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롤라는 오랜 세월을 혼자 외롭고 슬프게 살다 보니 재미도 없고 감정도 모두 메말라버린 채 몇 가지 끔찍하고 커다란 열정에만 집착하게 되었다. 페룰라는 작은 동요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치사하게 누구에게 원한을 갖지도 않았고, 남몰래 누군가를 질투하지도 않았다. 위선적인 행동도 하지 않았고, 싫은데 좋은 척하지도 않았고, 예의상 친절하게 굴지도 않았고, 평소 남에 대한 배려도 하지 않았다. 페룰라는 오로지 어마어마한 사랑 하나만을 위해 태어난 그런 사람이었다. 엄청난 증오나 끔찍한 복수, 가장 숭고한 영웅심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다. 그렇지만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그렇게 낭만적으로 풀어 나갈 수 가 없었다. 대신 병든 엄마의 방 안이나 비참한 빈민가에 감혀 고된 고해 성사나 하면서 우울하고 밋밋한 생을 살아야했다. 어머니가 되기 위해, 대의명분을 위해, 열정을 위해, 풍요를 위해 뜨거운 피를 가지고 태어난 덩치 크고 중만한 여자가 그렇게 자신을 소진하며 살아야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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