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마음속에 분노를 부르는 상대 하나쯤은 갖고 살지만, 막상 복수를 결심하고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누가 나대신 복수를 해준다면? 그것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나에게는 전혀 피해가 오지 않는 선에서 해결해준다면? 소설 속, 잘나가는 광고맨인 후고는 새로운 흥밋거리를 찾아 복수대행업을 시작한다. 그는 상대의 약점을 찾아내어 교묘하면서도 합리적으로 복수를 진행해나간다. 하지만 복수라는 게 동기가 정의롭지 못해서인건지 순조롭게만 풀리지는 않는다. 후고의 복수대행업은 예상치 못한 상황, 즉 복수대상자의 '죽음'으로 위기를 맞게 되고, 결국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문을 닫게 된다. 역시 복수는 달달할 수만은 없는 것일까? 분노와 억울함은 복수로 극복할 수 없는 것일까?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통쾌한 복수를 기대했는데 살짝 아쉽다. 책으로라도 실컷 대리만족을 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대신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나만 힘들게 할 뿐이니 애초에 복수 할 생각을 말고, 그 에너지를 더 희망적이고 건설적인 일에 쓰는 게 낫다는 '선한 가르침'과 복수심을 털어버리면서 얻는 '시원함'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