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살게 하는 치유 글쓰기의 힘
김인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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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인정해 주고 그 마음을 기록하는 것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기적을 만드는 일이다 _ p.172


타인의 아픔에 위안과 치유를 얻는다.

<나로 살게 하는 치유 글쓰기의 힘>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글쓰기로 새로운 삶을 살아낼 수 있도록 용기를 건네는 치유 에세이다. 작가 김인숙은 본인이 겪었던 아픔과 그때의 복잡한 심경들을 세밀하게 담아내 공감을 이끌고, 유연한 태도로 삶을 바라보고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작가가 진솔하게 써 내려간 글들 사이사이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겪었던 아픔이 아리면서도 동시에 내 삶이 위로받는 듯했고, 나도 그녀처럼 글을 통해 나 자신을 찾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기도 했다.

늘 불만이 가득했고, 내가 머문 어느 자리에서도 잘잘못을 따졌다. 그 따지는 문제 안에 주체인 '나'는 없었고 타자인 '너'만 있었다. 그래서 항상 억울해했고, 기분이 나빴고, 화가 나 있었다. 그렇게 뭐든 회피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가장 두려웠던 것은 '나'였다. 그 사실을 진심으로 인정하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다. /p.15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지만 그 순간에는 너무 큰 고통이었던 경험들이 치유되지 못한 채 남아 나를 괴롭히는데 저자도 상처에 많이 아파하고 상처받았다는 사실에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저자는 책을 유일한 안식처로 삼고 위로를 찾고 그 안에서 견디며 살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조금 다른 시선으로 좋은 것도, 좋지 않은 것도 살짝 틀어서 바라보고 생각하게 됐다고. 나도 책으로 위안 받고 나아가려 노력 중이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지금도 종종 타인들의 말 한마디에 지치고 초라해지고 절망에 빠진다. 저자의 말대로 삶은 결코 혼자서 완성되지 않으며 일방적인 상처는 없는데 마치 세상 상처는 혼자다 받은 것처럼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

나의 감정들을, 차마 다 말할 수 없는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쓰다 보면 그 안에서 위로를 얻게 된다.(...)

오직 나만을 위한 나의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는 나를 보게 되고 위로하게 되고, 나를 회복하게 된다고 믿는다. / p.105

글쓰기는 나의 마음을 위로하는 행위다

저자는 글에는 힘이 있기에 치유글쓰기를 통해 상처를 다시 생각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처음엔 어색하고 하지 않던 일이라 불편하겠지만 별거 아닌 일들을 써 내려가다 보면 자신의 감정을 알게 된다고 말이다. 나도 공감한다.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누군가에게 아무 말이나 털어놓고 싶을 때 블로그에 글을 쓰며 힘든 시간을 견뎠었다. 제멋대로 끄적거린 부끄럽기 짝이 없는 서툰 글이지만 쓰는 순간부터 마음을 열게 하는 글의 힘을 경험했다. 하지만 글쓰기는 여전히 부담스럽고 나의 일상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나 스스로 나를 완성시키고 성공하려면 내가 나에게 자극을 주어야 한다.

'글을 쓸 것이다. 쓰고 있다' 반복적으로 자기 자신을 세뇌시키듯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엉덩이를 붙여라. 내가 써 내려간 글이 나에게 돌려주는 성취감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크다.

반드시 변화의 바람은 분다. 그저 그 바람이 불기 전의 기다림이 지겨울 뿐이다. /p.192

저자는 잘난 사람들이나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무엇이든 떠오르면 어떤 방식으로든 끼적거리기라도 해두라고 말한다. 글자든 그림이든 자신만의 방식대로 저장해두면 나중에 그때 그 순간을 기억해 내기 쉽다고. 그래야 후에 내 마음대로 내게 유리한 대로 기억을 편집하는 것을 막고 글로 제대로 정리하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이제 혼자 상처받고 혼자 부정적인 결정을 내리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 그리고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 또한 상처를 주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내 방식에서 다른 방식으로 바라봐야 치유되고 성숙해질 수 있다. "나를 향한 나의 시선을 바꾸는 순간 나의 마음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진다."

쓰면 쓸수록 달라진다. 지금 당장 시작하자!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하는 이유가 더 선명해졌다. 진짜 나를 기억하기 위해 진짜 나를 알아가기 위해 사소한 나의 순간들을 기록하자. 잘 쓸려고 애쓰지 말고 느끼는 대로 솔직하게. 그러다 보면 언젠간 확연히 달라진 나를 만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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