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물었다. 풀잎이 뭐예요? 손안 가득 그것을 가져와 내밀면서.
내가 그 애에게 무어라 답할 수 있을까…… 그것이 무엇인지그 애가 알지 못하듯 나도 알지 못하는데,
나는 그것이 내 기분의 깃발, 희망찬 초록 뭉치들로 직조된깃발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나는 그것이 하느님의 손수건이라고 생각한다,
향기로운 선물이자 일부러 떨어뜨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한구석 어디엔가 그 주인의 이름을 간직하고 있어 그것을 본 우리가 누구 것이지? 하고 묻게 되는 그런 것.
아니면 나는 풀잎은 아이 그 자체라고식물로 만들어진 아이라고 생각한다. p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