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종교를 미화하지 않으면서도동시대 가톨릭교회가 요구하는 반종교개혁적인 시대정신을 담아낼 수 있었고,동시에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에서 인간의 내면세계를 조망하는 위대한 그림을그렸던 것이다. 카라바조 종교화에서 볼 수 있는 살인미학은 바로 우리 내면에 감춰져 있는 추악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마음속에 존재하는 더러운 욕망, 배 신, 비겁함, 분노, 증오, 슬픔, 고통 들을 그대로 표출하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 가는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인간의 나약함을 소외시키지 않고 그대로 드러 내는 카라바조의 추악한 그림에서 우리가 동시에 거룩함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리고 그 추함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있으며, 우리들의 사악한 현실 가운데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이 깃든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p326