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작가가 궁금했다. 무슨 이유로 그를 대작가로 부르는지 왜 그의 문장에 감탄하는지 알고 싶었다.
한편으론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너무 묵직하고 심오해서 내가 담지 못할까 봐서다.
암튼 읽어보면 알겠지 싶어 용기 낸 책은 그의 장편소설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이다.
이 이야기는 인간이 말과 처음 만나서 섞여 살게 되는 즈음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이 이야기의 공간과 시간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오직 작가의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세상이다)
'나하'라는 강을 사이에 두고, 위쪽은 '초', 아래쪽은 '단' 나라가 차지하고 있었는데
'초'는 초원에서 야생의 삶을 살아가는 집단이라 성을 쌓거나 제사를 모시거나 문자를 쓰거나 하지 않았다.
반면 '단'은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집단으로 문자를 받들고, 성을 쌓고, 늙음과 죽음을 거룩히 여겼다.
이렇게 너무도 다른 두 나라에게 서로는 깊은 근심거리였고, 전쟁은 운명과도 같았다.
이야기에는 두 마리의 말이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야백과 토하'.
인간과 자연이 뒤섞여 있는 이때에 말(馬)들은 별을 동경해 별들이 땅 위의 먼 곳에 있을거라 믿고, 초승달이 뜰 때마다 별들을 향해 초원의 끝으로 달리기를 거듭했지만 말들은 그곳에 닿지 못했다. 그들의 운명이 인간에게 끌려다니는 운명으로 바뀌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