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단편을 엮은 <교통경찰의 밤>.
단편집들을 좋아하지 않아 큰 기대는 없었는데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는 남달랐다.
교통경찰이라는 참신한 소재와 저자 특유의 치밀한 구성과 날카로운 문장들은 왜 그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증명해준다.
"지킬 건 지켜야 한다"
저자의 경험과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6편의 단편들은 모두 교통사고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호위반, 불법주차, 초보운전 미배려, 쓰레기 무단투기, 운전자 바꿔치지 등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라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고, 저자 특유의 휴머니티와 권선징악이 드러나 후련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 소녀의 예민한 청각이 밝혀낸 교통사고의 전말과 말미에 밝혀질 오싹한 반전이 인상적인 <천사의 귀>양날의 칼 같은 교통 법규에 처절하게 저항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는 <중앙분리대>,
앞서가는 초보운전 차를 재미로 위협한 뒤차 운전자에게 매섭게 불어닥친 후폭풍을 속 시원하게 전개하는 <위험한 초보운전>,
불법주차로 자신의 아이를 잃게 되자 그것을 되갚아주기위해 그들을 유인하지만 반전을 보여주는 <건너가세요>,
무심코 버린 커피 캔에서 비롯된 불의의 사고와 의도치 않은 응징을 유쾌하게 풀어낸 <버리지 말아 줘>,
10년 무사고 운전자의 어이없는 사망사고와 진실을 마주한 교통경찰의 선택을 그린 <거울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