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배신 - 머릿속 생각을 끄고 일상을 회복하는 뇌과학 처방전
배종빈 지음 / 서사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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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책중에 작고 얇은 책이지만 충분히 읽을만큼 알차다.

부정적인 생각의 반복은 우리 뇌를 생존의 위협을 느꼈을 때의 뇌와 같은 상태로 변하게 한다. 우리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 관한 생각을 반복하면 우리 뇌는 그 상황을 실제로 반복해서 경험했다고 착각한다. - P27

그런데 우리 뇌는 무언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도 여전히활발하게 움직인다. 흔히 ‘아무것도 안 할 때 오히려 잡생각이 많아진다‘라고 하는데, 실제로도 뇌는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휴식할 때 동시에 활성화되는 뇌 영역을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고 부르는데, 이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거나 미래에 대한 상상, 자기 인식,
타인과의 관계 등을 살피게 된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대인 관계를 원활히 맺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 이 기능이 과하게 작동하여 뇌가 지쳐버리게 된다. - P33

부정적인 생각을 반복하는 것은우리를 우울하고 불안하게 한다. 그런데도 왜 뇌는 이러한 생각을 반복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생각을 반복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고, 뇌는 우리의 행복보다 생존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 P35

행복을 바라보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지금 느끼는 감정으로서의 행복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카너먼Daniel Kahneman은 행복을 현재 여기서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정의한다. 이와 같은 의미의 행복은 우리가 즐거운 일을하거나 무언가에 몰입할 때 느껴지는 긍정의 감정을 말한다.
다음으로는 자기 삶에 대한 평가로서의 행복이다. 사회학자뤼트 베인호번Ruut Veenhoven은 자신의 전반적인 삶에 대한 만족감으로 행복을 정의한다. 순간의 즐거움을 자주 느낀다고 해서 반드시 삶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삶이 행복하다고 여기기 위해서는 즐거운 감정을 자주 느끼는 것 외에도 자신의 현재 상황이나,
지위, 관계, 건강 상태 등이 만족스러워야 한다. - P54

생각에 빠지지 않는 것은 우리가 가진 심리적 자원을 아끼고이를 필요한 곳에 사용하여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데도 도움을준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물론 나이와 체력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지만 대개는 비슷한 수준이다.
그 때문에,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에 따라 각자의성취가 달라질 수 있다. 생각에 빠지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많은 에너지를 불필요한 생각을 하는 데 사용한다. 물론 그중에는삶에 도움이 되는 생각들도 있겠지만, 뚜렷한 목표 없이 떠도는대부분의 생각은 생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 P59

우리 뇌는 매일 수만 가지의 생각을 만들지만, 대부분 일시적으로 우리의 의식을 붙잡았다가 금세 흩어진다. 그런데 그중 몇몇 생각은 우리에게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사랑하는 연인과의만남을 생각하면 기대되고, 즐거운 감정이 함께 경험된다. 은행대출을 어떻게 갚을지 생각하면 답답하고 불안한 감정이 올라온다. 이처럼 어떤 생각들은 감정과 함께 기억되어, 그 생각을 떠올리면 감정이 함께 떠오른다.
다양한 감정 중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생각들은 유난히 우리 머릿속에 자주 떠오른다. 오늘 하루를 돌이켜보면 좋은일보다 나빴던 일이 더 강하게 기억되는 것도 뇌가 가진 특징 때문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우리 뇌는 생존에 유리하도록 설계돼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생각을 더 자주, 더 쉽게 떠올림으로써, 생존의 위기에 처할 가능성을 낮추려는 것이다. - P65

생각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모든 생각은 중요하고 의미 있다는 잘못된 신념이 작용하고 있다. 생각은 합리적인 생각과 비합리적인 생각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다.
중요하고 의미 있고 이성적인 생각들도 있지만, 아무 의미 없고우리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들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생각에 가치 판단을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뚜렷한 목적이 없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의 80% 이상은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사라진다. 그런데 모든 생각이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고 여기는메타인지적 신념을 가진 사람의 경우, 모든 생각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생각이 자연스럽게 흘러 사라지는 대신 우리의 의식에 잡혀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 P72

나를 힘들게 하는 상대를 자꾸만 생각하는 이유는 이 상황을 내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치 않으면 끊어버릴 수 있는 가벼운 관계는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가족같이 가까운 상대와의 문제는 해결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관계를 끊을 수도 없는 딜레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통제감을 상실한다. 통제감을 상실하면 우리는 불안해지고 상대에 관한 생각을 반복하게 된다.
타인에 관한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왜 그런행동을 하는지 생각하기보다는 그 행동에 내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 하지만 내 생각과 행동은 내가 결정할수 있다. 관계 자체는 어떻게 하지 못하더라도 관계에서 내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정 할 수 있는 것이다. - P95

상대방과의 대화가 두려운 것은상대방과의 대화 중 불편한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 두려워서다. - P95

그러므로 나를 힘들게 하는 상대방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감정이 오더라도 견딜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 P96

능동적인 생각을 일으키는 뇌 부위와 몸을 움직이게 하는 뇌 부위는 함께 활성화되고 서로의 연결 또한 강화되어 있다. 생각이 행동을 일으키는 것처럼,
행동이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와 유사한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 행동과 감정의 관계다. 흔히, 감정이 행동을 유발한다고 생각하지만, 심리학자들은 행동이 감정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심리학자인 리처드 와이즈먼Richard Wiseman은 《지금 바로 써먹는 심리학》에서 좋은 기분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행복한 생각을 떠올리는 것보다 좀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행복감을 높여준다고 이야기한다. 행동이 감정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행동은 생각에도 영향을 미친다.
행동이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어떤 자세로 어떤 행동을 하면서 생각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 P164

목적을 정하고 생각하면 스트레스 반응을 줄일 수 있다. 때로는 싫어도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인간관계에서갈등이 있는 경우, 관계를 유지하고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해 생각해야만 한다. 갈등에 관한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분노, 불안감, 무력감 같은 다양한 부정적 감정이 일어나고 스트레스 반응도 나타난다. 우리는 이와 같은 생각, 감정, 스트레스에 수동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을 목표로 정하면, 주체가 되어서 능동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감정 반응과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든다.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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