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화살을 마음의 문을 향해 쏘아날리고, 쏘아날리고, 다시쏘아날려 마침내 마음의 문을 명중시켜 더 이상 쏘아날릴 생각조차떨어져 경허의 마음에는 빈 전통(箭筒)만이 남아버렸다. 그리하여마침내 전통마저 소용없음이 되어 경허는 자신이 부른 깨달음의 노래처럼 큰 법왕이 되었음이다.
- P58

문수보살의 이 질문에 유마 거사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어리석음과 애욕으로 나의 병은 생겨났습니다. 일체중생(切衆生) 누구나가 그 병에 걸려 있으므로 나도 병들었습니다. 만약모든 중생이 병에 걸리지 않고 있을 수 있으면 그때 나의 병도 없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보살은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생사가 있는윤회의 세계에 들었고, 생사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병이 있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중생이 병을 떠날 수 있으면 보살도 병이 없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장자에게 외아들이 있어 그 아들이 병들면 부모도 병들고, 만약 그 아들의 병이 나으면 부모도 낫는것과 같습니다. 보살도 이와 같아서 모든 중생을 내 자식과 같이 사랑하고 중생이 병을 앓을 때는 보살도 병을 함께 앓으며 중생의 병이 나으면 보살도 함께 낫습니다. 또 이 병이 무엇으로 인하여 일어났는가 하면 광대한 자비(大悲)로부터 생겨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것입니다." - P92

"추울 땐 그대를 춥게 하고 더울 땐 그대를 덥게 하는 곳이다(時寒熱時熱殺問黎)."
우리는 추우면 더운 곳으로 피하려 한다. 더운 곳으로 피하면 추위를 가실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추위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고통이나 근심이 있으면 본능적으로 그 고통을 잊으려 술을 마시거나, 노름을 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이를 피하고 잊으려 한다. 그러나 이를 피하고 잊는다고 해서 그 고통이 소멸된 것은아니다. 오히려 그 고통은 더 큰 고통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고통을 없애기 위해서는 이를 잊으려 할 것이 아니라 고통의 원인과 그고통의 실체 속으로 뛰어들어가야 한다.
고통이나 불안을 잊으려 하거나 피하려 한다면 우리는 고통의 노예가 되어 마침내 술과 도박에 중독이 되어버리는 보다 큰 고통을초래하게 될 것이다. - P113

나는 그대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
참 아름답고, 참 아름다운 어둠의 대지 속에서 나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부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세상 사람들은 하잘것없는 일들을 다투어 구하고 있다. 악과 괴로움으로 뒤끓고 있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 때문에 겨우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신분이 높거나 낮거나, 가난한 자나 부자나, 남녀노소를 가릴 것없이 모두 돈과 물질에 눈이 어두워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것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근심 걱정은 떠날 날이 없다. 불안 끝에 방황하고번민으로 괴로워하며 무엇에 쫓기느라 조금도 마음이 편할 틈이 없는 것이다.
논밭이 있으면 논밭 때문에 걱정하고, 집이 있으면 집 때문에 근심하며 가축과 하인과 돈과 재산, 의복, 음식, 세간살이에 이르기까지 이것 저것 걱정거리가 아닌 것이 없다. - P156

있으면 있다고 해서, 없으면 없다고 해서 걱정하고 한숨짓는다.
때로는 뜻밖의 수해나 화재, 혹은 도둑을 만나 재산을 잃어버리고원통해 하고 슬퍼한다. 이런 생각이 맺히면 마음은 멍들어 돌이키기가 매우 어렵다. 만약 재산을 잃거나 벌을 받게 돼서 신변이 위태롭게 되면 그는 모든 것을 고스란히 버리지 않을 수 없다. 누구 하나그를 따라 함께 가는 이도 없다. 아무리 신분이 높고 부자라고 할지라도 사람들은 이렇듯 괴로움과 근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부처의 낮은 목소리는 내 귓가를 울리고 달빛으로 충만한 온누리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또 때로는 이와 같은 고통 끝에 죽는 일이 있다. 그들은 일찍이선한 일을 행하지 않고 도를 닦거나 덕을 쌓지 않았으므로 죽은 뒤에는 혼자 외롭게 어두운 세상으로 가게 된다. 그가 가는 세상은 선업이나 악업으로의 결과에 따라 받는 과보(果報)이다. 그럼에도 이선악에 대한 인과의 도리마저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가족이나 친척들은 서로 공경하고 사랑할 것이며 미워하거나 시기해서는 안된다.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은 서로 보살피고 도와 홀로 탐하거나 인색하게 아껴서는 안된다.
항상 부드러운 말과 화평한 얼굴로 대하여야 한다. 만약 마음속에남을 미워하는 성격을 지니면 금생에서는 비록 조그마한 말다툼이라 할지라도 다른 세상에서는 그것이 큰 원수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당장에는 충돌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마음속으로는 깊은 원한을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사를 되풀이하면서 서로 앙갚음하는것이다.
인간은 애욕 속에서 혼자 태어났다가 혼자 죽어간다. 즉 자신이지은 선악의 행위에 따라 즐거움과 괴로움의 세계에 이른다.  - P157

자신이지은 행위의 과보는 그 누구도 대신해서 받아줄 수가 없다.
착한 일을 한 사람은 좋은 곳에, 악한 짓을 저지른 사람은 나쁜 곳에 태어난다. 태어나는 곳은 달라도 과보는 처음부터 기다리고 있으므로 그는 혼자 과보의 늪으로 가는 것이다. 멀리 떨어진 다른 세계로 따로따로 가버리기 때문에 이제는 서로 만날 길이 없다. 한번 해어지면 그 가는 길이 서로 다르므로 다시 만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어째서 사람들은 세상의 지저분한 일을 버리지 못하며몸이 건강할 때 부지런히 착한 업을 닦아 생사가 없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고 하지 않는단 말인가.
무엇 때문에 사람들은 길을 찾지 않는가. 도대체 이 세상에서 무엇을 바라고 있단 말인가. 도대체 어떠한 즐거움을 꿈꾸고 있단 말인가.
이와 같이 세상 사람들은 선한 일을 하면 선한 과보가 오고, 도를닦으면 깨달아 생사가 없는 경지에 이른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사람이 죽으면 다음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고, 은혜를 베풀면 복이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선악에 대한 인과의 도리를 믿지않고 그런 것이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믿으려 하지도 않고 있다
- P158

"...이처럼 비뚤어진 소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자기는 바른 생각을 가졌다고 내세운다.
세상이 어지럽고 인심이 거칠어지고 사람들이 애욕을 탐하게 되면 진리를 등지는 사람은 늘고 그것을 깨닫는 사람은 줄어들게 된다.
세상은 항상 어수선하여 믿고 의지할 만한 것은 하나도 없게 될것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거나 낮은 사람이거나, 가난한 사람이거나 부자이거나 세상일에 얽매여 허덕이고 저마다 가슴에 독을 품고 있다. 그러한 독기 때문에 눈이 어두워 함부로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깊이 헤아리고 생각하여 온갖 나쁜 일을 멀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착한 일을 찾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애욕과 영화는 오래갈 수 없다. 언젠가는 내게서 떠나가고 말 것들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이 세상에서 즐길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 다행히 바른 법을 만났으니 부지런히 닦아라.
마음속으로부터 정토(淨土)에 왕생하려는 원을 세운 사람은 반드시 밝은 지혜를 얻고 뛰어난 공덕을 갖추게 될 것이다.
나는 그대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
자기 자신에 대한 생로병사의 고통을 멀리하고 우선 스스로 결단하여 몸과 행동을 바르게 갖고 착한 일을 많이 하여 부지런히 정진하고, 몸을 청정하게 갖고, 마음의 때를 말끔히 씻어내며, 말과 행동을 떳떳이 하여 겉과 속이 다르지 않게 하라. 그래서 미혹에서 벗어나 중생을 구제하고 원을 굳게 세워 선업을 쌓아라... - P159

-그렇다면 무엇이 진리인가.
무엇이 참다우며 무엇이 올바른 인간에의 길인가. 우리 인간은 무엇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나 길위에 떨어져 있다. 길 위에서 태어나고 길 위에서 자라며 마침내 길위에서 죽어간다. 누구나 자기의 길을 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 길위에 서 있는 사람을 우리는 인간(人間)이라고 부르며, 그가 걸어가는 길을 우리는 인생(人生)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그 길을 가면서무엇을 꿈꾸는가. 보다 많이 갖고, 보다 많이 유명해지고, 보다 많이 즐기는 욕망인가. 그것은 짐승의 길이다. 그것은 본능의 길이며, 본능은 인간을 짐승으로 전락시킨다. 우리는 길 위에 서 있다.
우리는 그러므로 누구나 나그네일 수밖에 없다. 그 누구도 우리가가야할 길을 대신 가줄 수 없다. 함께 갈 벗이나 길동무가 있을 수있겠지만 그 길은 혼자서만 도달할 수 있는 길이다. 그 길 끝에 도착할 수 없으면 우리는 몇번이고 다시 길 위에 나서 먼 여행을 되풀이해 떠나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올바른 인간에의 길인가. - P146

-소치는 다니야와 부처는 두 명의 다른 사람인가. 아니다. 두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다. 나아가는 길(道)이 달랐을 뿐 두 사람은 같은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소치는 목동 다니야는 자신이 가진소를 버릴 때 비로소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 치는목동인 나는 부처와 다름이 없으며, 이곳에 앉아 있는 나는 경허와다름이 없다. 그렇다. 나는 경허와 다르지 않다. 나 자신이 바로 경허이며 경허가 바로 나 자신인 것이다. - P153

과거의 마음을 얻으려 한다면 사람들은 마땅히 집착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과거는 죽은 것이며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다. 미래의마음을 얻으려 한다면 사람들은 욕망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미래는 환상이며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다. 현재의 마음을 얻으려 한다면사람들은 분별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현재라고 불리는 바로 이순간도 현재 그 자체는 아닌 것이며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다. - P300

나라는 존재는 절대 자유로운 것이며, 모든 것은 내 마음대로 자재(自在)할 수 있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도 자유가 없고, 무엇 하나 임의로 되지 않는 것은 망아(忘我)가 주인이 되고 진아(眞我)가 종이 되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뛰어난 학식과 인격으로 존경을 받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기 자신의 나를 찾지 못하면 그 사람은 정신을 잃어버린 미친사람에 불과할 따름이다.‘
‘각자가 다 부처가 될 성품을 지녔지만 내가 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부처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부처를 대상으로 하여 구경(사리의 마지막)에 이르면 내가곧 부처인 것이 발견되나니 결국 내가 내 안에서 나를 발견해야 하는 것이다.‘
‘보고 듣고 얻는 지식으로써는 나를 찾아낼 수 없는 것이다. 나라는 생각만 해도 그것은 벌써 내가 아닌 것이다.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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