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수치심 극복을 위한 다양한 치유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 가장 공감되는 내용은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기억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저자는 예전에 조화롭지 못한 상호작용을 경험했기에 상처받은 것뿐, 지금 느끼는 감정은 오해일 뿐이며 객관적으로, 시간을 두고 이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되면 아주 사소한 일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지금의 상황은 내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충분히 끄덕여지는 내용이지만 막상 수치심으로 어쩔 줄 몰라 할 때는 쉽게 설득될 것 같지는 않다.
책을 읽고 말끔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만큼 수치심은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니까. 하지만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과 나 역시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인정하면 생각보다 쉽게 풀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지" "다음엔 더 나아질 거야" 하면서 지금의 나를 이해하고 넘어가 주는 아량을 조금 베푼다면,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기에 취약함을 드러내도 괜찮다고 위안한다면 조금은 수치심을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의 수치심에게>를 읽고 과거의 나와 마주하게 되어 조금은 힘들었지만 나의 숨겨진 수치심을 발견할 수 있었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겠다는 다짐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힘들때 자꾸 숨고 싶거나 항상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