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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평점 :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의 모순 속에서 어떤 균형을 잡고 살아야 하는걸까.
오직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ㅡ가벼운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하다.
우리모두는사랑이란뭔가가벼운것,전혀무게가나가지않는 무엇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고 믿는다. 우리는 우리의 사랑이 반드시 이런 것이어야만 한다고 상상한다. 또한사랑이 없으면 우리의 삶도 더 이상 삶이 아닐 거라고 믿는다. 덥수룩한 머리가 끔찍한, 침울한 베토벤도 몸소 그의 ‘Es musssein!‘을 우리의 위대한 사랑을 위해 연주했다고 확신한다.
사비나어게 있어 진리 속에서 산다거나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군중 없이 산다는조건에서만가능한 일이다. 행위의 목격자가 있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좋건 싫건 우리를 관찰하는 눈에 자신을 맞추며, 우리가 하는 그 무엇도 더 이상진실이 아니다. 군중이 있다는 것, 군중을 염두에 둔다는 것은 거짓속에 사는 것이다. 사비나는 작가가 자신의 모든 은밀한 삶, 또한친구들의 은밀한 삶까지 까발리는 문학을 경멸했다. 자신의 내밀성을 상실한 자는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라고 사비나는 생각했다. 또한 그것을 기꺼이 포기하는 자도 괴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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