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언제 먹는가로 결정된다 - 암, 당뇨병, 골격계 질환, 스트레스를 개선하는 ‘When Way’ 식단법
마이클 로이젠.마이클 크러페인.테드 스파이커 지음, 공지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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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먹는가가 '무엇'을 먹는가만큼이나 중요하다


베스트셀러<내 몸 사용 설명서>의 저자 마이클 로이젠과 예방의학 전문가들이 공동 집필한 <내 몸은 '언제' 먹는가로 결정된다>는 우리 몸의 생체리듬을 기반에 두고 다양한 상황에서 언제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식단 가이드북이다. 책은 그동안 우리가 '무엇'을 먹느냐에만 집중하고, '언제' 먹느냐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언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언제'가 중요한 이유는 생체리듬 때문이다. 우리 몸의 생체리듬은 몸이 최적으로 기능하도록 만드는 열쇠이기 때문에 생체리듬과 식습관을 맞추면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이 우리 몸에 이로운 역할을 하도록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몸에 맞지 않는 시간에 음식을 먹을 경우에는 모든 것이 잘못될 수 있다. 생체시계가 흐트러지면 내장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인 마이크로바이옴의 밸런스가 무너져 비만이나 대사증후군 등 여러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한마디로 '언제' 먹는가가 '무엇'을 먹는가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가 떠있는 동안에만 먹자

오전에 많이 먹고 오후에는 양을 줄이자.

매일 일정하게 먹고 메뉴를 자동화하자

음식에 대한 고정 관념을 버리자

<내 몸은 '언제'먹는가로 결정된다>에는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음식과 몸에 리듬을 맞추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다양한 상황(30개 이상의 시나리오)에서 언제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웬웨이WhenWay 31실천플랜으로 새로운 방식의 식생활에 적응하도록 도와준다. 웬웨이방식은 과일과 채소와 같은 정제되지 않은 식품, 통곡물, 건강한 지방,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인데 핵심은 먹는 음식과 시간을 바꿔서 몸이 음식을 처리하는 방식을 최적화하자는 데 있다. 중점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을 몇 가지만 추려보면, 가공식품과 단순당을 피해야 하고, 섬유질 식품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고, 혈당을 올리지 않도록 차갑게 식힌 감자와 고구마를 먹어야 한다. 그리고 하루 필요 열량의 대부분을 오후 2시 이전에 섭취하고, 해가 떠 있는 12시간 구간 내에서만 음식물을 섭취한다...등이 있다. 여기에 특정 상황에 맞게 식단을 조정하며 먹어야 하는데 책에는 스트레스가 심할 때, 아플 때, 염증을 완화시키고 싶을 때, 변비, 설사일 때, 폐경기일 때 등의 각종 상황에서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영양소와 칼로리'에만 집중하고 '먹는 시간'은 소홀히 대했다면 다양한 사례 속 공통점을 찾아 자신에게 적용해 보길 권한다.

식욕은 내 잘못이 아니다.

식욕에 굴복하는 게 본능임을 이해하고 의지력보다는 전략을 믿어라.

책을 통해 '언제'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과연 음식의 유혹을 떨쳐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의 의지와 자제력은 단기적으로는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음식을 먹는 일에 의지력을 사용하려는 생각은 부적절하다. 식욕을 생각으로 억누르려고 하면 오히려 더 커지기만 할 테니까. 이 책의 저자 역시 음식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위한 보다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 눈에 보이는 곳에 유혹할만한 간식들을 치우고 웬웨이 간식(견과류, 다크초콜릿)을 챙겨둔다. 2. 곤란한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해두자.(예 : 가공식품을 찾게 될 일을 만들지 않도록 미리 메뉴손질을 해두자) 3. 배고픔보다는 만족감에 초점을 맞춰 자신에게 선물을 준다고 생각하며 식사하자 등등.

물론 이런 방법으로 노력한다고 해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먹고 싶은 음식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식단을 조절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니까. 그러니 먹고 싶을 땐 먹고, 언제든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갖자.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건강한 식사 경험들을 쌓아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건강하지 않은 습관을 건강하게 바꾸는 과정이 좀 더 쉬워질 거라 믿는다.

건강한 음식이라는 멋진 선택을 통해 최적의 몸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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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치심에게 - 힘들면 자꾸 숨고 싶어지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최경은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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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해 확신이 없거나 불안한 상황에서 무시당하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경험한 사람은 불안한 마음이 수치심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내면의 심판관은 우리에게 이렇게 외친다. "넌 틀렸어!" 하지만 우리는 이걸 어렸을 때의 실수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 대신 또다시 '나에게 뭔가 문제가 있어.'라고 생각하게 된다.

<나의 수치심에게 > p064-065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수치심'이라는 단어 자체를 거의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자신이 수치심을 느꼈어도 아닌 척 행동하려고 애쓴다. 수치심을 들키면 자기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질 것만 같아서, 상대에게 버림받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우리는 수치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수치심인지조차 모르고 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는 더더욱 모른다.

<센서티브>의 작가 일자 샌드는 이 책에서 수치심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왜 어떤 사람들은 평균 이상으로 심각한 수치심을 느끼는지, 어떻게 수치심을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자신의 수치심을 마주하고 더욱 깊이 이해하여 수치심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준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수치심이 들면 얼른 피하거나 잊고 싶어 하지만 내적 자유를 얻고 싶다면 반대로 행동해야 한다. 수치스러워하는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새로운 관계를 통해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죄책감은 자신이 저지른 일 또는 생각 때문에 생기고,

수치심은 자기한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에서 유발한다.

수치심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났다는 생각이 들어 놀라고 겁먹게 되는 것이다.

죄책감과 달리, 수치심은 사과를 하거나 보상을 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나의 수치심에게> p035

수치심은 누군가에게 내적 지지를 못 받았거나 스스로도 어색한 부분을 드러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느껴지는 감정이다. 특히 사회적 센서가 과도하게 예민할 경우 매우 사소한 일에도 극심한 수치심을 느끼고 부끄러워할 수 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수치스러워할 일이 아닌데도 일단 내면 깊숙이 자리 잡으면 단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털어 버릴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누구도 타인에게 완전하고 완벽하게 이해받을 수는 없다.

그리고 아무 걱정도 문제도 없는 인생은 불가능하다.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자기 자신을 용기 있게 드러낼 필요가 있다.

내가 남들처럼 평범하고 때로는 연약한 사람이라는 점을 과감하게 인정하고 나면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더 큰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나의 수치심에게> p109

책은 수치심 극복을 위한 다양한 치유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 가장 공감되는 내용은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기억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저자는 예전에 조화롭지 못한 상호작용을 경험했기에 상처받은 것뿐, 지금 느끼는 감정은 오해일 뿐이며 객관적으로, 시간을 두고 이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되면 아주 사소한 일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지금의 상황은 내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충분히 끄덕여지는 내용이지만 막상 수치심으로 어쩔 줄 몰라 할 때는 쉽게 설득될 것 같지는 않다.

책을 읽고 말끔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만큼 수치심은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니까. 하지만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과 나 역시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인정하면 생각보다 쉽게 풀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지" "다음엔 더 나아질 거야" 하면서 지금의 나를 이해하고 넘어가 주는 아량을 조금 베푼다면,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기에 취약함을 드러내도 괜찮다고 위안한다면 조금은 수치심을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의 수치심에게>를 읽고 과거의 나와 마주하게 되어 조금은 힘들었지만 나의 숨겨진 수치심을 발견할 수 있었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겠다는 다짐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힘들때 자꾸 숨고 싶거나 항상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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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 아는 존재 -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안토니오 다마지오 지음, 고현석 옮김, 박문호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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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의 힘은 의식 있는 마음 안에 존재한다.

우리가 느끼는 것은 마음에 의식이 있기 때문이며, 우리에게 의식이 있는 것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느끼고 아는 존재> p131

'느낌'과 '앎'에 대한 대가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새로운 통찰 <느끼고 아는 존재>

세계적인 철학자이자 뇌과학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이 책에서 그의 의식이론을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의식이 무엇인지, 의식이 어떻게 발달했는지 등에 대하여 세 가지 키워드 존재(being), 느낌(feeling), 앎(knowing)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풀어나간다.

다마지오 이론의 핵심은 항상성(생명을 유지시키는 생물의 능력)에 있다. 그에 따르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의식의 출현으로 인간만이 그 확장된 항상성인 느낌과 의식의 작용으로 통합된 정보를 즉시에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다마지오의 뇌과학은 존재에서 느낌으로 느낌에서 앎으로 나아간다. 여기에서 알았다는 상태가 바로 의식이고, '의식은 지식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저자는 비교적 쉽고 간단하게 써냈다고 밝히고 있지만 솔직히 동의하기가 어렵다. 세상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 의식을 설명한다는 게 간단치만은 않겠지만 상당히 집중해서 읽었는데도 개념이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았다. 정서, 감정, 느낌, 정동 등의 용어 구분도 만만치가 않고, 문장자체도 난해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관심있는 주제라 포기하지 않고 숙독하니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압축해서 정리해본다.

존재 (항상성 목적으로 신경계 등장) -> 느낌 (뇌와 몸의 상호작용으로 지식 제공) 의식 (지능, 창의성으로 항상성 강화 )

존재 (being)

태초에 생명체들은 감각만 있었고 신경계는 후반부에 등장한다. 신경계는 생명체가 복잡해지면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출현했다. 마음과 같은 복잡한 기능이 만들어진 이유도 생명체가 항상성(생존 능력) 조절과 생명 유지를 더 확실하게 해내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존재는 느낌보다 먼저 출현했다.(생명체가 느낌을 가지려면 다세포생물이어야 하고, 조직 시스템이 어느 정도 분화되어야 한다)

느낌(feeling)

존재가 수십억 년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느낌 덕분이다. 느낌은 몸 안에서 생명에 대한 지식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불쾌한 느낌은 생명을 위협하고 방해하는 상황을, 즐거운 느낌은 생명이 번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상황을 나타내어 우리가 현재 상황에 가장 적절한 행동을 하도록 동기를 유발한다. 그리고 느낌은 조정이 가능하고 정서 상태가 동반된다. 이는 항상성의 위기를 강력한 정서 형태로 표현하여 상황을 반전시키도록 경고하기 위해서다.

<knowing)

의식은 뇌에서만이 아니라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과정의 결과이며, 항상성에 부응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의식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즐거움에서부터 고통에 이르기까지의 마음속 경험(느낌, 관점)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인간에게 마음의 소유주임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생명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게 한다. 이런 기능 덕분에 지능과 창의성이 높아져 인간은 진화를 거듭했지만, 내가 마음의 소유주라고 믿게 만들어 고통과 괴로움을 겪게 하고 결국, 죽음과 비극적으로 대면하게 만든다.

알게 되고 의식이 있으려면 우리는 사물과 과정을 우리 유기체와 연결 또는 연관지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라는 유기체를 사물과 과정을 살펴보는 존재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느끼고 아는 존재> p175

앞서 '의식은 지식(=마음속 경험)이다'라고 미리 결론지었지만, 의식은 지식들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생성되지 않는다. 유기체에게 그 유기체가 마음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려주는 지식을 담은 마음속 흐름이 풍성해져야 비로소 의식이 가능해진다. 존재가 자신의 느낌과 관점으로 경험한 이야기들이 마음을 지배할 때 의식도 함께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얻은 결과물로 인간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변화되었고 지구를 넘어 우주마저 개조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끊임없이 즐거워하거나 괴로워하며 살아가고 있다.

<느끼고 아는 존재>는 인간이 어떻게 현재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과정과 의식이라는 복잡한 문제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깊이 읽기를 반복해야 선명해지는 책이지만 탐구하고 싶은 영역, 의식이 궁금하다면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뇌과학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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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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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요나스 요나손의 다섯 번째 소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스웨덴에 사는 미술품 거래상 빅토르는 인간의 선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아주 교활한 작자다. 그는 출세를 위해 반치매상태의 재벌노인을 구워삶아 그의 딸 옌위와 결혼하고, 장인이 죽자 아내의 재산을 전부 빼앗고 이혼한다. 그리고 자신과 매춘부와의 관계에서 낳은 아들 케빈을 죽이기 위해 케냐 사바나 한복판에 데리고 가서 버린다. 모든 일은 빅토르의 바람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로부터 5년 후, 케빈은 사바나에서 자신을 구해준 치유사 올레의 양아들로 지내다가 할례를 피하기 위해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예전 자신이 살던 집에서 우연히 빅토르의 전 아내 옌뉘와 만나 사랑에 빠지고,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ceo인 후고와 합세하여 치밀한 복수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누군가에게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법을 어기지 않고 복수할 필요가 있으십니까?

우리가 해결해 드립니다! 시간당 1천2백 크로나!

만일 우리가 고객의 명예 보호를 위해 입을 다물 필요가 없다면,

전 세계 수천 명의 만족하신 고객이 우리의 퀄리티를 보증해 드릴 것입니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p126

누구나 마음속에 분노를 부르는 상대 하나쯤은 갖고 살지만, 막상 복수를 결심하고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누가 나대신 복수를 해준다면? 그것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나에게는 전혀 피해가 오지 않는 선에서 해결해준다면? 소설 속, 잘나가는 광고맨인 후고는 새로운 흥밋거리를 찾아 복수대행업을 시작한다. 그는 상대의 약점을 찾아내어 교묘하면서도 합리적으로 복수를 진행해나간다. 하지만 복수라는 게 동기가 정의롭지 못해서인건지 순조롭게만 풀리지는 않는다. 후고의 복수대행업은 예상치 못한 상황, 즉 복수대상자의 '죽음'으로 위기를 맞게 되고, 결국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문을 닫게 된다. 역시 복수는 달달할 수만은 없는 것일까? 분노와 억울함은 복수로 극복할 수 없는 것일까?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통쾌한 복수를 기대했는데 살짝 아쉽다. 책으로라도 실컷 대리만족을 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대신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나만 힘들게 할 뿐이니 애초에 복수 할 생각을 말고, 그 에너지를 더 희망적이고 건설적인 일에 쓰는 게 낫다는 '선한 가르침'과 복수심을 털어버리면서 얻는 '시원함'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엿 같은 짓을 시작한 자에게는 같은 양의 엿을 먹여야 했다.

하지만 고객들이 기대하는 것은 이마저도 아닌 것 같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눈에는 눈들, 이에는 이들이었다.

인간은 끔찍하게 형편없는 동물이었고, 여기에는 많은 이들이 해당되었다.

후고도 자신이 예외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p156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복수'와 '그림'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균형감있게 조율하여 지루할 틈 없이 유쾌하면서도 상상력 넘치는 복수담을 풀어놓는다. 엉뚱한 상상력의 소유자 작가 요나스 요나손은 남 얘기하듯 능청스러운 어투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기발한 전개로 작품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고, 스웨덴과 케냐 사바나에서 벌어지는 상상 초월한 스토리로 황당무계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무료한 일상에 뭔가 재밌는 이야깃거리를 찾고 있다면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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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당신의 문해력 (워크북 포함 한정판) - 공부의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힘 EBS 당신의 문해력 시리즈
EBS <당신의 문해력> 제작팀 기획, 김윤정 글 / EBS BOOKS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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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해력이 주목받고 있다. 문해력은 '글의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영상의 시대'에 무슨 문해력이냐 하겠지만, 사람들이 동영상 위주의 콘텐츠를 자주 접하고 sns나 메신저를 통해 짧은 문장 위주로 소통을 하면서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문해력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한글을 깨치면 글에 대한 이해는 당연히 따라오는 줄 알고 있지만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읽지 않으면 퇴화한다. 때문에 지금 학생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를 몰라 참고서 해설을 먼저 봐야하고, 성인들은 조금만 어려운 책을 읽어도 이해하지를 못한다.

작년 포털 사이트에 '사흘'이라는 단어가 실검 1위에 올랐다. 8월 15일 광복절이 토요일이라 3일간의 휴일이 결정돼, 각 언론사에서는 이를 '사흘 연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그러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3일인데 왜 사흘이라고 쓰나"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사흘'을 몰라 4일로 잘못 이해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비슷한 경우가 또 있다. 코로나19로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지자 어떤 사람은 5인부터 안된다고 하고, 다른 사람은 6인부터 안된다고 해석했다. 수량을 기준으로 제시할 경우 그 수량을 범위에 포함할 때는 '이상', 그 수량보다 큰 범위를 가리킬 때는 '초과'라는 것을 잘 몰랐던 것이다. 이 두 가지 사례는 우리나라의 문해력 수준을 말해주고 있다. 배우기 쉬운 한글을 사용하고 문맹률도 현저히 낮은 우리나라지만 현실은 '문해력' 부족이 꽤 심각한 상황이다.

1장. 지금 왜 문해력에 주목해야 하는가 p019 - 020

<EBS 당신의 문해력>에는 문해력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방송에 소개된 내용을 충실히 옮기면서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도 덧붙였다. 책은 문해력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유아부터 초등, 10대까지 문제 유형별로, 나이대별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여 문해력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만 4세 아이들에게는 '소리내어 읽어주기'와 말놀이, 초등학교 아이들에게는 '읽기 따라잡기' 개별화 수업, 중학교 아이들은 '어휘력 향상' 프로젝트, 책맹들은 '책맹탈출' 프로젝트 등을 통해 자신의 문해력 현주소를 깨달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여 자신감과 희망을 얻을 수 있게 도와준다.

문해력은 경쟁력이자 권력이다

먼저, 문해력이 중요한 이유부터 알아보자.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면서 정보를 읽고 해석해서 활용하는 능력, 즉 문해력은 하나의 '권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저자는 문해력을 제때에 키우지 못하면 학습부진을 겪게되고 대학 진학에도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업무처리, 기술 습득 등 경쟁에서 뒤처져 낙오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삶의 전반에서도 문해력은 가장 기본이 되면서 핵심 능력이다. 의학정보, 처방전, 금융 정보, 미디어 정보 등을 읽어내지 못하면 삶의 질이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나 더, 미래 사회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것들을 요구하는데 문해력을 갖춘 사람들만이 상상력을 구체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기에 문해력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문해력이 핵심 경쟁력이자 권력이 되는 것이다!

문해력은 노력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문해력을 높일 수 있을까? 책은 가장 좋은 방법으로 독서를 꼽는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책 읽기를 힘들어한다. 저자에 따르면 능숙한 독서가는 초보독서가보다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해 머리가 잘 돌아가게, '잘 읽는 뇌'로 변화되었다는 것. 이처럼 문해력은 타고난 능력이 아닌 후천적으로 발달하는 능력이고 안쓰면 퇴화되는 능력이다. 물론 어렸을 때 제 나이에 맞게 발달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언제든지 따라갈 수 있고 만회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훈련인 '읽기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여(종이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다) 문해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영유아기 : 문해력 기초 단단하게 다지기- 부모가 매일 조금씩 소리내어 책 읽어주기, 말놀이로 단어와 친해지기

학령기(초2) : 문해력 격차를 따라잡을 골든타임 - 초3부터 본격적인 학습을 위한 읽기가 시작되므로 읽기 따라잡기

청소년기 : 어휘력이 늘면 공부가 쉬워진다 - 어휘력 향상 프로젝트로 학업성취도 높이기

디지털 키즈 : 책 읽기의 즐거움 발견하기 - 책맹 탈출 프로젝트로 긍정적인 독서 경험과 책 읽기의 즐거움 발견하기

<EBS 당신의 문해력>은 종일 스마트폰만 보거나 비대면 수업에 집중을 못하는 자녀가 있는 부모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나면 지금의 문해력 수준에 큰 충격을 받음과 동시에 문해력이 전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책에 대한, 학습에 대한, 사람에 대한, 세상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느끼고 싶다면 문해력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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