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고 아는 존재 -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안토니오 다마지오 지음, 고현석 옮김, 박문호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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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의 힘은 의식 있는 마음 안에 존재한다.

우리가 느끼는 것은 마음에 의식이 있기 때문이며, 우리에게 의식이 있는 것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느끼고 아는 존재> p131

'느낌'과 '앎'에 대한 대가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새로운 통찰 <느끼고 아는 존재>

세계적인 철학자이자 뇌과학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이 책에서 그의 의식이론을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의식이 무엇인지, 의식이 어떻게 발달했는지 등에 대하여 세 가지 키워드 존재(being), 느낌(feeling), 앎(knowing)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풀어나간다.

다마지오 이론의 핵심은 항상성(생명을 유지시키는 생물의 능력)에 있다. 그에 따르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의식의 출현으로 인간만이 그 확장된 항상성인 느낌과 의식의 작용으로 통합된 정보를 즉시에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다마지오의 뇌과학은 존재에서 느낌으로 느낌에서 앎으로 나아간다. 여기에서 알았다는 상태가 바로 의식이고, '의식은 지식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저자는 비교적 쉽고 간단하게 써냈다고 밝히고 있지만 솔직히 동의하기가 어렵다. 세상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 의식을 설명한다는 게 간단치만은 않겠지만 상당히 집중해서 읽었는데도 개념이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았다. 정서, 감정, 느낌, 정동 등의 용어 구분도 만만치가 않고, 문장자체도 난해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관심있는 주제라 포기하지 않고 숙독하니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압축해서 정리해본다.

존재 (항상성 목적으로 신경계 등장) -> 느낌 (뇌와 몸의 상호작용으로 지식 제공) 의식 (지능, 창의성으로 항상성 강화 )

존재 (being)

태초에 생명체들은 감각만 있었고 신경계는 후반부에 등장한다. 신경계는 생명체가 복잡해지면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출현했다. 마음과 같은 복잡한 기능이 만들어진 이유도 생명체가 항상성(생존 능력) 조절과 생명 유지를 더 확실하게 해내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존재는 느낌보다 먼저 출현했다.(생명체가 느낌을 가지려면 다세포생물이어야 하고, 조직 시스템이 어느 정도 분화되어야 한다)

느낌(feeling)

존재가 수십억 년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느낌 덕분이다. 느낌은 몸 안에서 생명에 대한 지식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불쾌한 느낌은 생명을 위협하고 방해하는 상황을, 즐거운 느낌은 생명이 번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상황을 나타내어 우리가 현재 상황에 가장 적절한 행동을 하도록 동기를 유발한다. 그리고 느낌은 조정이 가능하고 정서 상태가 동반된다. 이는 항상성의 위기를 강력한 정서 형태로 표현하여 상황을 반전시키도록 경고하기 위해서다.

<knowing)

의식은 뇌에서만이 아니라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과정의 결과이며, 항상성에 부응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의식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즐거움에서부터 고통에 이르기까지의 마음속 경험(느낌, 관점)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인간에게 마음의 소유주임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생명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게 한다. 이런 기능 덕분에 지능과 창의성이 높아져 인간은 진화를 거듭했지만, 내가 마음의 소유주라고 믿게 만들어 고통과 괴로움을 겪게 하고 결국, 죽음과 비극적으로 대면하게 만든다.

알게 되고 의식이 있으려면 우리는 사물과 과정을 우리 유기체와 연결 또는 연관지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라는 유기체를 사물과 과정을 살펴보는 존재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느끼고 아는 존재> p175

앞서 '의식은 지식(=마음속 경험)이다'라고 미리 결론지었지만, 의식은 지식들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생성되지 않는다. 유기체에게 그 유기체가 마음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려주는 지식을 담은 마음속 흐름이 풍성해져야 비로소 의식이 가능해진다. 존재가 자신의 느낌과 관점으로 경험한 이야기들이 마음을 지배할 때 의식도 함께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얻은 결과물로 인간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변화되었고 지구를 넘어 우주마저 개조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끊임없이 즐거워하거나 괴로워하며 살아가고 있다.

<느끼고 아는 존재>는 인간이 어떻게 현재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과정과 의식이라는 복잡한 문제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깊이 읽기를 반복해야 선명해지는 책이지만 탐구하고 싶은 영역, 의식이 궁금하다면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뇌과학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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