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폭력으로 살아가기 - 영혼을 풍요롭게 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30가지 지혜
에디 자카파 지음, 김하늘 옮김 / 한국NVC출판사 / 2023년 3월
평점 :
제목이 '비폭력'이어서 정치나 사회문제를 다루는 책이라 생각될 수 있지만,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필요한 지혜를 담아놓은 책이다. 간디와 마셜 로젠버그가 주장하는 '비폭력'을 핵심 주제로 삼아 우리 시대에 맞게 비폭력 원칙을 설명하고, 일상에 스며들 수 있도록 쉽게 실천법을 제시한다.
이 책이 말하는 '비폭력'은 삶의 방식을 뜻한다. 내면에 연민, 공감, 평화를 명상, 일기 쓰기, 비폭력대화 등을 통해 길러내어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활용하는 것이다. 책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선택한 단어들이 자신과 타인에게 고통과 상처를 입힐 수 있음을 깨닫게 하고, 삶에 배어들도록 꾸준히 비폭력을 실천해 나가면 갈등 상황을 뒤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이 욕구를 충족하기 위함이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욕구를 지니고 있다.
상대가 부적절하게 행동한다면 그들이 딱히 우리를 염두에 두어서가 아니라
그들 삶에서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충족하고자 그렇게 한다.
<비폭력으로 살아가기> p031
비폭력은 아름다운 지혜이다. 문제는 현실에서 실천이 어렵다는 것이다. 누군가 자신을 비난하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마음 아파하면서 상대를 원망하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붓게 된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타인을 우리가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다'라는 점을 이해하라고 말한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자신뿐이라는 것을, 타인의 행동은 나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겪는 고통에서 욕망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감정이 아닌 상황에만 대처하라고 제안한다. 맞는 말이다. 타인을 내 틀로 해석하면 답이 없다.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이나 말을 할 때 왜 그러는지 상대의 틀로 바라봐야 한다. 비폭력은 무조건 수용하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들고 세상을 좁고 빈약하게 만든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공동체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바로 경청입니다.
<비폭력으로 살아가기>p049
한편, 책은 비폭력 실천법 중 하나인 '공감'에 대하여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바로잡는다. 그동안 나는 공감을 한다면서 내가 겪었던 비슷한 상황을 떠올리며 상대와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짐작하고 조언하곤 했다. 하지만 이는 공감이 아닌 동조다. 공감은 자신에게 주의를 돌리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경험을 나와 동일시하는 것은 감정에 집중하여 자기에게 열중하게 되는 것이므로 그저 느긋하게 현존하면서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것이 공감이다. 충분히 듣고 이해한 내용을 되풀이 말하는 것, 상대가 온전히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누리게 해주는 것이다. 늘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안심시켜주려고 내 경험을 늘어놓았던 과거가 부끄럽다.
변화의 열쇠는 우리가 하던 기존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깨닫고서
다른 방식을 시도해보고 새로운 방식을 연습하는 것이다.
<비폭력으로 살아가기>p119
그렇지만 과거는 과거다. 과거에 했던 말과 행동을 따스한 시선으로 살펴볼 수 있을 때, 현재에서 안도하고 내일을 희망으로 맞이할 수 있다. 이제 책에 나온 다양한 실용적 가르침, 특히 공감과 경청으로 나와 상대 사이에 연민이 흐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의 습관이 앞으로도 발목을 잡겠지만 이 책의 내용들을 상기하면서 새롭게 각오를 다지고 다시 시작해나갈 생각이다. 풍요롭고 평화로운 삶의 지혜를 찾는다면, 따뜻한 대화법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