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으로 회사 일만 하면, 자기 복잡성은 점점 쪼그라든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평소 듣지 않던 음악에도 관심을 기울이면 자기 복잡성은 커지고 스트레스를받아도 우울증에 빠지지 않는다. 단순하게 살면 당장에는 스트레스를 덜 받겠지만, 자기 복잡성이 낮아져 장기적으로는 충격에쉽게 휘청거리게 된다. 단순한 삶에서 벗어나 자기 모습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덮쳐오는 스트레스에 자아가 한꺼번에 와르르하고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우리가 힘든 것은, 삶이 복잡하기 때문이 아니다. 한 가지 역할만 하도록 강요받기 때문이다. 복잡하게 살아서 힘든 것 아니라, 단순한 기준에 맞추어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불행해진 것이다. 학생이라면 성적, 회사원이라면 실적,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면 수익, 이렇게 단순한 기준에 맞추어 사람을 규정하는 세상은 자아를 병들게 한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현실에서는 자아를 다양한 모습으로 분화시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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