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니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한참 불안이 극에 달했을 땐데 뭐라도 끄적 꺼리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다. 마음속에 부정적인 생각들을 글로 쓰고 나면 쿵쾅대던 심장이 서서히 잦아들면서 한결 차분해졌다. 지금도 가끔씩은 같은 이유로 글을 쓰지만 대부분은 다른 이유다. 사소하고 시시한 나의 생각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들과 공감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글을 쓰는 이유가 바뀌니 부족한 글솜씨가 많이 아쉽다. 좀 더 마음속 이야기를 잘 풀어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에세이를 씁니다>. 왠지 이 책을 읽으면 '글쓰기'가 더 좋아질 것 같고,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도 다른 '글쓰기'책들과 마찬가지로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쓰세요", "많이 쓸수록 늘어요" 와 같은 익숙한 답변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 우수진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그 결론에 도달한다. 직접 겪었던 에피소드들과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 유쾌하면서도 솔직하게 풀어내어 "글 그까짓 것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시작하면 되는 거야" 라며 쉽고 단순하게 실질적인 조언을 해준다.
그리고 이 책은 글쓰기 팁을 전수하는 책이라기보다 '글쓰기의 즐거움'을 전하는 책이라 해야 맞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