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19
박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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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잠


그해 우리는
서로의 섣부름이었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고
함께 마주하던 졸음이었습니다.


남들이 하고 사는 일들은
우리도 다 하고 살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발을 툭툭 건드리던 발이었다가
화음도 없는 노래를 부르는 입이었다가

고개를 돌려 마르지 않은
새 녘을 바라보는 기대였다가

잠에 든 것도 잊고
다시 눈을 감는 선잠이었습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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