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짐승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9
모니카 마론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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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십인지 백살인지도 이제는 모든게 희미해진 한 여인의 사랑이야기.
희미한 기억만큼 불륜으로 힘든 사랑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건 힘든 일이다.

나는 행복을 동경했고 동시에 무시했다. 아마 행복한 사람들도 무시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이, 또는 누가 내 영혼에 이런 음울함을 불어넣은 것인지 지금까지도 궁금하다. 그들이 나를 전쟁 때 낳았기 때문이었는지, 삶에 대한 내 어머니의 견딜 수 없는 분노 때문이었는지,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어쨌든 내게는 청춘의 사랑이 없었는데, 프란츠를 만나기 전에는 그것이 내 관심을 끌지 못했다. 프란츠를 알게된 후에야 비로소 그 문장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되었다. 나는 청춘의사랑이 없었다. 나는 무언가를 놓치고 살았던 것이다.
p48

 프란츠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게 된 후로 비로소 나는 그에게 다시 감사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 나에게는 다시 선택의 여지가 있다.
나는 그 세월 동안 내내 여기 내 방에 앉아서 프란츠를 사랑하는 것외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몇 년이 아니라면 아마 통틀어 몇달을 프란츠를 애도하며 울며 지냈을 때조차도 그것은 나의 자유로운의지였다.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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