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감정에 대처하는 자세 - 불안과 분노, 꼬인 관계로 속이 시끄러운 사람을 위한 심리 수업
조우관 지음 / 빌리버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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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깊은 곳에서 어떤 감정이 일어나면 당황하지 말고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

그 감정을 독립적인 것으로 인정해야 속을 시끄럽게 하는 소란한 감정에 오래 머물지 않을 수 있다.

내 안에 있는 다양한 모습을 받아들이고 이상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 순간 마음은 잠잠해진다. 다시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 해도 나와 분리할 수 있고,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p.6


"너무 오랜 시간 소란한 감정에 머물렀다."

좋은 감정은 쉬이 날아가고, 나쁜 감정은 왜 그리 오래도록 남아있는 건지

뜻대로 되지 않는 감정을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용을 쓰지만 오히려 그 안에 갇히게 된다.

<소란한 감정에 대처하는 자세>는 감정에서 자유를 찾으려면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에 당황하지 말고 한걸음 물러나 자신의 감정을 관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감정의 관찰자'가 되라는 얘기다.

감정코칭전문가인 저자에게 심리수업받는 느낌이다. 모호한 감정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1장 '내 감정의 진짜 이름'에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감정들의 진짜 모습을 깨닫게 하고,

2장 '소란한 감정에 대처하는 사적인 자세'에서는 감정에 대한 마음 자세를,

3장 '이제는 내 마음을 안아줘야 할 때'에서는 감정에 집착하지 않고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먼저 감정을 나와 동일시하는 생각부터 버리자. 감정은 내가 아니다. 따라서 조절할 수도, 다스릴 수도 없다.

내가 느끼지만 내 것이 아니다. 저자는 '감정을 손님으로 대하라'라고 조언한다.

"까탈스럽고 안하무인인 손님은 자신의 불만을 받아달라고 떼쓴다. 사나운 감정일수록 지극정성의 보살핌을 원하고 그것이 잘되지 않았을 땐 다시 찾아와 소리지르기를 반복한다. 불편한 감정일수록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쁜 손님에 대한 반발을 멈추고 그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들어줄 때 그 손님은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3자의 시선으로 객관적 바라보기가 가능하면 감정은 머물렀다 제 갈 길을 떠난다. "내 것이 아닌 감정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책은 우리가 오인할 수 있는 감정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고립감과 외로움을 공복감으로 착각할 수도 있고, 신체기능의 약화를 우울과 무기력으로 잘못 인지할 수도 있다고 한다. 더불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단전호흡'과 ''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장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되기 때문에 장이 튼튼하면 뇌기능도 활발해지고 기분도 좋아진다고, 저자는 장 건강을 위해 단전호흡을 권한다. 생리통과 변비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단전호흡에 신경 써야겠다. 그리고 '물마시기'는 생각보다 실천이 어렵다. 차나 음료로는 가능한데 맹물은 잘 안 마시게 된다.

저자는 물이 부족하면 피곤하고 숙면을 취하기도 어렵고 두통과 염증도 생길 수 있다고, 뿐만 아니라 짜증과 화가 잦아지는 특징을 보인다고 말한다. 드라마에서 누군가 화를 내고 있으면 물부터 갖다주는 게 이런 이유에서인가 보다. 물마시기도 습관 목록에 포함시키는 걸로.

이제는 감정을 평가하는 대신 감정을 관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것이 병 앞에 나를 노출시키지 않는 방법이자 긴장을 해소하고, 더 많은 통제력을 회복할 수 있게 한다. 감정을 평가당해 위축되고 숨기다보면 적절한 때에 내 감정을 직면할 수 없게 되고, 나는 물론이거니와 가까운 사람들과 가족도 돌볼 수 없다. 나를 이루는 모든 것들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p.169

감정을 좋고 싫음으로 나누지 않는 것. 어렵지만 고쳐나가야 한다. 나쁘다고 믿고 있는 감정은 자신을 돌보라는 신호다. 감정을 부정하지 않아야 감정과 친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책을 통해 나쁜 감정이 없는 상태를 바라지 않고, 다양한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바라볼 줄 알아야 함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알아봐주고 인정해주고 판단하지 않아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어루만져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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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 90세 현직 정신과 의사의 인생 상담
나카무라 쓰네코 지음, 오쿠다 히로미 정리, 정미애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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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도 인생은 충분합니다."

<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는 90세 현직 정신과 의사의 인생상담을 담은 책으로 '인생을 잘 풀어가는 방법’을 조언한다. 저자는 ‘현실과 생각과의 괴리에서 어떻게 타협점을 찾아가느냐'가 인생의 행복을 결정한다며 눈앞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충실한 자세로 매일을 담담하게 의연하게 살아내는 것만큼 대단한 일은 없다고 말한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잊고 살았던 외면해왔던 이 진리에 귀 기울여본다.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라서 '이렇게 살아야 한다''저렇게 하면 안 된다'라는 식으로 단정 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생의 만족감은 다른 누군가가 결정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와 똑같은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규칙도 없습니다.

'이게 내 인생이야'하고 마음을 굳게 먹으세요.

p.227

책은 일반 치유서들과 같은 맥락이지만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그녀만의 철학은 우리에게 어떤 조언보다도 현실적인 깨달음을 준다. 그녀의 삶의 중심에는 '나 자신'이 있다. '타인에게는 타인의 인생, 나에게는 나의 인생'이 있다는 신념이 확실하신 분이다.

'남들이 그렇게 하니까 나도 그렇게 한다'라는 기준으로 살아온 나 같은 사람에게 그녀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제대로 인식해 '더, 더'를 하나씩 버려야 편해진다며 무언가를 더 보태려 하기보다 '이거면 됐어' 하고 수긍하고 체념하라고 이야기한다. 남들과의 비교가 아닌 스스로 납득하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나에게 알맞은 정도로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나에게 없는 것만 발견하고 자기혐오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살아온 내가 따라야 할 가르침이다. '이래야만 해'라고 생각한 것들을 '꼭 그렇진 않잖아?'라며 가볍게 넘기면 훨씬 자유로운 인생길을 걸어갈 수 있음을 다시금 되새겨본다.

선생님의 삶은 '고독은 좋은 것'임을 알려줍니다. 기본적으로 '혼자'라는 마음의 기반이 있기에 타인에게 크게 바라거나 기대하지 않을뿐더러 타인이 다가오든 멀어지든 흔들리지 않습니다. 인간관계를 좀 더 잘 풀어가고 싶다면 홀로 있는 시간을 아끼고 사랑하세요. 그것이 근본적으로 중요한 자세입니다.

p.211

'나는 나, 타인은 타인'이라는 생각은 인간관계도 현명하게 풀어낼 수 있다.

인간은 결국 혼자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면 타인에게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지 않게되고 오히려 홀가분함을 느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타인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항상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기대나, 애착, 경계심을 만들지 않는 것, 한마디로 인간관계의 비결은 '절묘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좋고 싫음이 뚜렷해 항상 인간관계가 힘들었던 내게 너무나 와닿는 말이다. 타인과 함께하는 것은 좋지만 선을 넘어가면 기대를 하게되고 무언가 해주는 걸 당연시 여기게 되는, 그러면 서운함은 따라오고 고민이 싹트게 된다.

인간관계 자체에 너무 안간힘쓰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다 보면 분명 좋은 인연도 찾아올 것이다. '애쓰지 말고 내 마음에 정직한 것' 그게 답이다.

살아오면서 고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돌이켜보면 정말 사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어쩜 너무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서인지 '고민할 정도는 아닌 일'에 집착하고, 쓸데없이 걱정하고, 불안을 키워 피해의식이 커진 건지 모른다. "기쁜 일이 있으면 마음껏 기뻐하고, 해야 할 일이 생기면 ‘별 수 없지’ 하고 담담하게 해내면 그만"이라는 단순한 마음가짐으로 먼 훗날의 행복을 찾느라 지금 여기에 있는 만족감을 놓치지 말고 살아가자는 인생 선배의 조언을 기억하며 살아가자.

대부분의 문제는 어떻게든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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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무삭제 완역본) 데일 카네기 초판 완역본 시리즈
데일 카네기 지음, 임상훈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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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하거나, 비난하거나, 불평하지 말라.

솔직하게,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하라.

다른 사람에게 열렬한 욕구를 불러일으켜라.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울고 웃게 만드는 건 바로 사람이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낼 것인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까? 등등 인간관계의 처세술은 인생 최대의 관심사다. 성공적인 인생을 위해서는 친구를 만들고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성공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시작된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80년이 넘게 사랑받아온 돋보적인 자기계발서로 최고의 '인간관계 바이블'이다.

가장 단순하고 실용적인 원칙들로 복잡한 인간관계에 대한 우리의 고민을 명쾌하고 간결하게 해결해 준다.

워런 버핏의 인생을 바꾼 책이기도, 누구나 꼭 읽어야 하는 책이기도 하다.

책은 사람을 다루는 방법, 타인의 호감을 얻는 방법,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고 타인을 바꾸는 방법,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비결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풍성한 사례와 함께 당장이라도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원칙들을 제시한다.

<타인의 호감을 얻는 여섯 가지 비결>

1. 다른 사람들에게 진정한 관심을 기울여라

2. 웃어라

3. 상대방에게는 그의 이름이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가장 달콤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말임을 기억하라

4. 잘 들어라, 상대방이 스스로에 대해 말하도록 이끌어라

5.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라

6. 상대방이 인정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라, 그리고 진심으로 인정하라

p.150

누구나 어려워하는 인간관계도 배움으로 극복할 수 있다.

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그들의 호감을 얻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에 대한 '관심'이다.

"다른사람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은 살아가면서 가장 커다란 문제와 마주치고, 다른 사람에게 가장 커다란 피해를 끼치는 사람들이다."아들러의 이 말은 데일카네기가 제시한 모든 비결의 중심에 있다.

저자는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하는 수고를 감수하라고 말한다. 시간, 에너지, 이타심,

배려를 요하는 일들 말이다. 관심은 내가 상대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그 사람을 기쁘게 만들어 주고 싶어 한다는 것을, 그 사람의 행복이 나에게 매우 소중하고도 귀중한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작은 관심을 보이자! 내가 사람들에게 친절을 보이거나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베풀어야 한다. 그 기회는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기 때문이다.

"언제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도록 만들어라."

인간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주길 원한다. 아첨이나 싸구려 칭찬이 아닌 진정한 인정을 갈망한다.

이 점을 기억하면 인간관계는 어렵지 않다.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면 된다."

"다른 사람이 네게 해 주었으면 하는 대로 다른 사람에게 해 주어라." 책의 모든 비결이 이 한 문장으로 귀결된다.

"기억하라. 이 책은 행동을 위한 책이다."

카네기는 이 책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9가지 제안을 남겼다.

절실한 욕망을 갖고 읽고 또 읽어서 배운 원리들을 적용하고 점검하며 기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다.

인간관계의 원리를 정복하고 싶다면 그 원리와 관련된 행동을 해야 한다.

기억하자. 카네기의 명쾌한 가르침을 읽기만하고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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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전면 새번역 누구나 인간 시리즈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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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으로 사람을 다루는 능력을 놓고 보면 푸셰가 나폴레옹보다 한 수 위였다." / 발자크

조제프 푸셰. 이 낯선 이름이 궁금한 이유는 위의 한 문장 때문이었다.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은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시대를 뒤에서 이끈 기회주의자 조지프 푸셰의 삶을 이야기한다. 저자인 슈테판 츠바이크는 서문에서 이 패덕자의 삶을 끄집어 내는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

"나폴레옹은 이미 100년 전에 "정치는 현대의 새로운 숙명"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하여 정치권력 뒤에서 숨은 사람들을 알고 그들의 권력에 어떤 위험한 비밀이 숨어 있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현실의 삶에서 순수한 이념을 가진 인물이 주요 결정을 내리는 경우는 드물다. 배후의 인물들이 주요 결정을 내린다. 영웅에 비하면 가치가 떨어지지만 실속은 더 나은 부류다. 분명 위험한 부류이지만 우리는 수완 좋은 푸셰의 삶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믿고 읽는'저자 슈테판 츠바이크는 탁월한 글솜씨로 세밀하게 배신자, 모사꾼, 파충류, 변절자로 불린 조제프 푸셰를 소환해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

조제프 푸셰는 세계전환기의 한복판에서 모든 정파를 이끌었고 모든 정파가 와해된 뒤에도 유일하게 살아남았으며 나폴레옹과 로베스피에르 같은 거물과 벌인 심리전에서 승리한 인물이다. 그의 인생행로는 그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이며 근대 정치의 가장 흥미로운 인물임을 보여준다. 푸셰는 항상 승자 편에 있고 결코 패자 편에 있지 않는다. 그는 이념을 따라가지 않고 시간을 따라간다. 나폴레옹에 밀려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지 못했지만 실질적인 권력은 훨씬 더 오래 지녔던 기회주의자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평한다.

"푸셰의 보기 드문 고유의 천재성은 '차가운 피'에 있다. 육체가 그를 방해하는 일도 없고 육체가 그의 마음을 격동시키는 일도 없다. 말하자면 육체는 이 대담한 정신의 역할에서 그 기능을 미치지 못한다."

영리하게 자제한 덕분에, 철저히 지조를 지니지 않는 용기를 대담하게 발휘한 덕분에,

어느 순간에든 신념을 지니지 않는 용기를 대담하게 발휘한 덕분에 푸셰는 살아남는다.

p.34

세계의 역사를 봐도 알 수 있다. 대개는 용감한 자들의 역사로 서술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세계의 역사는 비겁한 자들의 역사이기도 하다. 멀리서 찾아볼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 정치역사를 보면 살아남은 건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 분들이 아닌 친일, 친미를 요리조리 오가며 살아남은 우파들, 개혁을 내세우면서도 우익의 모습을 빼닮은 일부 좌파들이다. 절대 푸셰의 화려한 변절의 이력에 뒤지지 않는다.

푸셰는 비록 고귀한 영혼을 가지지는 않았어도 애국심과 영웅다운 용기를 지니고 있었기에 제정과 왕정복고와 자유사상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냈다. 나폴레옹도 그가 천하의 배신자임을 알면서도 계속 신하로 둘 수밖에 없을 정도였으니 능력만큼은 인정받아야 한다.

세상을 윤리적인 마인드로만 살 수는 없다. 정치적인 마인드도 필요하다. 푸셰에게 무조건 돌을 던질 수는 없는 이유다. 푸셰와 같은 냉철하고 영리한 처신이, 때론 교활하리만큼 감정을 제거하고 행동해야만 할 때도 있다.

배신과 변절을 하면서까지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내려놓지 않는 선에서 푸셰의 처세술은 분명 활용할 만하다.

너무도 특이한 정치적 인간 푸셰와 인간 나폴레옹, 그리고 프랑스 혁명사까지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책이다.

나폴레옹까지 두려워한 근대 최고의 마키아벨리스트 조제프 푸셰가 궁금하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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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언어 - 더없이 꼼꼼하고 너무나 사적인 무라카미 하루키어 500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도젠 히로코 엮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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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이상하게 그의 책이 끌리지 않았다. '너도나도 하루키'에 대한 반발심이 작용했기
때문일까? 그리고 하루키의 책을 너무나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도통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내가 후자일 것 같았다. 그럼에도 하루키를 알고 싶다.
많은 이들에게 하루키의 소설이 생활의 일부로 존재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하루키의 언어>는 나처럼 그의 책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 이 책은 예습서가 되어주고 하루키의 팬들에겐
즐길 수 있는 가상공간을 만들어준다. 이 책은 그를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키워드들을 사전 형식으로 구성한 책으로, 가나다순으로 하루키의 언어를 배열해 담아냈다.
하루키의 언어는 하루키가 자주쓰는, 하루키만이 쓸 수 있는 모든 말이 포함된다. 작품명, 등장인물, 작품 속 상징과 은유적 비유, 문학적 영향을 주고받은 작가들 그리고 하루키의 일상에서 사랑하는 것들인 요리, 고양이, 다림질, 달리기, 재즈 등 그의 개인적인 취향까지 하루키 월드라 불릴만한 '더없이 꼼꼼하고 너무나 사적인 무라카미 하루키어 500여 개'가 담겨있다.

책은 하루키의 연대기부터 인터뷰, 그가 번역한 작품들이며 그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이 한 권에 정리되어 있어 마치 마법 노트를 보는 것 같다.그의 인터뷰 내용을 보니 하루키문학이 남다른 사랑을 받는 이유는 어른용 작품에 판타지를 끌어들여 어른용 동화 같은 요소가 재미를 주는 데 있다고 말한다. 지브리만화들이 사랑받는 이유와 같다고나 할까? 고독감과 상실감을 잊게 해주는 치유작용으로 외부와의 단절된 관계에서 어떻게 인간관계를회복하느냐가 하루키 문학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하루키의 작품은 '치유의 문학'이라 할 수 있다. 판타지 요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전개된다니 호기심이 생긴다. 가볍고 낙관적이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책을 통해 하루키가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그의 작품 속에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루키의 등장인물들은 그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그가 즐겨 먹는 메뉴를 만들고, 그가 좋아하는 자동차를 타고, 그가 사랑하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평범한 나날들을 착실하게 보낸다. 그가 쓴 모든 책들에 그의 개인적인 역사와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골고루 반영되어 있다. 그 다양한 키워드들이 세심하게 담겨있어 하루키를 알기에 충분하다.

도대체 그의 매력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런 책까지 만들어지는 걸까의 의문은 아마도 하루키만의 디테일과 재미가 독자들에게 산뜻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물론 이렇게 한마디로 하루키는 정리할 수 없음을 안다. 너무나 많은 하루키스트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하루키에 대한 연구서나 해설서는 이미 100권이 넘게 출간되었다니 아직 그의 책을 읽지 않았다는 게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다. 오래전 <노르웨이의 숲>과 <1Q84>를 대충 흘려본 적은 있지만 그땐 비일상적인 느낌이 불편했다. 다시 읽어본다면 같은 느낌일까? 아니면 다르게 와닿을까 궁금해진다.
아마도 제일 먼저 읽게 될 작품은 <해변의 카프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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