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에 은퇴하다 - 그만두기도 시작하기도 좋은 나이,
김선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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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있는 그대로', '소확행'.. 삶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밖'으로만 향하던 시선이 '안'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현실도피로 오해받기 싫어서, 남들과 달라질 용기가 부족해서 망설여지기도 한다. 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만의 틀'을 만들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앞서 실천하고 있는 인생 선배에게 배우는 것이다.

저자는 제목 그대로 40세에 은퇴했다. 삶의 숨고르기를 하기위해 용기를 낸 것이다.

남들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하고 기자라는 멋진 직업도 얻었지만, 기러기 가족관계, 과도한 업무, 지친 일상에서 삶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과감히 은퇴를 결심한다.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결정이었다. 대단한 용기지만 선택은 포기를 전제로 한다. 다 가질 수는 없다.

저자는 농사일도, 재취업도 시도해봤지만 불가능했다. 이제는 사회적 평판이나 인정은 끝이라는 걸 인정해야만 했다. 일을 다시 시작하든가 하루하루를 풍성하게 살기위해 시골에서 미니멀하게 살든가의 결정에서 저자는 후자를 택했다. 완벽한 은퇴를 결심했다!

예전 같으면 가족과의 행복한 삶이 작은 욕심이고 보다 높은 목표는 직업적인 성공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바뀌었다. 삶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어야 한다.

p.73

저자는 우선 뭔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접고, 가족과 함께 현재를 헤쳐 나가면서 즐기기로 했다.

'포기'를 하니 마음이 편해졌고, 생각을 바꾸니 지옥같던 회사밖이 천국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의 시골 생활의 하루는 시도하고, 배우고, 개선하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일단 저지르고 본 다음에 고쳐나가기. 그가 택한 방식이다. 그리고 다른 변화도 있다. 그의 집에는 8가지가 없다고 한다. 스마트폰, TV,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빨래건조기, 전기밥솥 등등. 소비를 줄이는 건 일을 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6가지 소비원칙도 세웠다. 기념일 안 챙기기, 웬만하면 중고 가게에서 사기, 냉장고 파먹기, 수시로 버리기, 여행 가지 않기, 집에 대한 욕심 버리기다. 이밖에도 소비생활습관, 생활습관 바꾸기, 현명하게 금융 이용하기 등을 편안함을 버리고 자유를 택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많은 걸 버리고 더 많은 걸 사지 않았다. "진짜 이렇게까지 소비를 줄여야 하나?"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다고 답하겠다. 전혀 필요없는 걸 너무 많이 갖고 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비를 줄이는 건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다고 덧붙이겠다.

p.92

저자의 도전은 나에게 있어서는 극단적인 방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티비도 스마트폰도 없고, 커피도 고기도 끊는 삶은 생각하기 힘들다. 물론 저자도 자신처럼 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의 시행착오를 통해 그런 삶이 어떤 지 참고해보라는 것이다.

책을 통해서 마음만 먹으면 삶의 기준과 방식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고 자신감도 얻었다. 더 이상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그만 신경쓰고 즐겁게 다르게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모든 문제의 답은 '남들이 하니까'였다. 집을 구입할 때, 직장을 선택할 때, 하다못해 점심메뉴나 영화를 고를 때도 남들의 생각을 들여다본다.

나의 선호와 취향은 항상 뒤에 물러서 있다. 아니 뭘 좋아하는지 뭘 원하는지도 잘 모른다.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다. '남들이 하니까'는 이제 그만하자. "남들과 달라도 괜찮다."

<40세에 은퇴하다>는 '나답게'를 실천한 이야기지만 저자의 '은퇴'가 어쩌면 많이 가진자의 도발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틀, 즉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성공해야 한다는 틀이 사실이 아닐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을 나도 이제 받아들이려고 한다. 남들이 좋다는 길을 다 따라가본 저자에게는 공허감만 남았고 자신은 없었다. 현실을 직시했고 자신에게 솔직했기에 내린 최선의 선택이였으리라.

나도 더 이상 있지도 않은 정답을 찾느라 더 이상 애쓰지 않을거다. 남들과 같아지려는 노력을 접고 더욱 현재를 즐겨볼 것이다. 분명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겠지만 나의 '작고 소박하고 게으른 삶'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감당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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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 일러스트와 헤세의 그림이 수록된 호화양장
헤르만 헤세 지음, 이은경 옮김 / 아이템비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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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해. 다만 무리하지는 마. 그러면 수레바퀴 아래에 깔리고 말 거야." P.140


고전은 오랜시간 가치를 인정받은 책이라 읽어야 겠다는 느끼면서도 깊은 철학을 이해하고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때문에 쉽게 읽지 않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용기내어 읽고나면 세대를 초월한 삶의 멋진 해답을 얻을 수 있다. 헤르만 헤세의 이 책도 그렇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세의 이야기이자 모두의 이야기이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어른들의 욕심으로 자유와 행복을 박탈당해 죽음으로 이르는 소년 한스의 이야기이다. 총명한 소년 한스는 어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그들은 아이의 미래를 기대하고 결정하고 요구했다. 한스에겐 취미도 친구도 허락되지 않았다. 오직 공부만 할 수 있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신학교에 갔지만 왜 열심히 해야 하는지, 왜 남들보다 뛰어나야 하는지 이유를 찾지 못했다. 결국 신경쇠약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절망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는다.

"그는 자신감을 잃고 수레바퀴에 깔린 달팽이처럼 더듬이를 거두고 껍데기속으로 들어갔다." P.202

책을 읽기 전까지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몰랐다.

'수레바퀴'는 한스 자신을 짓누르는 삶의 무게이자 끊임없이 돌고 돌아 어디론가 굴러가는 인생길을 의미한다. 한스가 깔린 수레바퀴는 지금 우리 현실에도 그대로 존재한다.

억압적인 교육제도, 비뚤어진 사랑, 과도한 경쟁 등 헤르만 헤세의 100년 전 세상 그대로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근심걱정도 시작된다. 남들보다 앞서야 하고 부모를 만족시켜야 한다.

성적을 잘 받으면 우월감을 느끼고, 그렇지 못하면 열등감에 시달린다.

점수는 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규격에 맞게 행동하지 않으면 문제아로 내몰린다.

이런 생활에 익숙할수록 '나만의 행복'을 찾을 기회는 줄어든다.

이렇게 살아야 행복하다고 했는데 그렇지가 않다.

헤르만 헤세의 이 책은 우리에게 '자신만의 행복'이 왜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남들의 기대만 충족시키면 정작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게 된다. 삶의 방향을 잃어버리면 바라는 미래로 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한스는 뒤늦게 자신에게 '왜'라는 질문을 해보지만 답을 찾지는 못했다.

그가 목적만 찾았더라면 다른 세계도 존재한다는 걸 알았을 텐데..

학교생활은 먼 옛날이 되었지만 여전히 쳇바퀴 돌 듯 살고 있다. 예전같은 의무나 억압도 없는데 말이다.

이제는 스스로가 쌓아올린 무거운 짐들을 수레에서 내려놓고 가볍게 살고 싶다. 큰 바램 말고 작은 희망을 품고 두근대며 살아가고 싶다. 책을 읽고 마음이 무거웠는데 글을 쓰다 보니 희망으로 귀결됐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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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 인생을 위한 고전, 개정판 명역고전 시리즈
공자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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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사서(四書)의 하나로 공자의 말을 어록의 형식으로 기록한 유학의 경전이다.

제자들의 기억에 의존해 후대에 발췌하고 편집한 담화집이기도 하다. 문장이 짧은 편이나 이면에 함의가 많아 심오하고 난해하다. 책은 원문에 충실한 직역 위주로 쓰였지만 상세한 주석과 해설로 독자들이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전체적인 해설과 각 편(총 20편으로 구성)에 대한 해설, 그리고 본문으로 이뤄졌고, 본문의 경우 소제목과 변역문, 원문, 독음, 각주 순으로 구성되었다. 책은 해설이 분분한 부분은 각주를 통해 의견을 두루 실어 스스로 판단하며 읽을 수 있도록 여지를 제공해주고 있지만, 그럴 능력은 없기에 쉽게 이해되거나 공감되는 내용에 중점을 두고 읽었다.

사실 논어가 마음에 있지는 않았다. 가부장제, 권위주의 남녀차별,허례허식 등 유교사상의 폐해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그게 다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현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가르침도 담겨 있다. 공자가 제시하는 올바른 리더십과 군자 상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인한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9편 자한 중에서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여유가 있다. 겉으로는 부드럽고 안은 강하다. 거만하지 않고 공손하다.

자신을 위해서 주체적으로 살지 않으면 외부에 시선을 뺏기게 되고 사사로운 일에 근심하며 산다.

근심과 두려움으로 살아가는 나 같은 '소인'이 '군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다스려 명철해져야 한다.

배움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 없음을 걱정하라.

14편 헌문 중에서

배움은 자기 수양이다. 남의 인정을 받으려는 행위가 아니다. 또한 공자는 "부끄러워해야 실천한다"라고 말씀하셨다. 말만 앞서고 실행이 없음을 반성한다. 실행이 먼저여야 한다.

"잘못하고서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바로 잘못이라고 한다."는 말씀으로 다시 한번 각성한다.

최근에 '말'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있어 내가 하는 '말'들을 자주 들여다본다. 대부분의 말들이 무용하고 넘친다. 해결이 아닌 토로하는 말들뿐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은 꾸밈없이 전달하면 그뿐이다." 말을 더 어렵게 여겨야 한다. 마음속에 있는 것을 쏟아내려 하지 말고 참을 줄 알아야 한다.

거친 말은 일상도 거칠게 만든다. 여유 있고 평온하길 바란다면 말도 그렇게 해야 한다.

이름만으로도 중압감을 주는 책이라 부담스러웠는데 공감되는 내용도 많았고 삶의 자세에 대한 가르침도 배울 수 있어 좋았다. 그렇다고 <논어>에 대한 도전을 끝냈다고 하기엔 부끄럽다. 친절한 해설이 아니었으면 절반도 읽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독서량이 많아지고 배움이 깊이가 조금 더 깊어지면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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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세 시대가 온다 - 실리콘밸리의 사상 초유 인체 혁명 프로젝트
토마스 슐츠 지음, 강영옥 옮김 / 리더스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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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10년 전만 해도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영역에서 엄청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분야도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됐다는 소식들을 속속 전하고 있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정말 암과 치매도 정복될 날이 올까? 노화도 되돌릴 수 있을까? 어떤 연구를 하고 있고 어디까지 진행되었을까? 앞으로 누리게 될 미래 의학이 궁금하다.

<200세 시대가 온다>는 베스트셀러인 <구글의 미래>의 저자 토마스 슐츠가 실리콘 밸리의 의학계를 파헤친 책으로 질병 극복과 수명 연장에 대한 연구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탐사하고 소개한다. 10년간의 취재, 실리콘 밸리의 거물들과 진행한 150건의 인터뷰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막연하고 뭉뚱그린 미래가 아닌 실리콘 밸리 연구소의 풍경과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해 지금 의학계의 현실과 궁극의 미래를 보여준다.

마치 혼자 몰래 읽어야 하는 비밀문서를 보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충격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제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꿈이 될지 악몽이 될지 모르지만 말이다.

이 책은 앞으로 어떤 길이 열릴지 그리고 왜 그런 지가 광범위하게 소개된다. 도입부에서는 새 시대의 기반이 될 실리콘 밸리를 조명하고, 2장, 3장에서는 기계가 의학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다루고, 4장, 5장, 6장에서는 데이터에 기반해서 '분석하고 조작하고 정복하고'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7장, 8장, 9장에서는 미래의 평균 수명과 새로운 의학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다룬다.

"데이터 정복이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이다."

신기술의 기반에는 '컴퓨터'가 있다. 디지털 혁명으로 신속하게 관찰하고 분석하고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분류할 수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책은 이제 질병은 물론 죽음까지도 IT 기술 앞에서는 오류일 뿐이라고 말한다. 오류 또한 인공지능이 바로잡을 수 있다.

증상들을 빅데이터로 수집하고,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며, 개별 환자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알고리즘에 따라 각자의 상황에 맞게 예방 조치를 하는 것. 이것이 미래의 디지털 세상이다.

IT 기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P.39

이쯤에서 저자는 생소한 이야기를 꺼낸다.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구글 등의 IT기업들은 지금 너 나 할 것 없이 의학과 건강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누구보다 기계의 위력을 잘 알고 있다. 또한 그 힘(데이터)을 가지고 있다. 이미 인터넷 기술을 독점했는데 '건강과 생명 분야'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면, '이 구역'마저도 그들이 독점한다면 이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대목이다.

"미래의 의학은 막강한 잠재력과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한다."

의학 분야는 나날이 발전 중이지만 혁명은 정말로 다가온 걸까? 아직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만 책은 " 마법이 아니라 빠른 속도로 융합되어가는 많은 학문 영역에서 일궈온 30년 연구의 결실"을 맺게 될 거라고 이야기한다.

이제 우리는 유전자를 정복하는 중이다.

인간이 생물학 정보를 통제하게 되면 세상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인간이 창조주가 되어, 진화의 다음 단계를 직접 통제할 날이 올 것이다.

p.11

노벨상 수상자들을 포함한 생명공학자들은 인간의 신체를 보다 확장하고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기술들에도 도전 중이다. 모든 질병 치료에 신세계를 열어줄 mRNA, 생명의 코드를 변화시킬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 암을 퇴치할 면역 치료법 등이 그것이다. 더불어 바이오 프린팅, 즉 인체를 3D 프린터로 대체 장기를 공급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인공장기, 임플란트, 뇌 모뎀 등 환상이 기술로 구현될 날이 아주 멀지만은 않은 듯하다. 더 이상 장기와 조직을 이식받지 못해 죽음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혁명은 2030년은 되어야 가시화되겠지만 본질은 그 세상이 반드시 온다는 데 있다.

"무엇이 가능해질지 모른다면 미래는 소수 엘리트가 결정할 것이다."

200세 시대가 가능해진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나이의 개념은 어떻게 바뀔까. 인간복제는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까. 모두가 젊음과 수명을 누릴 수 있을까. 아니면 부자들만 누릴 수 있을까. 과연 그런 세상은 행복할까 불행할까. 모든 것은 우리가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낙관도 비관도 아닌 제대로 된 정보를 습득하고,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를 예측하고, 그 세상이 일으킬 많은 문제들을 서둘러 논의를 끌어내야 한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보를 막지 않고 널리 볼 수 있는 의식을 형성해야 합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최대한 많이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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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에 갇힌 소년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로이스 로리 지음, 최지현 옮김 / F(에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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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그런 순간이.."

모든 사람들에겐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순간이 있다.

어떤 이에게는 그 순간들이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기도 한다.

기억전달자(The Giver)의 작가 로이스 로리가 들려주는 성장소설에는 그런 이야기가 담겨 있다.

<침묵에 갇힌 소년>은 할머니가 된 ‘캐티’가 어린 시절 결정적 순간을 경험케 한 소년을

다시금 소환하는 작품이다.

책의 주인공은 '캐티'다. 똑똑하고 호기심 강한 여덟살 소녀 '캐티'는 아빠처럼 의사가 되는 게 꿈이다.

결정적 사건의 주인공 '제이콥'은 침묵에 갇힌 소년이다.

자폐성향을 가진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캐티는 아빠와의 동행길에 우연히 지적 장애를 가진 제이콥을 만나게 된다.

말한마디 안하지만 따뜻한 심성을 가진 소년의 진심을 알아보고

부끄러움 많은 그에게 먼저 다가가면서 둘은 서서히 우정을 키운다.

사람들은 소년을 오해하고 손가락질하지만 캐티는 다르다.

이 상처입은 소년을 이해하고 위로해준다.

그러던 어느 날 비극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제이콥은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을 맞게 된다.

"제이콥은 왜 더운날에도 늘 낡고 두꺼운 모자를 쓰는 거에요?"

"제이콥은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거야. 제이콥의 머릿속에는 자신만의 세계가 있어.

그 모자는 그 세계가 안전하다고 느끼게 해 줄 거야."

p.164

세상은 소년을 오해하고 손가락질 한다. 자신만의 세상속에 사는 소년을 그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사랑많고 착한 소년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소통하지만 그의 말을 들어주려 하지 않는다.

오직 캐티만이 소년의 침묵을 이해하고 그에게 동화된다.

나는 내 뒤에서 제이콥이 느끼고 있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리고 두려움과 함께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바로 분노였다.

p.202

우리는 자신이 만들어 가는대로 인생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지만

한 순간 때문에 틀어지고 돌이킬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위로도 할 수 없는 시간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제이콥처럼 말이다.

자신만의 세상을 펼치지 못하고 한번의 잘못으로, 오해로 행복이 사라져버린다면

미래를 꿈꿀 수 없게 된다면 그보다 더 비참한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담요를 걷어내고 제이콥이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왔다.

예전에는 내가 건드릴 때마다 물러서던 제이콥이 이제는 내가 자기 손을 잡고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이끌도록 했다.

p.204

조용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작가의 명성에 걸맞는 멋진 성장소설이다.

진지하고 총명한, 인정많은 '캐티'. 이 매력적인 주인공의 세심한 시선으로

그녀의 가족, 이웃, 친구들 그리고 소년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더욱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

세상과 단절된 이들에 향한 마음이 조금은 열렸으리라 기대해본다.

"아빠, 제이콥 모자는 벗기지 않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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