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는 대로
수산나 타마로 지음, 최정화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나이가 들어서야 운명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구나. 네 나이에는 아무도 운명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지. 모든일들이 자기 의지대로 된다고 믿으니까. 마치 자신이 가야 할 길을 혼자 닦아나가는 일꾼처럼 스스로를생각하는거지.먼훗날에야 길은 원래부터 있었고, 누군가 나를 위해 흔적까지 남겨 두었다는 걸 알게 될 테지. 우리에게 남은 건 오직 앞으로나아가는 일뿐임을 말이다.
대게 사십 대쯤이 되면 세상에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일이란 없음을 깨닫게 되지. 이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야.
많은 사람들이 아주 폐쇄적인 운명론에 빠지게 되거든. 하지만 운명의 실체를 완전히 알기 위해서는 좀 더 세월이 흘러야 한단다. 육십 대쯤 되면 걸어온 길이 앞으로 걸어가야 할길보다 더 길어지지. 그럼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걸 볼수있어. 지금껏 걸어온 길이 직선도로가 아니었다는 것, 끊임없는 갈림길과 매 걸음마다 새로운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들이 있었다는 것을. 이쪽에는 오솔길이 갈라져 나가고, 저쪽에는 풀로 덮인 작은 길이 숲을 향해 가다 사라져 버리지 우리는 미처 다른 길이 있다는 걸 깨닫지도 못한 채 단 한 길만을 택해 온 거야. 지나 온 길이 우리를 어디로 인도할지, 더좋은 곳으로 데려가 줄지, 더 나쁜 곳으로 이끌어 갈지도 모르는 채 말이다. 몰랐다고 해도 후회는 남아서 우리를 괴롭히지.
- P75

가장 기본적인 진실들이 오히려 가장 이해하기 어렵다는 걸 아니? 그때 내가 진짜 사랑은 "강인함"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강해지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스스로에 대해 잘 알아야 하지. 남들이 전혀 모르는깊숙한 비밀까지도 하지만 삶은 온갖 사건들의 연속이고, 평범한 사람들은 거기에 질질 끌려 다닐 수밖에 없어. 그런데어떻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고 강해질 수 있다는 걸까.
아주 특별한 사람들은 처음부터 이 과정을 잘 밟아 나가지. 하지만 네 엄마나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죽은 나뭇가지나 플라스틱 통 같은 운명에 자신을 맡겨 버린단다. 누군가가 그런 우리를 강물에 집어던지면 가벼워서 물에 뜨게 되지. 우린 이겼다 생각하고 신나게 헤엄치기 시작해. 물결에따라 어디론가 흘러가 버리기도 하고, 나무뿌리나 바위에 걸려 멈춰서기도 하겠지. 물살이 잔잔한 곳에서는 둥둥 떠다닐수 있지만, 급류를 지날 때는 가라앉겠지. 우리는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심지어 그걸 궁금해하지도 않아. 아주 고요한 곳에 이르면 풍경과 강둑과 풀숲도 구경할 수 있겠지. 그모양과 색상들을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말이야. 또 다른 걸 보기 위해 더 빨리 가려고도 하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수 킬로미터를 흘러가면 강둑이 낮아지고 강이 넓어지지
"여전히 강에 있긴 하지만 여기가 도대체 어딘지 궁금해져그러다 어느 순간 바다에 이르는 거야.
- P91

그 앤 너무나 엄격하게 머리로만 살려고 한 나머지, 마음의목소리를 억누르고 만거야. 언젠가 그 애와 ‘마음(heart)‘이라는 단어 때문에 다툰 적이 있었단다. 그때의 상처가 너무쓰라려 이 단어를 입에 올리기조차 겁나는구나. 그 애가 십대였을 때 나는 이런 말을 해 주었지.
- 영혼의 핵심은 ‘마음‘이란다. - P104

육신이 있기 때문에 그림자도 생기게 되는 겁니다. 우린 개구리 같은 양서류하고 비슷하죠. 한쪽은 물속에 있으면서도 다른 한쪽은 늘 육지를 그리워해요. 산다는건그저이사실을 알아 가는 거죠. 그러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빛을 다 가려 버리지 않도록 투쟁하는 게 바로 삶이에요. 완벽한 사람들, 스스로 답을 가지고 있다는 사람들을 믿지 마세요. 당신마음이 말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믿지 마세요. - P2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