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당신 생각에는 보잘것없이 느껴질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당신은 정말 잘 살고 있습니다. 노력도 충분히 하고 있고요, '주변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하는 생각은 너무 많이 하지 않아도 돼요. 그만하면 잘하고 있어요." _ 프롤로그 중에서
<무조건 당신 편>은 무조건적인 지지를 통해 마음의 힘을 키워주는 심리서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병원을 찾은 내담자들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무너진 마음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깊이 있는 조언과 따뜻한 시선으로 일어설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준다.
사실, 비슷한 류의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보니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 방안들은 그다지 특별하게 와닿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이 가진 장점은 분명하다. 위로도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받는 사람이 다르게 느끼듯이 저자의 다정다감하고 사려 깊음이 글에 그대로 묻어 나와 "난 무조건 당신 편"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을 애타게 찾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지지를 느끼게 해준다.
책은 심각한 중증 장애보다는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마음과 감정 문제들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갑질을 당했을 때, 억울하고 분한데 도리가 없을 때, 우울감이 심해서 스스로를 해치는 행동을 할 때, 인생이 하찮아 보일 때 등과 같은 울분과 우울감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먼저 현재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제대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벼운 증상이라면 얼마 안 가 떨칠 수 있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책에 실린 '울분 장애척도'나 '우울증 검진도구'를 활용하여 점검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당연한 얘기지만, 전문가의 정확한 판단을 받아야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건 염두해 두자.
이 책에서 가장 관심 갖고 읽은 내용 중 하나는 "잔잔한 불안을 다루는 법"인데 요즘 내가 겪는 심리증상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없는데 왠지 불안한 마음이 잘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한번 불안장애를 심하게 겪어서인지 사소한 일에도 쉽게 조마조마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저자는 이런 여러 이유로 불안감이 올라올 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