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 평전
톰 라이트 지음, 박규태 옮김 / 비아토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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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우리는 바울을 진지하게 읽는 모든 이가 만나는 문제와 맞닥뜨린다. 그리스어로 분명 ‘충성‘을 가리키는 한 단어가 바울이 좋아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인 피스티스pistis다. 이 말은 보통
‘믿음‘으로 번역하지만, 종종 ‘신실함‘, ‘신뢰할 수 있음‘이라는 의미도 지니며, 당연히 ‘충성‘이라는 뜻도 담고 있다. 피스티스라는말은-믿는 사실은 물론이요 믿은 것 또는 믿는 행위를 가리키는말인 ‘믿음 belief‘이란 의미의 ‘믿음‘aith‘을 뜻할 수 있는데, 이 조그만 한 단어로 이미 아주 충분한 의미를 표현하는 것 같다. 그러나 피스티스는 어떤 진정한 믿음에 함께 따르는 개인의 헌신을 가리킬 수도 있었는데, 이 경우에는 예수가 이제 온 세상의 정당한주권자이신 ‘주‘이시라는 뜻이었다. 따라서 피스티스는 ‘성실‘이나
‘충성‘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카이사르(로마 황제)가 그 백성들에게 요구한 것이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야고보와 베드로와 요한이 바나바 및 사울과 의견을 같이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더더욱 주목하게 된다. 성전은 정결을 의미했으며, 충실한 유대인에게) 정결은 보통 비유대인과접촉하는 것에 극도로 주의함을 의미했다. 바나바와 사울이 이미얼핏 목격했고, (사도행전에 따르면) 베드로 자신도 유대인이 아닌 고넬료의 집에서 목격한 이 일은 새로운 종류의 정결이 탄생한 것이었다. 새로운 자유였다. 새로운 성전이 세워졌다. 이전과 그 종류가 다른 새로운 정결이 탄생했다. 많은 혼란이 일어난 것은 당연했으며,
특히 장차 하나님이 베풀어 주실 구원 행위를 가장 열렬히 고대하던 이들은 아주 혼란스러워했다. 일부 성실한 유대인이 그런 점을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밀어붙이는 바나바와 사울에게 분개한 것도당연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 두 벗 역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은 채 자신들의 의견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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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 평전
톰 라이트 지음, 박규태 옮김 / 비아토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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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이 유대인에게 전한 메시지는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메시아를 선포하는 것이었으니, 회당은 그런 메시지를 전하기에 적절한 출발점이었다. 우리는 사도행전 13장 뒷부분에 나오는 상당히 긴 글, 곧 바울이 비시디아 안디옥에 있는 회당에서 길게 이야기한 내용을 담은 대목이 바로 누가가 (이런 자리에서 주된 연설자로 등장하는) 바울이 이 회당 저 회당에서 말하던 것을 요약하여 제시한 것이라고 추측해도 무방할 것 같다. 앞으로 보겠지만, 바울의말에는 다양한 반응이 뒤따른다. 하지만 성경은 키프로스의 유대인이 보인 반응에 관하여 우리에게 아무것도 일러 주지 않는다. 그러나 바나바와 마가 요한이 나중에 이 섬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은뭔가 좋은 반응이 있었으며, 적어도 작은 예수 따름이 공동체를 만들어 냈음을 암시한다. 이와 관련하여 성경은 이 선교 여행자들이이 섬의 도읍인 바보(파포스)에 이르렀을 때 일어난 일을 들려준다.

다소의 어린 사울이 그랬듯, 그 결과는 열심-이스라엘의 하나님을 향한 열심, 토라를 향한 열심, 조상이 전해 준 질서를 뒤집어엎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어떠한 것도 거부하는 열심이었다.
추측컨대, 그 지역 유대인들 가운데도 바울이 말해 온 것이 어쩌면 참일 수 있음을 어렴풋이 느낀 이들이 일부 있었을 것 같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저 그들이 살아 온 방식을 위협하는 것으로, 그들의 소망이 늘 그려 왔던 형상을 전혀 다르게 다시 그려 보인 것으로 보았을 수도 있다. 그들은 바울과 바나바가 이스라엘을 그릇된길로 인도하는 가짜 교사라고 비난했다. 바울의 반응은 예언자의글을 다시 한 번 인용하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그가 늘 인용하던본문인 이사야 49장이었다. "내가 너를 뭇 민족에 빛이 되게 하여네가 땅 끝까지 구원을 가져오는 자가 될 수 있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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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 평전
톰 라이트 지음, 박규태 옮김 / 비아토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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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평행선들은 그의 성숙한 사고의 중심이요 나중에 기독교신학이 될 것의 근본이 된다. 첫째, 이스라엘이 가진 이야기가 있었다. 한 분 하나님이 무엇을 행하셨고, 무엇을 행하고 계시며, 무엇을 행하시겠다고 약속하셨는지를 다룬 이야기였다. (유대인과 초기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을 가리켜 ‘살아 계시다‘고 말할 때 표현하려 했던 생각에는 하나님이어떤 이야기를 갖고 계시고 계획을 세우시며 그 계획을 펼쳐 가신다는 관념도 들어 있었던 것 같다.) 이 이야기 역시 시간을 따라 내려가면서 한 점으로 집중된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권능으로 다시오셔서 당신 백성을 궁극의 원수에게서 구하시고 결코 요동치 않는 나라를 세우실 것이다. 바울은 나중에 이렇게 쓴다. "하나님께서 하신 모든 약속은 그분 안에서 ‘예‘가 됩니다."1"

이런 불확실한 말은 결국 더 새로운 가르침에, 바울 다음 세대에 활동한 전기 작가이자 철학자인 플루타르코스"가 묘사한 모습처럼, 세계를 상층과 하층으로 구분하여 보는 세계관에 길을 내주게 되었다. 플루타르코스는 공간과 시간과 물질로 구성된 악한 영역을 떠나서 ‘하늘‘로 가는 길을 찾는 것이 결국 그 게임의 목표라고 보았다. 순수한 영혼은 그 ‘하늘‘에서 잠시 이 악한 영역으로 유배당했지만, 궁극에는 영원한 복락이 있는 그곳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이런 말이 현대 서구 기독교가 하는 말과 흡사하게 들린다면, 그것은 우리의 문제다. 바울이 믿은 것은 분명 그런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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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라이트 지음, 박규태 옮김 / 비아토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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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속사람‘과 ‘겉사람‘의 차이를 이야기하는데, 이런 글을 보며 오늘날까지도 그가 일종의 플라톤주의자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한 이가 많았다. 그가 플라톤주의자라면 그가 부활과 창조의 갱신에 관하여 말하는 내용이 문제가 된다. 성인 바울은 자신이 이런 인상을 풍기기를 저어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이스라엘의 메시아 안에서 드러난 새 지혜가 세상과 겨룰 수 있으며 세상의 가장 뛰어난통찰을 이전의 틀과 다르고 이전의 틀보다 큰 틀 안에 융합할 수있다고 믿으며, 이런 점을 여기저기서 분명하게 말한다. 그는 메시아가 전하신 ‘좋은 소식‘이 "참되고 매력이 넘치며 기쁨을 안겨 주는""모든 것이 제자리를 발견할 완전한 새 창조를 내다볼 눈을 열어 준다고 본다.

쉐마 이스라엘, 아도나이 엘로헤누, 아도나이 에하드!" 이 위대한 기도는 감히 입에 올릴 수도 없었던 한 분 하나님의 이름을 아도나이"로 바꾸었는데, 사울 시대 지중해 지역 도처에서 사용했던 그리스어는 이를 퀴리오스 Kyrios(‘주‘)로 바꾸었다. 한 분 하나님, 한 토라, 한 주, 한 백성.
이스라엘은 그렇게 철저히 충실하겠다고 외쳤다. 바로 그 충실과함께 한 소망 곧 유월절의 소망이 다가왔다. 그 소망은 자유를 얻으리라는, 특히 외인의 통치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으리라는 소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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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름 그륀 신부의 어린 왕자 - 마음에서 울리는 행복의 소리
안셀름 그륀 지음, 이선 옮김 / 영림카디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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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와 사라진 어린 왕자의 인연은 곧 사랑입니다.
그리고 둘 사이에는 면면히 사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수한 별들이 우리 안에 있는 그런 사랑에 대한 갈망을 일깨웁니다. 사랑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아무리 거칠다 해도 깨트려버릴 수 없습니다. 사랑은 뱀의 살인적인 독으로도 없앨 수없는 것입니다.

가끔 우리들의 사랑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상처를 입고 흔들리곤 합니다. 그 상처는 뱀의 독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생텍쥐페리가 확신하듯이 사랑은 독보다 강합니다. 사랑은웃음으로 사람들을 정화합니다. 어린 왕자의 웃음처럼 아주맑고 밝게 우리의 심금을 울립니다. 이 세상의 온갖 수난과위험을 극복하고 죽음을 넘어 사랑의 승리를 선포하는 부활의 웃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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