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치심에게 - 힘들면 자꾸 숨고 싶어지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최경은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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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해 확신이 없거나 불안한 상황에서 무시당하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경험한 사람은 불안한 마음이 수치심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내면의 심판관은 우리에게 이렇게 외친다. "넌 틀렸어!" 하지만 우리는 이걸 어렸을 때의 실수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 대신 또다시 '나에게 뭔가 문제가 있어.'라고 생각하게 된다.

<나의 수치심에게 > p064-065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수치심'이라는 단어 자체를 거의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자신이 수치심을 느꼈어도 아닌 척 행동하려고 애쓴다. 수치심을 들키면 자기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질 것만 같아서, 상대에게 버림받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우리는 수치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수치심인지조차 모르고 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는 더더욱 모른다.

<센서티브>의 작가 일자 샌드는 이 책에서 수치심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왜 어떤 사람들은 평균 이상으로 심각한 수치심을 느끼는지, 어떻게 수치심을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자신의 수치심을 마주하고 더욱 깊이 이해하여 수치심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준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수치심이 들면 얼른 피하거나 잊고 싶어 하지만 내적 자유를 얻고 싶다면 반대로 행동해야 한다. 수치스러워하는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새로운 관계를 통해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죄책감은 자신이 저지른 일 또는 생각 때문에 생기고,

수치심은 자기한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에서 유발한다.

수치심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났다는 생각이 들어 놀라고 겁먹게 되는 것이다.

죄책감과 달리, 수치심은 사과를 하거나 보상을 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나의 수치심에게> p035

수치심은 누군가에게 내적 지지를 못 받았거나 스스로도 어색한 부분을 드러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느껴지는 감정이다. 특히 사회적 센서가 과도하게 예민할 경우 매우 사소한 일에도 극심한 수치심을 느끼고 부끄러워할 수 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수치스러워할 일이 아닌데도 일단 내면 깊숙이 자리 잡으면 단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털어 버릴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누구도 타인에게 완전하고 완벽하게 이해받을 수는 없다.

그리고 아무 걱정도 문제도 없는 인생은 불가능하다.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자기 자신을 용기 있게 드러낼 필요가 있다.

내가 남들처럼 평범하고 때로는 연약한 사람이라는 점을 과감하게 인정하고 나면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더 큰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나의 수치심에게> p109

책은 수치심 극복을 위한 다양한 치유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 가장 공감되는 내용은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기억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저자는 예전에 조화롭지 못한 상호작용을 경험했기에 상처받은 것뿐, 지금 느끼는 감정은 오해일 뿐이며 객관적으로, 시간을 두고 이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되면 아주 사소한 일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지금의 상황은 내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충분히 끄덕여지는 내용이지만 막상 수치심으로 어쩔 줄 몰라 할 때는 쉽게 설득될 것 같지는 않다.

책을 읽고 말끔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만큼 수치심은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니까. 하지만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과 나 역시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인정하면 생각보다 쉽게 풀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지" "다음엔 더 나아질 거야" 하면서 지금의 나를 이해하고 넘어가 주는 아량을 조금 베푼다면,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기에 취약함을 드러내도 괜찮다고 위안한다면 조금은 수치심을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의 수치심에게>를 읽고 과거의 나와 마주하게 되어 조금은 힘들었지만 나의 숨겨진 수치심을 발견할 수 있었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겠다는 다짐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힘들때 자꾸 숨고 싶거나 항상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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