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배처럼 텅 비어 문학과지성 시인선 485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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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배처럼 텅 비어

내 손가락들 사이로
내 의식의 층층들 사이로
세계는 빠져나갔다.
그러고도 어언 수천 년

빈 배처럼 텅 비어
나 돌아갑니다.

당분간

당분간 강물은 여전히 깊이깊이 흐를 것이다.
당분간 푸른 들판은 여전히 바람에 나부끼고 있을
것이다.
당분간 사람들은 각자 각자 잘 살아 있을 것이다.
당분간 해도 달도 날마다 뜨고 질 것이다.
하늘은 하늘은
이라고 묻는 내 생애도
당분간 편안하게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세상 위 백지에다


세상 위 백지에다
詩 한 구절을 적어놓으니
"영원이라 할 만큼 오늘 그대는 가득하다"
(하늘이 문득 웃을 듯 웃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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