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르가 사랑한 시몽
클레르와 동생 폴
그리고 클레르와 하나가 된 바다와 곶.
이 모든것이 합일이 되어가는 이야기들.

폴을 사랑했지만 클레르에게 질투심은 전혀 느끼지 않았다. 그녀의 세계는 폴의 세계에서 아주 멀리 있었다. 나는 폴은 사랑했고, 남매 커플에겐 감탄했다. 둘을 결합시킨 결속 관계에 매료되었다. 하나가 무슨 짓을 해도 그로 인해 서로의 애정에 금이 가는일 따위는 없었다. 동생이나 누나나 서로의 직업, 결혼, 사직, 이혼을 통해 알게 된 어떤 허물도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특히 여하한 경우에도 평가하지 않았다. 둘 사이에 흐르는 감정은 사랑이 아니었다. 일종의 자동적인 용서도 아니었다. 그것은 신비한 결속이었다.  p209

나는 폴과 함께 클레르 옆에서 그토록 오랜 세월을 살고 난 지금에야 비로소, 그녀가 걸어온 길이 사랑의 길이라기보다는 다른세계의 길이라는 데 생각이 미친다.
덤불, 절벽, 내포, 바위, 동굴, 섬, 배…… 물론 이런 것들은 시종일관 시몽 클랭과 관련된 정류장들이지만, 그곳에 더 이상 시몽의 존재는 필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품은 애정의 참으로 아름다운 기호들은, 아름다움 저 너머로, 공간에 일종의 길을 만들었다.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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