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에 잡아먹히지 않는 법 - 화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평온함을 지키는 심리기술
데이비드 리버만 지음, 이영래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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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당신은 그 기분보다 소중한 존재입니다!”

<내 감정에 잡아먹히지 않는 법>. 강렬한 제목이 인상적인 이 책은 세계적인 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리버만 박사가 미군, FBI, NSA, 포춘 100대 기업 경영자들에게 가르치는 최고도의 마음 기술과 전략을 담아낸 심리서다. 저자는 부정적인 감정에 붙들려 쉽게 상처받는 이들에게 어떤 순간에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려면 애초에 동요되지 않는 마음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그러려면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책은 감정에 휘둘리기 전에 근본적인 원인들을 제거할 수 있는 기법들을 알려주어 언제든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단단한 내면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넓게 볼수록 감정은 건강해진다"

이 책이 말하는 심리 전략은 부정적인 감정의 핵심인 좁은 관점(지나친 자의식)을 확대하여 균형 잡힌 자존감으로 바꾸도록 하는 것이다. 관점이 자기에게로만 좁아져 있으면 점점 더 예민하고 불안정해져서 내면의 힘을 잃어 사소한 일에도 신경 쓰고 조바심, 불안, 분노는 끊이지 않는다. 또한 시야가 오로지 ‘나’로 좁아져 내가 어떻게 비칠지에만 몰두해 타인의 시선이나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상황을 왜곡한다. 이렇게 자기 자신의 힘겨움에만 집중하면 관점은 좁아지고 그러면 남는 것은 고통뿐이다. 삶 자체가 어렵게만 느껴진다.

"고통은 우리를 무너뜨리지 못한다"

저자는 스스로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느냐가 즐거움에 집중할지 고통에 집중할지를 결정하고, 그 경험 전체를 규정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자신을 사랑하면 의미 있는 삶에 집중하게 되고 그때 겪게 되는 고통은 충분히 이겨낼 만 해진다. 자신이 선택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통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는 얘기다.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보느냐가 현실을 좌우한다는 것을 깨달으면 삶의 만족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길을 가는가가 아니라 그 길을 걸으면서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다. 그 상황에 직면하는 우리의 도전 방식이다.

책임감 있는 (영혼 지향적) 선택을 할수록 -> 자존감 향상된다 -> 자아 축소된다 -> 관점 확대된다 -> 정황을 폭넓게 파악한다 -> 삶의 의미가 커진다 -> 그 결과 즐거움이 커진다 / 겸손한 마음이 커진다 -> 감사의 마음이 밀려든다 -> 기쁨이 넘쳐흐른다.

책은 언제든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다양한 전략들을 자세히 알려준다. 뇌 경로 재설계, 시각화, 명상과 호흡 등등. 그중에서 따라 해볼 만한 방법 하나를 소개해보면, "분노나 공포를 유발하는 상황에서 미소를 지으면서 동시에 심호흡을 하고 주의를 호홉 쪽으로 이동시킨다. 턱의 긴장을 풀고 어깨의 힘을 빼고 호흡에만 집중한다." 끝이다. 이 두 가지(미소를 짓고, 호흡을 하는 것)를 동시에 하면 각각을 합한 것보다 더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고 그 감정 상태를 지속시켜줄 수 있다고 하니 기억해두었다가 시도해봐야겠다. '우리의 감정은 우리의 행동을 따라간다'라는 말 또한 명심하면서.

우리의 정서적 힘을 각성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가 보다 높고 고귀한 목표가 있는 존재임을 스스로에게 일깨우는 것이다. 자신의 핵심 가치관을 재확인하는 것, 즉 무엇을 위해 살고 있으며 내가 진짜 누구인지(몸이나 자아가 아닌 영혼) 아는 것이 의지의 힘을 다시 채우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p.188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점은 나 스스로 불안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기로 선택해왔다는 것이다.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생각에 매달리는 습관 때문에 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이제 비생산적인 생각에 빠져 있을 때는 그 생각을 방해해 부정의 사이클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좋은 것에 집중하는 습관으로 뇌를 재정비해야 한다.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첫 생각은 어쩔 수 없지만 그것에 에너지를 공급해 생각을 키우는 건 내 습관 때문이니 다른 곳으로 주의를 돌려야 한다. 내가 가진 감사한 것들, 하고 싶은 것들, 이루고 싶은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

세상은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언제든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럴 때 늘 그랬던 것처럼 당황하고 화내고 불안에 떨 수도 있고, 담담히 받아들이며 그 상황을 나를 변화시킬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 당연히 선택은 나의 내면을 강화시켜 더 단단한 나로 성장하는 것이다.

<내 감정에 잡아먹히지 않는 법>에 나와있는 인간 심리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실용적인 심리 전략을 잘 활용한다면 더 이상 무력하게 당하지 않고, 감정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신의 감정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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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
하완 지음 / 세미콜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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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지만 인정을 바라면 곤란한 일이 생긴다.

이 바닥의 생리가 그렇다. 아쉬운 쪽이 언제나 을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인정에 목마른 사람은 타인에게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

세상의 인정을 바라는가? 그럼 세상에 휘둘릴 것이다.

이 삶은 누군가의 인정이 필요한 삶이 아니다. 내 삶이니까. 내 거니까 내가 갑이다. _ p.23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 독특한 제목에 눈길이 가서 살펴보니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의 작가 하완의 신작 에세이였다. 워낙 유명한 베스트셀러라 읽은 줄 착각했을 정도여서 그의 두 번째 책도 당연히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에 망설임 없이 읽기로 했다.

"왜 똑같은 면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걸까? 저마다 나은 면이 있을 텐데"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는 자신을 자기합리화하며 관습적인 시대에 맞서 자유롭게 살자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어찌 보면 객관적 기준에 들지 못하는 이들의 자기변명? 찌질이들의 자기합리화?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객관적 기준이, 정면 승부만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정면이 멋진 사람도 있지만 측면이 또는 후면이 잘난 사람도 있으니까. 말로는 '나답게'를 외치면서도 타인의 시선에 갇혀 객관적인 삶을 바라보고 주체적으로 살지 못한다면 '남답게' 사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저자 하완은 이 책을 통해 내 삶의 긍정적인 면을 보아내고 즐겁게 사는 일이 우리가 해내야 하는 일이라 이야기하며 공감을 이끈다.

어떻게 될지 몰라서 '무서워.'가 아닌,

어떻게 될지 몰라서 '궁금해.'로 살면

인생은 한결 재미있는 것이 된다.

책 초반부만 해도 작가가 지금껏 살아온 환경이 나와는 거리가 있어서 큰 공감을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웬걸 에피소드마다 모두 내 이야기들이다. 잃을 것도 별로 없으면서 겁내는 타고난 겁쟁이에 '가능하면 경쟁하지 말고 살자'라는 게 인생 모토이고, 자칭 '집돌이'라 부를 정도로 집에 있는 시간이 가장 안전하고 편한 스탈, 여기에 가까운 사람들의 고통을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여 힘들어하는 것까지 자꾸 내 모습이 오버랩된다. 작가는 특유의 재미있고 친근한 문체로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여기에 작가가 직접 그린 경쾌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가 담긴 그림으로 감동과 웃음을 자아낸다.

"그럴 수 있어"

이 책을 읽으면서 유독 와닿았던 말이 있다. 어떤 얘기에도 찰떡같이 달라붙는 말 "그럴 수 있어."

'어떻게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 수 있어?', ' 어떻게 네가 나에게 이럴 수 있어?', 어떻게 이런 일이... 저자는 이런 말 뒤에 "그럴 수 있어"를 붙이면 묘하게 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한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잠깐 상상으로만 해보긴 했지만 예민했던 마음이 진정되는 기분이다. 살다 보면 '그럴 수 있다'라는 거 알면서도 막상 내게 '그런 일'이 일어나면 받아들이기가 참 어렵다.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없다. 조심해도 노력해도 언제든 일은 일어난다. 내 소관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분노와 불안에 떨기보다는 "그래, 그럴 수 있어"라고 말해봐야겠다. 자꾸 되뇌다 보면 정말 그럴 수 있게 될지도 모르니까.

이제 나는 안다. 한 번에 모든 걱정과 불안이 해결되는 만능키 같은 정답은 없다는 걸.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는 항상 잘못된 곳에 와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저 끊임없이 궤도를 수정하며 나아가는 것이 인생인지도 모르겠다. /p.213

우리는 보통 자기합리화를 안 좋은 의미로 해석하지만 무분별하지만 않다면 자기합리화는 자신에게 주는 안정제 같은 게 아닐까? 매일매일 주어지는 상황에 후회는 당연히 따라오기 마련인데 그때마다 '객관적 기준'으로만 나를 본다면 나 스스로 세상의 기준에 나를 밀어놓고 괴롭히는 꼴이 되고 만다. 객관적인 관점은 꼭 필요하지만 그 안에만 갇히면 남에게 끌려다닐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까 너무 객관적으로만 살지 않고 조금은 자기합리화도 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방법이지 싶다.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평범한 소시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로 남들에게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너무나 평범하고 흔한 일상들이 어쩜 찐행복이지 않을까라고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위트와 감동이 있는 매력적인 책이다.

정면보다는 측면에 더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격하게 공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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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운동 - 당신의 몸을 바꾸는 기적의 하루 4분 홈트
가와다 히로시 지음, 이유라 옮김, 김태균 감수 / 베이직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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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야말로 항상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에게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뛰어난 효과를 볼 수 있는 운동법'이라고 확신한다.

- 이 책의 저자이자 도카이 내학 의학부 내과 교수, 가와다 히로시


이 책 <최강의 운동>은 운동을 습관화 하고자 하는 현대인에게 맞춤화된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알려주는 가이드북이다. 책은 왜 우리가 이 운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사의 관점에서 자세히 알려주고 많은 논문과 자료를 근거로 제시한다. 또한 4주의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진과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다. 누구라도 솔깃하게 만들 자극적인 겉표지를 보고 읽기 시작했으면서도 내심 의심스러운 마음도 있었는데 책을 읽어나갈수록 이 운동의 매력에 홀딱 빠져버렸다. 이유는 '매우 짧은 시간'안에 끝낼 수 있다는 것과 그에 비해 너무나도 많은 장점을 가진 운동이기 때문이다. <최강의 운동>은 평소 운동 부족으로 고민하던 나에게 이 꿈같은 운동법으로 '한 번 해보자' 하는 강한 욕구를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집 안에서 일주일에 2, 3회만 해도 충분한 데다, 1회 딱 4분의 운동만으로도 다이어트와 근력 운동의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지구력이 향상되며 혈당치와 혈압도 개선되는 꿈같은 운동법이 있다. 바로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히트)이다. /p.8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gh Intensity Interval Training)은, 높은 강도의 운동과 휴식을 짧은 간격으로 번갈아 하는 독특한 운동법으로 일찍이 프로 운동선수들이 시도했고, 최근 1~3년 사이 일반인에게도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 재활 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속속 등장하면서 주목하고 있는 운동법이다. 무엇보다 이 운동법의 가장 큰 특징은 작은 공간에서 짧은 시간안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근력운동인 무산소운동과 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의 장점만 모아서 전신 근육에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굳이 오래 매일 할 필요가 없는 단일 형태의 가장 유리한 운동인 것이다.

HIIT의 압도적 효과 : 1분(HIIT)=45분(가벼운 운동)

: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의 1분은 지속적 운동 45분과 같은 효과가 있다.

강력하고 원하는 신체를 얻을 수 있는 시간 단 4분

여기서 드는 의문하나는 나같은 저질체력이 과연 따라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책은 일반인 특히,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사람이라면 전력의 70~80%의 강도로 운동하고 적은 횟수를 시행하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말한다. 또한 책 4장에서는 이 운동을 습관화 할 수 있도록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 16종류와 헬스장에서 할 수 있는 운동 2종류를 소개하고 있는데 자세한 설명과 사진 그리고 QR코드를 통해 영상도 확인하며 누구나 따라할 수 있게 했다.

우선 하루 4분(1회)로 시작해 서서히 횟수를 늘려나가는 방법으로 시작해보기를 책은 권한다. 아무리 길어도 하루 20분은 넘기지 말고, 이틀 연속으로 하지말 것도 당부한다. 이런 방법으로 일주일에 3, 4회 정도면 충분히 효과를 볼수 있다고 하니 실천만 한다면 이보다 유용한 운동법은 없을 듯 하다.

누구나 건강을 행복의 제일 중요한 조건으로 꼽으면서도 운동을 꾸준하게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평균 수명이 올라갔다고 해서 건강수명도 자동으로 따라 올라가지는 않는다. 누군가 돌보아 주지 않으면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다면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100세 인생을 마음껏 누리고 싶다면 건강하게 나이드는 것에 더욱 더 신경써야 한다. '바빠서', ' 귀찮아서', '돈이 들어서' 등의 핑계로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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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당신 편 - 마음의 힘을 기르는 ‘외상 후 성장’의 심리학
한창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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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당신 생각에는 보잘것없이 느껴질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당신은 정말 잘 살고 있습니다. 노력도 충분히 하고 있고요, '주변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하는 생각은 너무 많이 하지 않아도 돼요. 그만하면 잘하고 있어요." _ 프롤로그 중에서

<무조건 당신 편>은 무조건적인 지지를 통해 마음의 힘을 키워주는 심리서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병원을 찾은 내담자들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무너진 마음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깊이 있는 조언과 따뜻한 시선으로 일어설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준다.

사실, 비슷한 류의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보니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 방안들은 그다지 특별하게 와닿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이 가진 장점은 분명하다. 위로도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받는 사람이 다르게 느끼듯이 저자의 다정다감하고 사려 깊음이 글에 그대로 묻어 나와 "난 무조건 당신 편"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을 애타게 찾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지지를 느끼게 해준다.

책은 심각한 중증 장애보다는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마음과 감정 문제들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갑질을 당했을 때, 억울하고 분한데 도리가 없을 때, 우울감이 심해서 스스로를 해치는 행동을 할 때, 인생이 하찮아 보일 때 등과 같은 울분과 우울감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먼저 현재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제대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벼운 증상이라면 얼마 안 가 떨칠 수 있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책에 실린 '울분 장애척도'나 '우울증 검진도구'를 활용하여 점검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당연한 얘기지만, 전문가의 정확한 판단을 받아야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건 염두해 두자.

이 책에서 가장 관심 갖고 읽은 내용 중 하나는 "잔잔한 불안을 다루는 법"인데 요즘 내가 겪는 심리증상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없는데 왠지 불안한 마음이 잘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한번 불안장애를 심하게 겪어서인지 사소한 일에도 쉽게 조마조마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저자는 이런 여러 이유로 불안감이 올라올 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마음속의 잔잔한 불안 다루는 법

: 한곳에 집중하기 - 눈앞에 보이는 한곳을 응시하고 들여다보다가 점차 주변으로 시야를 넓혀본다.

: 심호흡하기 - 심장에서 발끝까지 피가 온몸으로 보내지는 걸 그리면서 천천히 호흡한다.

: 밀가루 반죽이나 종이고 이용하기 - 불안감을 작게 만들고 있다고 상상하며 손안에서 덩어리를 뭉쳐 굴려보자.

: 주먹 쥐었다 털어내기 - 문젯거리가 주먹 속에 모인다 생각하고 꽉 쥐었다가 털어낸다.

: 양손으로 공 주고받기 - 좌우로 공을 주고받으면 몰려있는 신경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 볼륨 줄이기 - 마음속에 라디오 볼륨 다이얼이 달려있다고 상상하고 천천히 낮춰보자.

한편, 책은 '자기 부정'에서 '자기 지지'로 돌아서는 방법 중 하나로 "관계의 상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타인과 잘 지내려 노력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 성향에 맞게 살아도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저자가 마치 내 편처럼 느껴졌다. 나이가 들면 인간관계도 유연해지면 좋을 텐데 내 경우는 그렇지가 않다. 사람들과 쉽게 잘 어울리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 '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걸까' 하며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 나만 동동 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런 나에게 저자는 주변 사람들 비위를 맞추고 살 필요 없다고 토닥여주며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함부로 사람을 비난하거나 뒷말하는 이들도 많은데 그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을 맞추며 사느라 시간 뺏기지 말라고 괜히 그들 때문에 상처받지 말라고 위로한다. 종종 느끼는 외로움을 관계에서 답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고민하고 노력한다고 좋은 관계를 맺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 사이에서 오히려 더 외로움만 커질 수도 있다. 그래서 찾은 답은 "마음은 열지만 내가 나인 것을 애써 납득시키려 하지는 말자." 다. 있는그대로의 나를 봐주는 사람을 만나고 나역시 상대를 있는 그대로 봐주려는 노력을 하자. 그래서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교제하면 그뿐이다.

타고난 성격이든 혹은 훈련에 의한 것이든 간에 우리의 회복력을 강하게 해주는 요인들도 있습니다.

우수한 문제 해결 능력, 낙관주의, 자기 효능감, 공감 능력, 문제를 받아들이는 수용성등의 개인적 특징이 그것입니다. 또한, 가족이나 직장, 학교로부터의 지지, 의미 있고 긍정적인 인간관계가 있다면 화복력이 더 좋다고 합니다. / p.180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 마디로 정리해보면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고 무리하지 않으면서 삶을 다시 써 나가라는 것이다. 저자는 큰 트라우마나 관계로 인한 상처 이후에 다시 일어서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럼에도 분명히 극복할 수 있다고 아니 오히려 그전보다 더욱 성숙해지고 단단해져 훌쩍 성장한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외상 후 성장'에 대해 강조한다. 책에 따르면 외상 후 성장과정을 거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대항하며 신체 건강과 마음수련을 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에 대처하는 능력도 커지고, 트라우마로 인한 신경 염증을 이겨내는 능력까지 발달하게 되어 다른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능력까지 좋아진다고 한다.

누군가의 절대적인 지지도 중요하지만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상처 후 성장을 하느냐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갇혀 사느냐는 본인의 몫인 것이다. 유전자나 타고난 체력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 외 것들은 얼마든지 바꿔나갈 수 있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무조건 내 편이 되어 보내주는 이 책의 따뜻한 위로는 상처에 힘든 이에게는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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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 0629 에디션 -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 기념판
생 텍쥐페리 지음, 전성자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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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누구나 다 처음엔 어린아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그다지 많지 않다."

_ 생텍쥐페리

오래전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동화를 읽는 것이다.

예전 마음 그대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동화를 읽다 보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것들에 다시 눈 뜨게 될지도,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들을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니까.

<어린 왕자>를 다시 읽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한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걸 보면 고전이 달리 고전이 아닌가 보다. 이 책<어린 왕자 : 0629>는 생텍쥐페리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특별 에디션으로 원작의 메시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신경 쓴 번역본이다. 그래서인지 독자가 마음껏 상상하고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게 풍부한 은유와 상상의 여지가 가득하다. 또한 생텍쥐페리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어린 왕자는 아주 조그만 소행성에서 홀로 외롭게 산다. 그러던 어느 날 홀연히 피어난 장미를 사랑하게 되지만 장미를 이해하는 데 서툴러 불행해졌고, 서로에게 하나뿐인 존재인 장미를 남겨두고 다른 별들로 떠난다. 넓은 세상으로부터 배우기 위해,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여행을 선택한 것이다.

어린 왕자는 여행의 종착지인 지구에서 여우를 만나 남과 친구가 되는 법, 길들이는 법에 대한 지혜를 얻는다. 그리고 조종사와 서로를 길들여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존재로 남게 되고, 자신만의 특별한 존재인 장미에게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어린 왕자>는 외로운 우리들에게 서로에게 하나뿐인 존재를 꿈꾸고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우가 말한다. "친구를 가지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줘!"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어린 왕자가 물었다.

"참을성이 있어야 해." 여우가 대답했다.

"우선 내게서 좀 떨어져서 이렇게 풀숲에 앉아 있어. 난 너를 곁눈질해볼 거야. 넌 아무 말도 하지 말아. 말은 오해의 근원이지. 그래도 날마다 넌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앉을 수 있게 될 거야....." / p.90

여우의 가르침은 타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상대를 배려하고 귀 기울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는 멋진 관계를 바라면서도 방법은 잘 알지 못한다. 열정만 있다고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자신의 기준이 아닌 마음으로 보려는, 기다리고 마음을 나누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길들여짐은 실천의 문제이기도 하다. 길들이고자 하는 대상에게 관심과 사랑을 쏟고 그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해 준다면, 상대 역시 신뢰와 사랑을 줄 것이다. 그리고 이때 우리는 살아있음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음으로 보아야만 제대로 볼 수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생텍쥐페리는 이 책 어린 왕자를 통해 어른들에게 전한다.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라고, 다시 동심을 되찾으라고. 어른들은 자신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그리고 더 이상 동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모순과 욕심이 가득한 어른의 세상에서 순수한 마음을 잃어버리면 진실되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동심을 잃지 않으려면, 다시 동심을 되찾으려면 끊임없이 자신의 틀이 아닌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 노력해야 한다. 자신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길 용기를 가져야 한다. 어린 왕자처럼.

"사람들은 급행열차에 올라타지만 자신들이 찾으러 가는 게 무엇인지 몰라."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래서 초조해하며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거야....." 그리고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도 소용없는데 ...." / p.102

어린 왕자는 이상과 현실에서 헤매던 비행사에게 해준 것처럼 내게도 세상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인생 코치가 되어준다. 언제부터인가 호기심, 상상, 꿈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나에게 이 책 <어린 왕자>는 잃어버린 소중한 가치들을 일깨워주고 삶과 관계에 대한 성숙한 통찰을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나가라고 북돋아준다.

'세상은 그렇게 삭막하지 않아. 그런 눈으로 바라봐서 그래. 마음을 열고 보면 제대로 볼 수 있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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