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미터 문학과지성 시인선 478
허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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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별들은 세상의 모든 것이 됐을까. 어떻게별들은 전부 이야기가 됐을까. 별의 이야기가 눈물로 바뀔 때, 수천 개의 별이 죽어가는 이곳에서도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는 별의 일부였을까. 별에서 살았던 것일까.
-날짜 변경선 중 - P16

신은 추억을 선물했고 우리는 근본이 불분명한 젤리를 씹으며 참 많은 것을 용서했다 가끔씩 어떤 끔찍함이 탄환처럼 빠르게 삶을 관통하고 지나갔지만뜨거움은 그때뿐이었다
-FILM2 중 - P33

수십만 년 동안 같은 모양의 눈송이는 한 번도 내린 적이 없었다 밤새 눈은 연옥을 덮고 있었다
-FILM2 중 - P33

사십구재


사람들은
옆집으로 이사 가듯 죽었다
해가 길어졌고
깨어진 기왓장 틈새로
마지막 햇살이 잔인하게 빛났다
구원을 위해 몰려왔던 자들은
짐을 벗지 못한 채
다시 산을 내려간다
길고양이의 절뚝거림이
여기가 속계(界)임을 알려주고
너무나 가까워서 멀었다. 죽음


다음 세상으로 삶 말고
또 무엇을 데려갈 것인가


개복숭아꽃이
은총처럼 떨어지고 있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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