.

지난번에 너를 보니 옷깃을 여미고 무릎 꿇고 앉으려 하지 않아, 단정하고 엄숙한 빛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는 나의 병통이 한 번 옮겨가서 너의 못된 버릇이 된 것이니, 성인이 ‘먼저 외모로부터 수습해나가야 바야흐로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가르친 이치를 모르는 것이다. 세상에 비스듬히 눕고 삐딱하게 서서 큰소리로 지껄이고 어지러이 보면서 공경하게 마음을 지킬 수 있는 (주경존심主敬在心) 자는 없다. 그러므로 ‘몸을 움직이는 것(동용모 前容貌)‘, ‘말을 하는 것(출사기出辭氣)", "얼굴빛을 바르게 하는 것(정안색正顔色)‘이 학문을 하는 데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니, 이 세 가지에 힘쓰지 못한다면 아무리 하늘을 꿰뚫는 재주와 남보다 뛰어난 식견을 가지고 있더라도 끝내 발을 땅에 붙이고 바로 설 수 없다.
- P129

無用之辯不信之察棄而不治무용지번 물급지찰 기이불치
쓸데없는 말과 급하지 않은 일은 버려두고 신경 쓰지 마라.
<<순자>>, <천론>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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